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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검사, 마피아 되다-10화 (10/325)

10화. 악연과의 만남 (1)

30년 만에 다시 듣는 고등학교 수업은 항상 지루하긴 해도, 내가 정말 시간을 되돌려 왔다는 걸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긴 수업 시간은 역시 고역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활짝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덕분에 나와 연욱이는 항상 전교권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중이었다.

“일찍 들어가냐?”

연욱이와 나는 매일 함께 하교를 한다.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비밀을 공유하고 있으니, 할 말도 참 많다.

추억 팔이 하듯 회귀 전 있었던 일들을 말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어. 오늘은 동생이랑 갈 곳이 있어서.”

“어디?”

“복싱 체육관. 제대로 권투 한 번 시켜 보게.”

“그려. 그럼, 이따가 올 거냐?”

“시간 보고. 어머니도 만나 봬야 하고.”

“알겠어. 난 공부하고 있을 테니까, 이따 와라. 영남파 일도 그때 와서 자세히 말해 주고.”

연욱이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동생과 함께 다시 집 밖을 나섰다.

한창 복싱 열풍이라 그런지, 체육관이 참 많이 생겼다. 그러나 태혁이 이놈을 가르칠 만한 스승 구하는 게 애매하다.

이놈 재능은 분명 세계급인데, 가르치는 사람이 아시아급도 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재능 낭비이지 않은가?

“마땅한 곳이 없네.”

“그냥 방금 갔던 데에서 하면 안 돼?”

“거긴 별로야.”

“왜? 시설도 좋아 보이던데.”

“그 관장이란 사람이…. 아니다. 아무튼, 거긴 별로다.”

프로로 데뷔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권투 체육관을 차리긴 하지만, 대부분 다 형편없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트레이너와 선수의 재능 개념은 완전히 다르다.

축구에서도 선수 시절에는 빛을 못 본 사람이, 감독이 되고 나선 꽃을 피워 축구계의 전설이 되지 않던가?

권투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그런데 내가 보는 눈이 없는 건지, 아니면 동생 놈의 재능이 자꾸 아깝게 여겨져서 그런 건지…. 어딜 가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짜증이 난 태혁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냥 가까운 동네 앞에서 하자. 이러다가 시간 다 가겠네.”

“끙. 거긴 진짜 아닌 것 같던데.”

“괜찮아. 나 재능 있다며? 실력이 정말 있다면 체육관 탓을 할 필요가 있겠어? 악기 탓하는 천재 연주가들 없듯이.”

“야! 비교할 걸 비교해. 악기랑 스포츠가 같냐? 트레이닝해 줄 사람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면 말짱 꽝이야!”

“정말 꽝인 거 같으면 내가 형한테 말할 게. 그러니까 걱정 붙들어 매셔.”

동생의 자신감을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놈이 조폭 세계에서 손을 씻고 나올 때부터 권투를 시작하지 않았던가?

딱히 훌륭한 트레이너를 만나서 동양 챔피언까지 오른 놈이 아니다. 스스로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재능을 갈고닦았기에,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그래. 그럼, 돈 아끼지 말고 너 하고 싶은 운동 죽도록 해 봐.”

돈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큼 힘이 되는 게 또 있을까?

특히 운동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일수록 돈 걱정이 가장 앞설 것이다.

“고마워, 형.”

오랜만에 동생의 밝은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사실, 동생이 복싱을 하든, 안 하든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단지, 이놈의 재능이 아까워서 추천했던 것뿐이다.

동생이 하지 않겠다고 하면 나도 강제로 시킬 생각은 없다.

“집에 가자. 오늘 어머니 모시고 소 잡으러 가야지.”

“소, 소를 잡아?!”

“흐흐. 오늘 소고기로 배 좀 채워 봐라.”

“우, 우와아-!”

이럴 땐 영락없이 철없는 내 동생이다.

* * *

“태, 태산아. 아무래도 식당을 잘못 온 거 같은데….”

마침 오늘은 어머니가 일을 쉬시는 날이라서 외식을 하러 나올 수 있었다.

외식은 무슨 외식이냐며 반대하던 어머니를 가까스로 모시고 나왔다. 하지만 메뉴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게 실수였다.

“괜찮아요, 어머니. 여기가 맞아요.”

“아, 아니. 그래도 이건….”

“그래. 엄마 말이 맞는 거 같아. 여긴 좀….”

어머니와 동생 모두 잔뜩 겁먹은 얼굴로 한식당 앞에서 멈춰섰다.

외형만 봐도 돈을 꽤 많이 쏟아부었다는 게 티가 난다. 이 정도면, 메뉴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알 수 있을 것이다.

밥 한 공기에 200원 하는 시절이다. 하지만 이런 식당에서는 밥 한공기도 2000원 가까이한다.

별 쓸데없는 잡다한 명목을 다 붙여, 손님 돈을 뜯어내는 게 이런 고급 식당이 아니던가?

하지만 부자들은 품위 유지한답시고 이런 곳을 즐겨 온다. 이런 곳에서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우월감을 만끽하기 위해서 말이다.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오늘 형이 소고기로 배 채워 준다고 했잖아.”

“이런 곳인 줄은 몰랐지!”

“소, 소고기! 태산아! 그런 비싼 걸 먹겠다고?”

이런 동생과 어머니 모습을 보니, 가슴이 짠하다.

아주 목에 기름이 그득히 쌓이도록 비싼 걸 잔뜩 사 먹어야겠다.

“괜찮으니까, 얼른 들어가세요. 계속 이러시면 저 먼저 들어갑니다?”

동생과 어머니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 모습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들을 보는 것만 같았다.

“어서 오십시오.”

식당 안에 들어서자, 매니저로 보이는 여성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하지만 우리 셋의 옷차림을 금방 스캔한 그녀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못했다.

“예약하셨습니까?”

“아뇨. 안 했습니다.”

“저기…, 여기 처음 오신 건가요?”

“예. 처음 왔습니다.”

“그렇군요.”

허리를 조금 숙이고 있던 여인은 꼿꼿하게 몸을 세웠다. 그리곤 약간 비웃음 섞인 얼굴빛을 띠었다.

“자리가 있긴 합니다만, 괜찮으시겠어요?”

명백하게 우리를 깔보는 듯한 어투였다. 어머니와 동생은 벌써 주눅이 든 모습이었다.

저 둘을 보고 있자니 조금씩 화가 나는 것 같았다. 도대체 언제까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면서 살아야 한단 말인가?

그래. 그 잘난 돈, 내가 질리도록 벌어 줘서 뿌려주마. 너희들이 내 발가락을 핥을 정도로.

“뭐가 괜찮냐고 묻는 거죠?”

난 모른 척하며 그녀의 말을 사납게 받았다. 그러자 저 여자는 피식 웃음까지 터트린다.

“여기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잘 몰라서 온 거 같아서 말하는 거잖아요.”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요?”

“예. 저기 옆에 가보시면 괜찮은 분식이 있으니까, 그쪽으로 가세요. 아무래도 여긴 잘못 오신 거 같네요.”

웃긴 여자다.

이렇게 대놓고 무시를 해댈 줄이야.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않고 일을 하는 건가?

하긴. 시대가 80년대이지 않은가.

돈 없다고 무시하는 거야 나중에도 똑같지만, 지금은 꽤 심한 것 같다. 이렇게 손님 면전에서 무시하다니.

어머니는 항상 일하던 옷을 입으신 터라, 누가 봐도 없는 살림처럼 보이긴 했다.

내 잘못도 있다.

좋은 옷들을 몇 벌 사드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어머니가 고작 옷을 잘 못 입었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게 내버려 둘 순 없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건 알죠. 저한테가 아니라 그쪽한테요. 그러니까, 분식집은 그쪽이나 가세요.”

“뭐, 뭐라고요?!”

언성이 높아지자, 어깨 넓은 덩치 두 명이 다가왔다. 이런 일을 대비해 고급 식당마다 있는 어깨들인데, 80년대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좀 더 나라가 발전하고 나면 이런 깡패들이 아닌, 전문 경호 업체에서 일을 맡게 된다.

“무슨 일이야, 미스 김?”

“아니. 이 사람들이 돈도 없으면서 난리를 피우잖아.”

언제 우리가 난리를 피웠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연기를 했으면 여우주연상은 떼 놓은 당상일 텐데.

“태산아. 이제 그만 가자.”

상황이 점점 험악해지자, 어머니는 내 옷깃을 꾹 잡아당기셨다. 더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동생 녀석을 보니, 저놈도 점점 폭발할 것처럼 보였다.

“저기,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조용히 가.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덩치 중 하나가 나를 툭 밀며 손을 휘휘 저었다.

정말 이것들이 사람 성질을 건드는구나. 여기서 주먹질이라도 하게 되면 더 일이 복잡해지는데.

검사 때 시절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어, 이런 놈들만 보면 성질이 확 뻗쳐오른다.

여기서 싸우면 안 된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저런 놈을 그냥 둘 순 없지 않은가.

어머니도 있고, 동생도 옆에 있다.

이들에게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어? 태산이 아니야?”

그런데 이게 웬걸?

“안녕하십니까, 형님!”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날 밀치던 놈이 얼른 허리를 굽히고, 한 남자에게 인사를 올렸다.

“어머. 황 사장님 오셨어요?”

다름 아닌 황규혁이 이곳 한식당에 나타난 것이었다.

“어, 미스 김. 근데 여긴 무슨 일이야?”

황규혁은 나와 덩치들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금세 상황을 파악한 듯 보였다.

그는 내게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

“혹시 어머님이시니?”

“예.”

“그렇구나.”

황규혁이 어머니에게 다가가자, 동생이 당장이라도 싸울 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다음에 보여 준 황규혁의 행동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안녕하십니까, 어머님. 황규혁이라고 합니다.”

그는 정중히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내, 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

“아, 예. 안녕하세요.”

어리둥절한 어머니는 이 남자가 누구냐며 눈짓을 보냈다.

“이분은….”

설명하기 복잡한 상황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화진파에 들어간 것을 모르지 않던가?

여기서 화진파 족보를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회사 상사입니다. 태산이가 워낙 영리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눈치 빠른 황규혁이 먼저 치고 들어왔다.

“예…? 아니, 태산이가 무슨 일을….”

“유통 업체에서 간단한 사무를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 되는 인재고요.”

“가, 감사합니다….”

어머니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자기 아들이 잘났다는 칭찬을 듣고 싫어할 부모가 있을까?

“미스 김 그리고 너희 둘, 귀한 손님을 문전박대하면 어떡해! 이따위로 할 거야!?”

“죄, 죄송합니다.”

“나한테 사과를 하면 어떡해? 빨리 어머님께 사과드려!”

“죄송합니다!”

황규혁이 깔끔하게 정리를 해 준 덕분에 나도 속이 풀렸고, 어머니도 불안감이 싹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미스 김이라 불리던 저 여자도 머리가 땅에 닿을 듯이 허리를 숙였다.

“아이고,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안으로 드십시오. 직원들이 잘 대접해 드릴 겁니다.”

참 어른들에게 잘하는 사람이구나.

왜 저런 사람이 깡패 짓을 하게 됐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다.

“태산아. 식삿값은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먹어. 내가 잘 말해 놓을 테니까.”

돈까지 대신 내주겠다는 건가?

덕분에 공짜 밥을 먹게 생겼다.

“괜찮습니다, 형님.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

“어허. 형이 사 줄 때는 조용히 고맙습니다, 라고 하는 거야. 그렇죠, 어머님?”

“예? 하지만 여기는 너무 비….”

호의를 거절하려는 어머니의 팔을 붙잡고 황규혁은 자리를 잡게 해 주었다.

“자자. 일단 방에 들어가세요. 그럼,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어머님.”

못 말리는 사람이다.

어머니도 결국 못 이기는 척하며 자리에 앉긴 하셨지만,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으신다.

난 황규혁의 뒤를 따라 방 밖을 잠시 나왔다.

“감사합니다, 형님.”

“아니야. 어머님 맛있는 거 많이 사드려라. 평생 너 먹여 살린다고 고생하신 거 같은데.”

황규혁은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괜찮아. 네가 나 도와준 것도 있는데.”

호의가 매우 고맙긴 하다만, 내가 도와준 일을 이걸로 퉁 치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형님께서는 여기에 자주 오시나 봅니다.”

지금 시간이면 영등포에 있어야 할 사람이 강남에 있으니 묻는 말이었다.

“여기가, 우리 오야지 식당이다. 간부들이 회의할 때 이쪽으로 종종 오긴 해.”

여기가 화진파 보스 권용일의 소유라고?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하지만 대충 알 것도 같았다.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화진파도 강남에 구역이 있는데…. 이렇게 식당을 만들어 놓아 운영하면서 구역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럼, 큰 형님도 지금 여기 오신 겁니까?”

“그건 아니야. 오늘은 그냥 둘러보려고 왔어.”

아쉽군. 권용일의 얼굴을 오늘 보나 했더니.

“아무튼, 난 간다. 거하게 한술 뜨고.”

“예, 감사합니다.”

저럴 때 보면 사람 좋은 동네 형 같기도 하고.

마음이 여려서, 사람은 제대로 칠 수나 있는지가 걱정이다.

황규혁과 이야기를 끝내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보니,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상 위에 깔리고 있었다.

“가셨니?”

“예.”

내가 자리에 앉자, 어머니는 황규혁에게 제대로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며 난감해하셨다. 그러다 정확히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셨다.

차마 진실을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황규혁의 말을 조금 각색하여, 여러 가게를 굴리고 있는 회사에 들어갔다고 얼버무렸다.

내 말을 들은 어머니께서는 학업에 대해 걱정하셨다. 결국, 황규혁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이고 잠시 소일을 보는 것이란 설명을 들은 후에야 안심하셨다.

“많이 드세요, 어머니. 태혁이 너도 많이 먹어.”

어머니는 이 비싼 걸 어떻게 먹냐고 아까워하셨지만, 한 입 드시고 나서부터는 말수가 금방 줄어드셨다. 그건 동생도 마찬가지.

난 두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맛있게 먹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배가 차자, 직원 하나가 들어와 후식으로 차를 따라 주었다.

“내가 아들을 잘 둔 덕분에 이런 호강을 다 해 보는구나.”

이렇게 질 좋은 고기는 드셔본 적이 없을 것이다.

어머니의 얼굴에 핀 웃음꽃을 보니, 조금은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기분이 좋아진 우리 셋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일반 가족들이 나누는 흔한 대화 속에, 쓸모 있는 걸 한 가지 건지게 되었다.

“이번에 여의도에서 아주 높은 빌딩을 세우고 있다는구나.”

동생 녀석도 어머니 말에 맞장구를 쳤다.

“아. 저도 들었어요. 63층까지인가? 아무튼, 엄청 크게 짓고 있다던데, 다 지으면 꼭 보러 가죠.”

63층까지 솟아오르는 빌딩이 무엇이겠는가?

여의도에서 한창 올리고 있는 63빌딩을 뜻한다.

곧 있으면 슬슬 완공할 시기다. 그런데 63빌딩보다는 여의도라는 장소가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 여의도.

내가 왜 거길 생각하지 못했지?

거기에는 분명….

“형!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일 생각은 나중에 하고. 형도 다음에 갈 거지?”

“어디? 여의도?”

“어. 엄마 모시고 가자.”

“그래. 완공되면 보러 가 보자.”

어머니와 동생은 벌써 들뜬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둘과 여의도를 가기 전에, 내가 먼저 갈 일이 생길 것 같았다.

일단은 여기까지만 생각하자.

동생 말대로 일 생각은 나중이다.

오늘은 동생과 어머니의 배를 가득 채워 줄 것이다.

이 둘 덕분에, 주머니 두둑이 채울 건수를 생각해 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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