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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레벨업-142화 (142/200)
  • < 귀국 >

    강하진은 들끓는 마력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마력 통로가 뚫렸다는 것이 아까 마지막에 느꼈던, 정수리에서 시작해 발끝까지 청량감이 꿰뚫던 그것인 모양이었다.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알아봐야 할 듯했다.

    일단 새로 얻은 칭호부터 확인했다.

    [마력의 지배자]

    [마력 조절 능력의 한계를 부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마력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다. 마력+300, 마력가속]

    대단한 칭호를 얻었다. 저건 칭호에 붙은 효과보다는 저 칭호를 얻은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뛰어난 스킬이나 다름없으니까.

    [마력가속(P)]

    [마력 회복속도를 10% 높여준다. 마력에 관한 모든 스킬의 발현 속도를 10% 높여준다.]

    따라붙은 스킬도 대단한 게 나왔다.

    마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회복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제 새 스킬을 확인할 차례였다. 아마 아까 봤던 그 중년인이 전수한 스킬인 모양인데, 정말 궁금했다.

    [풍운신공]

    [제국 최후의 기사 드위가 창안한 스킬. 자연을 몸에 받아들이고 그걸 이용하는 모든 기법이 망라되어 있다.]

    설명이 좀 부실했지만, 강하진은 저 설명을 보는 순간, 스킬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일단 풍운신공은 숙련도가 중요했다.

    얼마 전에 나무를 통해 배웠던 유운보와 폭류행 역시 풍운신공의 응용법 중 하나일 뿐이었다.

    언제든 그 두 스킬을 원하는 때에 꺼내 쓸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풍운신공에는 마력을 이용하는 다양한 기법이 녹아들어 있었다.

    또한 마력통로가 뚫려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풍운신공을 익힐 수도 쓸 수도 없다는 점 역시 바로 알 수 있었다.

    ‘드위라······.’

    아마 그 중년인의 이름이 드위인 모양이었다. 정말 무시무시한 강자였는데, 확실히 이런 대단한 스킬을 창안할 만했다.

    강하진은 얻은 것들을 정리한 다음 주위를 둘러봤다.

    쪼개진 나무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보물찾기가 끝난 것이다.

    이제 홀가분하게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 * *

    한국으로 귀국한 강하진은 이번에 찍은 모든 영상과 사진을 레나트에게 전달했다.

    그걸 토대로 그가 새로운 정보를 하나라도 찾아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한국으로 돌아온 강하진을 기다리는 건 거대한 창고에 가득 쌓인 마석이었다.

    어쩐지 윤경민이 보자마자 너무 반가워하고 좋아한다 싶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자신이 판 함정인 것을.

    강하진은 열심히 공간 마석을 가공해 아공간의 재료로 만들었다.

    그렇게 꼬박 이틀을 창고에서 보낸 후에야 간신히 자유의 몸이 되었다.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바쁜 건 마찬가지였다.

    가디언스의 길드원들을 전투병사로 등록해야 하니까.

    강하진이 아마존을 헤매는 한 달 동안 가디언스가 급성장 하는 바람에 길드원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들을 모두 전투병사로 등록해야 한다.

    일단 한국부터 시작해서 전 세계를 돌면서 모든 길드원을 전투병사로 등록할 계획이었다.

    그걸 다 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뭔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면 굉장히 비효율적인데······.’

    또한 강하진은 전투병사에 대한 일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사실 그냥 모른 척하고 몰래 전투병사로 등록해도 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들이 강하진에게 보내주는 신뢰가 마음에 걸렸다.

    아무나 전투병사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정 이상의 신뢰 관계가 형성된 사람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 그걸 속이는 것 역시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

    그래서 일부만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캐나다에 있는 길드원들에게는 미리 말해주지 않아서 미안하다는 말과 원한다면 빼주겠다는 말도 전했다.

    당연히 다들 전투병사에서 빠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전장의 함성을 한 번 맛본 각성자라면 거기서 벗어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또한 전투병사가 되면서 강하진에 대한 충성도가 훨씬 높아지면서 신뢰 관계도 더욱 굳건해졌다.

    그러니 굳이 전투병사에서 빠져나올 이유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나중에라도 말해줘서 고맙다고까지 했다.

    강하진은 그 반응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나머지 길드원들에게 전투병사에 대한 걸 알렸다.

    원하는 사람만 전투병사로 받아들이겠다고도 했고.

    물론 결과는 전원 승낙이었다.

    다들 캐나다에 있던 길드원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들도 전장의 함성을 겪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강하진은 일단 한국의 길드원들을 전부 전투병사로 등록했다.

    그리고 그때 황수영이 찾아왔다.

    “웬일이십니까?”

    황수영은 강하진의 말에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이라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강하진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황수영은 피식 웃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원래 저런 사람인 거 몰랐던 것도 아니고 저런 반응에 일일이 대응하고 상처 입을 필요도 없었다.

    “귀국했으면 연락이라도 좀 해주지 그러셨어요.”

    “아, 그러게요. 그 생각을 못했네요. 제가 좀 바빠서.”

    황수영이 입술을 삐죽였다.

    “저도 바쁜 사람이거든요?”

    강하진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그렇게 바쁘신 분이 웬일이십니까?”

    황수영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강하진을 살짝 흘겨봤다.

    “자꾸 웬일이냐고 물으면 저 상처받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아무 일도 없으면 찾아오지도 못하는 사이였나요?”

    “뭐······ 그건 아니죠.”

    그제야 좀 마음이 풀린 황수영이 살짝 웃었다.

    “그렇죠?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강하진은 얼른 용건을 말하라는 듯 황수영을 빤히 쳐다봤다.

    황수영은 헛기침을 몇 번 해서 분위기를 잡은 다음 천천히 말했다.

    “제가 요즘 들은 말이 좀 있어요.”

    “들은 말이요?”

    “전투병사.”

    강하진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 말을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그게 뭐가 중요해요. 그보다 그거 꼭 가디언스 길드원이 아니면 안 되는 건가요?”

    황수영이 눈을 반짝이며 묻자, 강하진이 대답했다.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일단 신뢰관계가······.”

    황수영이 엄지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도 해주세요. 우리 신뢰관계가 보통은 아니잖아요?”

    기대감 어린 황수영의 눈을 보니 안 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전투병사로 등록을 했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정보가 망막에 떠올랐다.

    [지휘관급 인재를 전투병사로 영입했습니다.]

    강하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첫 번째 지휘관 임명이 가능합니다.]

    강하진은 뭔가에 홀린 듯 황수영을 지휘관으로 임명해 버렸다.

    [첫 번째 지휘관을 임명했습니다. 첫 번째 지휘관은 향후 어떤 직위라도 수여가 가능합니다.]

    [현 직위 - 백인장]

    강하진은 황수영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의 직위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건 확실했다.

    “혹시 던전 브레이커의 길드원들도 전투병사로 만드실 겁니까?”

    황수영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게 가능한가요?”

    강하진은 황수영과 연결된 지휘관 항목을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가능할 거 같습니다.”

    던전 브레이커의 길드원들 중 강하진과 깊은 신뢰관계가 형성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초기 길드원들은 대부분 좋은 관계였지만, 던전 브레이커 역시 그 이후 엄청나게 성장했다.

    현 길드원의 수가 4천 명을 훌쩍 넘었을 정도니까.

    아직도 계속 성장 중이었고.

    던전 브레이커는 한국 제일의 길드였고, 현재 한국의 거대 길드와 대기업 소속 길드들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아마 마르바스와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던전 브레이커는 한국 제일의 길드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것이다.

    어쨌든 그 던전 브레이커의 길드원들을 전투병사로 받아들일 방법이 생겼다.

    바로 황수영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임명권을 드리죠.”

    강하진의 말에 황수영이 눈을 크게 떴다.

    “예? 임명권이요? 어? 이, 이게 뭐야!”

    황수영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그녀는 망막에 뿌려지는 알람을 정신없이 확인했다.

    “마, 만인장? 이건 뭔가요?”

    “만 명을 지휘할 수 있는 지휘관에 임명했습니다. 임명권 확인했습니까?”

    황수영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길드로 돌아가셔서 길드원을 전투병사로 영입하시면 됩니다.”

    황수영이 영입한 전투병사는 황수영의 능력치를 올려준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강하진의 전투병사이기도 하다는 점이었다.

    던전 브레이커의 길드원들을 전투병사로 받아들이면서 황수영이 얻는 모든 효과를 강하진도 마찬가지로 얻어간다는 뜻이었다.

    또한 지휘관 전용 스킬인 [전장의 함성]이나 [지휘하달]같은 것들을 쓸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창공의 눈]도 쓸 수 있었다.

    강하진이 지휘관이 되면서 얻은 스킬들을 전부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그것은 오직 황수영이 영입한 전투병사의 수에 따라 위력이 증가한다.

    강하진처럼 대단한 위력을 낼 수는 없었다. 아직까지는.

    모든 정보를 확인한 황수영이 꿀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눈으로 강하진을 바라봤다.

    저러다가 방심하면 달려들어서 와락 끌어안기라도 할 기세였다.

    “자, 얼른 돌아가셔서 전투병사를 영입하시죠. 아시겠지만 많이 모으면 많이 모을수록 좋습니다. 현재 던전 브레이커의 길드원이······ 4천 명쯤인가요?”

    “조금만 더 모으면 5천 명이에요.”

    “휘유, 많기도 하군요. 기대하겠습니다.”

    그 말에 황수영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대해요. 제가 만 명 꽉꽉 채워줄 테니까.”

    “다 차면 말씀해주십시오. 승진도 가능한 거 같으니까.”

    같은 게 아니라 가능하다.

    지금은 고작 만인장이었지만, 황수영의 직위에는 한계가 없으니 더 높은 직위도 수여할 수 있었다.

    심지어 모든 전투병사를 통솔할 수 있는 사령관이라는 직위도 내릴 수 있었다.

    강하진은 그 모든 전투병사를 다스리는 군주였으니까.

    ‘이 부분에 대해 생각 좀 해봐야겠어.’

    지휘관이 될 자격이 되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전투병사를 모집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만일 자신이 전투병사로 받아들인 사람 중에서 지휘관을 임명할 수도 있는지 확인해 봐야 했다.

    사실 지휘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지휘관이 된다는 건 [전장의 함성]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지휘관 중심으로 인원을 편성하면 굉장히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일단 가볼게요. 다음에 올 때는 아주 굉장한 성과를 가져올 테니까, 승진시켜줄 준비나 하고 계세요.”

    황수영은 결연한 표정으로 나갔다.

    “그럼······ 나도 슬슬 시작해볼까?”

    일단 시작은 윤경민과 명인혁, 명인수부터다.

    나중에 전투병사에게 어떤 좋은 효과가 추가될지 알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다 받아들여 둘 생각이었다.

    * * *

    강하진은 한국의 길드원을 전부 전투병사로 받아들인 다음, 해외를 돌면서 각국에 있는 길드원을 전투병사로 받아들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황수영을 지휘관으로 받아들이면서 전투병사를 임명할 때, 굳이 요새를 소환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 있던 길드원 중에 지휘관의 재목이 셋이나 있어서 그들 역시 지휘관으로 임명했다.

    일단 그들이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천인장에 임명했고, 나중에 차츰 조절하기로 했다.

    그렇게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투병사를 받아들이던 와중, 그러니까 전투병사의 수가 만 명을 넘어간 순간, 새로운 정보가 나타났다.

    [전투병사가 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군주의 힘이 더 강해집니다. 병과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병사의 수가 늘어나면 병과가 추가됩니다.]

    강하진은 깜짝 놀라 그 부분을 확인해봤다.

    [부여 가능한 병과 - 검병, 방패병, 궁병]

    이름만 들어도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검병]

    [근접 공격력에 보정을 받는다. 공격력이 추가되고 근력이 상승한다. 보정치는 같은 병과를 가진 병사의 수에 따른다. 스킬 ‘강타’가 주어진다.]

    [방패병]

    [방어력에 보정을 받는다. 방어력이 추가되고 체력이 상승한다. 보정치는 같은 병과를 가진 병사의 수에 따른다. 스킬 ‘밀어내기’가 주어진다.]

    [궁병]

    [감각에 보정을 받는다. 치명타 공격 확률이 추가되고 민첩이 상승한다. 보정치는 같은 병과를 가진 병사의 수에 따른다. 스킬 ‘급소 찌르기’가 주어진다.]

    강하진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 전투병사를 더 모을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또한 만일 병과가 더 추가된다면 그 중에 의무병이나 독전병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치료 스킬이나 버프 스킬이 주어지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보여줄 가디언스의 활약이 정말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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