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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레벨업-113화 (113/200)
  • < 가디언스의 해외활동 1 >

    마력 공방이 특수 관리 목록에 등록된 효과로 마력이 200 오르고 마력 회복 속도가 추가로 10% 올랐다.

    마력 제작소와 정확히 같은 효과였다.

    아마 다른 종류의 잔재를 연결하면 좀 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목록이 추가되면서 특수 관리자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가 약간 늘어났다.

    관리 리스트의 효율을 20% 범위 내에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마력 공방에 연결된 시스템의 힘을 20% 줄이고, 그렇게 줄어든 20%의 힘을 마력 제작소로 보내줄 수 있게 되었다.

    강하진은 그걸 확인하자마자 영국 박물관의 효율을 20% 낮추고 그걸 루브르 쪽으로 돌려 버렸다.

    안 그래도 시스템에 등록되면서 제작되는 아이템의 수준이 많이 낮아질 텐데, 영국 박물관 쪽은 그보다 더 낮아졌다.

    아마 타격이 제법 있을 것이다.

    영국 박물관은 디펜더스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니 그쪽의 힘이 약해질수록 가디언스와 강하진에게는 더 좋은 일이다.

    아무튼 과거의 잔재는 그걸로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명인혁이 새로운 잔재로 추정되는 장소나 건물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제부터는 가디언스의 일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사실 프랑스 사태와 비슷한 일을 몇 번만 연달아 처리하면 가디언스의 위상이 하늘 끝까지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을 미리 예측해서 처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지금은 회귀 전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면서 많이 어그러졌다.

    그리고 회귀 전에도 프랑스 사태 이후, 한동안은 별다른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디언스가 해외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일은 던전 공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나라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런 나라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치안이 개판인 건 당연했고, 시장 경제도 바닥까지 무너졌다.

    그러니 그런 나라를 지원하려면 괴물과 싸우는 것도 중요했지만, 불안정한 치안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강하진과 윤경민이 첫 번째로 선택한 나라는 필리핀이었다.

    필리핀은 던전 공습을 절반 정도 막아낸 나라였다.

    터진 던전이 절반 정도였지만, 그것만으로도 국가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현재 필리핀은 외국의 각성자들이 우르르 들어가 마구잡이로 괴물 사냥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시장이 형성되었고, 필리핀 정부는 그 과정에 슬쩍 끼어들어 세금을 빙자한 수수료를 뜯어냈다.

    아무튼 그런 식으로 필리핀은 어찌어찌 잘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그게 전부였다.

    괴물이 장악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던전이 나타나도 금방 처리할 수 있었다.

    외국의 각성자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닫아 버렸으니까.

    하지만 괴물의 영역 내에 생겨난 던전이 문제였다.

    그건 지속적으로 괴물의 개체수를 늘렸다.

    지금 당장이야 어찌어찌 버티고 있지만, 괴물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아마 굉장히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필리핀 정부도 그걸 알기에 언제나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응하는 나라나 조직은 하나도 없었다.

    거기에 가디언스가 가기로 한 것이다.

    가디언스는 불안정한 치안 상황에 자체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PMC를 고용했다.

    또한 가디언스만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고 다른 각성자들을 서포터 형식으로 데려갔다.

    가디언스가 중심이 되어 대규모 각성자를 이끌고 사냥에 나서기로 계획한 것이다.

    거기에 A-마켓이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믿을 만한 PMC를 섭외해 주고, 전 세계에 걸쳐 각성자를 모집해 주었다.

    각성자들도 지금이 기회라는 걸 알기에 제법 많은 수가 지원했다.

    가디언스라는 이름은 프랑스 사태 때문에 상당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필리핀에서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지원하는 것이다.

    강하진이 노리던 바였다.

    필리핀 정부는 가디언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이번 작전에서 성공하면 향후 가디언스가 하는 모든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 * *

    강하진은 직접 가디언스를 이끌고 필리핀에 왔다.

    아무래도 첫 번째 해외 공략이니 직접 챙겨야만 했다.

    이번에 참여한 각성자들은 강하진이 하는 걸 잘 지켜보고 향후 강하진 없이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익숙해져야만 한다.

    그게 그들에게 주어진 또 다른 임무였다.

    황수영도 참여하고 싶어서 안달을 했지만, 이번에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녀는 던전 브레이커를 챙겨야 한다.

    강하진은 황수영과 던전 브레이커에게 한국을 맡겼다.

    한국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가디언스의 뿌리가 있는 곳이니 한국이 흔들리면 향후 모든 일이 어그러질 테니까.

    그 얘기를 차근차근 해줬더니 황수영이 환한 얼굴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지금 강하진은 필리핀 고위 관리를 만나는 중이었다.

    그는 필리핀의 실세였는데, 현 필리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제일 먼저 깨닫고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이기도 했다.

    “반갑습니다. 이렇게 선뜻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는 정중히 인사하고 고마움을 표했다.

    “현재 우리 필리핀의 상황은 굉장히 불안합니다. 아마 괴물이 한 번 범람하면 기존의 각성자들도 전부 도망칠 공산이 큽니다.”

    그는 자신이 판단한 바를 솔직하게 말했다.

    “현 상황이 이어지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 보십니까?”

    “길어야 6개월입니다. 벌써 범람의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떠나는 각성자는 없습니까?”

    “아직 의미 있는 변화는 없습니다. 평균 각성자 수는 계속 비슷하게 유지 중입니다.”

    “아주 중요한 시기로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를 그냥 지나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할 테니까요. 아마······ 제2의 일본이 될 겁니다.”

    그 뒤로도 현 상황에 대한 얘기가 이어졌다. 강하진이 미리 조사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하는 목표는 어디까지입니까? 미리 말씀드리지만 모든 괴물의 박멸은 불가능합니다.”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가디언스가 거기까지 해줄 수는 없었다.

    “솔직히 저희가 원하는 수준은 20%입니다. 하지만 정 안 되면 10%라도 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정부 소속 각성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해드릴 예정입니다.”

    “20%라는 건 괴물의 영역을 20% 줄이겠다는 뜻입니까?”

    관리가 기겁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요. 그랬다간 어차피 똑같이 범람 위협을 받을 텐데요. 괴물 밀도를 20%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쉽지 않은 목표로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정부 소속 각성자들을 투입해 봐야 성과는 없고 피해만 잔뜩 입을 게 뻔하니까요.”

    강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가 끝나는 대로 시작하죠. 일단 필리핀 정부 소속 각성자는 따로 움직여 주십시오.”

    “따로 움직인다고요? 힘을 모으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강하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린 셋으로 나눠서 움직일 겁니다.”

    “셋······ 말입니까?”

    “가디언스가 하나고, 가디언스를 돕기 위해 모아온 각성자가 둘입니다.”

    “마지막 하나가 우리 필리핀 정부로군요.”

    “맞습니다.”

    관리가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

    “굳이 전력을 이렇게 나누는 이유가 있습니까?”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동시에 눌러야 합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럴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그렇게 된다.

    이런 비슷한 작전을 강하진이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었기에 아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번 작전에 쓰는 재원은 그 셋으로 나눈 각성자 무리만 있는 게 아니었다.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각성자들도 아마 도움이 될 겁니다.”

    관리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 작전이 시작되면 그들은 사냥터에서 다 빠져나갈 겁니다.”

    돈을 위해 와서 목숨을 거는 자들이지만, 다른 일에 휩쓸리는 건 병적으로 싫어하는 자들이었다.

    위험을 자기가 주도하지 않으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져 개죽음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일정을 명확히 알려주지 마십시오.”

    “예?”

    “대충 보름 안에 작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만 공지하시면 됩니다.”

    관리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다고 달라질 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여기고 미친 듯이 사냥을 할 겁니다. 좀 무리를 해서라도 공백을 메우고 싶을 테니까요.”

    일단 가디언스가 작전을 시작하면 그게 끝날 때까지는 그들은 뒤로 빠져 있을 것이다.

    물론 상황을 봐서 끼어들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관망을 유지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공백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걸 보충하려면 지금 빡세게 달리는 수밖에 없다. 아마 대부분의 각성자들이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다.

    회귀 전에도 그랬으니까.

    나중에는 써먹기 어려운 작전이지만, 지금은 충분히 먹힐 것이다.

    관리가 경악한 눈으로 강하진을 바라봤다.

    “설마······ 그렇게 사냥에 열을 올릴 때 작전을 시작하실 계획이십니까?”

    “모든 각성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괴물 사냥에 나서니 얼마나 효과가 좋겠습니까? 아마 20% 정도 낮추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관리가 강하진의 담담한 눈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 사람과는 절대 적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 *

    “예? 제가 지휘하라고요? 강하진 씨는요? 서, 설마 또 혼자 어딘가로 가시려는 건가요?”

    충분히 타당한 추론이었다. 하지만 강하진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저는 가디언스에 붙어 있을 수가 없어서 그러는 겁니다.”

    “그러니까 대체 왜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버프의 맛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아······!”

    김지혜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그럼······ 이번 작전에서는 버프 없이 싸워야 하는 건가요?”

    “다시 돌아올 겁니다. 맛만 조금씩 보여주고 올 겁니다.”

    그래도 김지혜의 표정이 밝아지지 않자, 강하진이 필리핀 지도를 펼쳤다.

    그리고 세 곳에 붉은 핀을 꽂았다.

    “여기, 여기, 여기가 이번 작전 지역입니다.”

    “네.”

    김지혜도 그건 알고 있었다. 이번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할 때 참석했으니까.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여기가 제일 위험합니다.”

    강하진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필리핀 정부가 맡은 장소였다.

    “이쪽에 있는 괴물이 제일 강력하거든요.”

    강하진은 설명을 이어갔다. 필리핀 정부가 처음 상대해야 할 괴물들이 제일 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외 각성자 무리가 상대하는 쪽이 강해진다. 뒤쪽에 포진한 강력한 괴물들이 다가올 테니까.

    마지막으로 가디언스가 맡은 지역이 강력한 괴물과 가장 거리가 멀었다.

    “강력한 괴물들이 같은 장소에 모여 있는 모양이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혼자 거기 갈까도 생각했는데······.”

    “안 돼요! 강하진 씨만 또 혼자 위험한 곳에 보낼 수는 없어요. 이번에 가시면 저도 따라갈 거예요.”

    강하진이 빙긋 웃었다.

    “그래서 이런 작전을 짠 겁니다. 혼자 안 싸우려고요.”

    김지혜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알았어요. 우리끼리 잘 막아내면서 기다릴게요.”

    그렇게 말한 김지혜가 돌연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강하진을 바라봤다.

    “대신, 버프의 매운 맛을 아주 확실히 보여주고 오세요. 앞으로 자랑 좀 하고 다니게요.”

    “확실한 자랑거리로 만들어 드리죠.”

    마력 제작소와 마력 공방을 관리하게 되면서 마력이 크게 늘었고, 마력 회복 속도도 무려 20%나 늘어났다.

    아마 제대로 된 버프의 맛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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