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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레벨업-103화 (103/200)
  • < 아낌없이 주는 던전 1 >

    어찌나 충격적이었는지, 강하진은 잠깐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높은 정신력 덕분에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라 따로 떨어진 가디언스에게 돌아가야 한다.

    강하진은 빠르게 달려 가디언스가 사냥하는 곳으로 향했다.

    가디언스는 마침 두 번째 괴물 무리를 상대하는 중이었다.

    강하진은 일단 버프부터 걸었다.

    가디언스 전원의 능력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단계 상승]이 더해진 강하진의 버프는 상상을 초월했다.

    가디언스의 각성자들이 갑자기 너무 높아진 능력치 때문에 순간적으로 적응을 못해 위험해질 뻔했다.

    그 정도로 위력적인 버프였다.

    다들 깜짝 놀랐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냥에 집중했다.

    버프를 받은 가디언스는 순식간에 괴물 무리를 정리해 버렸다.

    다들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사냥을 이어가야 할 때였다.

    강하진은 가디언스를 이끌고 다음 괴물 무리를 향해 이동했다.

    그렇게 사냥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사냥을 하면 할수록 강하진이 주는 버프에서 다들 헤어나질 못했다.

    버프가 사라지면 마치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허무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아직 강하진의 버프는 완성된 게 아니었으니까.

    여기서 숙련도가 더 올라 버프가 더욱 강화된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심한 중독 증상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거기에 아직 가디언스에게는 [단계 상승]을 걸어주지 않았다.

    강하진 본인에게만 걸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만일 [단계 상승]까지 걸어준다면 단순히 전투력이 10% 오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강하진이 다시 합류한 뒤로 사냥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강하진은 틈나는 대로 [단계 상승]을 김지혜를 비롯해 가디언스의 핵심 인물들에게 걸어주었다.

    마력을 제법 많이 잡아먹기에 한꺼번에 걸어줄 수는 없었다.

    마력 포션이 있다고 해도 이 많은 사람에게 전부 걸어주려면 아마 배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단계 상승]이 적용된 사람들은 처음엔 흠칫 놀랐지만, 나중에는 그 위력에 경악했다.

    그렇게 하나둘 단계가 올라간 사람들이 늘어나니 사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스킬의 위력이 10% 늘어난다는 건 데미지는 물론이고 속도까지 10% 늘어난다는 뜻이다.

    단계가 오르기 전에는 한 방에 안 죽던 놈이 한 방에 죽기도 하고, 열 번의 스킬을 넣어야 죽을 놈이 아홉 번이면 죽는다는 뜻이니 얼마나 사냥 속도가 빨라지겠는가.

    그렇게 빠르게 사냥을 하다 보니 어느새 모든 각성자가 스킬을 얻어냈다.

    거대 괴물도 세 마리나 추가로 처리했는데, 회귀 전의 정보대로 제법 괜찮은 스킬이 나왔다.

    그건 운이 좋게 김지혜와 이지영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하나는 이원중이 얻었고.

    아무튼 그렇게 가디언스의 사냥이 모두 끝났다.

    “이제 어쩔까요?”

    사실 여기 들어온 목표는 스킬을 얻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리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함께 들어온 이상 던전 브레이커에도 신경을 써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던전 브레이커 쪽으로 가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김지혜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가디언스는 빠르게 던전 브레이커에게로 향했다.

    북극성 던전이 제법 넓긴 했지만, 던전 브레이커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럴 때를 대비해 강하진이 위치 추적 장치를 황수영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가디언스는 빠르게 던전 브레이커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만나는 괴물 무리는 남김없이 처리했다.

    북극성 던전은 생각보다 레벨이 잘 올랐다.

    사실 이 부분은 강하진도 놀랐다. 회귀 전 북극성 던전에 들어갔을 때는 이 정도로 레벨이 잘 오르지 않았었으니까.

    아마 조기에 발견해서 들어왔기 때문인 듯했다.

    강하진은 윤경민의 정보를 확인해봤다. 벌써 레벨이 35가 되었다.

    명인수를 확인해보니 벌써 62였다.

    43에 여기 들어왔으니 엄청난 속도였다.

    아무리 괴물이 많이 나왔다고 해도 이 정도면 상식에서 벗어난 속도였다.

    다른 사람을 보니 다들 사냥한 양에 비해서 레벨이 잔뜩 올랐다.

    그리고 그건 강하진도 마찬가지였다.

    ‘꿀 같은 던전이네.’

    마치 각성자의 미래를 위해 준비한 던전 같았다.

    스킬도 선물해주고 레벨도 잔뜩 올려주고 말이다.

    아마 던전 브레이커도 비슷한 상황 아닐까?

    2시간쯤 이동하자, 저 멀리 던전 브레이커가 보였다.

    한데 상황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던전 브레이커가 상대하는 괴물이 문제였다.

    그들은 거인과 싸우고 있었다. 한데 그동안 나타났던 거인과 많이 달랐다.

    일단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검을 휘두를 때마다 각종 속성 공격이 함께 쏟아져 나왔다.

    보아하니 던전 브레이커는 거인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벌써 절반 정도는 부상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죽은 사람은 없다는 점이었다.

    “먼저 갑니다.”

    강하진이 속도를 높여 달려갔다.

    일단 치료폭탄을 퍼부었다.

    던전 브레이커가 일순 새하얀 빛에 휩싸였다. 시야를 전혀 가리지 않는 신비로운 빛이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상처가 아물고 기력이 샘솟는 기적을 경험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놀라야 할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치료 폭탄 위로 버프가 쏟아졌다.

    온몸에서 샘솟는 거대한 힘에 다들 전율했다.

    그때부터 싸움이 팽팽해졌다.

    거인은 생각보다 민첩했는데, 그걸 피하느라 다들 애먹고 있었다.

    한데 강하진의 버프가 들어오니 훨씬 수월하게 거인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거인의 정수리에 낙뢰가 떨어졌다.

    꽈르릉!

    낙뢰에 맞은 거인이 순간적으로 휘청거렸다.

    그렇게 휘청거리는 거인의 품으로 황수영이 곧장 파고들었다. 그녀는 훌쩍 뛰어올라 [일점폭파]가 깃든 창을 거인의 명치에 꽂았다.

    꽈아아앙!

    창을 찔렀다고 하기엔 지나칠 정도로 거대한 폭음이 울렸다.

    거인이 뒤로 주춤주춤 밀려났다.

    그리고 그 순간 어느새 거인의 뒤에 나타난 강하진이 뇌격을 담은 검으로 [천참만륙]을 펼쳤다.

    열심히 써먹어서 숙련도가 약간 올라 있었다.

    쩌저저저저저정!

    전격 속성이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갑옷을 타고 내부로 들어간 전격이 거인의 몸에 스며들었다.

    그 뒤로는 쿨타임이 찰 때마다 낙뢰를 썼다.

    정신을 차린 던전 브레이커의 길드원들이 제대로 된 공격을 시작하자, 결국 거인도 더 버티지 못하고 돌아서서 도망치려고 했다.

    물론 강하진이 그걸 내버려두지 않았다.

    강하진은 [천참만륙]은 물론이고 [벼락주먹]까지 써서 거인의 다리 하나에 집중 공격을 했다.

    그 공격에 거인이 휘청거리더니 바닥에 쓰러졌다.

    던전 브레이커와 가디언스가 힘을 모아 거인을 포위했고 일제히 공격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갑옷 거인을 잡았다.

    * * *

    던전 브레이커와 가디언스는 갑옷 거인의 시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갑옷 거인은 스킬을 주지 않았다. 대신 칭호를 주었다.

    [거인 사냥꾼]

    [거인 기사를 죽인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힘+30, 체력+30, 방어력+5%]

    사냥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이 같은 칭호를 받았다. 스킬은 아니었지만 다들 만족했다. 힘든 사냥을 한 보람이 있었다.

    “보물창고 같은 던전이에요.”

    황수영이 눈을 반짝이며 강하진을 바라봤다.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 조금이나마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아직 스킬을 못 받은 사람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70명 정도요. 벌써 백 명이 넘는 사람이 스킬을 받았어요. 저도 물론 받았고요.”

    황수영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왠지 자신이 받은 스킬이 뭔지 말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좋은 스킬을 받으신 모양이네요.”

    황수영이 씨익 웃었다.

    “혹시 ‘초감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강하진의 눈이 살짝 커졌다. 설마 초감각을 황수영이 받아갔을 줄이야.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았군요.”

    “어? 아는 스킬이에요? 전 처음 들었는데?”

    “이름으로 대충 짐작한 겁니다.”

    “아닌 거 같은데?”

    황수영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강하진을 바라봤다. 정말 가끔은 저 머리를 갈라서 속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감각의 괴리 때문에 좀 버겁겠지만 자주 쓰다보면 괜찮아질 겁니다.”

    “이거 봐, 다 알고 있잖아.”

    “그냥 짐작한 겁니다. 그리고 꾸준히 쓰다보면 나중에는 스킬을 쓰지 않아도 그게 몸에 새겨지는 순간이 올 겁니다.”

    황수영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설마······ 갖고 있는 스킬이에요? 어쩐지. 그래, 그래야 말이 되지.”

    황수영은 눈을 빛내며 강하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같은 스킬을 공유한 사람끼리 악수나 해요.”

    강하진은 얼떨결에 황수영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강하진의 손을 힘차게 위아래로 몇 번 흔들고는 놓았다.

    “자, 그럼 스킬을 봐줄 선배도 있으니 다시 사냥을 시작해 볼까요?”

    던전 브레이커와 가디언스의 합동 사냥이 시작되었다.

    강하진은 왠지 이번에는 이 북극성 던전을 완벽하게 클리어 하고, 던전을 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 *

    회귀 전에는 12시간 정도 있다가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금방 사라지지 않았다.

    던전에 들어온 지 48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아직 멀쩡했으니까.

    결국 던전 브레이커도 전원 스킬을 얻었다.

    게다가 스킬을 얻은 사람 중에 쓸모없는 이상한 스킬을 얻은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건 가디언스도 던전 브레이커도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회귀 전에는 던전이 너무 오래 되어서 힘이 약해졌던 게 분명하다.

    전원 스킬을 얻은 뒤로는 사방으로 흩어져 정찰도 하고 괴물 무리를 찾으면 정확한 견적을 내서 적정 인원만으로 사냥을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이 던전을 클리어 하는 것으로 목표가 바뀐 것이다.

    레벨은 그렇게 하면서도 충분히 올릴 수 있었다.

    던전에 진입한 지 72시간이 되었을 때, 드디어 던전 내의 모든 괴물을 소탕할 수 있었다.

    새 스킬을 얻고 레벨도 많이 올렸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물론 강하진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일행은 던전의 중심에 모였다. 이제 이 던전을 닫을 차례였다.

    다른 뉴타입 던전과 달리 이 북극성 던전은 코어가 달랑 하나뿐이었다.

    문제는 코어가 나타남과 동시에 그 코어를 지키는 괴물들도 함께 나타났다는 점이었다.

    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강하진은 그걸 보고는 레벨업을 할 기회라고 여겼다.

    그리고 저 괴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았다.

    “여긴 그동안 얻은 스킬을 시험해 보는 곳이로군요.”

    강하진의 말에 황수영의 눈이 동그래졌다.

    “괴물의 종류가 다양한데, 다들 확실한 약점이 있습니다.”

    “괴물의 약점이 우리가 얻은 스킬이라고요?”

    강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엿보기를 통해 확인한 정보니 확실했다.

    “뭐······ 솔직히 별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강자 몇 명이 나서서 힘을 확 쏟아내면 저기 있는 괴물 중에 얼마나 버티겠는가.

    “자, 끝냅시다. 이제 슬슬 집에 가야죠.”

    강하진이 그 말과 동시에 버프를 걸었다. 그리고 무수한 스킬의 향연이 펼쳐졌다.

    괴물들이 단숨에 쓸려 나갔다.

    강하진은 괴물이 사라져 홀로 고고하게 떠 있는 코어를 향해 유유히 걸어갔다.

    그리고 [분쇄]로 코어를 부숴 버렸다.

    한 방에 코어가 박살 났고, 던전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힘이 던전 안에 있던 사람들의 정수리로 쏟아졌다.

    정말 아낌없이 주는 던전이었다.

    끝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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