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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레벨업-102화 (102/200)
  • < 북극성 던전 2 >

    황수영과 던전 브레이커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사냥을 했다.

    사실 그녀는 이 던전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강하진이 불러서 왔고, 시키는 대로 최대한 모을 수 있을 만큼 각성자를 모아서 데려왔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이 던전이 그동안 나왔던 던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뉴타입 던전이라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던전이 생기기 전에 강하진이 반경을 확인하면서 사람들을 계속 붙이던 일이 떠올랐고, 그래서 어쩌면 던전이 제법 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한데 그것이 지금 대박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스킬을 주는 던전이라니.

    황수영은 길드원들의 눈이 살짝 충혈되어 있는 걸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동안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탐욕이 그들의 눈에서 보였다.

    아마 사냥이 끝나고 나면 다들 좀 민망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킬을 얻은 사람은 얻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게 될 것이고 말이다.

    ‘그게 좋을지 나쁠지 모르겠네.’

    황수영은 부디 모든 사람들이 스킬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 한 떼의 괴물 무리가 보였다.

    충분히 정보가 쌓인 괴물이었기에 던전 브레이커의 발걸음에는 거침이 없었다.

    바로 괴물 무리와 충돌했고, 스킬을 얻을 생각에 눈이 돌아간 각성자들에 의해 괴물이 순식간에 썰려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각성자 한 명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게 뭘 의미하는지 다들 눈치챘다.

    스킬을 얻은 것이다.

    그때부터 사냥이 점점 더 과열되기 시작했다.

    물론 지나치다 싶으면 황수영이 나서서 열기를 식혔다. 금세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스킬을 얻는 사람이 하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괴물 무리를 전멸시킨다고 해서 반드시 스킬이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사냥을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스킬이 나올 확률이 올라가는 건 확실했다.

    그리고 황수영도 결국 스킬을 얻었다.

    황수영은 그동안 스킬을 얻은 사람들이 왜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었는지 그제야 이해했다.

    갑자기 정수리에 벼락이 내리 꽂히는 것 같았다. 그러니 고개를 안 들고 배기겠는가.

    정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어느새 고개를 번쩍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황수영은 슬그머니 고개를 내리고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눈을 번득이는 길드원들을 이끌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새로 얻은 스킬을 확인했다.

    ‘초감각? 대박. 나한테 꼭 필요한 스킬이야.’

    이번 초감각은 그렇게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 * *

    던전 브레이커에 비해 가디언스 쪽은 확실히 여유가 좀 있었다.

    물론 여유가 있다고 해서 사냥 속도가 뒤쳐진다는 뜻은 아니었다.

    사냥을 많이 해야 스킬을 얻을 확률이 올라간다는 걸 강하진도 잘 알기에 최대한 빠르게 사냥을 했다.

    괴물 무리가 전멸하기 직전, 강하진은 언제나 슬쩍 몸을 빼서 일행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원치 않는 스킬을 얻지 않기 위함이었다.

    또한 그렇게 스킬 사냥을 하면서도 여기 온 근본적인 목적은 절대 잊지 않았다.

    여기에 온 것은 윤경민과 명인수의 레벨업을 위해서였다.

    겸사겸사 가디언스의 전체적인 레벨도 올리고 말이다.

    그렇게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가디언스의 길드원 중 거의 절반 정도가 새 스킬을 얻었다.

    회귀 전과 비교해 보면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사실 그 부분에서 강하진은 좀 의구심이 들었다.

    회귀 전이라고 해서 딱히 사냥 속도가 느렸던 건 아니었다.

    당시 여기 들어온 각성자의 수가 무려 천 명에 약간 모자라는 정도였다.

    물론 절반 정도는 각성한 지 얼마 안 되는 초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숫자가 깡패라고 모아놓으면 굉장한 힘을 발휘했다.

    한데 그때는 절대 이 정도 속도로 스킬을 얻지 못했다.

    명백히 이번 북극성 던전이 회귀 전의 북극성 던전보다 훨씬 더 많은 스킬을 주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하나밖에 없는데······.’

    그건 던전에 들어온 시기였다.

    회귀 전에는 북극성 던전이 발견된 시점 자체가 훨씬 뒤였다.

    무려 일주일이나 지난 다음 던전을 찾았고, 그나마도 던전의 크기 때문에 준비를 하느라 며칠 더 지난 뒤에야 공략을 시작했다.

    당시 몇 가지 사건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각성자의 수가 많지 않아서 초보 각성자들을 대거 투입할 수밖에 없기도 했고.

    그래서 나중에 거기 참여하지 않았던 거대 길드들과 대기업들이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겠어.’

    점점 기대감이 차올랐다. 그리고 점점 목표로 하는 스킬을 얻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스킬은 거대 괴물을 죽인 자가 얻었다.

    당시 그 괴물과 싸우던 동료는 전부 죽었고, 그 사람 혼자서 스킬을 얻었는데, 그것이 마침 대박 스킬이었던 것이다.

    ‘단계 상승.’

    그게 당시 그가 얻었던 스킬이었다.

    그 스킬을 통해 그는 팀 가디언스의 서포터가 될 수 있었다.

    물론 당시에는 별로 효과적이진 않았다. 자신의 스킬을 10% 강화해 주고, 타인의 스킬을 1% 강화해주는 정도였으니까.

    다만 스킬의 지속시간이 굉장히 긴 것이 큰 장점이었다.

    자신에게 스킬을 먼저 쓰면 스킬이 10% 강화되어 타인의 스킬을 1.1% 강화해주고, 지속시간도 10%가 더 늘어 무려 11시간이나 지속되었으니까.

    그는 항상 가디언스의 사냥에 따라가 11시간마다 한 번씩 스킬을 걸어주었다.

    그에게는 그저 가디언스의 스킬을 약간 강화시켜주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걸 강하진이 얻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자신의 스킬을 무려 10%나 강화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거기에는 강하진이 가진 모든 스킬이 적용된다.

    버프와 힐은 물론이고 속성부여와 심지어 전뇌화 스킬에도 말이다.

    게다가 스킬 강화는 비단 액티브 스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어니었다.

    패시브 스킬도 강화가 된다.

    그 말은 안 그래도 스킬 위력을 10% 향상시켜주는 기술 강화나, 스킬의 위력을 소폭 상승시켜주는 명경지수, 스킬의 발현 속도를 높여주는 고속영창에도 적용이 된다는 뜻이다.

    거기에 레벨업 할 때마다 보너스 능력치를 주는 성장에 관한 스킬들에도 적용이 된다.

    이러니 대박 스킬인 것이다.

    [단계 상승]은 쿨타임도 없었다. 다만 마력이 많이 들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그거야 마력포션이 있으니 문제될 게 없었다.

    강하진은 회귀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일행을 이끌었다.

    이쪽으로 가면 다섯 무리의 괴물을 차례대로 만날 수 있는데 다들 실력이 괜찮으니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리라.

    자신은 그러는 사이 슬쩍 빠져서 단계 상승을 얻고 돌아올 계획이었다.

    ‘거리가 멀지 않으니 중간에 와서 버프를 걸어줄 수도 있고.’

    물론 상대하는 괴물이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강하진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봤다.

    안 되면 [전뇌화]를 쓰면 그만이다.

    버프를 건 다음에 쓰는 [전뇌화]는 사기 스킬이나 다름없으니까.

    거기에 패시브인 [기술 강화]까지 있어서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사기 스킬이 되었다.

    강하진은 김지혜에게 잠깐 지휘를 맡긴 다음, 첫 번째 괴물 무리와 싸우기 직전 버프를 걸어주고 빠져나왔다.

    김지혜는 좀 당황하긴 했지만 아주 훌륭하게 지휘권을 받아 사냥을 진행했다.

    어차피 항상 하던 일이니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강하진보다 나은 구석도 있었다.

    그녀는 길드원 하나하나의 성격과 스킬, 레벨에 대해 빠삭하게 꿰고 있었으니까.

    * * *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강하진은 빠르게 기억을 더듬어 거대 괴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역시 회귀 전에 해당 스킬을 가진 사람에게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기에 마치 자신이 직접 겪은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가디언스에는 한국인이 몇 없었기에 그 사람 역시 강하진에게 매달려 외로움을 달랬었다.

    지창기나 조원영은 오히려 외국인보다 더 그 사람을 무시했으니까.

    자기들도 같은 처지이면서 말이다.

    어쨌든 그 덕분에 강하진은 아주 손쉽게 원하는 괴물을 찾을 수 있었다.

    거의 작은 동산만 한 곰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당시 그 사람은 저 곰을 무려 열 명이서 함께 사냥했다고 했다.

    그 중에서 자신의 실력이 가장 모자랐는데, 운이 좋아서 혼자 살아남았다고도 했다.

    [바위 곰]

    [레벨 : 532]

    [체력 : 1000000, 마력 : 25000]

    [강인한 힘(P), 땅 흔들기(A), 바위 굳히기(A), 돌구슬탄(A), 구르기(A)]

    체력이 100만이나 되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레벨은 532밖에 안 되고, 공격 스킬도 돌구슬탄 말고는 썩 대단한 게 없었다.

    물론 그건 강하진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었고, 다른 사람이 왔다면 아마 굉장히 위험했을 것이다.

    방어가 엄청나게 단단한 스타일인데, 가끔 구르기를 통해 돌진 공격도 하고 돌구슬탄으로 광역공격도 가능한 놈이었으니까.

    하지만 전투 감각이 뛰어난 강하진에게 구르기 같은 직선적인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돌구슬탄도 강하진이 가진 공방전환을 뚫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단단한 방어도 속성 공격을 적절히 가미하면 생각보다 간단히 부술 수 있었다.

    이제 강하진은 아주 다양한 속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빙결과 화염, 바람과 전격 속성은 물론이고 빛과 어둠 속성까지도 쓸 수 있었다.

    거기에 최근 독 속성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독 속성은 저렇게 바위로 이루어진 놈들과 싸울 때 상당히 유용하다.

    바위 자체를 무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독 속성이나 독과 관련된 스킬을 가진 각성자가 굉장히 드물고, 또 설사 그걸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강하진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었다.

    아마 그래서 회귀 전에 이 바위 곰을 공략했던 자들도 그렇게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강하진은 빠르게 달려가 웅크리고 있는 곰의 등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이 바위 곰은 깨어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것이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였다.

    회귀 전 그들도 처음에는 공짜로 괴물 하나 주웠다고 여겼을 정도니까.

    강하진은 양 발에 독 속성을 부여한 다음 바위 곰의 등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속성이 내부 깊숙하게 침투하도록 마력을 잘 섞어 밀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바위 곰의 등판을 모두 독으로 절여놓았을 때쯤, 바위 곰이 몸을 일으켰다.

    “크워어어어!”

    바위 곰은 상체를 크게 일으키고는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했다.

    쾅! 쾅! 쾅! 쾅! 쾅!

    그 때마다 돌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는데, 튄 돌조각에 마력이 담겨 있어서 마치 총알처럼 사방으로 쏘아져 나갔다.

    돌구슬탄의 응용이었다.

    물론 강하진은 이미 뒤로 쭉 물러나 상태였기에 조금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회귀 전에 들었던 사냥 얘기를 통해 세운 초반 계획이었다.

    이제부터는 중반전에 돌입해야 한다.

    꽈르릉!

    바위 곰이 급격히 몸을 웅크리며 강하진을 향해 굴러왔다. 흡사 거대한 바위가 빠르게 굴러오는 것처럼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강하진은 옆으로 훌쩍 뛰는 것만으로 그걸 피해냈다.

    구르기 같은 큰 동작 후에는 필연적으로 빈틈이 생긴다.

    강하진은 빠르게 파고들어 몸을 일으키는 바위 곰의 배에 주먹질을 했다.

    쩌저저저저저저정!

    독 속성이 부여된 주먹이 배에 꽂힐 때마다 맞은 부위가 녹색으로 물들었다.

    순식간에 배의 30%정도가 녹색으로 뒤덮였다.

    후웅!

    바위 곰이 앞발을 휘둘렀지만, 강하진은 어느새 뒤로 쭉 물러난 상태였다.

    바위 곰은 강하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구르기를 쓰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는지 이번에는 그냥 몸으로 달려왔다.

    강하진은 뒤로 빠지면서 [낙뢰]를 썼다.

    꽈르릉!

    정확히 바위 곰의 정수리에 벼락이 떨어졌다.

    등이나 배에 낙뢰를 떨어뜨리면 안 된다. 애써 독을 심었는데 그게 타버릴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정확히 정수리에 꽂아 넣어 체력을 깎아야 한다.

    바위 곰의 체력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독 속성의 위력이었다.

    강하진은 아공간에서 검을 꺼냈다.

    이제 지난 번 박물관에서 얻은 새 스킬을 시험해볼 차례였다.

    검에 독 속성을 부여한 강하진은 빠르게 바위 곰에게 달려들었다.

    “크와앙!”

    바위 곰이 포효하며 양 손을 마구 휘둘렀다.

    강하진은 그걸 교묘하게 피하며 빠르게 옆으로 돌아갔다.

    바위 곰의 옆구리가 훤히 드러난 순간, 강하진이 스킬, [천참만륙]을 발동하며 칼을 휘둘렀다.

    퍼버버버버버벅!

    순식간에 13회의 칼질이 바위 곰의 옆구리에 들어갔다.

    깜짝 놀랄 정도의 위력이 나왔다. 옆구리가 움푹 들어간 것이다.

    물론 바위 곰이 워낙 거대해서 그 안에 독 속성을 심은 거 말고는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신이 난 강하진이 바위 곰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천참만륙]을 썼다.

    이게 나중에는 만 번이나 연속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열심히 숙련도를 올릴 작정이었다.

    물론 그걸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만 한다.

    아무리 한 순간에 들어가는 공격이라고 해도 만 번이나 반복되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니까.

    공격을 멈추지 못해서 얻어맞는다면 정말 쓸모없는 스킬이 되어버릴 테니까.

    그렇게 얼마나 반복해서 스킬을 썼을까.

    결국 바위 곰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꽈르르릉!

    바위 곰이 죽은 자리에 온통 녹색으로 변한 바위 무더기가 생겨났다.

    그리고 강하진은 정수리를 통해 들어오는 거대한 힘을 느꼈다.

    [단계 상승(A)]

    [스킬의 위력을 24시간 동안 100% 상승시킨다. 타인에게 사용했을 시, 10%만 적용된다.]

    스킬 정보를 확인한 강하진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스킬이 알던 것보다 무려 10배나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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