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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레벨업-65화 (65/200)
  • < 던전 폭발 1 >

    파주 쪽으로 이동하는 가디언스의 책임자는 김지혜였다. 그리고 이지영이 보조를 했고

    김지혜와 이지영은 강하진과 함께 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는데, 재앙을 기점으로 성장에 폭발력이 붙었다.

    지금은 던전 브레이커의 황수영이나 상위 10개 길드의 최강자 정도가 아니라면 그녀들을 능가할 각성자가 없다고 봐도 됐다.

    그녀들뿐 아니라, 초기부터 가디언스와 함께 시작한 각성자들은 대부분 폭발적인 성장으로 굉장히 강해졌다.

    아마 그들이 다른 길드로 가면 열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그 정도 강자가 득실거리는 곳이 바로 가디언스였다.

    가디언스의 현 인원은 100명 정도였다.

    윤경민이 꾸준히 영입에 힘을 쏟은 결과였다.

    그들을 뽑은 첫 번째 기준이 인성이었기에 재능은 다른 상위 길드에 비해 살짝 모자랐다.

    하지만 가디언스에는 그 모자란 재능을 충분히 채워줄 역량이 있었다.

    더구나 이렇게 던전 시대 초기에는 강하진이 가진 정보와 지식이 더더욱 빛났다.

    아무튼 상위의 길드원이 아닌 나머지 사람들도 충분히 제몫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신입들은 아직 좀 모자랐다.

    김지혜는 이번이 그들의 모자람을 채울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건 열심히 따라가는 신입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가디언스 본부에서 파주까지는 금방이었다.

    비상 상황이기에 교통을 통제해 줘서 도로를 레이싱 하듯 질주할 수 있었다.

    파주 던전에 도착한 가디언스는 사방에 바글거리는 각성자들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언니, 이거 우리 필요 없는 거 아니에요? 잘못하면 놀다가 가겠는데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러. 오면서 안쪽 상황 확인했잖아.”

    “확인했으니까 하는 말이죠.”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마스터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

    강하진은 절대 방심하지 말라고 했다. 상황이 아무리 낙관적으로 보여도 1초의 방심이 목숨을 앗아가는 법이라고 강조를 거듭했다.

    이지영이 입술을 삐죽였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언제 방심한다고 했나?”

    “자자, 싸우지들 말고 안으로 들어가 보죠. 아무래도 여긴 교대 형식으로 전투를 할 것 같으니까요.”

    뒤따라오던 길드원 한 명이 말하자, 김지혜가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옮겼다.

    가디언스 길드가 이동하자, 안쪽에서 김지혜와 이지영을 비롯한 유명인들을 알아본 각성자들이 길을 비켜줬다.

    확실히 이럴 때는 유명세가 도움이 된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각성자 관리청에서 나온 직원들이 여기저기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다음 차례 준비해 주세요! 자연스럽게 교대해야 합니다! 엉키지 않게 주의하세요!”

    역시나 교대로 싸우는 모양이었다.

    “이번에 우리도 낄 수 있겠는데?”

    김지혜의 말에 다들 긴장감을 살짝 끌어올리며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안에서 강렬한 폭음이 울렸다.

    꽈아아앙!

    찌릿찌릿한 기파가 주위를 확 휩쓸고 지나갔다.

    “으읏! 뭐지?”

    김지혜는 그 와중에도 눈을 감지 않고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확인하려고 애썼다.

    결과적으로는 굳이 그렇게 애쓸 필요가 없었다.

    멀리서도 확실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거인 다섯이 우뚝 서 있었으니까.

    아마 저 거인들이 방금 그 폭발을 만들어낸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간단한 싸움이 될 것 같지는 않네.”

    김지혜의 말에 이지영이 씨익 웃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한데?”

    황수영만큼은 아니었지만 이지영도 싸움을 굉장히 좋아했다.

    앞쪽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거인들만 나타난 게 아니라, 그보다는 작지만 생긴 건 똑 같은 작은 거인들도 무려 50마리나 나타났다.

    그 50마리의 작은 거인들이 사방으로 쏟아져 나가면서 각성자들을 닥치는 대로 후려쳤다.

    물론 모든 각성자가 그 공격에 맞은 건 아니었다.

    절반 이상의 공격을 막거나 피해냈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각성자들을 그대로 날려 버렸다.

    날아간 각성자들이 뒤에 있던 각성자들과 부딪히고 쓰러지면서 전투 동선이 엉켜 버렸다.

    그리고 거대한 다섯 거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위압감이 사방을 휩쓸었다.

    그 위압감에 버텨내면서 앞으로 달려가는 건 큰 길드의 상위 각성자들 몇 명뿐이었다.

    그리고 가디언스가 그 뒤를 따라 달렸다.

    가디언스는 아주 철저히 분리해서 괴물들을 상대했다.

    가장 강한 15명만 큰 거인에게 달려들었고, 나머지는 작은 거인과 싸웠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들이 전투하는 모습은 그곳에 있던 모든 각성자들의 뇌리에 각인처럼 박혀들었다.

    * * *

    파주까지는 교통 통제까지 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해줬으면서 청주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오히려 달려가는 게 더 빨랐다.

    적어도 강하진은 그랬다.

    최근 마력을 이용하는 능력이 더욱 발전해서 적은 양으로 효율적인 마력폭발을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그걸 이용하면 엄청난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물론 장애물을 피해가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강하진은 훈련하는 셈치고 빠르게 달렸다.

    어쩌면 던전 브레이커보다 더 빨리 도착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도착과 동시에 날아갔다. 던전 브레이커가 벌써 도착해서 한창 싸우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헬기라도 타고 온 모양이네.”

    확실히 그게 더 빠를 것이다. 강하진은 가디언스에도 헬기나 비행기를 구비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앞으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야 할 테니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청주 던전의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일단 초기 대응은 괜찮았는데 예상보다 던전 폭발로 인해 쏟아져 나온 괴물의 수가 너무 많아서 완벽하게 틀어막지 못했다.

    괴물을 막아내는 포위망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다.

    던전 브레이커가 합류하면서 다시 구멍을 막았지만 이미 그곳을 벗어난 괴물은 어쩔 수 없었다.

    강하진은 일단 그것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마력을 제법 소모했기에 마력포션 한 병을 마시고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첫 번째 목표는 포위망을 뚫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각성자들의 뒤를 치려는 다섯 마리 괴물이었다.

    거대한 늑대 모양의 괴물이었는데, 크기는 황소만 했고, 눈과 갈기에서 화염이 일렁였다.

    속도는 또 어찌나 빠른지 늑대들을 발견한 사람도 미처 대응을 못할 정도였다.

    강하진은 막 각성자들을 덮치려던 늑대 앞에 불쑥 나타나 손을 뻗었다.

    샤아아아!

    강력한 냉기가 손에 뭉쳤다가 폭풍처럼 휘몰아쳐 쏟아져나갔다.

    늑대의 눈과 갈기에 휘날리던 화염이 퍽 꺼져 버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늑대들이 덜려오던 자세 그대로 기절해 바닥을 나뒹굴었다.

    꽈과과광!

    크기가 워낙 거대했기에 쓰러져서 데굴데굴 굴러오는 것도 굉장한 위협이었다.

    하지만 강하진은 달려오는 늑대들을 꽉 움켜쥐고 슬쩍슬쩍 던져 버렸다.

    힘의 방향만 바꾸는 거라서 큰 힘은 들지 않았다. 늑대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아직 늑대들이 죽은 게 아니라 기절만 한 거라서 얼른 달려가 검으로 확실하게 머리를 찔러 죽였다.

    그 모습을 발견한 각성자들이 멍하니 강하진을 바라봤다.

    강하진은 빠르게 그 자리에서 떠났다.

    자신을 보느라 포위망에 또 구멍이 뚫리면 곤란했으니까.

    각성자들도 퍼뜩 정신을 차리고 다시 괴물 쪽으로 시선을 돌려 포위망을 단단하게 구축했다.

    강하진은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빠져나간 괴물들을 싹 잡아 죽였다.

    물론 피해를 완벽하게 막아낸 건 아니었다.

    강하진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괴물들이 빠져나간 지 시간이 좀 지난 뒤라서 일반인 여러 명이 괴물에 당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피해는 없을 것이다.

    빠져나간 괴물을 정리한 강하진은 다시 던전 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향했다.

    아주 팽팽했다. 이대로 유지만 하면 막아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부터 진짜 괴물들이 등장할 테니까.

    그걸 잘 알고 있는 강하진은 상황을 이대로 교착시킬 생각이 없었다.

    빠르게 달려가 포위망 안쪽으로 훌쩍 뛰어들었다.

    그걸 발견한 각성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거나 한눈을 팔 수는 없었다.

    달려드는 괴물을 막는 것만 해도 버거웠으니까.

    다만 황수영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간 여유가 있었다.

    “강하진 씨!”

    어찌나 큰 소리로 불렀는지 포위망 안쪽으로 제법 깊이 들어간 강하진의 귀에도 쩌렁쩌렁 들렸다.

    흠칫 몸을 떨었지만 용케 멈추거나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강하진의 양손에 각각 뇌기에 냉기가 맺히기 시작했다.

    안쪽에서는 끊임없이 괴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던전이 폭발했다고 해서 모든 괴물이 일제히 나타나는 건 아니었다.

    그렇게 보일 정도로 많은 괴물이 확 쏟아져 나와서 그렇지 사실은 순차적으로 괴물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괴물이 가장 강한 법이고.

    회귀 전에는 보통 거인족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나오는 괴물들의 수준이 회귀 전보다 더 강력했기에 함부로 상황을 예측하지 않았다.

    ‘회귀 전에는 어땠더라?’

    기억을 빠르게 더듬었다. 그때는 아마 큰 거인 세 마리와 작은 거인 열다섯 마리가 나왔을 것이다.

    다만 그때와 비슷한 정도로 강할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훨씬 강력한 거인이 나올 수도 있고, 더 강한 다른 괴물이 나올 수도 있었다.

    강하진은 양손을 확 휘저어 냉기와 뇌기를 발출했다.

    샤아아아!

    꽈르르릉!

    냉기와 뇌기가 두 방향으로 회오리치며 날아갔다.

    그리고 그 방향에 있던 괴물들을 휩쓸고 지나갔다.

    몇몇 괴물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몇몇 괴물은 바짝 구워졌다.

    하지만 그 공격으로 죽은 괴물은 하나도 없었다.

    강하진은 다시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 행동불능에 빠진 괴물들을 확실히 정리했다.

    그렇게 강하진이 괴물을 정리하면서 안으로 달려가니 확실히 포위망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었다.

    강하진을 향해 달려드는 괴물의 수도 점점 많아졌다.

    굳이 그 모든 괴물을 다 처리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끌고 다니기만 해도 밖으로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면서 훨씬 상황이 안정될 것이다.

    물론 강하진은 그냥 끌고 다니기만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냉기와 뇌기를 뿜어내며 괴물들을 공격했다.

    던전 폭발이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두 바퀴 정도 돌았다.

    냉기와 뇌기로 괴물을 일단 쓰러뜨리고, 다음에 그곳을 지날 때 확실히 목숨을 끊는 식으로 싸웠다.

    강하진의 빠른 속도와 강력한 힘이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두 바퀴를 돈 다음, 다시 중심을 향해 이동했다.

    여전히 괴물이 많았고, 중심에서 또 괴물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지만, 이제 이것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강하진은 다른 일을 할 차례였다.

    그렇게 중심으로 이동하니 괴물을 쏟아내고 있는 검은 포탈이 보였다.

    구형 포탈이었는데, 허공에 뜬 채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콰우우!

    거친 포효와 함께 괴물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그리고 마치 누군가에게 그러라고 명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달려갔다.

    가까이 있는 강하진은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지나쳐 버렸다.

    회전하는 포탈은 괴물을 쏟아낼 때마다 희미해지고 있었다.

    ‘이 괴물들······ 던전 안에 있는 괴물이 아니야.’

    회귀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거였다. 그때는 그럴 겨를이나 여유도 없었고, 이 던전들이 나타날 시기쯤에는 양질의 정보를 얻지도 못할 때였으니까.

    한데 이번엔 상황이 달라지다보니 이상한 점이 금방 눈에 들어왔다.

    이 던전들에서 나오는 괴물에 대한 정보는 다양한 경로로 충분히 알아봤다.

    한데 그때 확인한 어떤 괴물도 보지 못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강하진이 처리한 괴물의 종류가 제법 다양했음에도 말이다.

    ‘어떻게 그걸 몰랐을 수가 있지?’

    회귀 전에는 당연히 던전에 있는 괴물들이 튀어나왔다고 여겼다.

    실제로는 대부분 그랬다. 아니, 강하진이 아는 한에서는 그랬다.

    한데 이건 뭐란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던전이 퍽 하고 꺼지듯 사라졌다. 마지막 괴물을 토해내고.

    “크워어어어어!”

    예상과 전혀 다른 괴물이 나왔다.

    거대한 용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있었다.

    [충룡]

    [레벨 : 652]

    [체력 : 320000, 마력 : 4000000]

    [에너지전환(A), 산란(A), 칼날폭풍(A), 용의 포효(A), 비늘칼날(A), 위압(P), 속성방어(P)]

    진짜 용이 나타났다.

    비록 벌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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