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심연(2)
한소연에게 있어 도유진은 너무도 불편한 존재다. 일단 한소연은 일진 같은 존재들이랑은 거리가 멀다. 애초에 일진들이랑은 눈도 마주치기 두려워했을 정도로, 한소연은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것은 오래전,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비롯된 공포였다. 군인이었던 한소연의 아버지는 파견에서 무슨 경험을 하고 왔는지 몇 날 며칠을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던 소연의 아버지는 어느 날부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소연의 어머니부터 시작되었던 그 폭력은, 결국 소연이에게까지 옮아 붙었고 어느 날 밤, 한소연의 어머니와 한소연은 아버지가 잠자리에 든 틈을 타 도망쳐 나오게 되었다.
도망쳐 나온 어머니는 용감하게 법정에 섰고, 한소연의 아버지는 소연과 어머니에게 접근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소연과 소연의 어머니는 모든 걸 감추고 숨었다. 소연은 성도, 이름도 모두 바꾸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10년 가까이 된 일이지만, 한소연은 아버지의 상처투성이 얼굴과 분노에 가득 차 있는 눈동자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소연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가끔 소연의 어머니는 땀을 흘리며 꿈에서 깨어나시곤 했다. 그런 날이면, 소연은 소연의 어머니처럼 똑같이 아버지의 꿈을 꾸곤 했다.
그러니,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진들과 함께 다니는 도유진은 한소연에겐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존재였다.
불편한 점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강림이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인데다, 자신을 중학생 때부터 괴롭히던 황채경과도 아는 사이였다. 그런 사실이 소연이 도유진을 불편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이거 하나 푸는 데 이렇게 오래 걸려? 너 중학교 졸업한 거 맞니? 중학교 다녀야 할 3년 동안 냉동되어 있다가 나온 거 아니니?”
“아이 씨. 가만히 있어 봐. 좀만 더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거 같으니까. 딱 기다려.”
그래서 도유진을 막 대하는 강수아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강수아가 자신과 친구처럼 지내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아 옆에서 보다 보면 나도 언젠가 수아처럼 멋진 사람이 될 수 있겠지.
“야. X발. 다 풀었다. 한번 답 확인해 봐.”
“어, 그래. 어디 보자… 맞았네.”
“야, 거봐.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공부하면 할 수 있다니까. 머리가 멍청한 건 아니에요.”
“사실 틀렸어. 너가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맞았다고 한 거야. 너 정말 돌머리구나?”
“꺄아악. 너무 분하다.”
…조금 심하게 막 대하는 것 같긴 하지만….
쿵.
갑작스럽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한소연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뭐지? 다들 집에 갔을 텐데.
소연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뒤를 돌아보았다.
“야, 도유진. 너 여기서 뭐 하냐?”
그리고 소연은 자신의 불길한 예감이 맞아떨어지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 도유진~ 찐따 다 됐네~ 우리를 왜 이렇게 피하나 했더니, 여기서 찐따들이랑 어울리려고 그런 거였어?”
황채경이다. 소연은 황채경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의자 뒤에 몸을 숨겼다. 그런 자신의 손을 강림이가 잡아주는 것이 느껴졌다.
쿵쿵.
황채경이 유리로 된 출입문에 이마를 쿵쿵 부딪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제법 커서, 한소연은 유리로 된 문이 깨지진 않을까 조금 무서웠다.
쿵. 쿵.
“도유진~ 공부도 하고, 사람이 다 됐네. 우리 배신하고 공부하면 즐겁냐?”
“채경아. 그만해. 그냥 가자.”
쿵쿵 소리는 황채경이 하는 걸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서지예가 황채경의 팔을 붙잡고 끌어내고 나서야 멎었다.
“뭘? 내가 뭘 했는데 그만해? 지예야.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다? 어, 뭐야. 저기 한소연도 있네. 야, 한소연~ 나 알지? 나랑 중학교 때 친하게 지냈잖아. 이 문 좀 열어주라? 나도 같이 공부 좀 해보자.”
“야, 황채경. 그냥 가자니까!”
툭.
한소연의 손에 힘이 풀려 들고 있던 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황채경의 모습이 떠올라, 한소연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한소연은 고개를 돌리고 머리를 숙였다.
“소연아~ 놀자~ 우리 중학교 때 좋았잖아~ 맞지? 너 같은 개찐따랑 친구 해준 사람, 나밖에 없었잖아. 그러니까 문 좀 열어봐.”
“야, X발. 황채경. 너 안 되겠다. 나한테 좀 처맞아야겠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난 도유진이 유리문으로 달려든다.
쿵 쿵 쿵 쿵
뭐야. 또 유리문에 머리를 부딪히고 있는 건가? 둘이 싸우나? 그치만 무서워서 뒤를 볼 수가 없어.
쿵 쿵 쿵 쿵
“소연아. 내 얼굴 봐. 진정해. 괜찮아.”
아니었다. 지금 울리는 이 소리는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한소연의 심장이 뛰는 소리였다.
“나한테 화가 났으면 나한테 지랄해야지. 왜 엄한 애한테 지랄이야? 뒤지고 싶냐?”
퍼억.
“하. 도유진. 쳤냐? 쳤어?”
“야 너희 그만해.”
“도유진! 여기서 싸우지 말고 밖으로 나가!”
쿵쿵쿵쿵쿵쿵
소연은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뭉글뭉글.
수아와 강림이와 만나며 잊고 있었던 검은색의 무언가가, 소연의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려 와 심장을 적시기 시작했다.
“한소연! 소연아! 괜찮아! 날 봐!”
소연은 강림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강림의 눈. 그 눈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 붉게 타오르는 눈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며, 소연은 눈을 감았다.
* * *
“나한테 화가 났으면 나한테 지랄해야지. 왜 엄한 애한테 지랄이야? 뒤지고 싶냐?”
아… 이거 망했네.
나는 소연의 몸에서 올라오는 심연의 어둠을 보며 혀를 찼다.
이번엔 내가 실수했네. 도유진까진 그냥저냥 괜찮았던 거 같은데 학교에 황채경이 돌아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쟨 공부도 안 하면서 학교는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
이렇게까지 돼버릴 줄 몰랐는데, 이미 늦었다. 이미 심연의 어둠이 스멀스멀 주변을 침식해가기 시작했다.
최악의 경우, 지금 당장 소연이만 둘러업고 바깥으로 뛰쳐나가야만 한다. 최대한 사람이 없는 곳에서 지금 일어난 일을 막아내야만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바로 그때.
후드드드드.
갑작스럽게, 머릿속에서 만화책이 펼쳐지며 몇 가지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불꽃처럼 빛나는 머리카락. 심연의 어둠을 밝히고 있는 머리카락이 촤르륵, 촤르륵 빠르게 움직인다. 마치 밤하늘의 별이 하늘하늘 춤을 추는 것처럼.
히어로 퀘이사. 아니 강수아다. 가면도 쓰지 못하고 복장도 갖추지 못한 채 교복을 입고 있지만, 머리는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밝게 빛나고 있다.
퀘이사의 등 뒤에 쓰러져 있는 것은, 도유진과 서지예, 그리고 갈기갈기 찢긴 황채경의 시체.
<“대체… 왜?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거야? 대체 왜? 우린… 우린 친구잖아!”>
울부짖으며 맞은편에 있는 누군가에게 외치는 강수아.
<“필요가 없으니까.”>
싸우고 있는 상대의 입에서 강수아의 이름이 불린다. 바로 다음 컷에 수아의 이름을 부른 사람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괴물의 어깨 위에 올라가 야릇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는 사람은… 한소연.
<“강수아. 너랑 나강림은 한소연에겐 불필요한 존재야. 한소연을 약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존재.”>
또르르….
한소연이 쥐고 있던, 몸을 잃은 내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최강의 괴물을 만들기 위해선, 필요 없는 부분은 도려내야 하는 법이지.”>
AHAHAHAHAHAHAHAHA!
소연의 웃음소리가 페이지를 가득 메웠다.
후드드드드득.
책이 덮어졌다.
지난번의 경험에 따르면 책이 덮어짐과 동시에 원래 세계로 돌아왔어야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 되지 않았다.
미래가 보였다. 그것도 바로 몇 분 후에 일어나는 이야기였다.
<“구하고 싶지?”>
내 귓가로 들려오는 목소리.
누구야? 누구세요?
<“구하고 싶다고. 말해. 그럼 도와줄 수 있어.”>
구하고 싶어! 내 실수로 인해 또다시 누군가 죽는 일은 겪고 싶지 않아!
<“…좋아. ”>
퍼억!
* * *
퍼억!
누군가가 맞는 소리와 함께 원래 세계로 돌아왔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도유진이 황채경의 얼굴에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저 미친개… 결국 사고 쳤네.
“하. 도유진. 쳤냐? 쳤어?”
“야 너희 그만해.”
“도유진! 여기서 싸우지 말고 밖으로 나가!”
오른쪽 눈이 아려온다. 오른쪽 눈의 아픔 덕분에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수아야 미안해. 쟤네 싸움은 너한테 맡길게.
오른쪽 눈이 붉게 빛나며, 내 눈에 새로운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 느낌은 마치… 그래. 새로 생긴 꼬리를 움직이는 것처럼 생소했다.
“한소연. 괜찮아. 날 봐.”
나는 붉은 빛의 눈으로 한소연을 바라보았다.
* * *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아까까진 아직 해가 떠 있던 시간대였는데, 지금은 사위가 밤인 것처럼 어둡다. 아니 밤보다 더 깊은 어둠이었다. 주변에 함께 있었던 친구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이 나 혼자뿐이었다.
【“여긴… 심연이로군. 결국 그 소녀가 심연의 문을 열어버린 모양이야.”】
아니. 아직 아니야. 내가 지금 강제로 소연이의 정신세계를 비집고 들어온 거거든. 곧 심연의 문이 열릴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아직 아닐 거야.
【“…그래. 그렇군. 네 말이 맞아. 심연의 구덩이 안에 학교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으니. 아직 문이 열리기 전에 통로로 비집고 들어온 거로군. 어비스에 있는 것들이 튀어나오지 않게.”】
벨제뷔트의 말에 주변을 다시 둘러보자, 확실히 학교의 흔적들이 보였다. 내가 서 있는 곳은 아무래도 교실인 모양이다. 건물의 형태, 칠판, 책상과 의자가 있던 흔적들. 확실히 내가 익히 아는 학교의 형태다.
아무튼,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소연의 머릿속, 그리고 어비스라는 사실은 조금 알 수 있었다.
제인! 슈트온!
…
…
…
제인?
【“아무래도 제인은 여기로 오지 못한 모양인데? 흥미롭군… 어비스의 어둠 또한 어둠일진데….”】
제인!!
제인이 여기에 없다고?
나는 약간 패닉에 빠지고야 말았다.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어비스의 몬스터들은 죄다 흉악한 살인 생명체들이다.
그리고 원작에서 소연은 심연의 힘을 이용해 새로운 괴물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심지어 여긴 현실도 아니고 심연의 한복판이다. 가정폭력에 왕따 전력이 있는 10대 소녀의 머릿속에 있는 괴물들이 심연의 힘으로 구현이 된다?
그럼 그 존재가 얼마나 사악하고 무시무시할 것인가?
슈트도 입지 않은 몸으론 상대할 수가 없다.
【“…네 친구인데 말이 조금 심하군.”】
벨제뷔트… 혹시 흑염의 힘, 빌려줄 수 있어? 여길 나갈 때까지만. 동화율은 지불할게.
【“미안하지만, 나도 심연에선 내 힘을 온전히 나눠줄 수가 없다. 봉인된 상태가 아니었으면 모르겠지만, 나는 봉인된 상태인지라. 다른 차원에서 힘을 사용하기 위해선 그 차원의 영향력. 즉 동화율이 필요하다. 심연의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심연의 동화율이 필요한 것이지.”】
그럼 넌 나랑 지금 어떻게 대화하는 거야?
【“네 오른손을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을 거다.”】
벨제뷔트의 말에 나는 내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짤그랑.
내 손에 감겨있는 봉인의 사슬의 감촉이 느껴졌다. 평소 변신했을 때의 색깔과는 다른, 은색의 사슬이었지만 이건 분명 봉인의 사슬이었다.
이건 왜 내 손에…?
【“봉마, 항마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사슬이니까. 아무래도 이 사슬은, 네 정신까지 관여해 따라올 수 있는 모양이군.”】
나는 조금 안심되는 기분을 느끼며 사슬을 말아쥐었다.
찰그랑.
사슬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가 조금 진정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건가? 이대로 여기서 누군가 널 구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텐가? 히어로로서 네 친구, 한소연을 찾으러 가야지.”】
그래. 네 말이 맞아. 이렇게까지 돼버린 거 소연이를 찾으러 가긴 해야지.
나는 내 손에 쥐어진 사슬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나한텐 사슬도 있고, 벨제뷔트도 있다. 조금 급박한 상황에 빠지긴 했지만, 아직 충분히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다.
【“내 존재도 너에게 도움이 되나 보군. 고맙다는 말은 됐다.”】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은 거야?
【“평소에는 네 친구가 내 말이 너에게 닿지 않게 조절하고 있으니까! 너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기 위해선 그 전에 네 친구의 허락이 먼저 필요하다. 아주 귀찮은 일이지.”】
제인이? 하긴. 악마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 계속 들린다면 내게 악영향이 생길지도 모른다. 심지어 벨제뷔트는 그냥 악마가 아니라 악마의 군주 아니던가.
【“지옥의 군주다. 제발. 어떻게 매번 다른 이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거지?”】
그래 지옥의 군주. 아무튼 악마들의 왕 맞잖아.
【“ 나는 항상 어둠의 황제라는 이명을 전부 불러주는데!”】
난 그 이름이 싫으니까! 네가 그 이름으로 자꾸 부르면 더 괴롭힐 거야.
나는 짤그락대는 체인을 여기저기 만져보았다. 혹시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만한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도저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다. 슈트를 입었을 땐 제인이 알아서 사용해줬었는데.
【“ 넌 제인을 믿나?”】
엉? 갑자기 뜬금없이?
【“네 친구가 너를 도와준다고 해서, 과연 믿을만한 존재인가 물어보고 싶은 거다. 많은 것들이 너무 수상하지 않은가? 갑자기 차원 이동을 한 것부터, 차원 이동과 동시에 너를 도와주는 이상한 AI가 생겼다니. 그것참 편리하지. 또 수상하기도 하고” 】
악마 새끼 아니랄까 봐 제인이 없어지자마자 바로 내 머릿속을 뒤흔드려고 하는 거 봐라. 내가 다른 말은 다 믿어도 악마의 말은 못 믿지. 아니 안 믿지.
【“그래도 악마는 계약과 약속은 지키는 존재이지. 과연 네 친구도 약속을 지킬지 모르겠군.”】
에베베베베. 심연 속이라고 해서 날 뒤흔드려고 해도 소용없어요.
내가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더 이상 말을 할 생각이 없어졌는지 벨제뷔트도 조금은 조용해졌다.
일단은 움직이는 게 낫겠다. 이 주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어둠 속에서 공포에 빠져있는 한소연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직은 소연의 정신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시간이 더 늦어지면 소연의 정신에서 벗어나 진짜 세계까지 차원의 문이 열려버릴지도 모르니까. 그런 일은 막아내야만 한다.
나는 교실의 문을 열고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