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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위한 찬가-98화 (98/300)

#   98-희망을 위한 찬가 - 길가메시와 근친금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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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으로 돌리자꾸나.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으니.”

“예.”

수행의 말이 옳았다. 은결은 지금의 당혹감을 일단 뇌리 한 구석으로 몰아내고 눈앞의 일에 집충했다.

“그리고, 너도 이 진에 접속해 보거라. 내가 보기엔 너도 이 세뇌가 어떠한 종류의 것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을 성 싶구나.”

“알겠습니다.”

그리고 은결은 쿠로사카의 배 위에 그려진 진 위에 손을 가져다 댔고, 그곳에 힘을 집중시켰다. 새하얀 살결 위에 그려진 기호에 따라 은결의 힘이 운행해 변환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그와 쿠로사카의 전신이 일순간 접속됐다. 빛이 꺼졌다. 은결은 그녀의 배 위에서 손을 거뒀다. 그의 볼을 따라 굵은 눈물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이건...”

지울 수 없는 참담함이 은결의 마음을 깊게 일렁였다. 헤어나기 어려운 우울. 깊은 한숨에도 결국 따라 나오지 못할 끈덕진 감정의 덩어리. 목구멍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 안의 것을 모두 꺼꾸로 내놓아 버리고 싶다는 허무맹랑한 파괴충동.

“그래. 네게는 아마도 익숙한 이야기겠지. 이제 나머지 작업을 하자꾸나.”

은결의 얼굴을 슬픈 눈길로 바라보던 수행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 배위에 그려진 진을 더욱 확장해 복잡한 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기호와 기호가 연결되며 어떤 논리적 흐름을 일구어 나갔다. 그것은 삼중, 사중의 메타적 구조를 이루어 내며 설명하기 어려운 이념적 건축을 이루었다. 은결은 그것을 읽어낼 수 없었다. 그의 능력으로도 수행이 그려내는 기호를 이해하는 것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지금의 수행은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힘도 없는 평범한 범인에 불과하지만, 틀림없이 세계제일의 기호술사이기도 하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쿠로사카의 전신을 뒤덮는 복잡한 진이 완료됐다. 수행은 이마의 땀을 왼손으로 닦아내며 얼굴을 들었다.

“은결아. 진을 활성화 시켜라.”

“예.”

은결은 그의 지시에 따랐다. 그는 훑어가는 눈길로 그녀의 전신에 그려진 진을 읽어봤다. 7중? 아니다. 적어도 8중 이상 메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호의 집합이 의미를, 의미의 집합이 기호를, 다시 기호의 집합이 의미를 이루면서 또 다시 분해되며 다른 기호로 나뉜다. 지극히 아름답고 복잡한 진이다. 나는 언제 저러한 진을 이런 짧은 시간 안에 이룰 수 있을까? 은결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의 배 위에 손을 댔다.

잉-

무언가 떨리는 소리가 나며 소용돌이 치듯 나선을 그리며 기호가 푸른빛을 머금었다. 종래 그녀의 전신을 장식한 모든 기호가 빛을 발했고, 그 빛은 회오리치듯 돌아가며 운동했다. 그 운동에 따라 그녀의 내부에서 무언가 베베꼬이며 빠져나왔다. 그것은 대기로 나오자마자 먼지처럼 스러졌다. 동시에, 쿠로사카도 정신을 잃은 것 처럼 진정됐다.

“후...”

수행이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그의 반응 보자니 쿠로사카의 처치는 잘 이루어진 모양이다. 수행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은결에게 말했다.

“너는 여기 남아서... 응?”

이야기를 하던 중 그의 시선이 방 창문가로 향했다. 거기에는 손바닥 크기의, 마치 은괴 같은 패가 하나 있었다. 은결이 무심코 수행의 시선을 좆다가 수행이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아!”하고 목소리를 크게 울렸다. 그는 얼른 그 패를 들고 수행에게 내밀었다.

“지난번에 싸웠던 늑대인간이 지니고 있던 패가 바로 이것입니다.”

수행은 은결에게서 그 패를 받아들고 자세히 살폈다. 앞면으로 보이는 곳에는 고급스러운 열쇠의 형상이 빛을 뿌리는 것 같은 모양이 양각되어 있었고, 뒤쪽으로도 어떤 문장이 짤막하게 양각되어 있었다. 그는 그 문자를 손으로 문지르면서 말했다.

“이건 히브리어구나. ‘그 적의 이름은 붉은 여왕, 그 신의 이름은 붉은 여왕’이라...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호, 네가 히브리어에도 소양이 있었더냐?”

할아버지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그는 줄곧 아들에게 놀라왔지만 아직도 다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곤 했다. 천재를 아들로 둔 숙명 같은 것이다 싶어 언제나 기쁘게 넘기곤 하지만 말이다. 수행은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

“과거에 유대교의 카발라를 좀 공부할 필요가 있었지요. 은결아, 나중에 쿠로사카양이 깨어나면 그 패를 빌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해다오.”

“예.”

“그리고, 이 방에 그려진 진을 깨끗하게 처리하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고, 그녀가 깨어나면 잘 돌봐주도록 해라. 일단 정신공격은 모두 해소했다만, 그것으로 충분할리는 없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은결이 답했다. 수행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조금 주저하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너라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겠지만, 자칫하면 이 일은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일체의 대인관계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겠지. 이건 감각차단을 극복할 수 있을만한 강건한 자아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 감각차단이라는 사태에 대한 육체와 의식의 반응이 함의하는, 인간의 인식론적 한계에 대한 철학적 반성을 충실히 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극복할 도리가 없는 것이니.”

“그건...”

은결은 수행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안다. 자기를 명료히 본다는 것은 언제나 무서운 일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스스로를 보더라도 그것은 변할리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쿠로사카는 최악의 방식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됐다. 멋모르고 깜짝 상자를 연 어린아이에게 들이닥치는 피에로처럼, 그녀에게 ‘진실’이 들이대어진 것이다. 타자의 절대성. 그것에 구속된 자신. 어떤 강건한 정신도, 아니 강건한 정신일수록 그 질곡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주체의 분쇄. 그 모든 자존과 희망에 대한 조소. 그렇지만, 자신이 그런 큰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막말로,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드리운 어둠조차 거두지 못한다.

“너에게 큰 짐일 수 있다는 것은 안다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구나. 나는 그녀에게 명료한 타자의 한 명일 뿐, 어떠한 접점도 없지. 나의 젊은 때는 다만 그러해선 안 될 세상에 대한 분노로 충만해 있었고, 그 때를 지났을 때는 너와, 미래가 있었으니까. 싸워야 할 것이 있는, 그리고 보살피고 사랑해야 할 것이 있는 정신에 허무는 찾아오지 못한단다. 그러니, 너만이 아마, 그녀와 이 일에 대한 접점을 찾을 수 있겠지. 이것이 아버지로서 할 말이 아닌 것은 안다만... 그래도 지금 그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마 세계를 다 뒤져도 너 밖에 없겠구나.”

수행은 쓸쓸하게 말했다. 그는 은결의 마음에 들어찬 깊은 슬픔을 안다. 그러하기에, 그 어둠을 보듬어 주지 못하고, 도리어 그것으로 타자를 위하라 말해야 하는 자신의 부족함에 아픔을 느낀다. 습한 어둠을 슬프게 머금은 수행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은결은 자신을 격려해야 했다.

“...노력하겠습니다.”

“고맙다.”

수행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 두 부자의 대화를 바라보며 할아버지는 슬픈 얼굴을 했다. 이 이상 아들과 손자의 힘이 되어줄 수 없다는 것은 쓸쓸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고, 그것을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세 사람은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수행을 업고 베란다를 빠져 나가기 전, 은결을 돌아보고 말했다.

“수고하거라. 네가 그 아이의 방에 그려놓은 진은 빈말이 아니고 훌륭했다.”

“칭찬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왔을 때처럼 금세 멀어져 갔다. 홀로 남은 은결은 우선 쿠로사카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방을 뒤덮은 진을 식을 외워 깨끗하게 지웠다. 피로 그려진 진은 메말라 가며 갈색 분말처럼 바스라지며 사라졌다. 공기 중에 피비린내가 진하게 남은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르며 바람이 그 내음을 쓸어갈 것이다.

그리고 은결은 방을 빠져 나갔다. 지금의 그녀는 틀림없이 타자를 견디지 못한다. 그렇다고 타자가 없어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타자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도, 그렇다고 거부하지도 못한다. 자아는 언제나 그러한 타자와의 미묘한 거리 두기 사이에만 존재한다. 타자의 질곡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곳에, 그렇지만 분명히 있는 곳에 자신이 거하는 것이 아마 그녀의 정신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은결은 긴 한숨을 쉬며 벽에 등을 기댔다가, 천천히 주저 않았다. 아버지는 은결이 그녀에게 정서적인 힘이 되어주길 기대하는 것 같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떤 이야기를 하면 될지 그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사방이 막힌 감옥에 불빛 하나 없이 갇힌 듯한 기분이다.

“으음...”

그리고 방안에서 쿠로사카의 신음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은결은 애써 목소리를 밝게 가장하게 말했다.

“아, 쿠로사카, 정신 차렸어?”

“...꺼져.”

낮은 대답이 돌아왔다. 무수한 가시가 돋은 듯한 말이다. 평소에도 물론 그런 성향이 있지만 지금 되돌아온 대답에 비하면 ‘봄바람처럼’ 이라고 설명해도 좋을 만큼 부드러운 대답이었다. 상처입은 맹수의 으르렁거림. 은결은 한숨을 쉬었다. 예상했던 것과 같은 대답이다. 그렇지만 꺼지라고 한다고 꺼질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한다면 그녀는 은결을 말리지 않겠지만, 이후에 정말로 큰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된다. 은결은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쿠로사카, 그- 너도 헤겔 알지? 저번에 노예와 주인의 변증법 얘기해 줬잖아. 그 사람은 또 욕망과 욕구를 구분한 철학자이기도 하거든. 그가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욕구는 즉자적이고, 욕망은 대자적인거래. 그러니까 욕구는 안전이라던가, 음식이라던가 그런 생에 필수적인 것들에 대한 갈구고, 욕망은 그것을 넘어선 어떤 ‘의미’에 대한 것이라고 했거든. 그걸 헤겔은 모두 타자 지향적인 거라고 봤어. 이러한 그의 생각은-”

은결은 다소 당황한 어조로 말했다. 어려운 이야기였다. 쿠로사카는 그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었지만 하나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은결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랬다. 그녀는 자신 역시 어디가서라도 앎에 있어 부끄러움을 느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그녀는 많은 책을 읽었다. 그녀 나이 또래에 그녀만큼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이곳에 와서 만난 저 한없이 우울한 소년에 비하면 그녀의 앎은 아무 것도 아니다. 차가운 얼굴로 그의 앎을 아무 것도 아닌 양 취급했지만, 실은 자신이 무시하면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닌 양 자신의 앎을 뒤로 물려버리는 그의 태도가 그녀로서는 더욱 부담스러웠다. 그 태도는 은결이 정말로, 아무런 자만심도 없이 그 정도를 아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당연한 것이라 파악하고 있다고 알려온다. 그래서 냉정한 얼굴로 무시하고, 그 냉정함을 은결이 당연히 받아넘길 때마다, 그녀는 위축됐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1968년 프랑스 학생 혁명이 실패로 돌아가고 인간의 욕망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에 보수주의적인 헤겔주의자였던 코제브의 욕망이론을 공부했던 이들을 통해 발전하게 돼. 물론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특히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이라던가 욕망과 에로스 같은 저작을 통해 이 욕망의 문제는 과거부터 거론되지만.-”

은결이 계속 말한다. 쿠로사카는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의 노력에 자부심을 가진다. 그렇지만 은결에게 무엇하나 압도적으로 우위에 선 것이 없다. 그런데 그는 그녀를 압도하는 기호에 대한 지식과 술법에 대한 지식, 강건한 정신에 넓고 깊은 앎을 갖추고 있다.

그는 그녀에게 결코 노예로서 위치할 수 없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쿠로사카는 그가 자신의 노예로서, 자신을 떠받드는 눈길을 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키리야미의 계승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와 어떻게 어깨를 마주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치유되기 힘든 열등감. 쿠로사카는 견디기 괴로웠다.

“-중요한 전기를 이룬 것은 이 코제브의 헤겔 해석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거야. 물론 68혁명이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한 올바른 분석 역시 중요하지. 이 실패에 대해 마빈 해리스 같은 학자는 부르주아 계층의 자식들이 어리광을 부린 것에 불과하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지만-”

은결이 계속 말한다. 쿠로사카는 그가 말하는 것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과 사건들. 거기서 논리적 흐름을 이끌어내는 은결. 무슨 이야기인 걸까? 견디기 어려웠다. 마음의 상처를 헤집는 은결이 증오스러웠다.

“-그래도 선취할 점은 있다고 봐. 그럼으로 거기서 비롯되는 라이히 같은 프로이트 주의적 심리학자는...”

한편, 은결은 계속 이야기 하다가,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코제브의 욕망이론을 중심으로 파악하는 노예와 주인의 변증법.’ 요약하자면 그런 내용일까? 자신은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 해야 할 것은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감하게 그의 마음을 자리 잡았다. 그것은 중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지금 해야 할 이야기와는 분명히 많은 거리가 떨어져 있다.

마치, 다리가 부러져 찾아온 사람에게 부목을 해 주고 뼈를 맞추는 대신 칼슘을 듬뿍 섭취하고 충분히 자라고 말하는 의사 꼴이다, 라고 생각됐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가 아니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대체 무엇이 있을까? 은결은 가슴이 텅 빈 것 처럼 허망하다고 생각했고, 그 허망함에 어울리지 않게 수많은 문장이 들어찬 자신의 뇌리를 느꼈다.

“쿠로사카- 일본에 친구 많이 있어?”

은결은 그제까지 이어지던 복잡한 이야기를 털어버리고, 텅 빈 마음에 언어를 맡겨, 마음을 닮은 허망한 언어로 말했다.

*추천해 주신 임가와 4만km님께 감사의 마음을! 그래서 이번 화는 특대입니다! 으하핫! 하여간 열심히 쓰겠습니다.

*저 패 나온 지가 언젠데 이제 겨우 다시 드러나는군요. 이 글은 복선의 텀이 많이 길어서 혹시 읽던 분들 다 꺼먹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글 뒷부분에 은결이 하는 이야기는 독자 여러분이 무시하라고 집어넣은 글입니다. 은결이 얼마나 분위기를 읽을 줄 모르는지 드러내는 부분이랄까. 그러니 부담 가지지 마세요. 알아보시는 분은 물론 즐겁게 읽으시고.

*인기투표 중입니다~ 만족스런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99화에서 100화 사이의 텀이 매우 길어질 우려가 있으니 많은 참여를!(...) 마음에 드는 애 둘, 안 드는 애 하나를 선정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쪽지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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