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위한 찬가-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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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위한 찬가-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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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희망을 위한 찬가 -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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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책장에서 책을 꺼냈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다. 소년은 모서리가 접혀진 페이지를 찾아 수월하게 펼쳤다. 페이지 가득 들어찬 검은 활자 가운데 길게 녹색 줄이 그어진 부분이 있었다.
-나의 지성은 비관주의적이지만 나의 의지는 낙관주의적이란다. 어떤 상황이건 나는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내가 비축해놓은 의지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단다. 나는 절대로 환상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실망하는 일도 없어. 나는 언제나 끝없는 인내심으로 무장되어 있단다. 그건 수동적이고 활력 없는 인내심이 아니라 끈기 있는 노력과 결합된 참을성이야.
소년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지성의 글을 침묵과 더불어 두 눈에 담았다. 오래도록. 아주 오래도록. 가장 경건한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오래도록. 마음의 한 곳에 풍화되지 않을 깊은 각인을 새기는 것처럼 오래도록. 불가능한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오래도록.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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