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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미용재벌-137화 (137/200)

137화. 볼륨 매직의 원조

다들 그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뛰어갔다. 건물이 무너진 곳 끝자락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사장님! 사장님!”

다들 사장을 한 목소리로 불렀다. 그러자 웬 돌무덤 사이로 종이쪼가리가 나왔다.

“살려줘.”

“사장님이다!”

다들 우르르 몰려가서 돌을 치웠다. 911 대원들은 다른 곳을 신경 쓰느라 이 곳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영차 영차.

수십 명의 직원들이 힘을 합쳐서 큰 돌을 들어 올렸다.

우드드득.

돌이 들어올려지고 그 작은 공간속에서 사장이 쓰러져 있었다. 사장의 손에는 계약서가 들려 있었다. 그걸 보니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아, 저거 때문에.”

결국 눈물이 펑펑 흘렀다. 다른 직원들이 사장을 구해내는 도중, 데니스가 내 옆으로 다가와서 내 등을 쓰다듬었다.

“당신이 구한거야. 당신이 아니었으면 저 사람들 전부 나까지도 죽었을 거야. 그러니 자책하지 마.”

데니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말이 따뜻하게 나를 감쌌다. 돌무더기에서 나온 사장이 사람들에게 들려가다 말고 내게 다가왔다. 아주 큰 데미지를 입진 않은 것 같았다.

“이거 꼭 계약 합시다. 평생 당신 회사를 위해 힘쓰겠소.”

사장은 눈물을 흘리며 내 손을 잡았다. 나도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사장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수십 명의 직원들이 내게 인사를 했다. 감사함을 전하는 퍼포먼스였다. 저들의 모습을 보니 더 많은 눈물이 흘러 나왔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울었다. 지금의 살아남음을 감사하고, 우리를 대신해서 죽어나간 사람들의 명복을 빌어주면서.

* * * * *

“이제 미국에 형이 구한 사람이 수십 명 있는 거야. 저들의 목숨을 구했으니 꼭 성공해야지.”

한밤중, 조셉이 내 손을 꼭 잡고 말했다.

“형은 이제 미국에 친척이 수십 명 있다고 생각하면 돼. 우리는 모두 형을 한 형제처럼 생각하기로 했어. 사장도 마찬가지고.”

후에도 저들은 우리 회사를 위해 끝없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고맙다.”

“근데 그 화재경보기 울린 사람이 누구인지 화재가 된 모양이야. 그 덕에 목숨을 건진 사람이 여럿 있더라고.”

화재 경보가 울리고, 건물을 나왔던 사람 중 여럿은 나온 김에 다른 볼일을 봤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화재 위험성 때문에 잠시 동안 피신했고, 어떤 사람은 그냥 불길해서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계획이 약간 통한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아, 다행이네.”

“그거 형 아니야? 데니스 말로는 형일 거라고 하던데?”

데니스가 정확하게 본 건 아니었다. 내가 경보기를 누르는 것을 본 사람은 거의 없고, 그나마 나를 의심했던 경비들은 이미 죽고 말았다. 슬프게도. “아니, 난 모르는 일이야. 하지만 그게 한국 사람이긴 해. 내가 봤거든.”

그냥, 한국 사람이라는 정도만 알려도 국익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후에 도움이 되긴 한다.

“그래? 그럼 한국 사람이 구한 사람이 또 늘었네?”

“응, 데니스 일행을 데리고 있던 사람도 한국 사람이고.”

“그렇네. 한국 식당이었으니까.”

그 한국 식당은 후에 엄청나게 대박을 쳤다고 한다. 911의 영웅이 되어서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그를 칭찬하였다. 화재경보기를 울린 사람도 한국 사람임이 알려지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올라갔다고 한다. 잘 된 일이다.

“형 덕분에 우리 회사에서 내 입지도 높아질 것 같아. 사장의 오른팔이 될 가능성도 있고.”

사장은 조셉을 통해 안 내가 자기 목숨을 구한 것을 매우 감사히 여겼다. 거기다 우리 회사와 함께 한 제품이 좋은 성과를 얻었다. 덕분에 조셉까지 잘 된 것이다.

“응, 정말 다행이야.”

“그때, 형이 내 목숨을 구하고, 오늘 또 구했네? 거기다 더 많은 사람을 구했어. 형은 정말 무슨 사람이야?”

“하하, 모르겠다 나도.”

“그때 내 목숨을 구해준 것, 지금 또 구해준 것을 평생 갚아보도록 할게. 형 덕분에 나도 새사람이 되었어.”

“나도 네 아버지께 큰 도움을 받았는데 뭐. 우리 다 상부상조하는 거지.”

“상부 뭐? 암튼 아주 쌩큐야. 베리베리 쎙큐.”

“그래.”

그렇게 조셉의 회사와 우리가 아주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저들은 우리 회사의 일을 성심성의껏 봐주었고, 결국 우리 제품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게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은 사람을 아낀 결과였다. 그 아낌은 얼마 뒤에 있을 위기를 벗어나게 해준다.

* * * * *

“만세! 박준수 만세!”

미국에서 돌아오자 공항에 직원들이 모여 있다가, 모두 한마음으로 만세를 불러주었다. 사실 계약을 하러 미국에 간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저들이 알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찌되었건 계약을 따냈고, 우리가 미국으로 정식 진출하게 되었다. 모두가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

“무슨 재주로 계약을 따낸 거시무니까? 전의 그 회사에 왔을 때도 마술을 부렸잖스무니까? 어떤 마술로 사람들을 꼬신거시무니까?”

“마술이 아니고 실력이지. 저 사람이 가진 친화력과 정의가 통한거지.”

두 대머리 이사가 열심히 떠들어댔다.

이은미도 아기를 안고 공항에 나와 주었다. 그만큼 내가 한 일이 기뻐서 그런 것인데, 노랑머리는 삐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직원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기뻐하였다. 그 일로 우리 회사는 업계 1위를 할 수 있었다.

재준이 그레이스가 조사를 받는 도중 여러 가지로 수고를 하였지만, 우리의 상승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사실 그레이스가 그리 되어서 재준이 겪는 고초가 많았다.

그레이스에게 회사를 맡겨두고 자기는 그저 방관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 코앞에 일이 닥친 것이다. 그러면서 재준의 원래 모습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갔다. 그동안 그레이스가 하도 설쳐대는 바람에 회사 일을 방관하고 있던 터였다. 연애를 하느라고 바쁜 탓도 있었지만, 그레이스를 상대하기 싫은 탓도 있었다. 그러던 중 1위까지 빼앗겼으니 열이 바짝 올랐을 것이다.

1위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으니 바로 1위를 지키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더 열심히 회사를 케어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직원회의를 소집하였다.

* * * * *

“이제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가 된 것 같아요.”

다들 한자리에 모이자 내가 말했다.

“음, 지금 탄력을 받았을 때 바로 새 제품으로 쇄기를 박는 것 저도 찬성이요.”

“그렇스무니다. 1등으로 치고 올라갔을 때가 가장 중요한 것이무니다.”

“나는 우리가 이렇게 잘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이런 회사의 스타트 멤버가 된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조 이사는 앞선 회사도 중소기업에서 조금 큰 정도였기 때문에 그 정도에서 끝날 줄 알았다. 이토록 잘 될 줄 몰랐던 것이다.

“미국에 진출하면 더 잘 되어야죠. 그래서 지금 신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고요.” “네, 그럼 무슨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금 나와야 할 제품은 거의 나온 셈이다. 내가 서두르는 바람에 향후 몇 년 뒤에나 나올 한방 화장품까지 이미 나온 상태다. 더 새로운 제품은 무리이다. 하지만 기존의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키며 새롭게 탈바꿈 할 수는 있다.

“매직약을 가지고 다른 제품을 만들 겁니다.”

“매직약? 그걸로 무슨 제품을 만들까요?”

“매직약은 매직약 자체로 이미 그 역할을 다 하는 중인데요?”

“매직약으로 웨이브를 만들 겁니다.”

“뭐시라? 매직약으로 무슨 웨이브를 만드나요?”

매직약은 머리카락을 곧게 만드는 성질을 가진 제품이다. 그 제품으로 웨이브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볼륨 매직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 시작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매직으로 머리를 쫙 피죠.”

“그렇스무니다. 매직으로 생쥐를 만들곤 하무니다.”

“네,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매직으로도 얼마든지 볼륨을 만들 수 있어요. 그걸 우리가 하자는 것이죠.”

“머리를 죽이는 것이 매직의 본 의도인데 그걸로 무슨 볼륨을 만들죠?” “사실 매직약은 기존의 아이롱펌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진다는 건 다들 아시죠?”

“그렇스무니다, 아이롱펌에서 파생된 것이 매직약이무니다.”

“다시 아이롱펌으로 돌아가자는 겁니다. 아이롱펌의 장점과 매직약의 장점을 같이 가자는 것이죠.”

“아 너무 어려운데요?”

“그니까, 기존의 매직약은 놔두고, 아이롱펌을 업그레이드 시키자는 것이에요. 그것이 볼륨매직의 시초가 되는 거구요.”

사실 다들 매직약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만 치중하고 있었다. 아이롱펌도 좋은 제품이고 그것도 충분히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물건인데, 다들 손을 놓고 있던 실정이다.

“아이롱펌제를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겁니다. 거기에 관한 연구가 자행되어야 합니다.”

“그건 맞아요. 아이롱펌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건 사실이니까.”

“네, 아이롱펌은 대중에게 인신이 되지 않은 건 다들 아실 테고요. 아이롱펌 하나만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그동안 아이롱펌에 대한 연구가 없던 것이구요.”

아이롱펌이 대중에게 친숙해지려는 찰나에 나온 것이 세팅펌이다. 덕분에 아이롱펌이 사람들 머릿속에서 사라져 갔다.

“아이롱펌을 연구해서 다시 유행시키는 것은 이미 어렵다고 봅니다. 아이롱펌을 매직이라는 성공적인 아이템에 흡수시키는 것이에요.”

“오호, 그거 참 좋은 아이디어에요.”

“그렇스무니다. 준수상은 가끔 사람을 놀라게 하무니다.”

“네, 매직약의 이름을 가져다가 아이롱의 장점에 희석시키는 것이죠. 그것이 볼륨매직입니다.”

“그럴싸합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네, 그렇게 되면 아이롱펌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될 수 있겠네요.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요.”

조 원장이 오랜만에 한마디 하였다. 이번 아이템에 관해선 관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사실 조 원장을 제품 회의에 부르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회의에 가끔씩 참여하곤 했는데, 그 중 오늘 반응이 가장 좋다. 하지만 조 원장의 말은 조금 틀리다.

“이름만 바뀐 것은 아닌 게, 기존의 매직의 효과가 먼저입니다. 매직으로 곱슬머리를 피고, 그 끝에 볼륨을 주는 것이라서 볼륨매직입니다.”

내 말에 조 원장이 조금 삐친 듯 보였다. 하지만 정확하게 짚어줘야 오해가 없다.

“그래, 알았다고.”

회의는 긍정적으로 마무리 되고, 볼륨 매직약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 무렵 그레이스도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 * * * *

“내가 잠깐 없는 사이에 회사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놔?”

그레이스는 재준을 잡아먹을 듯이 소리 질렀다. 재준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놈이 거기까지 갈 줄은 몰랐지 뭐. 얻어걸린 건지 뭔지 테러당할 사람들을 구해서 더 그렇게 되었다는데 누가 그걸 당하겠어?”

그러자 그레이스가 눈알을 굴렸다.

“그 자식도 회귀자 아닐까? 그 사건이 일어날 걸 미리 알고 간 거 아니냐고?”

“뭐? 그럴 리가?”

“아니, 전부터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거든. 그놈도 회귀자일 확률이 있어.”

“설마?”

“내게 확인할 방법이 있으니까, 확인해보자.”

“그게 뭐지?”

회귀해서 미용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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