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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미용재벌-60화 (60/200)

60화. 조폭과 맞짱 뜨다(4)

세 사람의 소리를 들은 걸까? 창고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왔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여기 사람이 있습니다.”

“네! 우리 조폭 아니고 기자유!”

* * * * *

나와 노랑머리, 양 기자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창고를 나갔다. 안에 있던 남자도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창고를 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나가 옆으로 지나가자 손을 뻗어서 나의 손을 붙잡았다.

“저 공장장님이 위험합니다.”

“아! 공장장님!”

“약속은 지키셔야죠. 저 기자가 방송 내보내면 우리 공장장님 죽일지도 모릅니다.”

“네, 걱정 마세요.”

나는 걱정 말라며 남자의 손을 꼭 붙잡고는 노랑머리를 끌고 나섰다.

“우리는 공장장님 구하러 가야지.”

“아으, 뭘 또 구해요? 지금?”

“응 지금!”

나와 노랑머리가 급하게 그곳을 빠져나갔다. 아직까지 조폭을 잡느라고 정신이 없는 경찰이 두 사람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빠르게 뛰어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 조폭과 손을 잡은 줄로 알았던 그 경찰이 무리 안에 숨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설마 아니겠지?”

“뭐가요?”

“아니, 빨리 가자!”

나는 우선 공장장을 구해야만 했기에 서둘러서 뛰어갔다. 다행히 나의 손에는 양 기자의 차키가 쥐어져 있었다. 양 기자는 그들이 나가는 것도 모른 채 캠코더를 찾아 헤맸다.

그 사이, 캠코더를 챙긴 양 기자가 지나가는 경찰을 붙잡고 물었다. 경찰에게 신고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누가 신고한 겁니까? 석수 형님이?”

“기자라던데요? 저기 보세요. 지금 카메라 잔뜩 들고 와서…….”

“네?”

양 기자는 깜짝 놀라서 뛰어갔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경찰의 말대로 공장 앞에서 멘트를 치려고 대기하고 있는 기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 기자는 타 방송국 기자로 양 기자와는 라이벌을 형성하고 있는 기자였다.

“야! 홍 기자 너 이 새끼!”

“여 양 기자, 고맙네. 진짜 고마워.”

홍 기자가 양 기자를 약 올리며 쳐다보자, 흥분한 양 기자가 홍 기자의 면상을 주먹으로 날려버렸다. 홍 기자도 질세라 양 기자의 주먹을 받자마자 양 기자의 얼굴을 때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말릴 틈도 없었다. 사람들이 뒤늦게 두 사람을 말렸지만 이미 몇 대 주고받은 터였다.

“이개##야 남의 기사를 낚아채? 니가 사람이야?”

“거 보아하니 나 아니었으면 조폭들에게 맞아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고마워하라고!”

“조용히 해! 니가 내 기사를 어찌 알았냐고!?”

“그니까 왜 차를 그렇게 요란하게 모냐고? 나 귀신에 홀린 듯이 니차 찾아다녔잖아. 거기에는 반드시 대박 기사 거리가 있을 것 같더라고.”

“이 개##야! 도둑질이야 그게!”

“먼저 낸 사람이 임자야. 빨리 인터뷰를 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너 나중에 보자!”

양 기자는 우선 기사를 먼저 내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고 차로 달려갔다. 그러나 한발 늦게 도착했고, 나와 노랑머리가 차를 타고 멀리 가는 것을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야 저 새끼들은 또 뭐야! 거기 서라고!”

* * * * *

“이 동네 알아? 빨리 갈 수 있겠지?”

“근방이에요. 금방 도착하겠네.”

나는 양 기자 버금가게 거칠게 차를 몰았다. 공장의 일이 기사로 나오기 전에, 공장장을 꼭 구해야 한다. 만약 공장장이 죽기라도 한다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차를 몰았다.

“이 차는 이렇게 몰아야 하는 차구만.”

“오른쪽? 왼쪽? 빨리!”

“왼쪽.”

나는 미친 듯이 차를 몰아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다행히 새벽이라 그런지, 기사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서울, 외진 골목길에 위치한 상가 건물 앞에 도착한 차, 우리는 주차도 제대로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그렇게 상가로 코뿔소처럼 전진해 들어갔다.

쾅쾅쾅.

나와 노랑머리가 몸을 던져서 사무실 문을 부셨다. 다행히 옛날식 건물이라 문이 허술했고, 크게 다치지 않고 문이 부서졌다. 안에는 공장장이 얼굴과 몸이 칭칭 묶인 채로 발견되었다. 나는 반가움과 미안한 마음에 공장장을 얼싸안았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나는 공장장을 데리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공장장은 몸이 감금되어 있었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공장장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겨우 한숨을 돌렸다. 그러다 차를 무단으로 끌고 온 것이 생각나서 경찰서로 찾아갔다.

“우릴 신고하지는 않겠죠?”

“당연하지.”

우리가 경찰서로 들어가는데, 경찰서 입구에 기자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주 시원한 표정으로 경찰서로 들어갔다. 그런데 입구에서 경찰이 나오고 있었다. 기자들의 화려한 카메라 플래시를 맞으며 경찰서 입구 포토라인에 서는 경찰 두 명, 그들을 본 나와 노랑머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바로 조폭들에게 돈을 받은 그 놈들 이었다!

“저게! 저게 말이 됩니까? 저 쓰레기 새#들이 저기 앞에 서다니?! 저기 서 있다는 건, 지들이 범인을 잡아서 선거잖아요!”

“그래, 저것들이 잡은 거야. 저것들이 개#식들이지!”

“우리가 신고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저것들이 뇌물 받았다고요!”

“글쎄, 저놈들이 과연 잡혀가기나 할까? 지금으로선 저들을 지켜보는 게 최선일거야. 저들 뒤에는 정치인도 있고, 검사도 있을 거고, 재벌도 있을 거니까. 더 건들지는 못하겠지.”

“아무리 그래도 증인이 두 명이나 있고, 우리가 말한다면 누군들 도와주지 않겠어요?”

“아니, 지금은 지켜보는 게 좋을 거야. 언젠가는 저놈들도 윗대가리 놈들에게 쓰여 지고 버려지는 날이 오겠지. 그때 저놈들을 실컷 혼내주기 위해 차근차근 증거를 모아두어야 해. 뇌물 받았다는 증거는 아무데도 없거든.”

“아우, 저 개##들.”

경찰 두 명은 의기양양하게 서서 자신이 범인을 잡게 된 이야기를 떠들어댔다. 그들은 자신들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으쓱대고 있는데, 그 내면을 알고 있는 나와 노랑머리의 눈에는 소름끼치는 모습이었다. 한 기자가 그들을 향하여 질문을 하였다.

“제보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무슨 계기로 제보를 하였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제보자의 신상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조폭 관련된 사안이라 알려지면 매우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노랑머리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나는 황당해서 낄낄대며 웃었다. 저놈들이 문신 조폭에게 제보자의 신상정보를, 제일 먼저 알려줄 거면서 저런 말을 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진짜.”

거기다 저들은 문신 조폭이 진짜 보스인데도 엉뚱한 다른 놈을 보스라고 잡아 온 상태였다. 문신 조폭이 멀쩡하게 서울 하늘을 활보하고, 제보자는 누가 진짜 피의자인지 모른 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제보자가 위험하겠네요.”

“어, 그 기자가 제보했을 텐데 큰일이다.”

이번 사건은 워낙 규모가 커서 그런지 오랜 기간 회자 되었고, 덕분에 홍 기자도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유명세도 잠시, 홍 기자의 인생이 곧 추락하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이 일 후 1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다.

사인은 자살인데, 사실상 타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양 기자의 기사를 낚아채서 벌어진 일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홍 기자의 1년은 이러했다. 어느 유명 정치인의 뒤를 캐다가 그게 사실이 아닌 일로 밝혀지면서 홍 기자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작은 송사에 휘말리게 되고, 강력한 검사를 만나면서 기자 일도 그만두게 된다. 기자를 그만두고 작은 회사에 취직한 홍 기자는, 그 회사의 상부 업체인 모기업의 방해로 회사마저 잘리게 된다. 그 일이 1년 동안 벌어질 일이다.

이 모든 일들이, 홍 기자가 제보자가 되어서 벌어진 일이다. 내가 술만 먹으면 하도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서, 노랑머리도 이 사건을 알게 된다.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일급비밀이다. 아주 가끔이지만, 양 기자와 함께 술자리를 할 때면 그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홍 기자의 일이, 자신의 일이 되었을 거라고 말이다.

내가 이야기했던 그 경찰들의 위에는 이처럼 검찰과 정치인, 재벌 등이 피라미드처럼 올라가 있었다. 2021년 즈음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 시절에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던 일이었다.

결론은…….

두 사람이 이날의 일을 이야기 하고 나면 항상 마지막에 하는 결론이 있다. 그날 그 장소에 나의 차를 타고 갔다면, 나의 자동차를 발견했던 경찰 때문에 내가 제보자라는 것을 그들이 눈치 챘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이다.

거기다 양 기자의 차가 요란하게 질주했기 때문에, 홍 기자가 양 기자의 차를 쫓아왔었고, 덕분에 창고에 오래 갇히지 않게 된 것이다. 그니까 결론은 그날 양 기자의 차를 타지 않았다면 나와 노랑머리가 홍 기자의 꼴이 되었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이휘재의 인생극장의 한 장면처럼 인생이 전부 바뀔만한 사건 중 하나가 바로 그 순간인 것이다.

덕분에 나는 저들의 공공의 적이 되는 사건을 피할 수 있었고, 그들이 이루고 있는 거대 피라미드의 정체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양 기자도 같이 깨닫고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양 기자라는 인물이 나의 인생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게 앞으로 1년 동안 벌어질 일이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저 제보자를 걱정해주는 수밖에…….

* * * * *

“자, 이거 수고비 좀 챙겼슈”

“네? 나한테 주는 겁니까?”

양 기자가 노랑머리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꽤 많은 양의 만원짜리가 채워져 있었다.

“그날 찍은 영상이 아주 쓸 만한 게 많더군. 당신은 촬영기사 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슈. 공장에서 나오면서 찍은 영상은 상당히 잘 찍었슈”

“저요? 제가 그쪽에요? 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와우, 대단한데?”

“그런데 나는 당신들 직업이 뭔지도 모르네, 아직?”

“아 저는 강남 [스타일 헤어]에서 헤어 다자이너로 있는 박준수라고 합니다.”

나는 품에서 꺼낸 명함을 양 기자에게 건넸다. 나의 명함을 받은 양 기자가 적잖게 당황한 듯 보였다.

“와, 상상하지도 못한 직업이네? 난 최소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슈.”

“뭐, 방송국도 가끔 가긴 하죠.”

“난 왜 안 물어봐요?”

노랑머리가 약간 삐진 얼굴로 양 기자를 쳐다보았다. 양 기자는 당연하다는 투로 말했다.

“아니 박준수씨를 쌤 어쩌구 하면서 쫓아 다니더만, 같은 거 하는 거잖수?”

“흠, 역시 눈치하나는 끝내주시네.”

“아깝네요, 촬영 쪽 센스는 타고났던데.”

“그거 혹시 대학교 나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당연한 걸 묻수?”

“에이 씨, 그럼 난 영원히 못하잖아! 능력이 뭔 소용이야!”

조금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노랑머리, 그를 본 나가 한마디 하였다.

“나중에 한 15년 이상 지나면 능력 발휘 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상심하지는 마.”

“잉? 진짜 그럴까요?”

“아마 그럴걸?”

15년쯤 뒤에는 너튜브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누구나 자신이 촬영한 것을 올리는 시대가 도래한다. 노랑머리의 능력은 그때 실컷 써먹을 수 있다. 지금은 미용기술부터 익히는 게 급선무다.

그때 카페에서 나오는 TV화면에는, 원드레강 패션쇼가 하고 있었다. 그 걸 본 나는 문득 원드레강이 엮여있는 옷로비 사건이 생각났다. 당시 수많은 재개 인사들이 연류된 거대한 로비 사건이었는데, 그 로비 사건의 청문회로 알려진 건 (원드레강의 실제 이름뿐)이라는 황당한 마무리로 끝난 사건이었다.

“아직 옷로비 사건은 수사되질 않고 있나 보죠?”

나의 말을 들은 양 기자가 놀란 얼굴을 하고서 나를 쳐다보았다. 자신도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를 그가 하고 있으니,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그걸 어찌 아수? 우리도 안지 얼마 안 된 이야긴데?”

회귀해서 미용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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