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200화 (200/226)

제 200화

제200편 전부 죽이다

“이…… 이럴 수가…….”

거대한 방패 안.

신의 힘으로 생성된 안전한 방패 안에 서 있던 카시야스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떨리는 두 눈동자로 전방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폭발적인 기세로 내려오며 설인들의 마을을 휩쓸어버리려고 했던 눈사태.

그 눈사태가 사라지고 대신에 엄청난 수증기가 생성되어 마을을 뒤덮었다.

그리고 잠시 후 카시야스는 볼 수 있었다.

엘란 산맥 특유의 날카로운 바람으로 인해 날아가 버린 수증기 사이로 거대한 흑마에 오른 채 당당한 자세로 자신을 바라보는 붉은 머리의 사내를 말이다.

“네놈은 누구냐.”

교황이 경계하고 있는 트레이 교단의 신 에르.

그의 힘을 사용하여 재앙과도 같은 자연의 힘에 맞선 사내를 보며 카시야스가 날카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씨익.

그런 카시야스의 물음에 사내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트레이 교단의 검인 팔라딘.

자연의 재앙에 맞선 칼론은 오른손에 들린 검을 들어 카시야스에게 겨누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알아서 뭐하게?”

칼론의 도발적인 언사에 카시야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걸음을 옮겨 눈사태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 둔 방패에서 벗어나 칼론의 맞은편에 섰다.

찰캉!

품속에서 꺼낸 은색의 권갑.

자신의 무기와도 같은 권갑을 착용한 카시야스는 자세를 바로 하고는 고개를 들어 칼론을 바라보았다.

“나는, 신성교국의 성무투단장, 카시야스다.”

“나는 대륙에서 두 번째로 잘생긴 칼론 님이시다. 물론 첫 번째는 내 주군이고.”

“뭐라?”

정식으로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소개한 카시야스.

그의 인사에 칼론 또한 입을 열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 대답은 자신의 소개가 아닌 자신의 자랑이었다.

칼론의 대답에 인상을 찌푸린 카시야스.

그가 살기 어린 눈으로 말에 오른 칼론을 노려보았다.

“감히, 나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냐?”

“이제 알았나?”

카시야스의 물음에 칼론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카시야스는 얼굴을 붉혔지만 그것도 잠시, 카시야스는 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번 내쉬었다.

그러고는 다시 두 눈을 떠 칼론을 바라보았다.

“제법이군.”

깊게 가라앉은 카시야스의 두 눈빛을 발견한 칼론이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에 카시야스 또한 입을 열었다.

“그대도 제법이야.”

우웅!

카시야스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새하얀 백색의 기류.

그에 칼론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검을 강하게 쥐었다.

화르륵!

그러자 칼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보라색의 불꽃이 칼론과 쿠르스의 전신을 뒤덮었다.

고대 불의 정령력인 불의 힘과 에르에게서 받은 신성력은 칼론의 내부에서 융합을 했고, 신의 힘으로 영혼마저 소멸시키는 강력한 불, 성화가 되어버렸다.

트레이 교단의 검인 팔라딘의 상징과도 같은 보라색의 성화.

그 성화를 피어 올린 칼론이 자세를 낮추었다.

히잉!

칼론이 자세를 낮추자 동시에 쿠르스 또한 자세를 낮추었다.

칼론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한 몸처럼 자세를 낮추며 전투를 준비하는 쿠르스의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미치겠군.”

그런 칼론의 모습에 두 눈을 반짝인 카시야스.

그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자세를 낮추었다.

“흥분되어 죽겠어…….”

마치, 곧 있을 환락을 기대하는 변태 노인 같은 카시야스의 얼굴.

그런 카시야스의 얼굴을 본 칼론이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맞는 걸 좋아하는 변태구나.”

“네놈이 맞게 될 것이다.”

칼론의 도발에 지지 않고 맞받아친 카시야스.

그에 칼론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우리 주군한테 많이 맞았어. 아 생각하니까 열 받네, 요한 그 자식, 순수한 나를 너무 많이 때렸어.”

카시야스를 도발하기 위해 입을 연 칼론.

하지만 그는 결국 자기가 흥분하고 말았다.

회귀 이후 순수했던 자신.

그런 자신을 괴롭힌 요한을 떠올리니 갑자기 억울하고 짜증이 났던 것이다.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칼론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카시야스.

그가 입을 열었다.

“나한테 집중해라.”

그런 카시야스의 모습에 화를 내던 것도 잠시.

칼론은 굳어진 얼굴로 카시야스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열 받으니까 네가 대신 맞자.”

“미친놈.”

열이 오른 칼론의 말에 카시야스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도발을 끝낸 둘은 서로를 노려보며 잠시 대치하게 되었다.

그런 둘의 대치에 긴장 어린 표정을 짓는 성무투단들과 메이슨, 그리고 설인들.

꿀꺽.

그때, 그 대치를 지켜보던 메이슨이 침을 꿀꺽 삼켰고.

타앗!

콰앙!

보라색의 화염과 백색의 기류가 강한 폭발음을 내며 부딪혔다.

콰앙!

쿠웅!

화르륵!

엘란 산맥을 울리는 거대한 기운의 격돌.

보라색의 화염과 백색의 기류가 부딪힐 때마다 거대한 굉음을 내었고, 지진이 난 듯 주변 땅이 흔들리면서 지면이 갈라졌다.

마치, 자연재해와도 같은 둘의 전투에 성무투단들은 얼굴을 굳혔고, 설인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격돌한 상반된 기운.

그 둘은 잠시 떨어져 서로를 바라보았다.

쿠르스의 목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짓는 칼론과, 찢어진 로브를 입고 숨을 헐떡이는 카시야스.

누가 보아도 카시야스가 열세인 광경에 성무투단들은 절망했고, 설인들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단 심판관 아비뇽. 그자와 비슷하군.”

에르의 선택을 받고 신성력이라는 힘을 받기 전, 아비뇽에게 패배했던 얼마 전의 기억을 떠올린 칼론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 칼론의 말에 인상을 찌푸린 카시야스.

그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칼론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아니, 내가 더 강하다.”

카시야스의 대답에 칼론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내가 제일 강하다.”

“…….”

밑도 끝도 없는 칼론의 말에 인상을 찌푸린 카시야스.

그가 무슨 개소리를 하냐는 듯 칼론을 바라보았다.

그에 칼론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최고지?”

“지X한다.”

진심이 가득 담긴 말에 카시야스는 욕설을 내뱉기 위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다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의 욕설이 엘란 산맥을 울렸기 때문이다.

그에 놀란 표정을 지은 칼론과 카시야스.

둘은 동시에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새하얀 백마에 올라탄 채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는 흑발의 미청년.

“너, 계속 지랄할래?”

등장만으로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청년이 칼론을 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친근함이 가득 담긴 욕설에 씨익 미소를 지은 칼론.

그가 미청년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주군이 더 최고입니다!”

* * *

“미친놈.”

샤를로트를 설인들의 마을에 데려가 구경시켜주기 위해 말을 몰던 나.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강한 기운에 서둘러 올라왔더니 지 자랑을 하는 칼론을 볼 수 있었다.

완전 미친놈이다.

그에 어이가 없었던 내가 욕설을 내뱉으니 칼론은 나를 향해 웃으며 엄지를 추어올렸다.

그의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짜 나보다 더 미친놈 같았다.

-나, 적응이 안 된다.-

그런 칼론의 모습이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크산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나도 솔직히 아직 조금 적응이 안 된다.

지금 칼론의 모습은 회귀 전 나와 친구 같던 칼론의 모습이 분명하지만, 회귀 이후 저 모습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회귀 전의 기억과 후의 기억을 지니고 있는 칼론이다.

그 기억의 갑작스러운 통합으로 그 누구보다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또 이후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혼자서 깊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선택한 것이, 전생의 능글맞은 성격일 테고 말이다.

뭐, 자신의 선택인데 어쩌겠는가?

저벅저벅.

그런 생각을 하며 말을 몰아 칼론의 옆에선 나는 고개를 돌려 칼론의 맞은편에 위치한 카시야스를 바라보았다.

황궁에서 보았던 새하얀 법복과 로브가 여기저기 찢어져 있으며, 그 틈으로 붉은 피가 보였다.

그리고 카시야스의 손에 끼워진 권갑은 반짝거리던 모습이 아닌, 마치 헌 무기처럼 낡아 보였고 또 찌그러져 있었다.

반면 칼론은.

“어휴, 멀쩡한 놈.”

너무 멀쩡했다.

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져 있지 않은 칼론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고 그에 칼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칭찬입니까?”

“미친놈.”

멀쩡하다니까 또 칭찬이냐고 물어본다.

나를 향해 묻는 칼론을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카시야스와 그 뒤에 있는 성무투단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제일 선두에 있는 카시야스를 내려다보았다.

“궁에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야.”

“볼일이 있어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상처를 입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짓는 카시야스.

그의 대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저번부터 거슬렸다.

가식적으로 웃는 저 미소가.

콰앙!

그에, 나는 말에서 뛰어, 서 있는 카시야스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그대로 처박아 버렸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미친놈이. 어디서 쪼개고 있어?”

“크으으…….”

싸늘한 나의 목소리와 얼굴이 바닥에 처박혀 버린 카시야스의 신음.

그에 움찔한 성무투단원들은 서둘러 나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화르륵.

지잉!

그들의 앞에 보라색의 화염 벽과 시리도록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얼음의 벽이 생성되었다.

내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칼론과 메이슨.

그들이 나를 방해하려는 성무투단원들의 행동을 막아선 것이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내가 수하를 정말 잘 둔 것 같았다.

그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콰득!

나의 오른손에 더 힘을 주었다.

지면이 갈라지며 더 깊게 처박혀버린 카시야스의 얼굴.

나는 나의 손아래에서 두려움으로 몸을 부르르 떠는 카시야스의 진동을 느끼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봐주니까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지?”

나의 입에서 나온 싸늘한 목소리.

그런 나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카시야스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에 나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콰득!

그러고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부르르!

이번에도 전과 마찬가지로 고통으로 인해 몸을 부르르 떠는 카시야스.

치이익.

그와 동시에 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카시야스의 바지춤에서 연기가 올라왔다.

따뜻한 오줌이 새어 나와서 엘란 산맥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생성된 김이었다.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다 큰 성인이 왜 그래?”

부끄럽게.

중년의 나이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오줌을 지리는 카시야스를 내려다보며 내가 물었다.

“…….”

그리고, 역시,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뭐, 어차피 대답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콰앙!

어차피 죽일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나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마나.

그 마나가 공명을 하며 바닥에 처박힌 카시야스의 머리를 터뜨려버렸다.

추욱.

나의 힘으로 인해 머리를 잃은 카시야스의 몸뚱이는 힘을 잃고 추욱 처지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에 손을 가볍게 털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불과 얼음의 벽 앞에서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성무투단원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도 내 수하들을 죽이려고 했지?”

공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그들을 향해 내가 미소를 지으며 묻자 성무투단원들은 두려워하며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그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래? 내가 묻잖아? 이렇게 웃으면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가 묻는 나.

나의 걸음과 동시에 그만큼 물러서는 성무투단원들의 행동에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웠다.

“내 수하들, 설인들을 죽이려 한 너희들이다, 당연히 그와 반대로 죽을 각오도 한 것이겠지?”

“…….”

하아…… 이 새X들.

또 대답이 없다.

나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나를 바라보기만 하는 성무투단원들의 행동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조용히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그럼 죽어 이 새X들아.”

나의 어깨 위로 올려진 나의 손.

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손가락이 접어지면서 주먹을 쥐었고.

콰쾅!

50여 명의 성무투단원들의 머리가 터지면서 붉은색의 피와 새하얀 뇌수가 허공을 춤췄다.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비록 그것이 수많은 목숨을 빼앗는 행동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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