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99화 (199/226)

제 199화

제199편 엘란 산맥의 성화

“신성력……?”

오랜만에 주술사인 앨런과 인사를 나눈 칼론.

그는 앨런의 몸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역시…… 그런 것입니까?”

그런 칼론의 중얼거림을 들은 메이슨은 역시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메이슨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린 칼론, 그가 고개를 돌려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메이슨 경은 어떻게 아는 것입니까?”

“방금, 저에게 간단한 주술을 걸어주셨는데 마나가 회복되었습니다.”

“!!”

메이슨의 설명에 칼론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나가 회복되다니?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닌, 주술로 회복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칼론을 보며 메이슨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신비한 힘에 놀란 것도 잠시, 저는 생각했습니다. 앨런 님은 북해신을 모시는 주술사, 그리고 황태자 전하 또한 북해신의 대리자이자, 트레이 교단의 성자. 혹시 두 분이 모시는 신이 같지는 않을까, 하여 비슷한 힘이 아닐까 라고…….”

“그래서 확인을 하기 위해 저를 부른 것이었군요.”

메이슨의 설명에 칼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칼론의 말에 미소를 지은 메이슨.

그가 고개를 돌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앨런을 바라보았다.

“역시, 북해신은 에르 님이신 거군요.”

“그것이 사실인가.”

흠칫.

그때, 메이슨은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그러자 무시무시한 근육을 지닌 거대한 덩치를 볼 수 있었다.

“족장님.”

눈보라 일족의 족장 위천.

그의 등장에 앨런이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 앨런의 인사를 가볍게 받은 위천.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려 칼론을 바라보았다.

“정말, 앨런 주술사에게서 신성력이 느껴지는 것인가?”

“조금은 다릅니다만…… 신성력인 것은 확실합니다.”

위천의 물음에 칼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 칼론의 대답에 위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금은 다르다니? 하면 다른 신의 힘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위천의 물음에 칼론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뿌리는 같습니다, 앨런 님에게서 느껴지는 신성력은 주군의 기운이 확실합니다.”

단호한 칼론의 대답에 위천은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러고는 앨런을 바라보았다.

“혹시 그대의 주술력을 외부로 보일 수가 있나?”

혹시, 보라색의 색은 아닐까 생각된 위천의 물음.

그의 물음에 앨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가능합니다.”

트레이 교단과 미하일 교단의 신성력과 달리 앨런의 주술력은 외부로 발출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앨런이었기에 부정했고 위천은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군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트레이 교단의 성자 요한.

그를 떠올리며 칼론이 말하자 메이슨은 물론 위천과 앨런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흠칫.

그리고 그때, 칼론은 흠칫하며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곳을 노려보았다.

“무슨 일인가?”

그런 칼론의 모습에 위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멈칫.

위천과 메이슨 또한 칼론과 같은 곳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

그런 셋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린 앨런이 그들이 바라보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세워진 마을의 방벽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은 앨런이 얼굴을 굳혔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침입자입니까?”

“아직 모르겠군. 일단 아이들을 데리고 대피해주게.”

“알겠습니다.”

위천의 명에 고개를 숙인 앨런.

그녀가 몸을 돌려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애들아, 잠깐 동굴로 대피하자.”

마을 습격을 대비해 마련한 비상대피소.

그곳을 떠올리며 앨런이 말하자 아이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그런 앨런을 따랐다.

* * *

오늘도 마을의 경계를 지키기 위해 방벽에 오른 워레인.

그는 자신의 거대한 활에 화살을 걸고 활시위를 당겼다.

그러고는 새하얀 로브를 입고 있는 수십 명의 사내들을 향해 겨누었다.

“누구신가.”

활시위를 당긴 워레인의 입에서 나온 낮은 음성.

그 물음에 사내들의 가장 선두에 서 있던 한 사내가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

슈웅!

푸욱.

그리고, 워레인은 활시위를 놓았다.

빠른 속도로 사내의 앞으로 날아가 사내의 발 앞에 깊이 박힌 화살.

부르르!

활시위를 당긴 워레인의 힘이 강했는지 바닥에 박혔음에도 화살은 그 힘을 해소하지 못해 부르르 떨었다.

그에 살짝 얼굴을 굳힌 사내.

그가 고개를 들어 화살을 쏜 워레인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마시오.”

이미 새로운 화살을 꺼내 활시위에 건 워레인.

그거 사내를 향해 활을 겨누며 낮은 음성으로 경고했다.

스륵.

그런 워레인의 행동에 사내는 깊게 눌러쓴 로브를 벗었다.

그러고는 워레인을 올려다보았다.

“우리들은 신성교국의 성무투단입니다.”

사삭!

사내, 아니 성무투단장 카시야스의 소개에 방벽 위에 서 있던 모든 설인들이 화살을 꺼내 그들에게 겨누었다.

몇 달 전, 자신들을 납치한 프리스트.

그들이 속한 곳도 신성교국이었으니 설인들 입장에서는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오히려 공격을 안 한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몰랐다.

“무슨 일이지?”

카시야스의 소개에 싸늘해진 워레인.

그의 차가운 물음에 카시야스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양손을 위로 들어 올려 전투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

“우리는 그저 한 개의 동굴을 조사하고 싶소이다. 허락해주시오.”

“미친놈들.”

폐쇄적인 설인들의 마을에 찾아와 당당하게 조사를 하게 해달라는 카시야스의 요구에 워레인은 욕설을 내뱉었다.

설인들의 영토에 침입하여 설인들을 납치했던 신성교국이다.

설인들에게 있어서 적과 다름없는 교국에서 이번에는 싸우고 싶지 않다고 하며, 자신들의 마을을 조사하고 싶다고 한다.

완전 미친놈들이 따로 없었다.

“꺼져라!”

격분한 워레인.

그가 활을 들어 카시야스에게 겨누며 소리쳤다.

살기가 가득 담긴 워레인의 경고에 씨익 미소를 지은 카시야스.

그가 새하얀 로브를 벗었다.

그러고는 품속에 있는 권갑을 꺼내어 착용했다.

“역시, 힘을 사용할 수밖에 없나?”

준비운동을 하듯 손목을 돌리는 카시야스의 입에서 나온 낮은 목소리.

그 목소리와 동시에 뒤에 있던 모든 성무투단들이 품에서 권갑을 꺼내어 착용했다.

“쏴라!”

그런 성무투단들의 행동에 얼굴을 굳힌 워레인은 화살 발포를 명했고, 이내 자신 또한 빠른 속도로 화살을 연사하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궁수로 이루어진 눈비의 일족.

그들의 화살이 곧 하늘을 가득 메웠고, 이내 성무투단들이 서 있는 곳을 향해 떨어졌다.

투두둥!

화살이 사람의 몸과 육지에 꽂히는 소리가 아닌, 단단한 것에 막혀 떨어지는 소리를 내자 워레인은 인상을 찌푸렸다.

부러진 채 바닥에 떨어진 화살들.

그 화살의 잔재들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성무투단들의 모습에 워레인은 얼굴을 굳혔다.

성무투단들의 위.

그들을 보호하듯 허공에 펼쳐져 있는 새하얀 막.

그 막이 눈비 일족이 날린 화살을 모두 막은 것이다.

씨익.

화살의 잔재 위 가장 선두에선 사내, 카시야스.

그가 입꼬리를 올리며 진한 미소를 지었고.

타앗!

동시에 그가 높게 날아올랐다.

“쏴라!”

그런 카시야스의 모습에 다시 화살 발포의 명을 내린 워레인.

그 또한 빠른 속도로 활시위를 당겨 카시야스에게 발사했다.

투두둥!

빠른 속도로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카시야스.

그의 앞에 생성된 새하얀 방패가 눈비 일족들이 날린 화살들을 모두 날려주었고.

콰앙!

하늘에서 떨어진 카시야스의 주먹이 설인 마을들의 방벽을 부수어버렸다.

단 한 번의 주먹에 무너져 내린 설인들의 방벽.

눈비 일족들은 특유의 민첩함으로 방벽이 무너지기 전에 뒤로 물러섰다.

“크하하!”

무너진 방벽의 잔해 위.

그곳에 홀로 서 있는 카시야스.

그가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눈비 일족들의 모습에 하늘을 바라보며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우웅!

웃음과 동시에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기운!

눈비 일족들을 입술을 세게 깨물며 카시야스의 기운에 대항했다.

그런 다음 다시 화살을 들었다.

눈비 일족들의 공격 준비태세에 웃음을 멈춘 카시야스.

그가 눈비 일족들을 보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 입을 열었다.

-그런 화살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우웅!

엘란 산맥을 울리는 거대한 목소리.

신성력을 가득 담아 외친 카시야스의 포효에 눈비 일족들은 귀를 막았다.

콰콰쾅!

그리고, 엘란 산맥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눈들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

엘란 산맥에 거주하는 설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가장 최악의 재앙.

순식간에 마을과 사람들을 덮쳐버리는 무시무시한 눈사태가 카시야스의 포효에 의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모두, 동굴 안으로 숨어라!”

그런 눈사태를 보며 경악한 워레인.

그가 자신들은 물론 성무투단들을 덮쳐오는 거대한 눈사태를 보며 다급히 소리쳤다.

그러고는 몸을 돌렸다.

어서 도망쳐야 한다.

설인들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눈사태에 대비해 마련해둔 절벽 아래에 위치한 거대한 동굴.

그곳으로 숨어서 눈사태를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눈사태에 휩쓸려 죽게 될 것이다.

우우웅!

쿠와아아!!

자신들을 덮치는 눈사태에 흥분한 눈비 일족들.

그들이 봉인을 풀었다.

온몸에서는 새하얀 털이 났으며 그들의 덩치가 반 배 정도 커지기 시작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하이아칸 왕국이 두려워했던 설인들의 진정한 힘.

설인화를 펼친 것이다.

설인화를 펼친 설인들은 강해진 힘을 사용하며 눈사태를 피해 도망쳤다.

그에 카시야스가 큰 목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 설인화를 해서 도망치다니! 꼴이 우습구나!”

전력을 다해 도망치는 설인들을 보며 비웃는 카시야스.

그의 비웃음에 뒤에 있던 성무투단들 또한 큰 목소리로 웃으며 그들을 비웃었다.

그들의 비웃음에 입술을 꽉 깨문 설인들.

하지만 그들은 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저들의 습격과 비웃음보다는 눈사태가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런 설인들을 바라보던 카시야스는 품속에서 작은 컵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더니 이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하일이시여…….”

우웅!

주문과도 같은 카시야스의 말.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거대한 방패가 생겨났고 이내, 성무투단들을 보호하듯 둘러쌓다.

무서운 기세로 내려오는 거대한 눈사태.

그것을 막아줄 신의 방패를 보며 성무투단들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저벅, 저벅.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설인화를 시전하고 도망치는 설인들과 달리, 오히려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한 사내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금방이라도 타오를 듯한 붉은 머리칼을 지닌 미남자.

그 남자를 보며 카시야스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설인이 아닌가? 불쌍하군, 이곳에서 죽게 되다니.”

멍청하게 눈사태에 맞서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 붉은 머리칼의 사내.

칼론을 보며 카시야스는 비웃었다.

화르륵!

히이잉!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칼론의 검은 물론 전신을 뒤덮는 보라색의 불꽃과 거대한 울음소리를 내며 등장한 보라색 화염의 흑마를 보며 카시야스는 얼굴을 굳혔다.

그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서…… 설마…….”

카시야스의 떨리는 말이 끝나기도 전.

거대한 눈사태가 칼론을 덮쳤고.

치이이익!!!

새하얀 수증기가 생성되며, 칼론의 불꽃이 거대한 눈사태의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아니 신성한 불꽃, 성화. 그 강력한 화력으로 모든 것을 증발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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