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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69화 (169/226)

제 169화

제169편 요한의 폭발

콰앙!

-요한!-

<닥쳐.>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 참기가 싫었다.

나는 내 눈앞에 세워진 철제 감옥 문을 발로 그대로 걷어차 부숴버리고는 감옥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신도들과 하인리히, 그리고 루멘.

나는 그들을 무시하며 걸음을 옮기다가 이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나의 앞에 주저앉아있는 루멘을 내려다보았다.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는지 루멘의 두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아까 칼론에게 그런 말을 해 준 것인가?

이 여자도 참 대단한 것 같았다.

아무튼, 나는 아직도 두려움에 질려있는 루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고맙다, 용기를 내줘서.”

용기를 내서 칼론에게 기다릴 것이라 소리친 루멘.

그 말에 용기를 얻은 칼론은 힘찬 걸음으로 되돌아갔다.

아까 그 모습을 상상한 나는 두려움이 질린 상태에서도 칼론에게 힘을 준 루멘의 행동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루멘이 칼론에게 한 기다리겠다는 그 말.

그 말을 칼론에게 해주어 내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루멘은 모를 것이다.

이것 보아라.

나의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은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루멘을 무시하고 나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저벅.

“전하……?”

갑작스럽게 들려 온 폭음에 기사들과 황급히 달려온 지켜 자작.

그가 감옥 안에 들어선 채 걸음을 옮기는 나의 뒷모습을 보며 의문 섞인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우뚝.

그리고 나는 그런 자작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계속 걸음을 옮겼고 이내, 한 여인의 앞에 멈추어 섰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쓰러진 채로 기절한 레브.

나는 그런 레브를 향해 자세를 낮추었다.

콰득.

그러고는 그녀의 머리칼을 잡고 들어 올렸다.

“전하!”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 소리친 자작과 루멘, 그리고 하인리히.

-요한, 진정해.-

크산느까지 나서서 나를 진정시켰지만 나는 무시했다.

“일어나.”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레브.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차가운 나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지 않는 레브.

그런 레브의 모습에 나는 조용히 손을 들었다.

짜악!

“꺄악!”

그리고 그대로 레브의 뺨을 후려쳤다.

그런 나의 행동에 여신도들이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지만 나는 무시했다.

“…….”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않는다.

칼론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주고, 루멘에게도 큰 상처를 주게 한 X이 이렇게 편안하게 기절해있다.

이거 상당히 불공평했다.

그에 나는 다시 손을 들었다.

짜악.

그러고는 다시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크윽…….”

그러자 들리는 레브의 신음.

드디어 정신을 차리는가 보다.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르는 레브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레브의 머리칼을 쥐고 있는 나의 왼손에 힘을 주었다.

콰득.

“꺄악!”

머리칼이 잡아당기는 고통에 정신을 차린 레브는 소리를 질렀다. 괴로운 듯 말이다.

한데 이 여자는 그것을 알까?

칼론은 마음속으로 이 여자가 낸 비명보다 더 괴롭게 소리를 질러댔다는 것을.

그것도 매일매일 괴로워하며 소리를 질렀다는 것을 말이다.

고작 이 정도로 괴로웠던 것일까?

레브는 자신의 머리칼을 쥐고 있는 나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악독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노려보았다.

“악…… 마…….”

지X.

나를 향해 악마라 지껄이는 레브를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악마?

진짜 지X하고 있다.

칼론에게 그렇게 깊은 상처를 준 지가 악마지 왜 내가 악마인가?

“닥쳐.”

“악마가 전하에게 들렸구나…….”

역시 미친 것일까?

나를 향해 괴상한 말을 내뱉는 레브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무시가 답인 것 같았다.

고개를 가로저은 나는 오른손을 들었다.

레브를 다시 때리기 위해서?

아니다.

우웅!

죽이기 위해서였다.

나의 몸속에 있던 마나가 순환이 되며 손가락에 있던 반지가 공명했고 이내 나의 애검, 겔루 칼립스가 소환되었다.

“전하! 아니 됩니다!”

그런 나의 모습에 가만히 눈치를 살피며 지켜보던 지켜 자작이 황급히 달려와 나를 말렸다.

“놓아라.”

나의 손목을 잡은 지켜 자작.

나는 고개를 돌려 감히 황족의 몸에 손을 댄 지켜 자작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그를 향해 내가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런 나의 경고에 지켜 자작은 화들짝 놀라며 손을 놓았다.

그러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 그 자리에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곳 죄인들 모두를 다치게 하지 말라 하는 황명이 있었습니다.”

“…….”

황명이라…….

황태자인 내가 레브를 죽인다면?

황태자인 나는 가벼운 꾸중을 들을 것이다.

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게 되는 것일까?

바로 황명을 지키지 못하고 황태자를 말리지 못한 이곳의 책임자 지켜 자작이 책임을 지게 된다.

지켜 자작이 무슨 죄가 있는가?

아니다, 당연히 그는 죄가 없다.

하지만 그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내 손에 들린 검을 휘두른다면 당장 지금의 나는 속 시원해질 것이다.

칼론의 가슴에 수많은 상처를 남긴 레브를 죽일 수가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이다.

주범인 나는 황족이라는 이유로 넘어가고 아무 잘못 없는 지켜 자작이 벌을 받는 아주 억울하고 기가 막힌 상황이 될 것이다.

그건 좀 아니지 않은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들어 올린 겔루 칼립스를 내렸다.

그러고는 마나를 거두어 소환을 해제했다.

“감사드립니다.”

그런 나의 행동에 지켜 자작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깊게 숙였다.

그런 자작의 감사인사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난처하게 만들고 감사인사까지 받으니 미안한 감정이 들었던 것이다.

이 죄 없는 양반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하려 했단 말인가.

“미안하다, 자작.”

“아닙니다.”

칼론에게 상처를 준 레브의 모습에 그만 눈이 돌아가 버렸던 나.

그로 인해 실수를 한 나는 자작에게 사과를 건넸고 자작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말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 말이다.

퍼억!

그때.

나는 내 가슴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나의 정면에 있는 레브를 바라보았다.

천신인 미하일의 상징이자, 모든 신도가 하나씩 지닌다는 별 모양의 펜던트.

레브는 그 펜던트를 손에 쥐고 내 가슴을 내려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레브를 바라보았다.

지금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물러가라, 악마여!”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의 두 눈을 보며 레브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치 더러운 벌레보고 저리 가! 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얘는 정말 미쳤다.

치료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미쳐버리고 말았다.

“뭣들 하느냐! 당장 저 X을 독실에 가두어!”

감히 나의 몸에 손을 댄 죄를 저지른 레브의 모습에 지켜 자작은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고, 그의 뒤에 있던 기사들이 달려와 레브의 양팔을 잡았다.

“놓아라! 이 악마들!”

그런 기사들의 행동에 레브는 소리치며 반항했다.

하지만 마나를 다루는 기사들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레브는 기사들에게 끌려가 독실에 갇히게 되었다.

“괜찮으십니까……?”

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 지켜 자작.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저 X에게 3일 동안 물만 주도록 해.”

“알겠습니다.”

나의 차가운 명령에 지켜 자작은 고개를 깊게 숙이며 대답했다.

그에 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루멘을 바라보았다.

“칼론을 행복하게 해줘.”

“…….”

나의 부탁에 두 눈을 멀뚱히 뜨며 나를 올려다보는 루멘.

그런 루멘을 향해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가장 힘든 놈이야. 힘을 내게 해줘. 부탁이다.”

삐익!

피식.

그런 나의 거듭된 부탁에 대답은 루멘의 어깨에 있던 작은 새에게서 들려왔다.

허리에 손을 얹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 짧게 대답한 녀석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지은 나는 푸른색의 작은 새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잘 부탁한다.”

삐익!

그리고 작은 새에게 따로 부탁했다.

그런 나의 부탁에 다시 짧게 대답한 작은 새, 아니 짭새.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저 녀석,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있는 것 같았다.

-신수다.-

<신수……?>

그때, 나의 귀에 들려오는 크산느의 목소리에 나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신수라고?

-그래, 신성력의 힘을 받아들인 신수. 아마 루멘이 거두어들이고 나서 신성력을 받은 듯하다. 후천적으로 각성한 것이겠지. 아마, 나중에는 말도 할 것이다.-

<헐…….>

새가 말을 하다니.

뭔가 멋있다.

그런 나의 진심을 알았을까?

크산느는 얼굴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너도 신수가 있지 않느냐?-

응?

무슨 소리지?

나에게 저런 신수는 없는데 말이다.

영문을 알 수 없는 크산느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크산느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짧은 손으로 팔짱을 끼며 나를 바라보았다.

-바로 이 몸 말이다!-

아…….

그렇구나.

-뭐냐 그 표정은!-

<아니다.>

-아니기는! 건방지다!-

나의 대답에 크산느는 욱하며 소리쳤고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러고는 감옥을 벗어났다.

방에 돌아가서 칼론이랑 술 한잔해야지.

-뭐냔 말이다!

아 고놈 참.

말 되게 많네.

* * *

“오지 않는구나.”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아비뇽은 가만히 하늘 위에 고고히 떠 있는 달을 올려다보며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다 바쳤던 믿음직한 수하.

자신의 말이 곧 신의 뜻이라 믿으며 군말 없이 자신을 따라주었던 수하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어제저녁부터 말이다.

그에 아비뇽은 직감했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크윽.

그때,

아비뇽은 밑에서 들려오는 신음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손에 들려 있던 피 묻은 메이스를 들어 울렸다.

퍼억.

추욱.

아비뇽의 의자 역할을 하고 있던 한 사내.

전신을 검은색 야행복으로 갖추어 입은 사내의 머리를 내려찍은 아비뇽은 튀어 오르는 피를 피하지 않고 전부 맞았다.

머리가 터져 죽어버린 사내.

아비뇽은 그런 사내의 등에서 몸을 떼었다.

그러고는 메이스를 바닥에 찍고는 다시 달을 올려다보았다.

“일을 서둘러야겠구나.”

아무래도 대계를 생각한 것보다 더 서둘러야겠다.

그렇게 결정한 아비뇽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고, 뒤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네.”

연락이 없는 수하와 다른 또 다른 수하.

그의 대답에 아비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미하일님이시여…… 미하일님의 곁으로 돌아간 제 수하였던 아이를 잘 보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고는 기도했다.

연락이 되지 않는 자신의 수하를 잘 돌보아 달라는 기도를 말이다.

“제가 레크를 찾아볼까요?”

가만히 그런 아비뇽을 바라보던 수하.

그가 자신의 선배이자 어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수하, 레크를 칭하며 묻자 아비뇽은 모은 두 손을 내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새로운 수하를 바라보았다.

“이것 또한 신님의 뜻이다.”

레크는 아마 죽었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세력에게 납치가 되었거나.

당연히 그런 레크가 조금은 걱정스러운 아비뇽이었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것 또한 신님의 뜻일 테니 말이다.

그곳에서 죽었다면 그것은 신의 명이고, 만약 납치가 되었다면 아직 필요하기에 신님께서 살려두신 것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아비뇽이었기에 수하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이다.

그런 아비뇽의 말에 수하는 움찔했다.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데 신의 뜻이라고?

정말 신은 그런 명령을 내렸을까?

의문이 들었던 수하였지만 차가운 아비뇽의 눈빛에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물건은?”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수하를 보며 아비뇽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수하는 다시 고개를 깊게 숙였다.

“너는 능력이 없구나.”

“하루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차가운 아비뇽의 말.

그의 말에 수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수하의 행동에 차가운 미소를 지은 아비뇽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틀, 이틀을 주겠다. 찾아라.”

“알겠습니다!”

차가운 아비뇽의 명령에 수하는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다음 물러났다.

수하가 물러나자 다시 홀로 남게 된 아비뇽.

그는 다시 달을 올려다보았다.

오늘따라 달빛이 은은하게 아주 예뻤다.

그런 예쁜 달을 보며 아비뇽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성검은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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