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66화 (166/226)

제 166화

제166편 에르의 가호

“심판관님.”

북적이는 팔센의 광장.

그곳을 지켜보던 아비뇽은 뒤에서 들려오는 수하의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갑작스러운 전도사들의 실종, 황궁과 관련된 것 같습니다.”

몸을 돌린 아비뇽의 귀에 들려오는 수하의 보고.

생각지 못한 보고의 내용에 아비뇽은 얼굴을 찌푸렸다.

설마, 벌써 황궁이 눈치를 챈 것인가?

그렇다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지는데 말이다.

아비뇽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느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사람들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트레이 교단의 사제들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황가는 트레이 교단을 믿는 것 같다.”

황태자의 호위기사 칼론.

그의 등장은 곧, 황태자의 뜻을 의미한다.

그런 그가 트레이 교단의 인물들을 호위하며,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자신의 팔에 상처까지 내며 말이다.

그 상황을 보고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한 아비뇽이 수하에게 말했고 골치 아파진 상황에 수하는 인상을 굳혔다.

“이단아들에게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알아보거라. 나는 나대로 움직일 테니.”

“알겠습니다.”

조용한 아비뇽의 명령에 수하는 고개를 숙인 다음 물러섰다.

수하가 물러나고 다시 광장을 둘러보기 시작한 아비뇽.

흠칫.

그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붉은 머리의 미청년, 칼론과 두 눈이 마주쳤다.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칼론.

그런 칼론의 눈빛에 아비뇽은 당당하게 칼론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살짝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단아, 자신이 벌해야 할 존재를 말이다.

* * *

요한의 명령으로 칼론과 함께한 게슈레는 한 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칼론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다음, 칼론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한 중년 사내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칼론 경.”

수상한 중년 사내의 모습에 게슈레는 낮은 음성으로 칼론을 불렀다.

게슈레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 게슈레를 바라본 칼론.

게슈레 또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 칼론을 바라보았다.

“미행하겠습니다.”

이미 수하들에게 중년 사내를 미행하라는 명령을 내린 게슈레.

그가 칼론에게 안심하라는 듯 말하자 칼론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고맙소.”

“별말씀을.”

칼론의 인사에 게슈레 또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광장에서 크림슨과 튜칸에게 상처를 치료받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나저나…… 신성력이라는 힘 정말 대단하군요.”

보라색의 빛과 동시에 상처가 치유되는 사람들.

신성력을 지닌 크림슨과 일 사제 튜칸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게슈레가 말하자 칼론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되겠지요.”

“의사는 사라지겠습니다.”

칼론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던 게슈레.

그가 이때까지 생각하지 못한 점을 콕 집으며 말하자 칼론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더욱더 전문적인 직업으로 변화가 될 것이오, 신성력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오.”

“그렇습니까?”

칼론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는 게슈레.

그런 게슈레의 물음에 칼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신한다는 듯이 말이다.

* * *

“야, 얼굴 좋아 보인다?”

마차에서 내린 나는 나를 마중 나온 익숙한 얼굴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 나의 미소에 푸근한 미소를 지은 백발의 미청년.

메이슨이 나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할아버지의 제자이자, 내가 조금 무리하여 끔찍한 집안에서 구출해준 메이슨.

녀석이 전에 보여주었던 차가움과 괴로움이 아닌 행복함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반겨주자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조금 무리했었던 보람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가득하던 안개가 사라졌다.-

녀석을 처음 보았을 때, 메이슨을 보고 안개가 있다고 알려주었던 크산느.

그런 녀석이 미소를 짓는 메이슨을 보며 놀란 음성으로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크산느의 설명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녀석, 요즘 정말 행복한가 보다.

불행했던 만큼 지금처럼 계속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쨌든, 지금의 모습에 나는 안도했다.

마음의 병이 사라진 것 같으니 말이다.

“오셨습니까, 황태자 전하.”

메이슨의 옆.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고개를 숙이는 메이슨의 부모를 보며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많이 좋아 보여 다행입니다.”

지하 감옥에서 낡은 옷을 입고 도움을 기다리던 그들.

그때와는 달리 드레스와 양복을 차려입은 부부를 보며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부부는 그런 나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이게 다 황태자 전하와, 에르님의 가호 덕분입니다. 저희를 불쌍히 여긴 에르님이 황태자 전하를 보내주셨으니까요.”

그리고, 트레이 교단의 독실한 신자가 된 부부를 보며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가장 힘들 때, 그들의 옆에서 위로해주던 이가 트레이 교단의 사제 튜칸이었고, 공교롭게도 그들을 실제로 구출해주고 아들을 구해준 이가 바로 신의 선택을 받은, 성자였다.

이 기가 막힌 상황에 그 누가 신을 믿지 않겠는가?

두 손을 모으며 기도하는 둘의 모습에 미소를 짓던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돌렸다.

아직 신이 익숙하지 않은 대륙인들이기에 혹시나, 메이슨이 불안해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그런데 웬걸.

“에르님 최고입니다.”

신인 에르를 찬양하고 있는 메이슨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부모에게 그간의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함께 크림슨과 만나며 기도를 올리나 보다.

예상외로 씩씩함과 쿨함을 보여준 녀석이 너무나도 기특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런 녀석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전하……?”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바라보는 메이슨.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우웅!

그리고 나의 손에서 보라색의 빛이 일렁였다.

“아아…….”

갑작스러운 이 상황.

그에 메이슨의 부모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모았다.

그와 동시에 나의 손에서 시작된 신성력은 조금씩, 메이슨의 전신으로 퍼지기 시작하였다.

파앗!

짧은 시간.

그 아주 짧은 시간 나의 신성력은 메이슨의 몸을 은은하게 전부 뒤덮었고 강하고 짧은 소리를 내며 메이슨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아…….”

신성력을 타인에게 접촉하는 기술.

얼마 전 케한에게 신성력을 보여주며 가지고 놀다가 신성력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너무 좋아 손으로 잡으려는 케한의 모습에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혹시나, 부작용은 있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웬걸?

효과가 굉장한 듯했다.

“최고입니다!”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메이슨의 모습.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해도 될 듯하다.

-실험이냐?-

그런 나를 보며 크산느가 빈정거리듯 말했지만 나는 애써 무시했다.

나는 행복해진 메이슨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되어 신성력을 선물로 준 것일 뿐이다.

저 심보가 고약한 어둠의 정령이 비꼬며 생각하는 것뿐이다.

나는 그 누구보다 당당했다.

띠링.

신 스킬, 에르의 가호가 생성됩니다.

그때 나의 귀로 반가운 알림 소리와 함께 나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생겨났다.

반투명한 홀로그램 창에 적힌 새로운 스킬 생성이라는 글귀.

그 글귀를 보며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10년 전, 어린 나이에 엘란 산맥을 오르며 혹독한 추위를 겪었던 나였다.

너무나도 힘든 상황에 죽을 것 같았던 그때 가뭄의 단비와도 같이 냉 속성 내성이라는 새로운 스킬이 생겨났었다.

아마 그와 같은 이치일 것이다.

신성력의 활용법을 내가 새로 생성해냈고, 그것을 이 시스템은 새로운 스킬로 인식한 것이다.

아주 바람직한 형상이었다.

스킬로 생성되었다는 것은, 스킬창으로 인해 자세한 조건과 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힘이 넘칩니다.”

나의 힘으로 인해 컨디션이 최상이 되어버린 메이슨.

녀석이 흥분한 어조로 나를 향해 말하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거 다행이구나.”

“감사합니다, 전하.”

나의 말에 미소를 지은 메이슨이 고개를 숙였고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전하,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알겠습니다.”

그때,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메이슨의 어머니.

그녀가 나를 향해 정중히 말하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나는 메이슨의 저택으로 들어섰다.

* * *

깊은 밤.

메이슨의 집을 나선 나는 술도 깰 겸 오랜만에 걷고 싶었기에 마차를 먼저 돌려보내고는 황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은은한 달빛이 길을 밝혀주었으며, 시원한 밤바람이 나의 머리칼을 넘겨주었다.

신선한 이 기분에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다행이다.”

메이슨의 집에서 함께 식사를 했던 나.

나는 나의 눈앞에서 행복해하며 이야기의 꽃을 피우는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들을 떠올리며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시간과 행복이었기 때문일까?

메이슨의 가족은 평범한 타 가족보다 사이가 더 돈독하고 좋아 보였다.

-정말 좋아 보였다.-

나의 말에 동감하듯 고개를 끄덕인 크산느.

파닥.

고개를 끄덕인 크산느가 이내 짧은 날개를 파닥거리더니 나의 옆에서 나의 걸음 속도와 맞추어 앞으로 나아갔다.

“왜?”

-그냥.-

그런 녀석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나의 물음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크산느.

싱거운 녀석의 대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아까, 미처 확인해보지 못한 스킬을 확인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스킬창.”

스킬창

디위니타스 (dīvínĭtas) 검술 (SSS)

성취도 9/12

디위니타스 (dīvínĭtas) 심법 (SSS)

성취도 9/12

냉(ice) 속성 내성(S)

성취도 12/12

화(fire) 속성 내성(S)

성취도 8/12

성자의 기적(SSS)

신성력 -30, 체력 -10, 힘 -10, 민첩 -10.

일회성 스킬

에르의 가호(D)

신성력을 사용해 하루 동안 타인의 능력치와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려준다.

하루에 다섯 번 사용 가능하나, 성취도가 오른다면 횟수가 증가한다.

또한 한 번에 여러 사람에게 스킬을 시전 할 수도 있다.

성취도1/12

“호오.”

나는 내 눈 앞에 펼쳐진 스킬 창.

새로운 스킬이 생겨나 스킬 개수가 많아져서 그런 것일까?

조금은 간소화된 스킬 창을 보며 나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신기하다는 듯 살펴보다가 이내 손가락으로 클릭해보니.

띠링.

손가락으로 스킬 이름을 누르자 맑은 소리와 함께 이전처럼 스킬에 대한 상세설명이 나왔다.

아무래도 조정이 가능한가보다.

아주 편리한 기능이었다.

그동안 스킬들의 상세설명으로 인해 창을 내려 읽기 귀찮았으니 말이다.

그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나는 새로 생긴 스킬.

에르의 가호라는 글귀를 향해 눈을 내렸다.

그러고는 천천히 그 글귀를 하나씩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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