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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52화 (152/226)

제 152화

제152편 남부의 영웅(1)

-크크크. 재미있네.-

경악 어린 표정을 지으며 뒷걸음질 치는 오스란 왕국의 백성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귀로 들리는 크산느의 말소리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다 깜짝 놀란 것 봐봐.>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크산느가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왕성에서는 더 재미있겠지? 어서 가자.-

<그래.>

차오르는 기대감에 흥분하는 녀석의 말에 다시 미소를 지은 나는 말을 몰았다.

“…….”

오크들의 등장에 대한 충격으로 말문이 막혀버린 백성들.

좀 전과는 비교가 될 정도로 조용해진 귀환식이 되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게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말을 몰았다.

여기서 당황하면 황태자가 아니지.

그리고 나의 옆으로 엘로나, 위즐리가 따라서 말을 몰았다.

그리고 그 행렬의 뒤로 오크들이 조용히 따라왔다.

“취익!”

특유의 콧소리를 내며 말이다.

잠시 후.

우리는 왕성에 들어섰고 왕성의 광장까지 마중을 나온 루틸루스를 만날 수가 있었다.

“어서 오게!”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나를 향해 다가오는 루틸루스의 모습에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말에서 내려 루틸루스의 앞에 섰다.

“잘 다녀왔습니다.”

“정말 고생하셨네!”

나의 인사말에 나의 두 손을 잡으며 감사인사를 표하는 루틸루스.

그런 루틸루스의 모습에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근육질 영감이 손잡아 주니 영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의 미소에 고개를 끄덕이던 루틸루스는 나의 뒤에 있는 존재들을 눈짓하며 입을 열었다.

“저 뒤에 있는 자들이 오크인가?”

“그렇습니다. 시우 공작에게 대략적인 보고는 받으셨지요?”

“그렇네. 일단 안으로 들어가지. 오크들은 따로 별궁 하나를 내어줄 테니 오크 로드라는 자도 함께 들어오게나.”

오크 로드 튜라칸을 따라온 30명의 오크.

그들의 숙소까지 마련한 루틸루스를 보며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렸다.

“튜라칸!”

“예, 형님!”

나의 부름에 거대한 덩치를 지닌 튜라칸이 달려와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도 거대한 근육 때문에 튜라칸의 어깨너비는 사기적이다.

조금 거짓말을 보태서 나와 덩치가 비슷한 사내가 튜라칸의 어깨에 앉아도 될 정도로 말이다.

한데 이 녀석이 근육이 너무 비대하다 보니 고개를 숙이는데 팔이 벌어졌다.

마치 뒷골목 건달들처럼 말이다.

조금…… 부끄럽네.

“자자. 들어가시게!”

그런 튜라칸과 나를 보던 루틸루스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앞장섰고 나는 튜라칸의 어깨를 한 대 치고는 루틸루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 * *

대전에 들기 전, 궁녀들의 시중을 받아 대충 갑옷과 정리를 마친 우리는 수많은 귀족이 서 있는 대전에 들어섰다.

우리가 정리하는 동안 먼저 대전에 들어와 왕좌에 앉아있던 루틸루스는 우리가 대전에 들어서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저 영감.

미소가 위즐리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손녀사위로서 아주 잘 보였나 보다.

아무튼, 나는 그런 루틸루스를 똑바로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웅성웅성.

걸음을 옮기는 나의 귀에 들리는 웅성거림.

-오오!-

환호하는 크산느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귀족들의 웅성거림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대전에 들어서 나의 옆에 나란히 걷는 이는 제국의 공작인 실도 아니고, 왕국의 공작인 시우도 아니다.

바로, 이번 마적 토벌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오크 로드, 튜라칸이었다.

솔직히, 튜라칸은 인간에 가까운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

오크 특유의 튀어나온 턱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오크보다도 거대한 덩치가 인간으로 보이지 않게 해주었다.

아마…… 오우거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믿을 것 같다.

“어서 오시게 황태자.”

아무튼, 걸음을 옮기던 내가 멈춰 서자 루틸루스는 왕좌에서 일어나 계단을 밟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러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겼다.

제국의 황태자이자 남부의 영웅이 된 나에게 한 나라의 자존심이자 국왕인 루틸루스가 최고의 예를 갖춘 것이다.

그런 루틸루스의 모습에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내가 존경하는 무인이 이렇게 대해주니 나 또한 예를 갖추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마적단의 단장 미라를 포로로 잡았으며, 약 300명의 포로를 끌고 왔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현장에서 사살하였으며 마적단들의 주둔지에 무사들과 병사들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정말 고맙네. 자네 덕분에 왕국의 백성들이 더욱더 행복해질 것이네.”

“감사는 이 친구에게 하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실질적으로 마적들을 토벌한 것은 이 친구와 이 친구의 수하들이니까요.”

오크인 튜라칸을 친우라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내가 소개하자 귀족들은 흠칫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저 오만에 찌들어있는 귀족들은 튜라칸을 몬스터라며 깔보았을 것이다.

한데 저들이 조심스러워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위대하신 내가 튜라칸을 친우로 소개한다면?

저들은 튜라칸에게 절대로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곧 황태자인 나를 무시하는 행동이 될 테니 말이다.

이것은 솔직히 저들에게 하는 경고였다.

튜라칸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

그것을 알아들은 귀족들은 움찔하며 눈치를 살폈고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그런 나의 표현에 루틸루스 또한 놀랐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지우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튜라칸을 올려다보았다.

“나보다 덩치가 큰 사내는 처음일세.”

“그대는 내가 본 인간 중 가장 크다.”

“예의를 지켜주십시오.”

루틸루스의 말에 튜라칸이 대답하자 가만히 있던 한 귀족이 앞으로 나섰다.

다른 귀족들보다 더욱더 진한 구릿빛 피부를 지닌 중년인.

최적화된 근육을 자랑하는 중년인의 모습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저자가 오스란 왕국의 군인, 총무사단장 레게 후작인 듯하다.

튜라칸을 깔보는 시선으로 보지 않고, 손님에 대해 정중히 부탁하는 레게 후작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튜라칸을 몬스터라고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전생에서도 저자는 유명했다.

천생군인.

나라에 목숨을 바치고, 국왕을 위해 온몸을 바친다.

그는 뛰어난 무사는 아니었지만 뛰어난 지휘관이었으며, 군인이었다.

모든 군인에게 존경을 받는 그런 군인.

“인간의 예의는 잘 모른다.”

아무튼, 그런 레게 후작의 진심을 느꼈는지 튜라칸은 기분 나빠하지 않고 정중히 대답했다.

뭐 내 눈에만 정중히지만 말이다.

“후작.”

“송구하옵니다.”

튜라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루틸루스가 레게 후작을 부르며 주의를 주었고 후작은 바로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섰다.

“왕국을 대표해 인사하겠네. 마적들을 토벌해주어 고맙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루틸루스의 정중한 인사에 튜라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그런 튜라칸의 모습이 귀족들에게 거슬렸는지 귀족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

그럼에도 감히 나서지 않는 귀족들.

가장 깐깐한 레게 후작이 가만히 있으니 저들도 눈치를 살피는 것이다.

하여튼, 귀족들은 맨날 눈치만 살핀다. 어휴 싫어.

그런 귀족들을 무시한 나는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루틸루스와 튜라칸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똑같이 거대한 덩치에 엄청난 근육.

누가 보면 부자지간이라 해도 믿을 것 같았다.

“아무튼, 왕국에 잘 왔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알겠다.”

루틸루스의 말에 튜라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다음 뒤로 물러섰다.

자신이 빠질 타이밍이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오늘 저녁부터 사흘간 축하 파티를 열 생각이니 황태자는 부디 참가해주기를 바라네.”

“당연합니다.”

고개를 돌린 루틸루스가 나를 바라보며 말하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이제, 당신이 약속을 지킬 차례이다.

[조금만 시간을 주게.]

그때, 나의 귀로 들리는 마나 마우스.

루틸루스의 음성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그런 나를 향해 루틸루스는 감사를 표했다.

“자! 공치사는 파티가 끝난 후에 하도록 하고, 피곤할 텐데 어서 가서 쉬게.”

“네 알겠습니다.”

루틸루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루틸루스 또한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인사를 마친 나는 튜라칸과 함께 대전을 나섰다.

* * *

“하아…….”

레브의 집 앞에 도착한 칼론.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왜…… 저 집을 바라보는데 답답한 것일까?

레브의 집 앞에 도착한 지 10분의 시간이 지났다.

한데 칼론은 아직도 들어서지 못하고 문 앞에 서성거리고 있었다.

레브를 보면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 죄책감이 칼론의 어깨를 짓눌렸고 괴롭게 했다.

“후우…….”

집 문 손잡이에 손을 얹은 칼론.

그는 숨을 한번 내쉬고는 손에 힘을 주었다.

이제는…… 들어가야 하니 말이다.

짜악!

“……?”

그때.

칼론의 귀에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 손바닥으로 사람의 살을 때리는 소리이다.

벌컥!

“뭐야!”

그에 화들짝 놀란 칼론이 황급히 문을 열었다.

“…….”

그러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눈물을 흘린 채 자신의 뺨을 쥐고 있는 어린 소년.

너무나도 야위어 옛날의 건강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한스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레브를 볼 수가 있었다.

“레브……?”

설마…….

동생을 그렇게나 아끼던 레브가 한스를 때렸단 말인가?

에이, 설마.

“어, 왔어, 칼론?”

“…….”

아닐 것이다.

자신을 보며 저렇게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어느 누가 방금 자신의 동생을 때린 여인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뭐해……?”

그런 레브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은 칼론이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분명 실수로, 떨어지는 물건을 피하거나 한스의 손에 들린 위험한 물건을 빼앗다가 한스의 뺨에 손을 댄 것이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말이다.

그런 칼론의 마음을 아는지 레브는 화답하듯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한스가 기도를 안 올린다잖아.”

“……?”

기도. 그놈의 기도!

레브는 미하일이라는 신을 믿고 있었다.

성녀 루멘이 모신다는 그 신.

자신의 주군과는 반대되는 그 신!

하지만 주군께서는 말씀하신 적이 있다.

같은 신이고 누가 무슨 신을 믿든 그것은 자유라고.

또한 주군뿐만 아니라 성녀 루멘도, 하인리히도, 트레이 교단의 대사제인 크림슨 또한 그렇게 얘기했다.

그리고 칼론 또한 그에 동감한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본인의 마음이 움직여야 하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칼론은 레브의 신앙을 존중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니까.

한데…… 그런 신앙의 자유를 무시하고 고작 기도를 안 했다고 저 어린 한스를 때린 거라고?

에이 설마…….

“설마…… 그 이유로 한스를 때린 거야……? 기도 안 해서?”

“응 그래서 혼 좀 낸 거야. 미하일 님의 은총을 무시하면 벌 받으니까.”

아아…….

자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는 레브를 보며 칼론은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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