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47화 (147/226)

제 147화

제147편 튜라칸(1)

부웅!

“핫!”

이 자식 제법이다.

마나를 싣지 않은 나의 주먹.

그것을 피하며 반격해 들어오는 튜라칸의 주먹을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퍼억!

“크윽!”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대륙의 역대급 천재 요한 카르미언 듀크다.

크기만 한 주먹에 당할 리가 없지.

나를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그대로 아래로 후려쳐버린 나.

나의 힘으로 인해 튜라칸의 주먹은 아래로 떨어졌고 그 중력에 의해 튜라칸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그다음은…….

퍽 퍽퍽!

“뚜샤 뚜샤!”

나의 일반적인 폭행이었다.

아 속 시원해라.

* * *

“조장님!”

오크들의 주둔지.

그곳의 맨 구석.

포로가 되어버린 인간들이 위치하고 있는 곳에 있던 7군단 8조의 조장 한스.

그는 자신의 수하가 부르는 목소리에 줄에 묶인 채 힘겹게 돌아섰다.

그러고는 수하를 바라보았다.

“그래, 알아봤나?”

“네! 하루 동안 살펴본 결과! 오크들은 아무런 방비책도 없습니다!”

“뭐……?”

생각지 못한 수하의 보고.

그에 한스가 벙찐 표정을 지으며 되묻자 수하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멍청한 자식들은 교대고 뭐고 그딴 거 없이 그냥 돌아다닙니다. 돌아다니다가 눈 마주치면 싸우고, 아주 가관입니다!”

“하아…….”

수하의 보고에 한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8조의 조장 한스.

7군단에서 척후병을 맡고 있는 조의 조장이며 최정예 8조의 조장을 맡고 있는 이다.

운 좋게 살해당하지 않고 포로로 잡혀 왔기에 한스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주군, 요한이라면 금방 자신들을 구하러 올 것을 알기에 미리 정보를 모아두려고 했던 것이다.

한데 이 망할 오크 놈들은…….

“야! 저기로 가서 소변 누라고!”

“취익! 미안하다!”

자신들의 앞에서 바지춤을 내리는 오크를 보며 한스는 신경질적으로 대소변이 모여 있는 곳을 가리키며 소리쳤고 오크는 머쓱한 표정으로 사과한 다음 물러났다.

진짜 심각할 정도로 멍청한 녀석들이었다.

“취익! 인간!”

“뭐!”

“취익! 이건 뭐냐! 취익!”

그때, 한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오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고 오크는 그런 한스에게 물건 한 개를 보여주었다.

세 개의 구멍이 뚫려있는 얇은 천.

한스는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팬티다.”

“취익?”

한스의 설명에 오크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한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오크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바지 안에 입는 거!”

“취익! 왜 이렇게 작나! 취익! 인간! 작다!”

“크아아아!!”

“조장 참으십시오!”

솔직하게 묵직하게 팩트를 때리는 오크의 모습에 한스는 결국 이성의 끈을 놓았고 그의 수하들과 오스란 왕국의 무사들은 줄에 묶인 채 그런 한스를 말렸다.

몇 명은 이빨로, 또 몇 명은 어깨로 아주 필사적으로 말이다.

“놔! 놓으라고!”

하지만 한스는 이미 눈이 제대로 뒤집힌 상태이다.

그가 언성을 높이며 소리쳤지만 수하들과 무사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발광하는 한스의 몸을 붙들고 있을 뿐이었다.

“취익! 인간! 아픈가?”

그런 한스를 보며 작다고 팩트를 때린 오크가 다가왔다.

“크아아아!”

“취익! 기다려라!”

오크가 다가설수록 더 발광하는 한스.

오크는 그런 한스를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몸을 돌렸다.

뒤뚱뒤뚱.

그러고는 뛰어갔다.

인간 한스가 아플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다.

“조장.”

그때, 유일하게 말리지 않고 가만히 있던 부조장 레흐.

그의 부름에 한스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레흐를 바라보았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가!”

레흐의 물음에 한스가 언성을 높이자 레흐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근처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오크들을 바라보았다.

“착하잖아요.”

“……?”

“몬스터가 이렇게 착하고 말을 잘 듣습니까?”

“…….”

“저는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 포로로 잡혀 오크들을 관찰한 포로들.

그들은 애써 자신들이 부정했던 이야기를 레흐가 수면 위로 꺼내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들도 느끼고 있었다.

자신들을 포로로 잡고 감시하는 오크들.

그들이 본능만으로 살아가는, 위험한 몬스터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애써 부정했다.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이때까지 자신들이 배워오고 생각해왔던 상식을 부정하는 일이 되었으니 말이다.

“취익! 이 인간! 취익! 아프다!”

“취이익! 그런가?”

그때, 한스를 걱정하던 오크가 한 오크를 데리고 왔다.

하얀색의 모자를 쓴 오크는 한스에게 다가오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취익! 어디가! 아프냐!”

“입 닥쳐, 냄새나.”

“취이익! 양치! 했다!”

한스의 욕설 어린 말에 하얀 모자를 쓴 오크는 억울하다는 듯 콧김을 내뿜었다.

정말…… 억울해 보였다.

그런 오크를 보며 한스는 결국 피식 웃고 말았다.

덩치는 산만한 놈이 양치했다고 억울해하는 모습이 어이가 없고, 웃겼던 것이다.

“취익! 다 나았다!”

“취익! 역시 대단하다!”

그런 한스를 보며 하얀 모자를 쓴 오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한스를 걱정했던 오크가 하얀 모자의 오크를 보며 감탄했다.

아주 지X도 풍년이었다.

“살아있었네.”

흠칫.

그때.

오크들을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한스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빈정거리듯 하면서도 정이 넘치는 말투와 매력적인 목소리.

한스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익숙한 형태를 지닌 존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황태자 전하!!”

* * *

한스와 레흐, 나머지 8조원들, 그리고 오스란 왕국의 무사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나는 튜라칸이 안내한 막사에 들어섰다.

그러고는 튜라칸이 권한 의자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고맙군.”

“아니다. 오크들의 선생으로 쓸 생각이었다.”

나의 감사인사에 고개를 가로저은 튜라칸.

나는 그런 튜라칸을 보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선생?”

“그래. 우리 오크들은 무식하다. 하지만 저능한 것은 아니다.”

“그저 지식이 없는 것뿐 이다?”

“그렇다.”

나의 물음에 튜라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군.”

“그대도 보지 않았나. 우리 아이들이 타 오크와 다르다는 것을.”

튜라칸의 말에 미소를 짓던 나는 이어서 들려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튜라칸의 수하들인 오크들은 언어를 구사하고, 로드인 튜라칸을 진심으로 따랐으며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줄 알았다.

이것만 하더라도 제국에 있는 타 오크들과 확연히 달랐다.

“네가 가르친 것인가?”

“그렇다.”

튜라칸이 건넨 술병.

그것을 받아든 내가 묻자 튜라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꽤 배웠군.”

“아버지와 스승님 덕분이지.”

“그런가.”

튜라칸의 말에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술병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맛있군.”

“마적들의 술이다.”

“역시.”

사막 술 특유의 알싸한 맛이 감돌기에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였다.

나는 손에 들린 술병을 한번 바라보고는 이내 다시 테이블 위로 내려놓았다.

“왜 하필 마적들을 습격한 거지? 오크들이 사막에 출몰하다니. 처음 들어본다.”

튜라칸의 대답을 대충 흘려들은 내가 진정으로 궁금했던 것.

숲 속에서 생활하는 오크들이 사막을 정복한 이유에 관해서 물어봤다.

그런 나의 질문에 튜라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셈을 가르쳐주던 상인이 있었다.”

“…….”

“처음에는 우리에게 장사를 하려 해서 어이가 없었지만 이내, 우리는 그에게 정이 들고 말았다.”

“인간 증오한다며.”

튜라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묻자 튜라칸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증오하지만, 좋은 인간은 좋아한다.”

“그렇군.”

“나는 나쁜 인간들을 모두 죽이고, 다시 오크들이 대륙의 패권을 되찾아 좋은 인간들과 함께 살아갔으면 한다.”

“…….”

“고대의 시대처럼 말이다.”

“고대의 이야기를 아나?”

말없이 술병을 기울이던 나의 귀에 들려온 튜라칸의 말.

고대의 이야기를 꺼내는 튜라칸을 보며 내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짓자 튜라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스승님이 알려주셨다.”

“스승님이 누구지?”

“모른다. 그리고 돌아가셨다.”

“골치 아프군.”

마치 삼류 소설 같은 튜라칸의 대답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강자를 키워낸 이는 이름도 없는 은거고수.

이 공식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 상인이 뭐?”

술을 한 모금 더 마신 나는 아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시 꺼내었고 튜라칸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상인이 죽었다.”

“이곳, 사막 마적들에 의해?”

“그렇다.”

미친.

자신들과 친하게 지내던 인간을 죽여서 복수하러 온 것이라고?

숲이 주 무대인 오크들이 이곳 사막까지 와서?

“마적들 전부를 죽인 것인가?”

“아니, 절반은 도망갔다.”

“……?”

나의 물음에 튜라칸이 당당하게 대답하자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망치는 적을 그냥 보내준 건가?”

“그렇다. 오크는 도망친 적을 뒤쫓지 않는다.”

아주 지X도 병이다.

나의 물음에 당당하게 말하는 크산느를 보며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답도 없는 녀석들이었다.

-이러니 인간들에게 패권을 빼앗겼지.-

<그러게 말이야.>

보다 못한 크산느가 한마디를 날렸고 나 또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우직한 오크들.

이러니까 교활한 인간들에게 패배했지.

쯧. 불쌍한 것들.

아무튼 거기까지 생각을 미친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튜라칸을 바라보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사막을 차지하는 것은 어때?”

“응? 무슨 소리인가.”

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 튜라칸.

그가 나를 향해 묻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이곳의 원래 주인은 오스란 왕국이다. 하지만 네가 협조해준다면 이곳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해주마. 즉 너희 오크들이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집으로 해주겠다는 뜻이다.”

“인간의 밑으로 들어가라는 것인가?”

“아니.”

날카로운 튜라칸의 눈빛.

그의 질문에 나는 피식 웃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나를 노려보는 튜라칸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나의 밑으로 들어와라.”

“뭐……?”

나의 말에 벙찐 표정을 짓는 튜라칸.

그런 튜라칸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너의 꿈이 나의 꿈이다.”

“…….”

“나는 고대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며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렇군…….”

“너보다 내가 더 능력이 있어 보이는데. 아닌가?”

정곡을 찔렀을까?

나의 마지막 질문에 튜라칸은 눈에 띄게 움찔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진심인가?”

“그래, 신의 이름을 걸고.”

“……오크 신을 아나?”

“…….”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향해 조심스럽게 묻는 튜라칸.

그런 튜라칸을 보며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난데없이 오크 신이라니?

아내 애초에, 오크에게도 신이 있었던가?

아 에르가 주신이니 오크도 만든 것인가?

“고대시절의 오크 로드. 그분을 우리는 신으로 모시고 있다. 또한 그분은 마신 에르님의 수하였고.”

“아…… 안다.”

“네가 말하는 신은 누구의 이름이지?”

고대 문헌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인간과 몬스터의 혼종, 레미 레크 쿠라.

이 세 명을 거두어들인 에르에 관한 이야기를 말이다.

그 이야기를 떠올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튜라칸이 날카로운 어조로 물었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거 왠지 일이 쉬워질 것 같았다.

녀석이 믿는 오크 신이 에르의 수하라고?

그러면 에르의 성자인 나는?

아마 받들어 모실 것이다.

우웅!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씨익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라색의 신성력.

“아아…….”

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력이 감격스러웠는지 튜라칸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역시나 나의 예상이 맞았다.

그런 튜라칸의 모습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양팔을 옆으로 들어 올렸다.

어깨높이까지 말이다.

그러고는 몸속에서 올라오는 신성력을 더욱더 강하게 끌어올렸다.

우웅!

그와 동시에 나의 몸을 환하게 비추는 보라색의 아름다운 빛!

그 아름다운 빛 한가운데서 나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튜라칸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에르님의 아들. 성자 요한 카르미언 듀크다.”

“아아!”

그와 동시에 튜라칸은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주 지X을 한다, 지X을.-

가벼운 이야기는 무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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