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45화 (145/226)

제 145화

제145편 오크(1)

“취익! 로드! 사막! 입구! 인간! 겁나 많다 취익!”

마적단의 주둔지를 장악한 오크 로드 튜라칸.

그는 자신의 앞에서 콧김을 강하게 내뿜으며 보고를 올리는 수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얼마나?”

“취익! 우리보다 많다!”

“…….”

자신의 물음에 자세한 숫자를 알지 못해 자신들의 병력보다 많다고 표현한 수하.

그런 수하의 모습이 익숙한 듯 튜라칸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나보다 강한 자는?”

“2명 정도! 취익!”

“……?”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수하에게 물었던 튜라칸.

그는 평소대로 없다 취익! 이라는 답을 원했지만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

평소와 달리 2명 정도라고 대답하는 수하의 모습에 튜라칸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하에게 다가갔다.

덥석.

“다시 말해봐라.”

멍청한 수하가 잘못 말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 생각한 튜라칸.

그가 자신보다 작은 수하의 멱살을 잡고는 얼굴을 가까지 가져다 대며 되묻자 멍청한 수하는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2명 있었다. 취익!”

멍청한 오크는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그런 수하의 대답에 튜라칸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수하의 멱살을 놓아주었다.

튜라칸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멍청한 수하는 거짓말을 못 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수하에게 굳이 화를 풀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멍청하고 탐욕스러운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다.

“후우…….”

다시 의자에 앉아 깊은 한숨을 내쉰 튜라칸.

수하는 그런 튜라칸의 눈치를 살피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취익! 인간. 먹고 싶다! 취익.”

“…….”

자신의 옆에 줄에 묵힌 채 무릎을 꿇고 있는 20여 명의 인간.

바로, 이곳 주둔지에서 사로잡은 포로들이었다.

수하가 그런 인간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자 튜라칸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수하를 바라보았다.

“더러운 인육을 먹지 말라고 했을 텐데?”

“취익! 하지만! 맛있다 취익!”

“아니, 인간에게는 독이 있다. 우리가 먹으면 죽는다.”

“꿰에엑!”

튜라칸의 말에 수하는 화들짝 놀라며 괴성을 질렀다.

그러고는 각오 어린 표정을 짓고는 튜라칸을 바라보았다.

“알겠다. 취익! 다신! 안 먹는다 취익!”

수하의 대답에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 튜라칸은 몸을 돌려 포로들을 바라보았다.

두려움에 질려 몸을 떨고 있는 포로들.

어떻게든 자신과 눈을 안 마주치기 위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포로들을 보며 튜라칸은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너희는, 인간이 아닌 우리 오크들의 노예이다.”

움찔.

그들의 귀에 들려오는 싸늘한 튜라칸의 목소리.

그에 포로들은 움찔했고 튜라칸은 인상을 찌푸렸다.

전사의 자긍심이 없는 포로들의 모습이 한심했던 것이다.

“취익! 로드! 싸움! 취익!”

“누구랑?”

그때, 튜라칸의 귀에 들려오는 수하의 목소리.

튜라칸이 인상을 찌푸리며 묻자 수하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

“라! 휜! 취익! 휜이 한 대 더 때렸다!”

“피는?”

“라가 나고 있다 취익!”

“휜의 승리다.”

“알았다 취익!”

튜라칸의 판결에 고개를 끄덕인 수하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모여서 싸우고 있는 오크들에게 다가갔다.

“휜! 취익! 승리! 취익!”

“꿰에엑!”

“취치칙!”

그런 수하의 말에 오크들은 절망하고, 환호했다.

일상이 전투이며, 호전적인 종족 오크.

튜라칸은 그런 오크들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 * *

“왔냐.”

지휘관 막사.

그곳에 들어선 나는 나를 반겨주는 실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비어 있는 가장 상석으로 걸어가 앉았다.

그런 나의 왼쪽에는 실과 제국 측 인물들.

오른쪽에는 시우 공작과 왕국 측의 인물들이 앉아있었다.

“좋냐?”

실실 웃으며 실을 바라보던 나.

그런 나를 보며 실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고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내가 실보다 상석에 앉을 수 있으니 감회가 새로웠던 것이다.

-빨리 시작해.-

그런 나의 모습에 크산느가 인상을 찌푸리며 주의를 주었고 나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웠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수뇌부들을 둘러보았다.

“자세한 상황을 보고 하도록.”

그에 나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파울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미리 벽에 걸어 놓은 지도의 옆에 섰다.

“일단 저희 주둔지는 이곳입니다.”

지도에 보이는 사막과 푸른 대지의 경계선.

사막 입구를 나뭇가지로 짚은 파울로는 다시 손을 움직였다.

그러고는 사막의 안쪽,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곳을 짚었다.

“이곳이 마적단의 본거지로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누구에게 들은 것이지?”

“저희 블랙 문의 정보입니다.”

“그렇군.”

제국의 정보기관.

황제의 명령만 듣는 대륙 최고의 정보기관이자 암살기관인 블랙 문에서 나온 정보라면 확실할 것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나였기에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7군단에서 척후병으로 이루어진 8조와 왕국의 무사가 그들의 행태를 감시하던 중. 오크들의 습격. 그리고 그 주둔지를 오크들이 차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상자는?”

“……7군단의 8조, 막내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의 생사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능이 없는 오크라면 십중팔구 죽였을 것입니다.”

콰득.

이런.

파울로의 보고에 나는 나도 모르게 의자 손잡이를 부수고 말았다.

내가 아끼고 믿는 병사이며 백성인 8조.

지 집만 불태우겠다는 것에 좋다고 웃는 한스가 십인장으로 있던 조이다.

그 망할 놈.

정말 죽은 것인가?

“시신은.”

“죄송합니다. 생존자도 십인장이 자신을 희생한 후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오크들의 무위 수준이 어느 정도이기에!”

파울로의 보고에 흥분한 할버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치자 파울로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소드 마스터이자 마적단장인 미라를 죽였다고 합니다.”

“…….”

“최소 소드 마스터 급 이상의 강자라고 판단이 됩니다.”

“허어…….”

“어찌!”

“몬스터 따위가!”

파울로의 첫 번째 보고에 그대로 굳어버린 수뇌부.

이어진 파울로의 확답 어린 말에 수뇌부들은 경악했다.

몬스터인 오크가 어찌 초인의 경지에 오를 수가 있단 말인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고대시절, 오크 로드 쿠라는 소드 마스터 그 이상의 경지에 올랐었다.”

“그것은 전설이지 않습니까?”

나의 말에 시우 공작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전설이라…….

그래 모든 사람은 그렇게 치부할 것이다.

시우 공작의 물음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시우 공작을 바라보았다.

“왜? 오크는 소드 마스터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

“지능이 낮은 몬스터입니다.”

“고대시절에는 오크들은 인간들과 비슷한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 또한 전설로 알고 있습니다.”

시우 공작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수뇌부들을 둘러보았다.

“전설이라…… 그러면 제국의 수호룡. 크산느도 전설인가?”

흠칫.

이미 전 대륙에서 유명하다.

아카데미 경쟁전.

그 마지막 날.

제국의 수호룡이 하늘을 비상하여 나의 위엄을 높여 주었고, 나를 황태자로서 인정했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튼, 내가 그 이야기를 꺼내 들며 묻자 수뇌부들은 입을 다물었다.

“한데, 왜 고대시절 몬스터들의 업적을 전설로 치부하는 것인가? 단순히 증거가 없어서?”

“…….”

“크산느의 존재 또한 증거가 없기에 전설로 치부되었다. 아닌가?”

“……맞습니다.”

나의 물음에 입을 다물고 잇던 수뇌부.

이어진 나의 물음에 시우 공작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면 왜 전설로 치부하는 것이지?”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나의 계속된 물음에 시우 공작은 입술을 한번 깨물고는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한 듯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시우 공작의 사과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수뇌부들 모두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아니, 우리들의 고정관념 때문이다.”

“갑자기 뭔 고정관념이야.”

나의 이야기가 갑작스러웠을까?

가만히 있던 실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실을 바라보았다.

“인간과 엘프는 절대 사랑을 할 수 없고, 결혼을 할 수 없다. 이 고정관념을 깨셨지요?”

“…….”

나의 물음에 입을 다문 실.

나는 그런 실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면, 몬스터는 당연히 초인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이 개 같은 고정관념을 버려.”

“…….”

“그딴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질 거야. 인간들은 또 대륙의 패권을 오크, 아니 어쩌면 아예 다른 종족에게 빼앗길 수도 있어.”

이어진 나의 말에 수뇌부들은 모두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숙였다.

얘기하다 보니 이야기 핀트가 살짝 어긋나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다.

“긴장해.”

그래.

익숙함에 속아서, 또 병X같은 고정관념에 익숙해져서 긴장을 풀지 말라고.

이 한마디가 하고 싶었다.

“대답.”

“네!”

나의 말에 쥐죽은 듯 조용해진 수뇌부들을 보며 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고, 그제야 수뇌부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파울로.”

“네 전하.”

“호칭 주의해라. 여기서는 사령관이다.”

“송구합니다.”

나의 부름에 고개를 숙인 파울로.

내가 녀석을 향해 주의를 주자 파울로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사죄했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시체를 찾아오겠다.”

“사령관님!”

나의 한 마디.

그 파울로는 물론 이곳에 있던 모든 수뇌부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한스. 그 녀석과 다른 녀석들을 집에 데려다줘야지.”

“내가 가겠다.”

나의 한 마디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실.

그가 말하자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실을 바라보았다.

“부사령관.”

“……제가 가겠습니다.”

차가운 나의 눈빛과 말투.

그런 나의 모습에 실이 자세를 고쳐 잡고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부사령관은 나를 대신해 시우 부사령관과 함께 이곳을 이끌도록.”

“사령관님!”

나의 대답에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는 실.

나는 그런 실을 보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내가 죽을 것 같나?”

“아니요. 오크들이 불쌍합니다.”

피식.

아 웃으면 안 되는데.

위엄 어린 사령관 컨셉을 유지하던 나는 생각지 못한 실의 대답에 결국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런 나의 모습에 슬그머니 따라 웃는 수뇌부들.

나는 그런 수뇌부들을 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웃음이 나오나?”

“죄송합니다.”

짜식들이. 빠져가지고.

나의 물음에 수뇌부들은 황급히 미소를 지우고는 고개를 숙였다.

“위즐리라도 데리고 가십시오.”

실의 말에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고 실의 옆에 있는 할버드, 그리고 회의 시작 전부터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인, 엘로나를 바라보았다.

“당연하지. 할버드, 그리고 엘로나 그대도 간다.”

“알겠습니다.”

“네.”

나의 부름에 할버드는 힘차게 경례하며 대답했고 엘로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런 둘의 모습이 마음에 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시우 공작을 바라보았다.

“사망한 무사들의 신원 파악과 동시에 관을 준비하고, 보상금을 정리하도록.”

“알겠습니다.”

나의 명에 시우 공작은 고개를 숙였다.

그에 나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실을 바라보았다.

“최고 보상금으로 선정하겠습니다.”

나의 눈빛에 실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시우 공작은 오스란 왕국의 입장이 있기에 죽은 무사들을 어떻게 대할지 모르겠지만 제국은 다르다.

무조건 영웅 훈장이 내려질 것이며, 최고의 보상과 그의 가족들에게 영웅에 걸맞은 보상이 내려질 것이다.

그것에 내가 만들어갈 나라이다.

나의 신념을 잘 아는 실의 대답에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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