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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25화 (125/226)

제 125화

제125편 장인의 종족, 드워프(1)

“좋은 사람 같던데?”

사내를 돌려보내고 맥주잔을 든 나를 향해 말한 엘로나.

나는 그런 엘로나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지금 다른 남자 칭찬하는 거야?”

“다른 여자 몸매 살피는 남자보다는 괜찮지 않아?”

크흠.

본전도 못 찾았다.

나의 장난에 엘로나가 싱긋 미소로 대답하자 나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헤헤. 형아 졌다.”

그런 나의 모습에 웃으며 좋아하는 위즐리.

나는 그런 위즐리를 한번 노려보고는 다시 포크를 들었다.

“…….”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유. 누나 맛있었다, 그치?”

“그러게, 칼론 경은 입맛에 맞던가요?”

“아주 맛있었습니다.”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세 명.

나는 가만히 뼈만 남은 그릇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엄청난 속도로 자기들끼리 음식을 먹어치운 의리 없는 세 명의 행동에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에휴.-

그리고 나의 귀에 크산느의 한심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이보시오! 300골드라니 너무하지 않은가!”

“아. 싫으면 그냥 가소!”

해상도시 렌.

멋들어진 무기와 갑옷을 길에 전시한 노상 무기점.

그곳에서 키가 작은 중년인이 호통을 치자 주인장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휘저었다.

팔기 싫으면 다른 데 가라는 뜻이다.

“자세히 보시오! 이 늘씬한 검신과 완벽한 무게중심이 보이지 않소?”

그런 주인장의 모습에 중년인은 목소리를 낮추며 검을 들어 보였고 주인장은 그런 중년인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보시오. 이게 어디 봐서 늘씬하오?”

검을 만든 중년인과 같이 짜리몽땅한 검.

그것을 들어 보이며 주인장이 가소롭다는 듯 말하자 중년인은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예술가에 있어서 자신의 작품이 무시당하는 것만큼 큰 모욕이 없었다.

“됐소!”

신경질적으로 그런 주인장에게서 검을 뺏어 든 중년인.

그러고는 들고 온 보따리에 가지고 온 무기와 방패를 넣고선 이내 무기점을 나섰다.

“별 이상한 놈이 와서는…… 쯧.”

그런 중년인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한번 찬 중년인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재수 없는 놈 때문에 하루 장사를 망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봐.”

그때,

다시 떠나지 못하고 무기점 앞을 서성거리던 중년인의 귀에 들리는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

그에 중년인은 고개를 돌렸다.

흠칫.

그러자 로브를 깊게 눌러쓴 수상한 4명의 인간이 보였다

그에 중년인은 흠칫하고는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그 무기. 내가 사고 싶은데.”

그때, 4명 중 가장 선두에 있던 사내가 중년인에게 말했고 중년인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런 사내를 바라보았다.

“왜? 안 팔아?”

로브 안으로 보이는 매력적인 붉은 입술.

중년인을 향해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하며 그 매력적인 입술이 한쪽으로 올라갔다.

마치 매혹적인 미소를 짓는 듯 말이다.

그에 중년인은 고개를 가로젓고는 이내 바닥에 보따리를 펼쳤다.

“검 두 개와 방패 하나.”

평균적인 성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은 짧은 두 개의 검과 쓸데없이 큰 방패.

그것을 본 사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사실 것이오?”

그런 사내를 보며 중년인이 조심스럽게 물었고 사내는 그런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너를 사지.”

그러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 * *

“신기하군.”

식사를 마치고 시장가로 나선 우리는 시장거리를 한번 둘러보기로 했고, 나는 무기점 앞에서 주인장과 승강이를 벌이는 중년인을 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한창 성장기에 들어갈 소년들과 비슷한 키를 지닌 중년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쓰러울 정도로 키가 작은 중년인이었지만 재미있는 것은 중년인의 몸이 굵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의 눈에는 보였다.

얇은 옷 사이로 가득한 근육들이 말이다.

“병인가?”

그런 중년인을 보던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한 번씩 저런 사람들 있어. 일반사람과 다름없는데 선천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들.”

“그런가? 마치 드워프 같군.”

위즐리의 설명에 나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워프 맞다.-

그렇군.

역시 드워……?

장난스러운 나의 말에 동의하듯 말하는 크산느.

그에 고개를 끄덕이던 나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던 행동을 멈추었다.

“……?”

그러고는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맞다고, 드워프.-

그런 나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지은 크산느가 확답해주었고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종족 전쟁에서 인간에게 패배하여 멸족 당했다고 알려진 장인의 종족 드워프.

그들은 엄청난 근력과 체력, 그리고 섬세한 손기술을 지니고 있어, 예술, 또는 장인의 종족이라 불렸다.

현시대에서는 절대로 만들 수 없는 고대시대의 뛰어난 무구들.

그것들 대부분이 드워프가 만들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인간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드워프의 실력에는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드워프들은 장인으로서 최고의 종족이었다.

한데 그런 종족이 살아있다고?

그것도 인간 세상에서 무기를 팔면서……?

“저런…….”

그때,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엘로나의 안타까운 음성에 정신을 차렸다.

얼굴을 붉힌 채 신경질적으로 짐을 다시 싸는 드워프.

엘로나는 그런 드워프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열심히 만들었을 텐데…….”

위즐리의 이야기를 듣고 선천적인 병을 지닌 인간으로 오해한 엘로나.

그녀가 안타까운 음성으로 말하자 옆에 있던 위즐리와 칼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군.”

“왜.”

고개를 끄덕이던 칼론이 나를 불렀고 나는 보따리를 매는 드워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렌에게 주고 싶습니다.”

방패기사 렌.

인스티오 아카데미 출신이자 칼론의 수하이며 거대한 방패와 방패에 꽂을 수 있는 짧은 검을 사용하는 렌.

녀석을 떠올리며 칼론이 말하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벅.

그러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 무기 내가 사고 싶은데.”

뒤돌아서서 한숨을 내쉬는 드워프에게 다가간 내가 말을 걸자 드워프는 몸을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흠칫.

그러고는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다.

하긴, 4명이 로브를 깊게 쓰고 있어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누가 놀라지 않을까?

“왜? 안 팔아?”

놀라는 드워프를 보며 내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묻자 드워프는 화들짝 놀라더니 이내 바닥에 보따리를 펼쳤다.

“검 두 개에 방패 하나”

-역시 뛰어나군.-

<동감.>

바닥에 펼쳐진 두 개의 검과 방패.

그것을 내려다보며 크산느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 또한 동의했다.

인간들이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짧은 검신이지만 나의 눈에는 보였다.

엄청난 명검이며 옆에 있는 방패 또한 그에 못지않은 명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주군……?”

뒤에 있던 칼론 또한 무기와 방패의 상태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불렀다.

“사실 것이오?”

그때, 나를 향해 묻는 드워프.

나는 그런 드워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떨리는 눈동자, 불안한 눈빛.

마치 내가 사지 않으면 어떡하지…… 라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나는 저 녀석이 탐났다.

뛰어난 나의 수하들이 저 녀석이 만든 무기와 갑옷을 차는 것을 상상했다.

상상만으로도 든든하고 행복했다.

그에 나는 결정했다.

“너를 사지.”

나는 정했다.

장인의 종족 드워프를 거두기로 말이다.

“!!”

갑작스러운 나의 발언에 놀란 표정을 짓는 일행들.

나는 그런 일행들을 무시하고는 드워프를 바라본 채 다시 입을 열었다.

“원하는 만큼 돈을 주겠다.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겠다. 나의 것이 되거라.”

“……나는 결혼했소.”

그리고 생각지 못한 드워프의 대답이 들려왔다.

빡!

이 개자식이, 사람을 뭐로 보고.

* * *

“크아아!”

“…….”

맥주를 시원하게 마시고 테이블에 내려놓은 드워프.

아니 자신을 라칸이라고 소개한 놈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에게 한 대 맞은 녀석은 길바닥에 드러눕더니 사람 살려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다시 주먹을 들어 올렸고 라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내 맥주 한잔 사달라고 했다.

그러면 한 대 때린 거 퉁쳐주겠다나 뭐라나.

아무튼 나는 시장에서 소리치며 드러눕는 라칸을 데리고 아까 그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맛있냐?”

한 통을 다 비우고 아까의 여종업원에게 한잔 더 시키는 라칸.

나는 그런 라칸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물론이오! 그대는 아주 좋은 사람이오!”

나의 물음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라칸.

나는 그런 라칸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근데 누가 두 잔 먹으래?”

멈칫.

종업원이 테이블에 맥주잔을 내려놓자 집어 들려던 라칸이 스산한 나의 음성에 행동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나를 올려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숙였다.

“한 대 더 때리시오.”

뒤통수를 내밀며 눈을 질끈 감는 라칸의 모습에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칼론과 위즐리 그리고 엘로나는 입을 가리며 미소를 지었다.

-이놈 정상 아니네.-

<그러게.>

그런 라칸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한 크산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크산느에게 동의했다.

맥주 한잔을 몸으로 때우려는 라칸의 모습이 정상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자식 정말 드워프가 맞긴 한 건가?

“그냥 마셔,”

“정말인가?!”

한숨을 내쉬며 말하는 나의 말에 라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되묻더니 이내 맥주잔을 들었다.

벌컥벌컥.

그러고는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근데, 참 맛있게 먹네.

“제국인인가?”

“그렇다.”

다시 빈 맥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라칸.

그런 녀석이 나를 바라보며 물었고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숨길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아쉽군, 나는 이곳을 벗어나지 않을 생각이다.”

“이유가 있나?”

나의 대답에 아쉬운 표정을 지은 라칸.

그런 라칸을 보며 내가 묻자 라칸은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나에게는 부양할 가족이 있다.”

“다 데리고 와.”

“…….”

“내가 집이랑 집안일을 도와줄 하녀까지. 모든 것을 주겠다.”

라칸의 거절에 내가 최상의 조건을 약속하며 말하자 라칸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도대체 왜 나 같은 놈에게……?”

“대신, 인간이 사용 가능한 무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

라칸의 물음에 내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하자 라칸은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러고는 경계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눈에 힘 풀어.”

그런 라칸의 행동에 싱긋 미소를 지은 내가 말했고 라칸은 조용히 눈의 힘을 풀었다.

물론 계속해서 나를 경계하며 말이다.

“무슨 소리야?”

그때, 나와 라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엘로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조금 있다가 설명해줄게.”

“그래.”

“아 뭔데~”

그런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엘로나, 그런 엘로나와 달리 위즐리는 궁금한 것을 못 참는 듯 투정을 부렸다.

나는 그런 위즐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놈은 18살이나 된 놈이, 아직도 자기가 아이인 줄 아나?

“애처럼 굴지 마.”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을까?

칼론이 인상을 찌푸리며 위즐리에게 말했고 위즐리는 입술을 삐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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