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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17화 (117/226)

제 117화

제117편 요한 취하다(2)

“주군! 많이 취하셨습니다.”

“우씨! 이 자식이!”

에스란 후작의 별궁 앞.

요한을 부축하는 칼론과 그런 칼론에게 언성을 높이는 요한.

그런 둘의 모습에 가까이 있던 궁녀들은 고개를 숙이며 서둘러 물러났다.

황태자 요한의 안 좋은 모습을 그들이 보아서 좋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주군!”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요한을 보며 칼론은 답답하다는 목소리로 그런 요한을 불렀다.

“나와! 나 우리 엘로나 봐야 해!”

하지만 칼론의 목소리는 요한에게 들리지 않았다.

술에 만취해 제대로 걷지도, 발음도 하지 못하는 요한은 막무가내로 엘로나를 만나러 가야 하겠다고 소리쳤고, 칼론은 결국, 요한과 함께 엘로나가 기거하고 있는 별궁에 가게 되었다.

잠시 후.

“어머?”

별궁을 지키는 근위 기사에게 부탁해 엘로나의 하녀, 하빈을 부른 칼론.

칼론의 부름에 내심 꽃단장을 하고 나온 하빈은 생각지 못한 광경에 화들짝 놀라며 달려왔다.

“전하 왜 이러시는 거예요?”

“그것이…….”

“어 하빈! 안녕!”

하빈의 물음에 칼론은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하려고 했지만 그대로 입을 닫았다.

술에 만취한 요한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하빈에게 인사를 건넨 것이다.

“어머, 네 전하. 이런 모습도 잘생기셨…… 아니 왕녀 마마를 보러 오신 거예요?”

그런 요한을 보며 얼굴을 붉히던 하빈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었고 요한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 우리 엘로나 너무 보고 싶어.”

“어머…….”

그런 요한의 대답에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을 짓던 하빈.

이내 그녀는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요한을 바라보았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뒤돌아서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엘로나~”

덥석.

하빈과 함께 엘로나가 나왔다.

엘로나가 나옴과 동시에 그대로 엘로나를 품에 안은 요한.

그런 둘의 행동에 칼론과 하빈, 주변에 있던 모든 궁녀와 기사들이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모두 물러가거라. 내가 알아서 모실 테니.”

“네.”

그런 궁녀, 기사들을 보며 칼론이 작은 목소리로 명령했고, 궁녀와 기사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다음 물러났다.

“술에 취한 것인가요?”

“예, 에스란 어르신과 한잔하시고…….”

“……요한이 이렇게 취하는 것은 처음 보는군요.”

소문난 주당인 요한이다.

술을 독채로 먹어도 취하지 않는 괴물 같은 요한이 이렇게 취하니 엘로나로써도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엘로나가 놀란 음성으로 말하자 칼론 또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떠올렸다.

멀쩡한 상태로 요한과 자신을 배웅하던 에스란을 말이다.

“왜 이리로 온 건가요?”

“내가 보고 싶어서 헤헤.”

그런 칼론을 보며 엘로나가 묻자 대답은 요한에게서 들려왔다.

평소에 보기 힘든 요한의 아이 같은 미소.

그렇게 웃는 요한의 모습에 엘로나는 자기도 모르게 피식하고 미소를 지었다.

평소와 달리 아기 같은 요한의 모습은 아주 귀여웠기 때문이다.

“오늘, 장인어른 힘들게 했는데 괜찮아?”

“괜찮아. 너는 잘한 거야.”

술에 취해 혀가 꼬부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걱정하는 요한의 모습에 엘로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런 요한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

“헤헤. 다행이다. 아니면 결혼 안 하려고 했는데.”

멈칫.

“……?”

“주군!”

요한의 말에 그대로 몸이 굳어버린 엘로나와 화들짝 놀라며 소리친 칼론.

“쿨쿨…….”

요한은 그 말과 함께 잠들었다.

엘로나의 품에 안겨서 말이다.

* * *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크산느의 설명이 모두 끝이 나고.

내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크산느에게 묻자 크산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술 취한 모습은 엘로나가 귀엽게 보는 것 같은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굳어버린 엘로나의 모습은…… 푸하하!-

다시 상상해도 웃긴지 아예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 크산느의 모습에 나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억나나 보지?”

“네, 어렴풋이 납니다.”

그런 나의 모습에 엘로나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나는 죄인처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랑 결혼 안 해도 아쉽지 않은가 봐?”

“아유, 설마요?”

엘로나의 물음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손사래 쳤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와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나는 얼마나 슬프겠는가?

말도 안 된다.

“근데 왜 그런 말을 한 거야?”

“술이 돼서 횡설수설한 거야.”

“진심이 아니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엘로나의 말에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엘로나를 바라보았다.

맹세코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그런 나의 모습에 엘로나 또한 살짝 인상을 찌푸렸고 이내 몸을 돌려 방을 나가버렸다.

“…….”

그리고 나는 엘로나가 사라진 방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야, 나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몰라, 머리 아프다. 더 잔다.”

크산느의 조언에 인상을 찌푸린 나는 그대로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잠시 후.

“형아!!”

나는 나를 깨우는 익숙한 목소리에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조금 더 자서 그런가?

괜찮아진 두통.

일어난 나는 칼론이 내민 물을 마시고는 나를 격하게 부른 위즐리를 바라보았다.

“뭐?”

어제 이 녀석 때문에 선생님과 술을 거하게 마신 것만 생각하면 아주 열이 받는다.

그러다 보니 나의 말투는 상당히 띠꺼웠고, 그런 나의 말투에 위즐리는 움찔하며 고개를 돌려 칼론을 바라보았다.

“형아 왜 이래?”

“왜 찾아왔냐고 인마.”

그런 위즐리를 보며 미소를 지은 칼론.

나는 그런 위즐리를 보며 다시 말했고 위즐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다시 바라보았다.

“나 코피아랑 싸웠어.”

빠악!

“주군!”

“왜 때려!”

그리고 나는 그런 위즐리의 뒤통수를 한 대 후려쳤다.

갑작스러운 나의 폭력에 칼론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말렸고 위즐리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저 자식이 내가 누구 때문에…….

“일로 와.”

넌 죽었어.

“아 형아! 미안! 내가 잘못했어!”

침대에서 일어나 달려가려는 나를 붙잡은 칼론과 뒤로 물러나며 양손을 들어 항복 표시를 하는 위즐리.

나는 그런 위즐리를 바라보며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내가 누구 때문에 어제 그 개고생을 했는데!”

“아악!”

그리고 나는 칼론을 뿌리치고 위즐리를 잡을 수가 있었다.

위즐리의 목을 그대로 팔로 휘감은 나는 강하게 졸랐고 위즐리는 괴로워하며 내 어깨를 쳤다.

풀어달라고, 항복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꽈악.

“죽어 이 자식아!”

더욱더 강하게 졸랐다.

“…….”

그때, 위즐리의 목을 한창 조르던 나는 나의 방문 앞에 서 있는 한 사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유의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메이슨.

나의 수하가 될 예정인 천재 마법사의 등장이었다.

“뭘 봐 이 자식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짜식이, 사람 괴롭히는 거 처음 보나.

살벌한 나의 물음에 메이슨은 황급히 눈을 내리깔고는 대답했다.

꽈악.

“아아악! 형! 나 죽어!”

그리고 위즐리의 목을 더욱더 강하게 졸랐다.

* * *

“흐음. 그래 부모님은 잘 만났고?”

잠시 후,

나는 궁녀인 레브가 내려준 차를 마시며 맞은편에 있는 메이슨에게 물었고 메이슨은 특유의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뭘.”

그런 메이슨의 감사인사에 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다음 고개를 돌려 칼론을 바라보았다.

쿠웅.

나의 눈빛과 함께, 메이슨의 앞에 조금은 큰 가방을 내려놓은 칼론.

묵직한 소리와 함께 앞에 놓인 가방에 메이슨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봐.”

그런 메이슨의 모습에 나는 말했고 그에 메이슨은 가방을 열어보았다.

그러고 이내 메이슨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우와아! 이게 다 금화야?”

성인 키의 반만 한 가방.

그곳을 가득 채운 금화에 위즐리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말하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너는 당분간 밖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도록 해, 그리고 그 돈으로 같이 살 집 구하고.”

“전하…….”

생각지 못했을까?

나의 말에 메이슨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고 나는 그런 메이슨을 무시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레헤튼?”

“알겠습니다, 도우겠습니다.”

그리고 레헤튼을 불렀다.

나의 부름에 살짝 미소를 지은 레헤튼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고, 그에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자식은 내가 따로 명령을 안 내려도 되어서 편하다.

“아, 자.”

그런 레헤튼을 보며 미소를 짓던 나는 이내, 콜드 가에서 가져온 고대유적이 떠올라 품속에서 꺼내 레헤튼에게 건네었다.

“이것은……?”

“크산느의 말로는, 눈의 피로를 줄여 주는 안경이라 하더라. 기왕 멋으로 쓰는 거 쓸만한 거 껴.”

고대유적이 아닌 이상 보기 힘은 마법 물품.

크산느의 말로는 다른 기능도 있다 하던데 그것은 모르겠고,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을 말해주자 레헤튼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내가 건넨 안경을 받아들였다.

“감사히 잘 사용하겠습니다.”

“그래.”

그런 레헤튼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위즐리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형아 나는?”

“배고프다. 밥 먹었냐?”

“저 아직입니다.”

“저도요.”

그런 위즐리를 가볍게 무시한 내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자 칼론과 레헤튼이 손을 들며 말했다.

그런 둘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은 나는 정면에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너는?”

“저도…….”

그런 나의 물음에 어색한 목소리로 대답한 메이슨.

나는 그런 녀석을 향해 고개를 한번 끄덕여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 먹으러 가자.”

“네.”

“형아 나도!”

나의 말에 세 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고 위즐리가 애타게 나를 부르며 그런 우리들의 뒤를 쫓아왔다.

* * *

“언니 뭐해요?”

궁으로 돌아와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엘로나.

그녀는 자신을 찾아와 귀여운 미소를 짓는 여인, 코피아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어서 들어와.”

갑자기 찾아온 손님이지만 엘로나에게 있어, 코피아는 아주 반가운 손님이었다.

자신의 또래이며, 말이 잘 통하는 좋은 친구였으니 말이다.

“홍차?”

“네!”

손님인 코피아를 위해 직접 차를 우리는 엘로나.

코피아는 헤헤 웃으며 그런 엘로나를 바라보았다.

“언니는 정말 너무 예뻐요.”

“갑자기?”

조숙하게 차를 따르는 엘로나의 모습에 코피아가 몽롱한 표정을 짓자 엘로나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

“항상!”

그리고 그런 엘로나의 물음에 코피아는 힘있게 대답했다.

코피아의 눈에는 청은발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엘로나가 너무 아름다웠으니 말이다.

“너도 예뻐.”

그런 코피아의 대답에 엘로나는 코피아의 앞에 찻잔을 내려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궁녀들은 먹기 좋은 쿠키와 케이크를 들고 와 테이블에 놔두었다.

“위즐리랑 싸웠니?”

“헐 어떻게 알았어요?”

가만히 차를 마시던 둘.

엘로나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묻자 코피아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에 엘로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한풀이하러 온 거 아니야?”

“아니에요! 언니 보고 싶어서 온 거거든요!”

엘로나의 물음에 발끈하며 대답한 코피아.

엘로나는 그런 코피아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것보다…… 에스란 후작님에게는 자주 인사드리니?”

“그럼요, 매일 아침 같이 밥 먹는걸요?”

엘로나의 물음에 코피아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자 엘로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점심은?”

“…….”

“저녁은?”

“…….”

“같이 산책은 했니?”

“헐…….”

계속된 엘로나의 물음.

그에 코피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엘로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언니.”

“응.”

코피아의 부름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 엘로나.

코피아는 그런 엘로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 너무 나쁜 아이예요.”

“그렇지?”

위즐리 때문에 하나뿐인 할아버지를 소홀하게 대한 코피아.

그것을 자각한 그녀가 엘로나에게 말하자 엘로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언니 나 가볼게요.”

“그래, 같이 시간 보내드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가는 코피아를 보며 엘로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순식간에 코피아는 사라졌고, 홀로 남게 된 엘로나는 조용히 찻잔을 들었다.

“이제 더 이상 요한을 부르지 않겠지?”

호록.

그러고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오늘따라 유달리 차가 달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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