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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11화 (111/226)

제 111화

제111편 네가 왜 거기서 나와?(1)

“왔는가?”

레헤튼은 무사히, 하이아칸 왕국 귀족들을 피해 카르미언 대공에게 도착할 수 있었다.

대공, 보스가 레헤튼을 보며 아는 체를 하자 레헤튼은 미소를 지으며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대공 전하를 뵙습니다.”

“그래. 그대는?”

레헤튼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인 보스는 고개를 돌려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무표정한 보스와 차가운 메이슨.

그 둘의 시선이 잠시 맞닿았다.

“…….”

잠시 서로를 바라보던 보스와 메이슨.

그런 둘의 모습에 옆에 있던 레헤튼은 긴장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히 노려보았다.

‘인사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주며 말이다.

그런 레헤튼의 낌새를 눈치챈 것인지 메이슨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전하. 메이슨이라고 합니다.”

“반갑군.”

메이슨의 인사에 무뚝뚝한 어조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보스는 자신의 옆에 있는 어린아이, 케한을 소개해주었다.

“내 둘째일세.”

“아…….”

보스의 소개에 메이슨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대공인 보스의 둘째라면, 황태자 요한의 친동생이라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메이슨은 얼른 안색을 고치고는 고개를 돌렸다.

“반갑습니다. 공자.”

그리고 어린 나이인 케한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반가워요. 형.”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메이슨을 올려다보며 인사를 건넨 케한.

그에 메이슨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린아이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니 괜히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형이라 불러도 되죠?”

“아…….”

케한의 물음에 당황해하며 레헤튼의 눈치를 살피는 메이슨.

레헤튼은 그런 메이슨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케한 공자도 마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레헤튼의 말을 들은 메이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메이슨도 느끼고 있었다.

4 서클 마스터인 그가 어찌 모를까?

케한의 심장 옆에 돌아가는 2개의 서클을 말이다.

“저야 영광입니다.”

그런 케한을 향해 메이슨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자 케한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잘 부탁해요 메이슨 형!”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형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케한.

그런 케한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살짝 미소를 지은 메이슨이 대답했다.

그에 레헤튼은 물론 보스 또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늘 차가운 표정을 짓는 메이슨이 미소를 지으니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아아…….”

그것은 메이슨을 몰래 지켜보던 귀족가의 영애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실 제국의 귀족가 영애들 사이에서 요한과 칼론, 그리고 위즐리를 사모하는 모임이 대유행이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되었으면 하는 인물 한 명을 두고 영애들끼리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때로는 세 개의 모임이 만나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며 세 명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리고 오늘, 하나의 모임이 새로 생길 듯했다.

눈을 반짝이며 메이슨을 바라보는 귀족가의 영애들.

정작 본인인 메이슨은 그런 영애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했지만 옆에 있던 레헤튼은 느꼈다.

그리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황태자인 요한의 최측근이면서 유일하게 사모하는 모임이 없는 레헤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남들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있었구나.”

흠칫.

그때.

한창 분위기 좋던 그 공간에 불청객이 들어섰다.

새하얀 로브를 입은 채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콜드 가문의 가주.

바로 하이아칸 왕국의 대마법사 갈이었다.

그런 갈의 인사에 메이슨은 자기도 모르게 흠칫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시리도록 차가운 눈빛으로 말이다.

“…….”

그런 메이슨의 눈빛에 케한은 깜짝 놀라며 보스의 다리 뒤로 숨었고 보스는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갈을 바라보았다.

“대공 전하를 뵙습니다.”

“대마법사를 만나니 반갑소.”

정중한 갈의 인사에 대충 고개를 끄덕인 대공, 보스.

그의 행동에도 갈은 그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대공 전하 앞에서 무례를 저지른 것은 아니더냐?”

“아닙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눈빛의 갈.

사랑스럽고 소중한 친손자를 바라보는 듯한 갈의 눈빛과 목소리에 메이슨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구나. 그럼 가자꾸나.”

메이슨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갈은 메이슨에게 말한 다음 다시 고개를 돌려 보스를 바라보았다.

인사를 위해 시선을 돌린 것이다.

“싫습니다.”

멈칫.

그때.

고개를 숙이려던 갈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대답이 메이슨의 입으로부터 들려왔다.

거절하는 메이슨의 대답에 그대로 굳어버린 갈.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느냐?”

눈은 웃고 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 않은 갈의 얼굴.

그런 갈의 얼굴에 보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수많은 귀족들과 만나본 보스가 눈치챈 것이다.

조금 전, 메이슨에게 보여주었던 갈의 미소와 말투가 전부 가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제가 메이슨 공자와 약속을 했습니다.”

갈의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서늘한 눈으로 노려보던 메이슨.

그런 메이슨을 막아서며 레헤튼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었다.

하나뿐인 외알 안경의 너머로 보이는 사람 좋은 미소.

그 미소를 지은 레헤튼이 갈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제국의 귀족들을 소개해주기로 말입니다.”

“그런 건 괜찮소이다.”

평민이지만 황태자의 최측근인 레헤튼.

심지어 최근에는 황제에게 램턴이라는 성까지 물려받은 천재이다.

그런 레헤튼을 자세히 아는 콜드는 더러운 기분을 숨기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콜드 가의 가주가 될 메이슨 공자에게 좋은 기회이니 저에게 약속을 지킬 기회를 주십시오.”

꿈틀.

가뜩이나 평민인 놈이 자신의 앞길을 막아선 것도 짜증 나는데 자신의 의지를 거역하려는 레헤튼의 행동에 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런 갈의 심기에도 불구하고 레헤튼은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런 갈의 두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속을 알 수 없는 레헤튼의 미소에 인상을 찌푸린 갈.

당장에라도 저 버러지 같은 평민 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갈은 애써 화를 가라앉혔다.

그러고는 레헤튼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우리 손자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소이다.”

“매력 있는 공자가 아닙니까?”

갈의 물음에 빙긋 미소를 지으며 레헤튼이 대답하자 갈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레헤튼을 바라보았다.

“황태자의 뜻이오?”

“글쎄요. 전하께서는 인재에 관심이 많으시지만 인형에게는 관심이 없어서요.”

꿈틀.

“인형에서 벗어난 인재라면 모를까.”

화악!

레헤튼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린 갈은 이어진 그의 말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이곳이 파티 홀인 것도 잊은 갈이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마나를 끌어 올렸던 것이다.

덥석.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주변에 있던 다른 귀족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잠시 말이다.

“무례하군.”

바로, 갈의 옆에 있던 보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어깨를 잡았기 때문이다.

보스의 손짓 한 번에 대마법사의 마나가 사라진 이 상황.

믿기지 않는 이 상황에 갈은 두 눈을 부릅뜨며 보스를 바라보았다.

그런 갈의 눈빛에 보스는 그답지 않게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한 걸음을 옮겨 갈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조용히 꺼져. 죽여버리기 전에.”

그리고 경고했다.

더 이상 파티를 망치지도, 우리 아들의 수하를 건드리지도 말라는 경고를 말이다.

그런 보스의 경고에 움찔한 갈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보스를 노려보았다.

움찔.

그때, 무서운 보스의 두 눈과 마주친 갈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손짓 한 번에 자신의 마나를 무력화시킨 보스.

그를 보며 본능적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낀 것이다.

“두고 보자꾸나.”

그에 부끄러워진 갈은 서둘러 고개를 돌려 레헤튼과 자신의 손자 메이슨을 노려보며 작은 목소리로 경고를 한 다음 물러났다.

빠른 걸음으로 말이다.

“걱정 마라.”

그런 갈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메이슨.

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흠칫하며 다시 몸을 돌렸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보스.

메이슨은 그런 보스를 의문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무엇을 걱정하지 말라는 뜻일까?

“지켜 줄 테니 두려워하지 마라.”

“…….”

무뚝뚝한 보스의 한마디.

그에 메이슨은 느꼈다.

방금까지 느꼈던 불안함이라는 감정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레헤튼을 바라보았다.

싱긋.

외알의 안경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금발의 미남 레헤튼.

그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다.

마치 걱정 말라는 듯한 따뜻한 미소 말이다.

* * *

“아 오랜만이네.”

하이아칸 왕국의 엘란 산맥.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 속, 크산느의 등에서 내린 나는 나를 반겨주는 시원한 바람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었다.

나를 반겨주는 이 차가운 칼바람 말이다.

“아 추워!”

“…….”

옆에서 춥다고 촐싹거리는 위즐리와 칼론을 가볍게 무시한 나는 씨익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때마침 내리는 새하얀 눈, 그리고 우리를 비추어주는 아름다운 달과 별.

너무 아름다운 자연이지 않은가?

“아 형! 빨리 가자!”

저 자식이.

오랜만에 느끼는 감성에 은은한 미소를 짓던 나는 나의 귀에 들리는 음성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설인이냐?”

설인처럼 두꺼운 털옷을 입어 평소보다 큰 덩치가 된 위즐리.

그런 녀석을 보며 내가 피식 웃자 위즐리는 괴물 보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형 안 추워?”

“별로.”

냉 속성 내성 마스터인 내가 추울 리가 있겠냐?

위즐리의 물음에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런 나의 대답에 고개를 가로저은 위즐리가 옆에 있던 칼론을 바라보았다.

“형……?”

화르륵.

허공에서 소환된 불의 말, 쿠르스.

녀석이 등장과 동시에 칼론의 몸에 불의 힘을 불어넣어 주었고 칼론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런 쿠르스의 갈기를 쓰다듬어 주었다.

저거 안 뜨겁나…….

불로 이루어진 갈기.

그것을 만지는 칼론을 보며 나는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뜨거운지 안 뜨거운지 괜히 궁금했던 것이다.

“아 형! 나도!”

“쿠르스, 부탁해.”

위즐리가 그런 칼론의 팔을 잡으며 조르자 칼론은 미소를 지으며 쿠르스에게 부탁했다.

히이잉!

마치 알았다는 듯 대답한 쿠르스는 이내 위즐리에게 기운을 불어 넣어주었고.

“아 더워!”

위즐리는 두꺼운 설인 옷을 벗어 바닥에 집어 던졌다.

“고마워!”

그러고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쿠르스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히이잉!

위즐리의 인사에 쿠르스는 큰소리로 대답하고는 크산느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다시 정령계로 돌아갔다.

-시간 없어. 빨리 처리해.-

30분 만에 겨울의 나라 하이아칸에 도착하게 해준 크산느.

녀석이 신경질을 내며 말하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위즐리와 칼론에게 옷을 건넸다.

“아. 흔하다 흔해.”

“…….”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검은색인 암살자의 옷.

그것을 본 위즐리는 실망 어린 표정을 지었고 칼론은 묵묵히 받아들었다.

“빨리 입고 가자.”

그런 둘을 무시한 나는 얼른 옷을 갈아입었고 이내 둘도 옷을 갈아입었다.

“그럼…… 가자.”

잠시 후, 옷을 다 갈아입은 우리는 선두에 선 나를 따라 빠른 속도로 걸음을 옮겼다.

콜드 가의 저택이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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