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09화 (109/226)

제 109화

제109편 황태자, 허락받고 사고 치다(1)

콰득.

“하아…….”

“이런 미친…….”

잠시 후.

메이슨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주먹을 꽉 쥐었고 칼론과 레헤튼은 한숨을, 위즐리는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괜찮나?”

“괜찮습니다.”

나의 물음에 원래의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온 메이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맥주잔을 들어 메이슨에게 내밀었다.

“건배하자.”

“…….”

내가 맥주잔을 내밀며 말하자 메이슨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이 자식, 팔 아프게 뭐하는 짓이지?

“뭐 해?”

“건배해도…… 괜찮습니까?”

나의 물음에 조심스레 입을 연 메이슨.

그의 질문에 나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메이슨 형. 어서 들어. 나 팔 아파.”

은근슬쩍 맥주를 들고 메이슨을 재촉하는 위즐리.

“음.”

옆에 있던 칼론과 레헤튼이 그런 메이슨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메이슨은 그들의 재촉에 조심스레 잔을 들었다.

그러고는 양손을 쥐고는 나의 잔에 가볍게 대었다.

“짠!”

그때,

위즐리가 강하게 나의 맥주잔을 치며 외쳤고 칼론과 레헤튼 또한 큰 목소리로 말하며 나의 잔을 쳤다.

“아씨…….”

그리고 나의 맥주잔에서 아까운 맥주가 흘러내렸다.

이 자식들, 적당히 세게 쳐야지.

흐르는 맥주에 손이 젖은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꿀꺽꿀꺽.

하아…… 이 자식들 때릴까…….

내가 자기들 잔에 의해서 손이 젖든 말든 시원한 소리를 내며 맥주를 한 번에 들이킨 세 놈.

그런 그들의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잔을 입술에 가져다 댔다.

꿀꺽꿀꺽.

그리고 시원하게 맥주잔을 비웠다.

“뭐해?”

빈 맥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나.

그리고 위즐리와 칼론, 레헤튼.

우리 넷은 아직도 그대로인 맥주잔을 들고 있는 메이슨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메이슨은 어색한 동작으로 맥주잔을 들었다.

꿀꺽꿀꺽.

그러고는 맥주를 들이켰다.

타악.

그리고 그대로 원샷을 하고 빈 맥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메이슨.

그런 메이슨의 행동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짜식, 시원하게 꺾어버리는군.

“역시 첫 잔은 원샷이지?”

“예.”

나의 물음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던 메이슨은 돌연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꺼억.”

그리고 시원하게 트림을 했다.

훗, 그럴 수 있지.

나는 그런 메이슨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메이슨은 자신의 무례에 깜짝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주변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헤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눈치를 살피는 메이슨을 바라보는 위즐리.

초롱초롱한 위즐리의 눈빛에 메이슨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위즐리의 시선을 피했다.

장난기 넘치는 위즐리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나 보다.

“송구합니다.”

위즐리의 시선을 외면한 메이슨은 이내, 나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메이슨의 사과에 피식 웃은 나는 손사래 치며 대답했다.

“그럴 수 있지. 술 마시다 보면 황태자 앞에서 거리낌 없이 트림 꺽~ 꺽~ 하고 말이야.”

“……송구합니다.”

장난스러운 나의 말에 더욱더 얼굴이 굳은 메이슨.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정중히 숙였고 그에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메이슨의 손목을 잡아 자리에 앉혔다.

“장난이다. 여기 맥주 사람 수대로 더!”

그런 다음 바쁘게 움직이는 종업원에게 맥주를 다시 주문했다.

자리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눈치를 살피는 메이슨.

얼음 왕자라 불리는 천재 마법사 메이슨.

이놈 완전 숙맥에 어리바리한 착한 놈이었다.

그런 놈을 보면 나는 괜히 정이 갔다.

전생에서 저질렀던 패륜도 패륜이 아니다.

아마, 자신의 친부모가 갈의 손에 죽임을 당해 갈의 직계 자손들 모두를 죽였겠지.

호적상 자신의 부모님인 갈의 자식과 며느리도 말이다.

그럴 수 있지.

그것은 복수였다. 합당한 복수.

그렇기에 나는 메이슨을 더 이상 패륜아로 보지 않았다.

그저 재능이 엄청나면서도 어리숙한 귀여운 놈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진심을 담아 메이슨에게 말했다.

“내가 구해줄게.”

“……?”

그런 나의 말에 두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는 메이슨.

그런 메이슨의 눈빛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확신 어린 표정을 다시 입을 열었다.

“전쟁을 해서라도 너의 부모님 구해줄게.”

“정말이십니까?”

짜식이 속고만 살았다.

되묻는 메이슨의 행동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황태자인 내가 구라치겠냐?”

“아…… 아닙니다!”

나의 물음에 화들짝 놀라며 손사래 치는 메이슨.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 전에,”

“예.”

나의 조건에 각오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메이슨.

나는 그런 메이슨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한 사람을 만나야겠다.”

“예?”

* * *

“무슨 일이더냐?”

아카데미 경쟁전이 끝이 나고, 황궁에서 귀빈들을 위해 열리는 성대한 파티가 시작되기 1시간 전.

나는 나의 할아버지인 앤트 후작과 함께 황제의 집무실에 들어섰다.

할아버지와 나의 등장에 황제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나를 향해 물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황제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큰아버지.”

“응?”

평소와는 달리 사적인 호칭을 부르며 친근하게 웃는 나의 모습에 황제는 흠칫하며 경계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거, 저 양반. 그렇게 하면 내가 나쁜 사람 같잖아.

그런 황제의 모습에 나는 보란 듯이 더욱더 순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경계를 풀어달라는 뜻으로 말이다.

“무슨 일이냐.”

하지만 내 의도는 빗나갔다.

황제는 더욱더 경계를 끌어올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아…… 나 평소에 잘하지 않았나?

평소 행실에 대해 자아 성찰까지 한 나는 결국 포기하고 본론을 꺼냈다.

“저 사고하나 치겠습니다.”

“알겠다.”

“사실…… 예……?”

나의 선언과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황제.

나는 그런 황제를 보며 변명하기 위해 준비했던 말을 꺼내려다가 황제의 대답을 듣고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사고 치겠다는데 알겠다니? 왜라든가, 안된다든가, 말려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껄껄, 역시 폐하께서는 쿨하십니다.”

이유도 묻지 않고 허락하는 황제의 모습에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할아버지의 말에 황제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옆에서 우리 손주 사고 치게 해주십시오! 하는 눈빛으로 보는데 어찌 말리겠소이까?”

“이런. 걸렸습니까?”

황제의 농에 농으로 대답하는 할아버지.

그런 둘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메이슨을 데려오려고 합니다.”

“콜드 가의?”

“예.”

“흐음…….”

나의 대답에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 어린 표정을 짓던 황제.

잠깐을 생각하던 황제는 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이유는?”

“녀석을 원합니다.”

“남자가 취향이었느냐?”

“재미없습니다.”

하여간 우리 아버지 친형 아니랄까 봐 저렇게 재미없는 농담을 하냐.

황제의 농에 내가 정색을 하자 황제는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마탑주.”

“예 폐하.”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황제는 궁정 마탑주인 할아버지를 불렀다.

황제의 부름에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할아버지.

황제는 그런 할아버지를 보며 입을 열었다.

“메이슨의 잠재능력은 어느 정도 되오?”

“소싯적 저보다 뛰어납니다.”

판게아 대륙의 여덟뿐인 대마법사.

그 대마법사 중 가장 강하다고 평가되는 인물 중 하나인 할아버지가 자신을 낮추며 메이슨을 칭찬하자 황제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이내 살짝 미소를 짓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어느 정도 필요한 녀석이냐?”

“하이아칸 왕국 전체와 전쟁을 할 만큼이요.”

황제의 물음에 씨익 웃은 나는 가슴을 쫙 펴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런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을까?

씨익 미소를 지은 황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미쳐 날뛰거라!”

“예!”

허락도 맡았겠다, 이제 당당하게 미쳐 날뛰고 와야겠다.

쿠웅.

황제의 집무실에서 벗어난 나는 나를 빤히 바라보는 할아버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말 보태주셔서 감사합니다.”

“녀석을 거두면 나에게 보내거라.”

“혼내려고요?”

나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인 할아버지가 단도직입적으로 나에게 말했고 나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나의 대답에 인상을 찌푸린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장난이에요. 알겠습니다.”

“그래.”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할아버지는 이내 몸을 돌렸다.

“할아버지.”

“왜 이놈아.”

나의 부름에 다시 몸을 돌린 할아버지.

그가 신경질적으로 대답하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저는 그 녀석이 9 서클 달성하게 할 것입니다.”

“…….”

“도와주실 거죠?”

“몰라 이놈아.”

미소를 지으며 묻는 나의 모습에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는 할아버지.

나는 그런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도와줄 거면서 튕기기는.

나이만 들었지 하는 행동은 아주 귀여웠다.

점점 멀어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던 나는 이내 몸을 돌렸다.

‘나도 이제 가야지.’

시간이 없다.

어서 시작해야지.

그렇게 생각을 한 나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주 빠른 걸음으로 말이다.

그렇게 잠시 후.

나는 황궁 뒤편에 존재하는 산맥,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 속에 도착했다.

“오셨습니까.”

내가 도착하자마자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4명의 사내와.

“형아 안녕.”

손을 흔들며 청량한 미소를 짓는 위즐리와 만날 수 있었다.

“준비는?”

“여기 있습니다.”

그들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준 나는 바로 가장 선두에 있는 중년 사내를 바라보았다.

나의 물음에 선두에 있던 사내, 시종장 드라칸은 품속에서 꺼낸 지도 한 장을 나에게 건네었다.

촤르륵.

그리고 나는 그 지도를 곧장 펼쳐보았다.

그러고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블랙 문이군.”

“영광입니다.”

흡족한 미소를 지은 나의 칭찬에 드라칸은 깊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게슈레는?”

“자질이 있는 녀석입니다.”

문득 게슈레를 떠올린 내가 묻자 드라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게슈레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런 드라칸의 모습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나는 지금보다 더 발전한 블랙 문을 원하는 거…… 알지?”

“물론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빠르고 견고해지는 것이 섭리입니다.”

나의 물음에 자신감 어린 미소를 지으며 드라칸이 대답했다.

-개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낡고, 약해지는 것이 섭리이지.-

귀에 들려오는 크산느의 퉁명스러운 목소리를 가볍게 무시한 나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세 명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레헤튼.”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의 부름에 레헤튼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이 자식. 역시 척하면 척이군.

그런 레헤튼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나는 지금부터 칼론, 위즐리와 함께 하이아칸 왕국의 콜드 가문으로 갈 것이다.

소수정예인 우리 셋은 콜드 가의 감옥에 있는 메이슨의 부모님을 구출하고, 모든 죄수를 풀어줄 것이다.

그러면 콜드 가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 틈에 콜드 가의 재물을 훔쳐 달아 날것이다.

도적으로 보이게끔 교란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목적은 메이슨의 친부모님.

우선적으로 그들을 구출한 후 재물을 훔칠 예정이다.

목표가 메이슨의 친부모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말이다.

아무튼 그동안 레헤튼은 메이슨을 데리고 다니며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

황태자인 내가 파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모습이니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해가며 말이다.

지금부터 파티가 시작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파티가 끝나는 시간은 정오.

파티 시작 후 4시간 뒤이다.

그리고 황태자인 나는 파티가 끝나기 2시간 전에 참여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때가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간이기 때문에 대대로 그때쯤에 황족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적어도 오후 10시, 즉 3시간 후에 이곳에 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하이아칸 왕국까지의 거리는 마차로 약 일주일 정도.

어떻게 빨리 갈 수 있을까?

“크산느.”

-에라이.-

바로 엄청난 속도로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래곤, 크산느가 있었다.

나의 부름에 신경질을 부린 크산느는 날개를 파닥거렸다.

파앗.

그리고 잠시 후.

넓은 숲 속의 들판에 거대한 블랙 드래곤이 자리 잡았다.

날카로운 눈으로 우리를 한번 째려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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