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07화 (107/226)

제 107화

제107편 비운의 천재 메이슨(1)

파닥.

“고맙다.”

-뭘.-

황태자궁의 정원.

그곳 벤치에 앉은 나는 나의 옆에서 파닥거리는 크산느에게 감사인사를 건넸고 크산느는 날개를 파닥거리며 대답했다.

“야. 나 네 등에 탈 수 있냐?”

문득, 고대 불의 정령, 칼론의 친구인 쿠르스가 떠오른 내가 크산느에게 넌지시 묻자 크산느는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

그런 크산느의 눈빛에 괜히 찔끔한 나는 애써 눈빛을 피하며 대답했고 그에 크산느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가능하다.-

“오!”

크산느의 대답에 나는 흥분 어린 표정을 지으며 크산느를 바라보았다.

개 멋있잖아!

그런 나의 모습에 크산느는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보았다.

-에펜하르트도 드래곤 나이트였다는 이야기. 들어서 알고 있지 않나?-

“그건 전설로 치부되잖아.”

크산느의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에 크산느는 동의한다는 듯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군……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단 두 번뿐이었지만 나의 등에 탄 상태로 전루를 치른 적이 있지.-

“그렇군. 나는 여러 번 타도 되는 거지?”

피식.

크산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은근한 어조로 크산느에게 물었고 그에 크산느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하는 거 봐서.-

“아 왜!”

얄미운 크산느의 대답에 나는 언성을 높였고 크산느는 귀찮다는 듯 날개를 파닥거렸다.

저 자식.

밀당 잘하네.

그런 크산느를 보며 피식 미소를 지은 나는 벤치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뒤로 젖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아…….”

-왜 부담스럽냐?-

수많은 관중들의 눈빛, 나를 바라보는 충직한 기사들과 신하들의 눈빛.

그것을 떠올린 내가 한숨을 내쉬자 귀신같은 크산느가 나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물었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날씨 겁나 좋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쓸데없이 맑은 하늘에 내가 투덜거리자 크산느는 한심하다는 듯한 말투로 나를 향해 말했다.

-멍청한 녀석.-

“쩝.”

크산느의 말에 나는 입맛을 다시며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크산느를 바라보았다.

“야.”

-뭐.-

나의 부름에 역시, 싸가지없게 대답한 크산느.

나는 크산느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 잘할 수 있겠지?”

-아. 잘할 수 있다고 이 자식아!-

움찔.

이 자식이, 왜 화를 내고 그래?

나의 물음에 욱하며 대답한 크산느, 그에 움찔한 나는 이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아니 다른 사람 앞에서 겁나 멋있게 나만 믿고 따라와. 이렇게 해놓고 왜 내 앞에서 약한 척이냐.-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까.”

움찔.

크산느의 불평에 나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진심을 꺼냈다.

그런 나의 말에 움찔한 크산느.

나는 그런 크산느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무능했던 전생을 잘 알고, 내가 지금까지 오기까지의 노력을 모두 알고 있는 존재이니까. 너한테 숨길 것이 있을까? 너한테는 이런 모습, 더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아.”

진심 어린 나의 말에 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크산느.

나는 그런 크산느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고맙다.”

-야.-

나의 감사인사에 나를 부르는 크산느.

그에 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닥쳐, 소름 돋아.-

와락.

그리고 인상을 찌푸렸다.

저 자식은 사람이 진심으로 고맙다 하는데 욕을 하네.

“에휴. 도마뱀 자식한테 뭘 바라겠냐.”

-시끄러 멍청아.-

나의 말에 크산느는 투덜대면서도 날개를 파닥이며 나의 어깨로 날아와 앉았다.

그러고는 두 눈을 감았다.

졸리는가 보다.

그런 크산느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은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 * *

짜악!

“못난 놈.”

“…….”

콜드 후작가의 숙소로 돌아온 메이슨.

그는 자신을 맞이하자마자 뺨을 후려치는 할아버지를 보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평민 놈 하나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냐?”

“…….”

“하긴 네놈도 평민이니…….”

“다른 귀족들 모두 무커에게 졌습니다.”

갈의 모욕에 가만히 있던 메이슨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갈을 노려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무커는 강한 상대였다.

무구를 떠나 무커는 강했고, 메이슨은 그런 무커를 인정했다.

자신이 인정한 적수가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한다는 것은 상당히 기분 나쁜 일이었다.

그런 메이슨의 도전적인 눈빛에 가소롭다는 듯 미소를 지은 갈은 메이슨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짜악.

그러고는 반대쪽 뺨을 후려쳤다.

“…….”

반대쪽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간 메이슨.

그는 입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맛에 인상을 찌푸렸다.

“왕국으로 돌아가면 보자. 즐겁겠구나.”

꽈악.

그런 메이슨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한 갈.

그에 메이슨은 분노 어린 표정으로 주먹을 꽉 쥐며 갈을 노려보았다.

“푸하하!”

그리고 갈은 그런 메이슨의 시선을 즐기며 소리 내 웃었다.

“당신은…… 사람입니까?”

우뚝.

“뭐라?”

한참을 웃어넘기던 갈을 향해 질문을 던진 메이슨.

그런 메이슨의 질문에 갈은 웃음을 멈추고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나와 피가 섞였습니다. 적통이고 뭐고를 떠나. 나도 당신의 손자입니다. 아닙니까?”

“미친놈.”

“…….”

메이슨의 물음에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대답한 갈.

그에 메이슨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저 미친 인간에게 무엇을 바란 것일까?

약한 질문을 한 자신이 한심했다.

“쓸모가 없어지면 네 부모는 물론 네놈도 죽는 것이다. 알겠나?”

“…….”

스산한 음성의 갈.

그의 물음에 메이슨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짜악.

그런 메이슨의 뺨을 한 대 더 후려친 갈.

갈은 고개가 돌아가고 입술이 터져 피를 흘리는 메이슨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대답.”

“…….”

그런 갈의 말에 메이슨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짜악.

그리고 갈은 그런 메이슨의 뺨을 한 대 더 후려쳤다.

“대답.”

그리고 스산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

하지만 메이슨의 입에서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재미있군.”

그에 갈은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미소를 지은 갈은 조용히 입고 있던 로브를 벗더니 이내 주변에 있던 의자에 로브를 던져 걸었다.

그러고는 메이슨의 앞에 섰다.

퍼억.

“…….”

“대답.”

“…….”

갈에게 배를 걷어차인 메이슨.

그는 신음도 내지 않으며 일어선 채로 버텼다.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 메이슨의 행동에 갈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짜악. 퍼억!

그리고 방안에서는 한창 동안이나 사람을 때리는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끔찍한 시간이 흘러 잠시 후.

“하아…… 하아…… 재미있구나.”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메이슨과 때리다 지쳐 호흡이 거칠어진 갈.

그런 갈이 호흡을 고르며 쓰러져 있는 메이슨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의자에 걸린 로브를 집어 들고는 방을 벗어났다.

“…….”

바닥에 쓰러진 채 가만히 주먹을 쥔 메이슨.

스윽.

그는 고통으로 인해 움직이기도 힘든 팔을 움직여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펜던트를 쥐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

* * *

“우오오.”

“촐싹대지 마 인마.”

로브를 깊게 눌러쓴 나는 앞에서 촐싹거리는 위즐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헤헤. 형아. 사람 진짜 많다.”

황궁 밖으로 산책 겸 나온 나와 칼론, 위즐리 그리고 레헤튼.

청량한 기운을 내뿜으며 미소를 지은 위즐리가 나를 보며 말했고 그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위즐리의 말에 동감했기 때문이다.

“오오. 할아버지! 꼬치 4개! 4개! 4개!”

“예 도련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때, 가까운 곳에서부터 맛있는 냄새가 날아와 위즐리의 코에 닿았고, 그에 눈이 돌아간 위즐리는 이내 냄새의 근원지인 노점상으로 달려가 주인으로 보이는 노인에게 손가락 4개를 내보이며 부탁했다.

그에 노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힘있게 대답했다.

잠시 후, 노인은 맛있어 보이는 꼬치 4개를 건네었다.

그에 입맛을 한번 다신 위즐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금화 한 개를 내밀었다.

그에 당황한 노인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이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송구합니다. 잔돈이 없어서…….”

“헐…… 진짜?”

노인의 말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위즐리.

그런 위즐리의 행동에 노인은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것은 공짜로 드리…….”

“받아.”

노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위즐리는 노인의 손에 금화 한 개를 쥐여주었다.

“나 부자야. 금화 한 개만큼 맛있게 먹을게.”

“하지만 도련님…….”

청량한 미소를 지으며 노인에게 말한 위즐리가 말을 하자 노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손사래 쳤다.

“안녕 고생해 할아버지!”

하지만 늦었다.

청량한 미소를 지으며 주위를 밝게 해주는 위즐리는 이미 노인에게서 멀어져갔으니 말이다.

“…….”

그리고 노인은 그런 위즐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짜식, 누가 보면 친손자인 줄 알겠네.

평민이며 노점상을 하는 노인.

그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위즐리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뭐야 그 미소들은?”

다시 돌아온 위즐리는 갑자기 흠칫하며 경계 어린 표정을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에 나는 의문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피식.

그러고는 미소를 지었다.

칼론과 레헤튼 또한 나와 같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위즐리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

그런 우리를 향해 선심 썼다는 듯 꼬치를 내민 위즐리.

우리 셋은 그런 꼬치를 받아 들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꼬치를 받아든 나를 보며 레헤튼은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그런 레헤튼의 물음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 자식이 내가 무슨 깍쟁이인 줄 아나.

그러고는 보란 듯이 꼬치를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 맛있었다.

순식간에 꼬치 한 개를 먹어치운 나는 쓰레기를 칼론에게 건네주었고 그것을 받은 칼론은 위즐리에게 자신의 것과 함께 두 개의 쓰레기를 건네주었다.

하여간. 저것도 은근 못됐어.

그들을 뒤로한 나는 방금 위즐리가 꼬치를 구입한 노점으로 걸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그런 나를 반갑게 맞이한 노인.

나는 그런 노인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동생이 사 온 꼬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군.”

“아이구! 감사합니다!”

뒤에 있는 하늘색 머리의 미청년, 위즐리를 가리키며 내가 말하자 노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4개만 더 주겠나?”

“물론입니다! 아무래도 잔돈이 많이 남아 있었으니 다행입니다!”

나의 부탁에 노인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더니 이내 맛있어 보이는 꼬치 4개를 건넸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짓고는 꼬치를 받았다.

“여기 있네.”

그리고 조금 전의 위즐리처럼 금화 한 개를 건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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