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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05화 (105/226)

제 105화

제105편 비운의 천재 마법사

“크흠.”

아무튼 사이좋은 우리 둘의 모습에 카자르는 헛기침을 하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저 양반.

질투심 강하구만.

나는 그런 카자르를 애써 못 본 척하며 시선을 돌렸다.

그런 나의 행동에 당황한 카자르.

아마 내가 자신에게 말을 걸 줄 알았겠지.

하지만…… 안 그랬다.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인 카자르이며 나에게 장인어른이 될 존재에게 왜 그랬느냐고?

전생에서 저 양반이 얼마나 나를 무시했는데.

아무튼 나의 소심한 복수는 성공했다.

카자르가 눈에 띄게 당황하며 내 눈치를 살폈으니 말이다.

“먼저 겨울의 나라, 하이아칸 왕국의 마법 명가! 콜드 가의 후계자이며 수블라오 아카데미의 위상을 드높인 메이슨 콜드 학생!”

“와아아!!”

“콜드! 콜드!”

“하이아칸 왕국 만세!”

메이슨의 등장과 함께 관중석 한 칸이 진동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메이슨을 환호했고 왕국을 찬양하는 만세까지 하는 관중들.

바로 하이아칸 왕국 출신의 평민들이었다.

그런 평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메이슨은 무표정한 얼굴로 걸음을 옮겨 연무장에 올라섰다.

백발의 머리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미남자 메이슨 콜드.

그의 등장에 여성들의 환호 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메이슨.

그에 여인들은 더욱더 좋아했다.

차가운 매력이 좋은가 보다.

“좀 웃으면 좋으련만.”

그런 메이슨을 보며 루틸루스가 안타깝다는 듯 말하자 옆에 있던 카자르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차가운 남자입니다. 아주 인기 많은 학생이지요.”

“아 예. 잘났구먼.”

카자르의 말에 루틸루스는 입술을 삐죽이며 건성으로 대답했고 카자르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저 양반 정말 좋은가 보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카자르를 보며 피식 미소를 지은 나는 가만히 백발의 천재 마법사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전생에서 24살의 나이에 콜드 가의 직계 가족은 물론 그의 부모까지 죽인 희대의 패륜아 메이슨, 그는 그 소식을 듣고 돌아온 가주, 갈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처음에 그를 보았을 때는 그를 거두어들일까 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녀석을 거두기에는 외교적인 문제가 골치 아팠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가족을 죽인 패륜아다.

녀석의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나는 가족을 죽인 놈을, 아니 죽일 예정인 놈을 수하로 거두기는 싫었다.

그렇기에 나는 녀석을 포기했다.

“다음은! 명문 인스티오 아카데미 출신이며 평민들의 별! 평민들의 자랑! 제국 출신, 천재 그래플러 무커!”

“와아아!!”

조금 전 메이슨과 달리 모든 관중이 주먹을 쥐며 등장하는 무커를 환호했다.

평민들의 자랑이며, 귀족 도련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준 무커.

평민들은 그를 좋아했고 응원했으며 그를 보며 용기를 얻었다.

자신들 또한 저렇게 빛나는 별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좋군요.”

“그러게.”

그런 관중들과 무커의 모습에 칼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장갑 좋아 보이네.”

“그러게 말입니다.”

무커의 손에 끼여진 은색의 철사 장갑.

그것을 보며 내가 장난스레 말하자 칼론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생색내냐?-

<시끄러 인마.>

크산느의 비난이 들려왔지만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러고는 주먹을 쥐며 어깨를 풀고 있는 무커를 내려다보았다.

지면 뒤진다.

무언의 협박을 하며 말이다.

“자. 양 선수 준비되었습니까.”

“예.”

“네.”

리턴의 물음에 메이슨과 무커가 고개를 끄덕였고 리턴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 뒤로 물러났고 이내 대련장 밖으로 벗어난 후에야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시작!”

“와아아아!!”

그리고 무술 경쟁 우승자와 마법 경쟁 우승자의 스페셜 대결이 시작되었다.

* * *

“평민이라고?”

“그렇습니다.”

메이슨은 자신의 맞은편에 있는 거구, 무커를 보며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당당하게 대답하는 무커의 모습이 상당히 의외였던 것이다.

“부끄럽지 않나?”

“무엇이 말입니까?”

“평민이라는 것이. 힘들지 않나?”

와락.

조금은 예의 없는 메이슨의 물음.

그에 인상을 와락 찌푸린 무커는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러고는 자세를 잡으며 입을 열었다.

“힘들지 않습니다.”

“왜?”

무커의 대답에 메이슨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묻자 무커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저에게는 가족까지 챙겨주시는 따뜻한 주군이 계시니까요.”

“!!!”

예상치 못한 무커의 대답에 메이슨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가족까지 챙겨주는 주군이라.

그런 이상적인 주군이 있단 말인가?

“그가 누구지?”

“황태자 전하이십니다.”

메이슨이 살짝 흥분한 어조로 묻자 무커가 자랑스레 대답했다.

그에 메이슨은 고개를 들어 귀빈석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가장 상석에 앉아 거만한 자세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황태자.

그런 황태자의 모습에 메이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최선을 다하지.”

“저 또한.”

그러고는 지팡이를 들었고, 무커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타앗!

거구의 덩치와 달리 신속하기 그지없는 무커의 신형.

“블링크.”

빠른 속도로 날아와 휘둘리는 무커의 주먹을 가까운 거리로 이동시켜주는 마법, 블링크로 가볍게 피한 메이슨은 무커의 등 뒤에 섰다.

“파이어볼.”

콰앙!

그리고 어른 머리통만 한 불덩이를 소환해 무커의 등을 향해 날렸다.

굉음과 함께 자욱한 연기가 깔리고.

관중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시합한 지 단 1분.

단 1분 만에 시합이 끝났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타앗!

하지만 이내 사람들은 환호했다.

자욱한 연기 안에서 거대한 무커가 빠른 속도로 튀어나와 메이슨에게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블링크!”

그런 무커의 돌격에 다시 블링크를 시전한 메이슨.

덥석!

하지만 잡히고 말았다.

“잡았다.”

두 번은 안 당하겠다는 듯 블링크를 시전하자마자 주변의 마나 기운을 파악해 메이슨이 나타나는 방향을 선점한 무커.

무커가 메이슨의 옷자락을 잡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훗.”

그리고 메이스 또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스.”

휘청!

메이슨의 마법에 무게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 무커.

“블링크.”

블링크를 다시 시전하여 그런 무커와 거리를 벌린 메이슨은 무게 중심을 찾아 똑바로 선 무커를 바라보았다.

“아이스 필드.”

그리고 4 서클 고위 마법으로 분류되는 아이스 필드를 펼쳤다.

휘이잉!

쩌저적!

메이슨의 주문과 함께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이내 대련장이 얼어붙기 시작했고 그에 무커는 인상을 찌푸렸다.

콰앙!

그러고는 바닥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콰콰쾅!

그와 함께 박살 난 대련장.

무커는 박살 난 아이스 필드 위에 서서 무서운 표정으로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성난 멧돼지처럼 메이슨에게 달려들었다.

“미치겠군.”

성난 멧돼지와 다를 것 없는 무커의 기세에 피식 미소를 지은 메이슨.

그는 다시 마나를 끌어 올렸다.

“아이스 스톰!”

콰앙!

메이슨의 주문과 함께 바닥에서 솟아난 얼음 비석.

하지만 무커는 거기에 맞지 않았다.

“와아아!!”

거대한 거구와 어울리지 않게 신속하게 모든 비석을 피하며 메이슨과의 거리를 좁혔던 것이다.

“헤이스트!”

그런 무커의 기세에 자기 자신한테 헤이스트를 건 메이슨은 이를 악물었다.

“라이트닝 스피어.”

그리고 허공에 여러 개의 전기 창을 소환했고, 파지직!

이내 그 전기창 중 한 개를 손에 잡았다.

타앗!

그러고는 무커에게 달려들었다.

마법사인 메이슨이 무기를 들고 무커에게 달려든 것이다.

“스트롱.”

자기 자신에게 버프 마법을 건 메이슨은 빠른 속도로 무커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수웅!

무커는 그런 창을 피한 다음 메이슨의 빈틈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치지직!

하지만 이미 늦었다.

허공에 있던 다른 라이트닝 스피어가 무커를 덮쳤기 때문이다.

“아아…….”

관중들은 그 광경에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마법사인 메이슨이 달려들며 박진감 있는 전투를 기대했지만 예상외로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이다.

“짜릿하네.”

“와아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어서 벌어진 풍경에 관중들은 다시 환호했다.

무커를 향해 날아갔던 4개의 라이트닝 스피어.

그것을 손으로 잡아버린 무커가 씨익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벌떡!

“어…… 어찌!”

귀빈석에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대마법사 갈과 에스란.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황태자 요한은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 어째서……?”

시전자가 아닌 이상 마법은 손에 쥘 수 없다.

쥐는 순간 폭발해버리는 것이 마법이다.

한데 라이트닝 스피어를 손으로 잡아버리다니?

전기가 통해서 통구이가 되어버리는 것이 정상인데 그것을 4개나 잡은 무커는 멀쩡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두 눈을 크게 뜨던 메이슨은 이내 무커의 손에서 반짝이는 은색의 장갑을 보고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미…… 미스릴……?”

마법에 강한 내성을 지닌 광물 미스릴.

그것을 실처럼 뽑아 여러 개로 엮은 장갑이다.

라이트닝 스피어같이 서클이 낮은 마법 정도는 무리 없이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제길!”

그런 무커의 모습, 그리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보며 메이슨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뒤로 물러났다.

부웅!

물러나도, 물러나도 계속해서 날아오는 무커의 전광석화 같은 주먹.

메이슨은 이를 악물며 계속해서 뒤로 물러났다.

“블링크!”

블링크를 시전하여 다시 무커와 거리를 벌린 메이슨은 이를 악물었다.

무리한 마나 사용으로 심장에 있는 마나 서클에서 무리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비겁하군.”

“말조심하십시오.”

메이슨의 차가운 말에 두 눈에 살기를 띤 무커가 메이슨을 노려보며 경고했고 그에 메이슨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비겁하게 마법사와의 전투에서 미스릴 장갑을 껴? 아니, 애초에 귀족도 아닌 네놈이 어떻게 그런 장갑을 가지고 있는 거지?”

“주군 잘 만나면 받습니다.”

“!!!”

메이슨의 말에 무커는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에 메이슨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느 주군이 수하에게 저 귀하디귀한 미스릴 장갑을 준단 말인가?

뻐억!

경악 어린 무커의 말에 방심을 하고 만 메이슨은 결국 무커에게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의식이 멀어지는 그 순간.

메이슨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귀빈석에서 보이는 자신의 할아버지, 갈의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이후가 두렵다.

자신의 부모를 가지고 또 얼마나 협박을 하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풀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렇게 눈을 감으려고 할 때, 한 인물이 더 보였다.

높은 의자에 앉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황태자.

평민인 수하의 가족들을 돌보아주고 미스릴 장갑까지 건넨……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황태자.

그런 황태자가 자신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가만히 그런 황태자를 보던 메이슨.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황태자를 따라 했다.

언제부터였던 건지 까먹었을 정도로 미소를 짓지 못했던 메이슨.

그가 황태자인 요한을 따라 살짝 미소를 지었던 것이다.

털썩.

그리고, 그렇게 메이슨은 쓰러졌다.

“무커 승!”

“와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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