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68화 (68/226)

제 68화

제68편 실의 그녀……?(1)

아무튼 나의 대답에 어머니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를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름답다고 소문난 엘프 여자를 후궁으로 들여도…….”

“어머니. 후궁은 없습니다.”

장난스러운 어머니의 어조에 나는 찻잔을 내려놓고는 정색했다.

그런 나의 모습에 어머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도 좋지.”

만인지상 제국의 주인.

당연히 여러 여인을 부인으로 두어도 된다. 아마 엘로나도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싫었다.

나에게 있어 여자는 엘로나, 오로지 한 존재뿐이니 말이다.

나의 확답에 기분이 좋아진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가시려는 것입니까?”

“그래. 너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귀부인들을 초대해 티파티를 열기로 했단다.”

“황궁에서요?”

어머니의 말에 내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짓자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폐하의 배려 덕분에 가능할 수 있었단다.”

“감사인사를 전해야겠군요.”

“그래 주렴.”

황태자인 나의 어머니.

이미 제국의 여인 중 가장 높은 존재로 평가가 되었기에 모든 귀부인은 어머니와 어떻게든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을 잘 아는 황제가 어머니를 공식으로 인정한 것이다.

제국에서 가장 높은 여인이라고 말이다.

그런 황제의 배려에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어머니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어머니가 직접 감사인사를 전했겠지만 그래도 내가 다시 한 번 더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은 기분이 다르니 말이다.

그렇게 어머니는 케한의 손을 잡고 내방을 나섰고, 다시 혼자가 된 나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로 걸어가 그대로 드러누웠다.

-피곤하냐?-

“어디 갔다 왔냐?”

최근 들어 자주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크산느.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건네는 크산느를 보며 내가 묻자 크산느는 팔락거리며 나의 옆으로 날아와 앉았다.

이 자식 또 대답하기 싫은가 보다.

괜히 섭섭했지만 나는 애써 그 감정을 무시하며 두 눈을 감았다.

잠시 쉬고 싶었다.

“야. 설인들이 부탁한 술 들고 왔다.”

번쩍!

벌떡!

“오셨습니까!”

그때, 두 눈을 감고 있던 나의 귀에 들리는 음성.

그에 두 눈을 번쩍 뜬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에 걸터앉아 술병을 흔들고 있는 실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진짜 정말 반가웠다.

“새끼.”

물론 설인들의 술이 말이다.

나의 마음을 잘 아는지 실은 나에게 술병을 던졌고 나는 미소를 지은 채 그런 술병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였다.

“아아 짜릿해.”

손부터 올라오는 차가운 술병의 촉감.

그에 내가 황홀한 표정을 짓자 실은 혀를 차고는 나의 허락도 없이 소파에 앉았다.

물론 나 또한 상관없다는 듯 그런 실의 맞은편에 앉았다.

“한잔?”

“낮술 좋지.”

술병을 흔들며 내가 미소를 짓자 실은 씨익 웃으며 품에서 술잔을 꺼내 들었다.

역시 우리 삼촌이다.

정말 술에 관해서는 너무나도 마음이 잘 통하는 상대이다.

아무튼 신난 우리 둘은 서둘러 술잔에 술을 따르고는 건배를 하는 것도 잊은 채 그대로 들이켰다.

“크으!”

“크아~”

그리고 우리 둘은 비슷한 소리를 냈다.

-한심한 놈들.-

나의 어깨에 앉은 크산느의 혀 차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가볍게 무시하고는 다시 술병을 들어 실의 술잔에 따라주었다.

“많이 강해졌다?”

내가 따라주는 술을 받던 실.

그가 나의 손에 들려있던 술병을 빼앗고는 나에게 따라주며 말했다.

살짝 장난스러운 실의 목소리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밤길 조심하십시오.”

“이거 패륜아일세.”

“쌓인 것이 워낙 많다 보니.”

“언제든 덤벼라.”

“당연하지요.”

실없는 말을 주고받은 우리는 이번에는 술잔을 서로 마주쳤고 그대로 다시 술잔을 비웠다.

“크으으!”

역시 설인들이 만든 술이 최고다.

입술부터 느껴지는 짜릿함에 식도를 타고 흘러가 다시 위를 타고 흘러 장기까지 내려가는 것을 알려주듯 화끈한 고통을 선사하는 술.

너무나도 기분이 짜릿했다.

아…… 이 기분은 아무나 느낄 수 없으니 괜히 따라 하지 말도록.

“이 술 이름이 뭐라고 했지?”

“카이도 입니다.”

술잔을 비우고 나와 같은 표정을 짓던 실이 묻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 나의 대답에 실은 살짝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것 장사 시작해야겠지?”

“네. 안 그래도 눈꽃 일족의 족장 앨런으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어느 정도 물량공급이 가능하다 하더군요.”

실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실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근데…… 이거 여인들에게는 인기 없겠구나.”

“과일주에 타서 먹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정말이냐?”

“예?”

나의 대답에 두 눈을 반짝거리며 묻는 실.

의외인 실의 모습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자 실은 헛기침을 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삼촌.”

“왜.”

그런 실을 보며 내가 조심스럽게 그를 부르자 실은 퉁명스럽게 대답했고 그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삼촌 여자 생겼습니까?”

“이 자식이.”

덥석.

“후훗. 막았습니다.”

퍼억.

아 왼손을 생각 못 했네…….

* * *

“앉거라.”

황제의 부름에 집무실에 들어선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권하는 황제의 행동에 빙긋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 앉았다.

“바쁘지 않으십니까?”

“황태자와 차 한잔할 시간은 충분히 있단다.”

살짝 장난기 섞인 나의 물음에 황제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맞받아쳤다.

그런 황제를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은 다음 드라칸이 가져다준 차를 들었다.

“이번에 오스란 왕국의 후계자, 밀리언 왕국의 여왕. 하이아칸 왕국의 귀족파 수장이 된 트루히드 후작이 온다.”

“그렇습니까.”

차를 마시던 나는 이어진 황제의 말에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엘로나를 통해 트루히드 후작이 귀족파의 수장이 된 것은 알고 있었다.

나에게 멍청한 행동을 하여 귀족들의 지지를 잃은 아이션 공작.

그는 결국 후계자로 삼았던 트루히드 후작의 손에 의해 몰락했고 트루히드 후작은 아무렇지 않게 그런 아인트 공작의 모든 권력을 흡수했다.

명실상부 귀족들 중 최고의 권력을 가진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무튼 각 왕국에서 파견되는 축하사절단의 대표들은 모두 화려했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별로 대단하다고도,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냐?

내가 제일 대단하니 말이다.

“녀석.”

그런 나의 반응에 황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밀리언 왕국의 여왕. 사실 그녀는 실의 첫사랑이다.”

“!!!”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지.”

오우.

생각지 못한 말이 황제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내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어진 황제의 말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이 양반. 아닌척하더니…….

“하지만 그녀는 엘프들의 여왕. 실이 아무리 매력이 넘치더라도 결과는…… 이루어질 수가 없었지.”

“재미있네요.”

소설에서 나올법한 이야기에 내가 살짝 미소를 짓자 황제는 미소를 짓고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그 둘을 도와주거라.”

“예? 제가 왜요?”

황제의 말에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황제가 정말 오랜만에 나에게 부탁한 내용이 턱없이 웃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이인데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너무 슬프지 않느냐.”

“…….”

이어진 황제의 말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잊고 있었다.

우리 큰아버지, 황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성스럽게 생각했으며 사랑했던 여인을 한번 잃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무튼 내가 숙연한 표정을 짓자 황제는 싱긋 미소를 짓고는 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우리 황태자. 효도 좀 하자?”

“…….”

띠링!

31. 판게아 대륙의 금지된 사랑.

종족전쟁에서 인간에게 패배해 굴복한 엘프.

그들은 자연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들의 행태에 분노하며, 인간을 증오하는 종족이다.

그런 엘프들의 수장 하이엘프, 그리고 인간들의 군주 황제의 동생 실 공작.

그 둘의 이루어질 수 없는, 금지된 사랑을 이루어주시오.

성공보상 : 위엄+5, 매력+5. 세계수의 수호.

이런 쓸데없는 것에 임무가 생길 줄이야…… 짐작도 못 했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이루어주라는 임무라니? 무슨 중매쟁이 시뮬레이션도 아니고 말이다.

-요한. 세계수의 수호는 꼭 받아야 한다.-

그때, 나의 어깨에 앉아 낮잠을 즐기던 크산느가 돌연 눈을 뜨더니 나에게 말을 건넸다.

갑작스러운 크산느의 발언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나의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황제를 발견하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착한 제가 노총각 실 삼촌 총각 딱지는 뗄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죠 뭐.”

일단 시뮬레이션 임무는 성공해야 하니 말이다.

* * *

두두두.

“멈춰라!”

산속임에도 불구하고 잘 다듬어진 도로를 달리던 순백색의 마차.

그 마차의 앞.

수백 명의 일행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손을 들어 올려 보이며 일행들을 멈추었다.

“어찌 앞길을 막는 것인가?”

일행들의 수장.

그가 아름다운 초록색의 눈으로 자신의 앞에 마주 서 있는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피부의 제국인들과는 다른 갈색의 피부.

전신을 뒤덮고 있는 비단옷.

뚜렷한 이목구비에 새하얀 터번을 쓰고 있는 아주 독특한 사내들이었다.

“이곳에서 패배자들을 만날 줄은 몰랐군.”

까득!

수장의 물음에 터번을 쓰고 있던 사내.

사막 왕국 오스란 왕국의 공작이자 국왕 루틸루스의 제자인 시우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네자 수장, 엘프 왕국, 밀리언 왕국의 1 장로이자 여왕을 호위하고 있는 위로로는 이를 갈았다.

그러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시우를 바라보았다.

“한판 붙자는 것인가?”

“후후. 숲의 종족이라는 것들이 입이 거칠구나.”

아름다운 외모와 달린 거친 위로로의 말에 시우가 사내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극과 극의 성향을 보이는 오스란 왕국의 사절단과 밀리언 왕국의 사절단.

사절단의 대표로 있는 두 명의 사내는 차가운 눈빛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비키지?”

“우리가 먼저 왔는데?”

한곳밖에 존재하지 않는 도로.

길을 막고 비키지 않는 시우를 보며 위로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자 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비켜.”

“우리가 먼저 왔다니까?”

우웅!

끝까지 장난스레 대답하는 시우.

그에 분노한 위로로가 자신의 친구, 바람의 정령 실피아를 소환했고 그에 시우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에 달려있던 장창을 꺼내 들었다.

“역시. 한번 붙어야지?”

“건방진 인간 놈.”

창을 가볍게 휘두르며 시우가 호전적인 미소를 짓자 위로로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허리춤에 있던 레이피어를 꺼내 들었다.

그렇게 오스란 왕국의 이인자와 밀리언 왕국의 이인자가 맞붙을 듯한 일촉즉발의 상황!

이 위험한 상황에 시우와 위로로의 뒤에 있던 수하들 또한 긴장 어린 표정으로 언제든 무기를 뽑을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