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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67화 (67/226)

제 67화

제67편 인재를 얻다

제국의 수도, 팔센에 존재한 작은 언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그 언덕에서 금발의 수려한 한 청년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술병을 들었다.

꿀꺽.

그러고는 자신이 한 모금 마셨다.

“하아…….”

술을 한 모금 마신 청년이 술병을 내려놓고는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었다.

자신이 가장 존경했던 아버지가 오늘 죽었고, 시체는 몬스터들의 밥이 되어 흔적도 남지 않았다.

한데 하늘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맑고 화창하기만 했다.

그런 하늘이 야속했던 청년, 레헤튼은 다시 술병을 들었다.

꿀꺽꿀꺽.

그리고 이번에는 한 모금이 아니었다.

조금은 긴 시간 동안 술을 마신 레헤튼은 이내 술병을 내려놓았고 빈 병이 되어버린 술병을 옆에 내려놓았다.

“아버지…….”

조금은 붉어진 레헤튼의 얼굴, 그리고 아련한 음성.

레헤튼은 가만히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맞아주던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와 동시에 노예의 값을 올리기 위해 채찍질을 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미치겠군.”

그에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린 레헤튼은 그대로 누웠다.

풀썩.

그러자 느껴지는 부드러운 잔디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언덕에 푸른 잔디 위에 드러누운 레헤튼.

그는 다시 야속한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아들아. 부디 행복하게 살거라.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그리고 자신의 귀에 들리는 아버지의 환청에 레헤튼은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걱정 마세요.”

자신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살아갈 것이고, 수많은 백성들을 구할 것이다.

그것이 아버지의 죄를 조금은 가볍게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 *

“아주 지X을 하고 있네.”

멀리서 술잔을 기울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고 그에 동의한다는 듯 파닥거리던 크산느가 나의 옆에 앉았다.

-아주 연극을 찍는구만.-

“그러게 말이다.”

크산느의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고 이내 다시 손에 들린 술잔을 기울였다.

위천이 보내준 설인들의 술.

정말 독하고 맛있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대로 레헤튼과 같은 자세로 드러누웠다.

“주군. 더럽습니다.”

“너도 누워.”

“…….”

나의 말에 나의 호위기사 칼론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고 그에 나는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었다.

“하이고, 후작가 후계자님이 되시더니 아주 고급스러워지셨어~”

그러고는 장난스러운 어조로 빈정거렸다.

나의 어조에 칼론은 한숨을 내쉬고는 나의 옆, 크산느의 반대편에 자리했다.

그러고는 그 상태로 뒤로 드러누웠다.

“하늘 예쁘지?”

“그러네요.”

나의 물음에 칼론이 웃으며 대답했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이제 제국에서 자신의 입지와 쓰레기 청소가 어느 정도 정리된듯해 기분이 좋았던 나였다.

“참 소문 들었습니까?”

“뭐?”

칼론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칼론은 씨익 웃더니 입을 열었다.

“대륙의 역대급 천재, 제국의 자랑, 최연소 오러 나이트, 무결점 제국의 황태자. 제국의 귀한 아들.”

“뭐?”

칼론의 입에서 나온 엄청난 단어들.

그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칼론은 진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이것들이 황태자 전하, 주군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미친.”

칼론의 대답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올라간 나의 입꼬리는 내려오지를 않았다.

전생과는 너무나도 다른 평가에 사실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진짜 회귀 만세! 우리 조상 할아버지 만세다!

-입꼬리 내려 인마.-

내려가지 않는 나의 입꼬리를 발견했는지 크산느가 피식 웃으며 빈정거렸지만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크산느가 뭐라 하든 지금의 나는 화를 내기 싫었다.

그저 이 짜릿한 기분을 조금 더 느끼고 싶었다.

* * *

“…….”

카르텔의 보스 라덴의 처형이 시작된 그 시각. 코피아는 팔센에 위치한 넓은 뒷산에 가만히 앉아 있는 위즐리의 옆에 앉았다.

“…….”

코피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앞에 만들어진 작은 봉분을 멍하니 바라보는 위즐리.

코피아는 그런 봉분의 앞에 빈민가의 소녀, 윌리가 생전에 좋아하던 빵과 우유, 그리고 사탕과 초콜릿 등을 놓아두었다.

“뭐야 그건.”

그제야 반응을 한 위즐리.

윌리의 무덤 앞에 내려놓는 코피아를 보며 위즐리가 건조한 음성으로 묻자 코피아는 싱긋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윌리가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 하늘 위에서는 마음껏 먹었으면 해서 말이야.”

“…….”

코피아의 대답에 위즐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윌리의 무덤보다 큰 무덤.

바로 윌리의 어머니이자 위즐리가 진심으로 살리고 싶어 했던 환자의 무덤이었다.

“괜찮아?”

위즐리가 처음으로 살리고 싶어 했던 환자 윌리의 어머니.

위즐리의 능력으로 살아났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윌리와 함께하기 위해 목숨을 끊은 여인.

그녀의 무덤을 빤히 바라보는 위즐리를 보며 코피아가 조심스럽게 묻자 위즐리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응……?”

갑작스러운 위즐리의 말에 코피아가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위즐리는 예의 청량한 미소를 지으며 코피아를 바라보았다.

“내가 요한 형을 도와 쓰레기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거든.”

빈민가의 여인과 어린 소녀.

그 모녀는 자신들의 죽음으로 인해 감정이 메말라 있던 소년에게 감정을 가르쳐 주었고, 인생의 목표를 만들어 주었다.

두근.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확실하게 잡고 다짐하는 소년의 모습에 코피아의 심장은 잠깐이지만 두근거렸다

* * *

“하앗!”

황태자 궁.

제국의 이인자라고 불리는 존재가 기거하는 궁에 위치한 넓은 수련장.

나는 그 넓은 곳에서 매일같이 수련을 해오던 기본검술을 펼치고 있었다.

모든 혼을 담은 세로 베기, 가로 베기, 그리고 사선 베기.

우웅!

검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나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공간이 갈라지는 듯 허공은 괴로운 소리를 내었다.

멀리서 파닥거리며 가만히 나를 지켜보던 크산느가 인정한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많이 컸어.-

그런 크산느의 칭찬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크산느의 말대로였다.

나는 정말 많이 컸다.

일단 나는 드디어 20살이다.

당장 다음 주가 나의 생일, 즉 성인식을 치르는 날이다.

또한 키는 더욱더 커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키였으며 어깨는 떡 벌어졌지만 필요 없는 근육 없이, 오로지 필요한 근육만 자리 잡고 있어 조금은 호리호리해 보였다.

또한 얼굴은 날카로운 브이라인을 자랑하고 있었고 나의 눈빛은 검술의 성취가 깊어져 더욱더 깊어졌다.

전체적으로 전생의 나보다 더욱 멋진 모습이 되었기에 나는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검술 실력은?

“기본검술은 확실히 마스터한 것 같지?”

나의 목표였던 기본검술.

그것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

나의 물음에 파닥거리던 크산느가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에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디위니타스 검술의 기본과 같은 기본검술을 마스터했으니 디위니타스 검술의 실력 또한 높아졌을 테니 말이다.

“상태창.”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아주 오랜만에 조상 할아버지의 유산이자, 나의 인생을 뒤바꾸어준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

이름 : 요한 카르미언 듀크.

상태 : 대륙의 천재.

힘 +55 민첩 55

체력 57 마나 70

행운 51 위엄 83

매력 +98

시뮬레이션 진척도

30/50

“크으으!!”

보이는가!

100에 이르는 나의 뛰어난 매력과 높은 스탯을, 그리고!

“대륙의 천재 크으으!”

상태창의 상태에 떡하니 쓰여 있는 글귀.

바로 대륙의 천재라는 글귀!

나는 그 글귀를 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기쁨에 다시 한 번 이상한 소리를 내며 감탄했다.

정말 언제 보아도 기분 좋은 글귀였다.

-좀 다물어.-

그런 나의 목소리가 시끄러웠는지 크산느가 인상을 찌푸렸지만 나는 무시했다.

“크으으으!!”

-으아악!!-

아니 오히려 보란 듯이 더욱 큰소리를 내며 감탄했다.

덥석!

“아 이 자식이!”

나의 감탄에 크산느가 달려들었고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런 크산느의 뿔을 잡았다.

-늫으르!(놓아라!)-

“내 머리카락 없어지면 다 너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 * *

“보기 좋구나.”

20살. 나의 성인식 오 일 전.

나의 성인식 준비를 위해 궁으로 들어온 어머니는 단정하게 앉은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긴. 내가 봐도 잘났는데 배 아파 나를 낳으신 우리 어머니의 눈에는 내가 얼마나 잘나 보일까?

“형아 최고!”

어머니의 옆, 금발에 푸른 눈이 귀여운 어린 소년, 이제 8살이 된 자신의 동생 케한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소리치자 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요한이도 최고!”

“헤헤!”

조금은 과장스러운 나의 행동에 케한은 좋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고 어머니는 그런 나와 케한을 둘러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어머니의 미소에 나 또한 행복감을 느꼈다.

전생에서 13살, 그 당시 바보 같은 나 때문에 일찍 돌아가셨던 어머니였다.

무능한 재능으로 매일같이 피눈물을 흘리며 노력하던 나를 보며 슬퍼하던 어머니.

내가 무능한 것을 자신을 탓하며 괴로워하던 어머니는 이제 없다.

정말…… 회귀해서 다행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다짐했다.

지금 이 행복한 삶을 유지하고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이다.

“엘로나는 언제 도착한다고 했지?”

“아마, 내일이면 도착할 듯합니다.”

“약혼식 날짜를 잡아야겠구나.”

나의 대답에 어머니가 살짝 미소를 짓자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안 그래도 이번에 엘로나의 어머니인 하이아칸 왕국의 왕비. 코르도 함께 온다.

나와 엘로나의 약혼 날짜를 잡기 위해서 말이다.

괜스레 부끄러워진 나는 헛기침을 하며 차를 한 모금 마셨고 어머니는 다 안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참. 이번에 밀리언 왕국에서도 축하 사신이 온다고 하였지?”

“네. 아무래도 밀리언 왕국의 여왕이 올 것 같습니다.”

판게아 대륙의 서부.

밀림의 왕국. 또는 엘프 왕국이라 불리는 밀리언 왕국.

대륙의 폐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숲으로 이루어진 그곳은 인간에게 패배한 엘프들이 모여 살고 있는 왕국이었다.

인간을 적대하는 엘프들이지만 강대국이자 자신들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제국에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당장 황태자인 자신의 성인식에 엘프들의 여왕, 하이엘프가 직접 이곳에 방문하지 않는가?

솔직하게 일국의 왕인 그가 직접 오지 않아도 되지만 큰아버지인 황제가 직접 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부탁이 아닌 명령을 말이다.

그리고 엘프의 군주, 하이엘프는 인간들의 군주, 황제의 명령을 따랐다.

황제의 말로는 이렇게 안 하면 기어오른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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