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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62화 (62/226)

제 62화

제62편 카르텔, 청소되다(2)

“…….”

빈민가를 미친 듯이 뒤집고 다니던 위즐리.

그는 오물과도 같은 강에 떠내려오는 작은 시체를 보며 몸을 그대로 굳혔다.

첨벙첨벙.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오물과도 같은 강물에 들어가 작은 시체를 뒤집었다.

까득.

역시 맞았다.

자신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주던 작은 소녀, 바로 윌리의 시체였다.

온몸을 늘어뜨린 윌리의 시체에 위즐리는 이를 갈았다가 이내 윌리의 시체를 안아 들었다.

그러고는 강을 벗어났다.

뚝 뚝.

강을 벗어나자 윌리의 시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작은 핏방울.

그런 윌리의 시체에 위즐리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분노를 느꼈다.

아직은 소년인 자신의 허리 정도밖에 오지 않는 작은 어린아이다.

그런 아이가…….

끔찍한…… 고통을 당하다가 죽었다.

위즐리는 조용히 윌리의 시체를 안아 들었다.

저벅저벅.

그러고는 걸음을 옮겼다.

* * *

“크크큭.”

“어머…….”

빈민가의 구석.

카르텔 조직의 빈민가 지부.

빈민가에서 싹수가 보이는 아이들을 건져 조직의 본부로 보내는 일을 하는 지부는 오늘도 평소와 같이 술에 취한 채 사창가의 여인을 희롱하고 있었다.

그 여인 또한 미소를 지으며 사내의 품에 더욱더 안겼고 말이다.

벌컥.

“지부장님!”

쨍그랑!

“누가 들어오라 했어!”

그때, 아까 콘을 윌리의 집으로 안내한 론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자 지부장, 켄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손에 들린 술병을 던졌다.

그 술병에 그대로 머리를 얻어맞은 론.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론은 카르텔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 이를 악물고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웬 미친놈이 이곳에 쳐들어와서…….”

“뭐?”

벌떡.

갑작스러운 론의 보고에 켄은 인상을 찌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보이는 켄의 거대한 덩치.

카르텔 조직의 뒷배경에 있는 가문의 기사였다가 가문 가주의 명으로 이곳에 좌천된 켄.

그가 자신의 쉬는 시간을 방해하는 존재 때문에 오랜만에 검을 빼 들었다.

푸욱.

털썩.

오랜만에 느낄 피 맛에 흥분 어린 미소를 짓던 켄.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그대로 쓰러지는 론의 모습에 인상을 굳혔다.

저벅저벅.

웬 어린아이의 시체를 품에 안은 채 느린 걸음으로 지부 안으로 들어오는 한 소년.

하늘색의 머리와 눈이 너무나도 인상적인 미소년이었다.

흠칫.

그 소년과 눈을 마주친 켄은 자기도 모르게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의 본능이 서둘러 말하고 있었다.

어서 이곳에서 도망치라고 말이다.

“뭐해 이 새끼들아!”

그리고 켄은 본능에 충실한 사내였다.

주변에 있던 수하들에게 큰 목소리로 소리친 다음 켄은 몸을 돌렸다.

푸욱.

하지만 켄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목에서 잠깐 느껴진 따끔함.

그 고통과 동시에 몸의 통제권이 사라진 것이다.

이 믿기지 않는 상황에 켄은 두 눈을 크게 떴다.

털썩.

뒤에서 들려오는 무서운 소리.

뚜벅뚜벅.

“끄아아악!”

수하들의 괴성과 쓰러지는 소리, 그리고 괴물 같은 소년의 발걸음 소리.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켄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선사했다.

우뚝.

“아아…….”

주르륵.

바로 뒤에서 들리던 걸음 소리가 멈추었다.

그에 켄은 극도의 공포를 이기지 못해 그대로 지려버렸고 미소년, 위즐리는 그런 켄의 앞을 향해 섰다.

그러고는 자신보다 배는 큰 덩치, 켄을 올려다보았다.

“누…… 누구십니까…….”

다행히 켄의 입은 켄의 통제에 따랐기에 켄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퍼억!

“크아악!”

하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어린 소녀의 시체를 안은 위즐리가 그대로 켄의 복부를 후려친 것이었다.

소년이 휘두른 주먹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고통에 켄은 괴성을 내질렀고 위즐리의 힘에 의해 그대로 쓰러졌다.

퍼억!

퍼억!

켄이 넘어진 상태에서도 위즐리의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다.

얼굴, 어깨, 가슴, 복부, 다리, 어느 곳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위즐리의 주먹, 나아가 발이 바쁘게 움직였다.

피익.

우뚝.

한창 켄을 때리다가 위즐리의 볼을 향해 튄 켄의 피.

위즐리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주먹을 멈추었다.

위즐리의 볼을 타고 내려간 켄의 피.

위즐리는 얼굴을 타고 흐르는 피에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퍼억!

그러고는 다시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되었다.

“아…… 아아…….”

기절했다가 정신을 차린 수하들.

그는 눈을 뜨자 보이는, 자신들의 보스 켄으로 추정되는 시체를 아무렇지 않게 계속 패고 있는 위즐리를 보며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켄은 누가 보아도 죽은 시체이다.

얼굴은 함몰되어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거대한 덩치가 켄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주먹을 휘두르는 소년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일순 주변의 분위기가 밝아질 정도로 아주 환한 미소를 말이다.

* * *

“미치겠군.”

-하아…….-

가만히 수련을 하던 나는 온몸에 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면서 달려와 위즐리의 상황을 설명하는 코피아의 모습에 온 마나를 끌어올려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러고는 볼 수 있었다.

백작가에서 겨우 잠재워 놓았던 위즐리의 본성, 악마 같은 본성이 다시 튀어나온 것을 말이다.

-뭐 해 안 말리고?-

내가 가만히 그런 위즐리의 모습을 바라보자 크산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에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가만히 고개를 가로젓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팔짱을 낀 채 그저 위즐리가 하는 행동을 빤히 바라보았다.

-요한!-

“위즐리의 품에 안겨있는 시체를 봐.”

-…….-

그런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크산느가 언성을 높였고 그에 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나의 대답에 크산느는 위즐리의 품에 안긴 소녀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볼 수 있었다.

소녀의 다리 부분이 피로 젖어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 저 천인공노할!-

그에 격분한 크산느가 분노를 터뜨렸고 나는 조용히 이를 갈았다.

개 같은 인간들.

어떻게 같은 인간이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와락.

그때,

헐레벌떡 다시 달려온 코피아는 시체를 계속 때리고 있는 위즐리에게 달려갔다.

그러고는 위즐리를 껴안아 뼈가 부러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위즐리의 주먹을 잡았다.

“그만…… 제발 그만해. 위즐리.”

우뚝.

그런 코피아의 진심이 통했을까?

위즐리의 주먹이 멈추었다.

“제발…… 그만해…… 윌리도 이것을 원치 않을 거야…….”

울음 섞인 코피아의 목소리.

그에 위즐리는 조용히 주먹을 내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렸다.

“…….”

멀뚱히 서 있는 나를 바라보는 위즐리.

나 또한 그런 위즐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형…….”

“…….”

나의 눈빛에 위즐리는 그 자리에 서서 조용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런 위즐리의 부름에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위즐리의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이 제국의 주인이 될 자로서…… 인간들의 본성에 실망한 위즐리의 질문이 이어질 것 같아 두려웠던 것이다.

“형…… 같은 인간이……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

하지만, 나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내가 두려워했던 이야기를 위즐리가 꺼냈다.

제발 대답해달라는 위즐리의 눈빛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 또한 위즐리와 같은 마음이었고, 누구에게 물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형…… 사람이……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어떻게 같은 인간한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거야?”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계속되는 위즐리의 질문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나의 귀로 크산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또한 알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탈을 쓰고 얼마나 끔찍한 일을 해오는지 말이다.

“형…… 인간은 이성적이고 똑똑하잖아. 어떻게 이런 짓을…….”

퍼억.

“자고 있어라. 형이 정리할게.”

계속되는 위즐리의 질문에 나는 조용히 위즐리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다.

털썩.

그에 위즐리는 그대로 쓰러졌고 코피아가 그런 위즐리를 안아 들었다.

“오라버니…….”

“황궁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어. 황제 폐하께도 내가 돌아올 때까지 집행을 멈추라고 해.”

“오라버니 어쩌려고…….”

굳어진 나의 얼굴과 차가운 말에 코피아는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가볍게 그런 코피아의 말을 무시했다.

띠링!

23. 제국의 뒷골목 청소.

고위귀족을 배경으로 온갖 더러운 짓을 행하고 있는 범죄조직 카르텔은 완벽하게 소탕하시오.

성공보상 : 위엄+10, 매력+3.

그리고 오랜만에 울린 시뮬레이션 임무 알림 소리도 무시했다.

인간이라는 탈을 쓰고 더러운 짓을 행해왔던 카르텔.

그리고 그들의 영향을 받아 더욱더 악한 행동들을 해왔던 조직들, 그리고 그 뒤의 귀족들.

모두 오늘부터 사라질 것이다.

바로 나의 손에 말이다.

내가 그렇게 마음을 굳혔다.

* * *

“하암. 지겨워 죽겠군.”

“정신 차려. 가주님께 걸리면 어쩌려고 그러나?”

제국의 고급 저택가.

백작위 이상의 고위귀족들의 저택이 모여 있는 곳 중 화려한 푸른색의 벽으로 지어진 거대한 저택.

그 앞의 거대한 정문을 지키던 한 병사가 하품을 하며 중얼거리자 옆에서 함께 근무를 서던 병사가 화들짝 놀라며 하품을 한 병사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런 친구의 모습에 병사는 피식 웃고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제국에서 단 4명뿐인 후작이 기거하고 있는 저택이다.

감히 그 누가 이곳에 불순한 마음을 품고 쳐들어오겠는가?

하지만 병사들은 늘 긴장한 상태로 전방을 주시했다.

자객이든, 적이든 그것들보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 저택의 주인 때문이었다.

“응?”

그때.

자세를 다잡고 근무를 서던 병사는 저 멀리 보이는 인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국에서 보기 힘든 흑발에 붉은 눈.

그리고 황족들만이 입는 검은색 제복에 금색과 붉은색이 장식된 망토.

그에 병사 둘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제국의 이인자.

황위 계승서열 3위에서 1위로 바뀐 북부의 영웅, 황태자 요한 카르미언 듀크가 이곳에 등장했다.

그에 병사들은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고 요한은 아무 대답 없이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끼익.

그에 눈치 빠른 병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후작가의 문을 열었다.

아무리 후작보다 윗사람이라고 해도 아무 말 없이 문을 열어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그 윗사람이 황태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저택도, 이 저택의 주인 또한 황태자, 나아가 황제의 것이니 말이다.

아무튼 눈치 빠른 병사 덕에 요한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헉!”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진 황태자 요한.

그를 알아본 하녀들, 하인들, 기사들, 병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화들짝 놀라고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저벅저벅.

그들의 반가운 인사에도 요한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그에 조용히 눈치를 보며 일어난 사용인들과 기사들은 숨을 죽이고는 조용히 요한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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