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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61화 (61/226)

제 61화

제61편 카르텔, 청소되다(1)

“부단장님.”

“그래.”

그런 라덴의 행동과 불쌍한 여인의 모습에 얼굴을 굳힌 레헤튼이 나직하게 레인을 부르자 레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 무섭습니다. 어떻게 같은 인간끼리 저런 괴상한 행동을…….”

“인간이니 가능한 것이겠지.”

레헤튼의 말에 레인은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같은 종족인 인간의 밑바닥을 본 듯한 끔찍한 모습.

레인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살심을 애써 눌렀고 레헤튼은 분노로 인해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정말…… 제가 20년간 먹고, 공부하고 자라왔던 돈이…… 이런 더러운 짓을 해서 벌었던 돈이었단 말입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며 죽어가면서 번 돈으로 지금의 제가 있는 것입니까?”

레헤튼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절절한 분노.

레인은 그런 레헤튼의 물음에 그가 너무나도 가여워 고개를 가로젓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레헤튼은 현재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그에 레인은 마음을 굳게 먹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런 레인의 긍정에 레헤튼은 그대로 얼굴을 가리며 절망했다.

“나는 이 끔찍한 장면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20년 동안 이렇게 더러운 일이 반복되어 왔었군요.”

“그렇겠지.”

레헤튼의 말에 레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레헤튼은 한 번 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가면을 벗었다.

그런 레헤튼의 모습에 레인은 살짝 감탄 어린 표정을 지었다.

가면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를 똑바로 바라보는 레헤튼의 두 눈빛에는 지금이라도 바로 잡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보였기에 그의 용기에 감탄했던 것이다.

“자! 다음……?”

예상보다 두 배는 더 높은 가격에 노예를 판매한 라덴은 즐거운 목소리로 말하다가 이내, 더러운 돼지들 사이에 보이는 익숙한 사내의 모습에 말을 그대로 멈추었다.

깨끗하고 귀한 자신의 아들.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자신의 아들이 더러운 돼지들과 함께 있었다.

심지어 경멸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들에게만은 자랑스러운 사람이고 싶었던 라덴.

그는 자신의 본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게 되어 너무나도 당황스러웠고 부끄러웠다.

“출구를 통제하라!”

그때,

레헤튼의 옆에 있던 한 사내가 가면을 벗어던지고는 큰 목소리로 외쳤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기운을 내뿜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달려와 경매장의 출구란 출구는 모두 막아섰다.

심지어 이곳을 설계한 설계자와 간부들밖에 모르는 비밀 출구까지 말이다.

“뭐야!”

“네 이놈들!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가면을 쓴 채 제게 다가오는 기사들에게 호통을 치던 돼지들.

퍼억.

하지만 상대가 상대다.

영지를 지닌 귀족들보다 뛰어난 취급을 받는 블랙 기사단의 기사였으며 황태자의 명령으로 그들은 귀족들이 아닌 범죄자들이다.

그렇기에 기사들은 가차 없이 그들을 팼고 포박했다.

그들이 귀족이었다는 것을 망각한 채, 더러운 돼지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잠시 후.

대륙에서 손에 꼽히는 기사단과 제국의 정예 병사들답게 어수선하고 지저분했던 경매장은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이곳에 참가했던 모든 귀족은 포박을 당한 채 무릎을 꿇었으며 카르텔 조직의 간부들 또한 귀족들의 앞에 포박을 당한 채 무릎을 꿇었다.

“나는 블랙 기사단의 부단장 레인이다. 황태자 전하의 명령으로 더러운 죄인들을 포박할 것이며, 불법 범죄조직 카르텔은 오늘부터 대륙에서 사라질 것이다.”

“아아…….”

생각지 못한 거물, 레인의 등장과 함께 배후에 있는 존재가 북부의 영웅, 황태자 전하라는 것을 안 귀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직감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황태자가 권력을 잡기 위해 자신들이 희생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죄인들 중에서 단 한 명.

한 존재가 살짝 들뜬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 유명한 블랙 기사단의 부단장의 옆에 당당하게 서 있는 자신의 아들 레헤튼.

황태자 전하의 수하가 된 듯 떳떳하게 양지에 서 있는 레헤튼의 모습에 라덴은 자신의 상황을 잊고는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뿌듯함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퍼억.

“웃지 마, 더러운 새끼야.”

그렇게 웃다가 옆에 있던 기사에게 한 대 맞았다.

움찔.

라덴이 기사에게 맞자 레헤튼은 본능적으로 움찔했다가 이어진 모습에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기사에게 맞아 쓰러진 채 입에서 피를 흘리는 라덴.

그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레헤튼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던 것이다.

마치 아는 척을 하지 말라는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런 라덴의 모습에 레헤튼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조금 전까지 보여주었던 아버지의 잔인한 모습도 아버지의 모습이고, 20년간 자신에게 늘 따뜻하게 대해주던 아버지의 모습 또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차라리 자신을 원망했더라면…… 아들도 아니라고 소리치고 욕을 했더라면 자신의 마음은 조금 더 가벼워졌을 텐데…….

“모든 죄인을 황성으로 압송하라!”

“충!”

이곳의 지휘를 맡은 레인의 명령에 기사들과 병사들은 군례를 취하며 대답했고 이내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더러운 죄인들은 일으켜 세웠고 기사들은 철장 안에 갇힌 채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는 노예들을 안내했다.

* * *

대공가의 손님, 대륙의 현자 에스란 후작의 손녀 코피아.

그녀는 자신의 옆에서 청량한 미소를 짓고 있는 미소년, 위즐리를 보며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좋아?”

“시끄러.”

청량한 미소를 짓고 있던 위즐리는 장난스레 묻는 코피아의 물음에 웃음기를 싹 지우고 대답했고 코피아는 그런 위즐리를 보며 계속해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 위즐리. 완전 착한 의사 다되었네.”

“까불지 마.”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함께 빈민가에 드나들었던 코피아와 위즐리.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동안 붙어 있다 보니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다.

물론 코피아가 겁이 없는 성격인 것도 한몫했고 말이다.

아무튼 일주일간 윌리의 어머니를 정말 살려놓은 위즐리를 보며 코피아는 계속해서 흐응 하면서 묘한 표정을 지었고 위즐리는 그런 코피아를 무시한 채 걸음 속도를 올려 먼저 앞서나갔다.

“같이 가요 의사님~”

그런 위즐리의 모습에 코피아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장난스럽게 위즐리에게 말하며 달려갔다.

멈칫.

“응?”

코피아는 자신의 말에 정말 걸음을 멈춘 위즐리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래?”

그러고는 위즐리의 옆으로 빠르게 걸어가 위즐리를 바라보았다.

흠칫.

위즐리의 얼굴에서 보이는 살기 어린 표정.

오랜만에 보는 살기 어린 모습에 코피아는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고 위즐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대공가로 돌아가.”

그 한마디를 마치고 위즐리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순식간에 사라진 위즐리의 행동 때문에 혼자 남게 된 코피아.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황급히 몸을 돌려 대공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위즐리의 얼굴에서 보였던 깊은 살심.

그에 코피아는 직감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이 사실을 조금이라도 빨리 요한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 * *

“아저씨들 누구예요!”

“호오. 정말이군.”

빈민가 출신으로 전국구 조직 카르텔에 들어가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는 콘.

그는 자신의 앞에서 어린 소녀를 껴안은 채 무서운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여인을 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빈민가에 어울리지 않게 아름다운 여인을 보니 괜히 음심이 동했던 것이다.

“헤헤. 형님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이 여인은 아무런 연도 없는 여인이니 뒤탈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콘의 모습에 옆에 있던 한 청년.

콘처럼 카르텔에 들어가 성공하고 싶은 청년이 두 손을 싹싹 비비며 말했고 콘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름이 뭐라고?”

“론입니다!”

“기억해두지.”

“감사합니다, 형님!”

콘의 물음에 청년은 환한 미소로 대답했고 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콘의 모습에 론이라 자기소개를 한 청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인 다음 입을 열었다.

“밖에서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게 막고 있겠습니다.”

“그래.”

“이거 놔요!”

콘의 대답에 론은 여인의 품에 안긴 윌리를 빼앗아 들었다.

그런 론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윌리는 발버둥 쳤지만 성인 남성의 힘을 어찌 이길 수가 있을까?

여인은 자신의 딸을 데리고 나가는 론을 노려보다가 이내 홀로 남아 미소를 짓고 있는 콘을 노려보았다.

“당신은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

“딸을 우리 조직에 데리고 갈까?”

흠칫.

여인의 저주에 콘이 싱긋 미소를 짓자 여인은 몸을 흠칫했다.

끔찍한 범죄조직 카르텔.

그곳에 윌리를 데려간다면 윌리의 인생은 최악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니 조용히 따라야지?”

스윽.

그런 여인의 모습에 음심이 동한 콘이 여인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고 여인은 몸을 부르르 떨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후후. 착하네.”

그런 여인의 모습에 콘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질끈!

점점 거대해지는 콘의 손.

그에 여인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느껴지는 감각은 없었다.

그에 여인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두 눈을 부릅뜬 채 그대로 굳어져 있는 콘.

그런 콘의 뒤로 보이는 익숙한 미소년.

위즐리가 청량한 미소를 지으며 여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더러운 새끼들이죠?”

왜일까?

자신을 구해준 위즐리의 물음에 여인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으아아악!”

온몸이 기이한 방향으로 뒤틀리며 괴로워하는 콘.

여인은 두려움으로 인해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위즐리는 그런 여인을 무시한 채 괴로워하는 콘을 내려다보았다.

“역시 너희 같은 쓰레기는 이렇게 죽어야 해.”

“끄으윽…….”

너무나도 괴로운 고통에 게거품을 문 콘.

하지만 그는 기절을 하지 못했다.

위즐리가 펼친 고문법 분근착골 分根錯骨 이라는 이계의 고문법이었으며 온몸의 뼈가 뒤틀리고 근육이 늘어나는 고통을 느끼지만 절대 기절하지 않는 가히, 고절한 고문의 기술이다.

기절도 하지 못하고 죽음의 사선을 넘는 고통에 콘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고 위즐리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청량한 미소년 위즐리가 환한 미소를 짓자 어두웠던 집안이 잠시 밝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여인은 두려움에 질린 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윌리! 윌리!”

론이라 불린 사내의 손에 이끌려간 자신의 딸의 존재가 기억이 난 것이었다.

멈칫.

그런 여인의 부름에 위즐리는 몸을 멈칫했고 이내 여인을 돌아보았다.

“윌리는 어디!”

“론이라는 사내에게 끌려갔…….”

타앗.

여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위즐리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아…….”

이제는 죽어버려 온몸을 늘어뜨린 콘과 함께 남게 된 여인.

그는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는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신님에게 빌었다.

제발 자신의 딸 윌리에게 별 탈이 없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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