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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55화 (55/226)

제 55화

제55편 해밍턴 백작가의 비사(2)

띠링!

22. 해밍턴 백작가의 비사.

지하 감옥에 수감된, 죽지도 못하는 135명의 죄수에게 죽음의 안식을 선사하시오.

성공보상 : 올 스탯+1, 디위니타스 검술 성취도+1.

멈칫.

해밍턴 백작의 뒤를 따르던 나의 귀에 들리는 반가운 알림 소리.

그와 동시에 나의 앞에 펼쳐진 반투명한 창에 나는 걸음을 멈추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의문 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해밍턴 백작.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가로저어주었고 백작은 미소를 짓고는 다시 안내를 시작했다.

-지하에 135개의 기운이 느껴진다.-

<왔냐?>

-크흠.-

나에게 꼽을 주고 도망갔던 친구 크산느.

그가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말을 걸자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고 크산느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내가 너 때문에 미친놈 취급받는다고. 알아?>

-원래 너의 성격이 아니냐.-

하아 이 새X.

진짜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나의 말에 크산느가 피식 웃으며 말했고 나는 속으로 분노를 삭였다.

<정말 검술의 성취도가 오르는군.>

임무창의 가장 아래.

성공보상에 내가 씨익 웃으며 중얼거리자 허공에 있던 크산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럽게 나의 머리 위에 앉았다.

그에 신경질을 내려 했지만 나는 이내 그만두었다.

“이리로 앉으시지요.”

백작가의 직계에게만 허락된 식당에 도착한 것이었다.

식당에 들어선 해밍턴 백작은 가장 상석에 나를 안내했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런 다음 해밍턴 백작이 권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 해밍턴 백작은 나의 왼편에 앉았고 엘로나가 나의 오른편에 앉았다.

그리고 백작의 옆에는 위즐리가, 엘로나의 옆에는 코피아가 앉았다.

싱긋.

흠칫.

서로 마주 보게 된 위즐리와 코피아.

나는 서로 눈을 마주치자 미소를 짓는 위즐리와 눈길을 돌리는 코피아를 보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잘 어울리잖아……?>

-그러게 말이야. 코피아 저 아이 나쁜 남자 좋아하지 않았나? 딱이군.-

생각외로 둘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그런 나의 중얼거림에 크산느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뭐…… 위즐리는 잔인한 남자인 편이지만…… 같은 맥락이니 크산느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크산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나는 나의 앞에 놓인 빵과 수프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후작가의 식사 스타일과는 달리 코스 스타일로 준비한 것 같았다.

“저희는 코스로 항상 먹습니다.”

나의 생각을 느꼈는지 해밍턴 백작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집인 대공가 또한 코스 식으로 식사를 즐겼으니 내심 반가웠던 것이다.

귀족가의 식사 스타일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모든 음식을 내놓고 천천히 즐기는 스타일과 수프와 빵부터 시작해 가벼운 음식부터 순서대로 나오는 코스 스타일.

나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 코스 스타일을 선호했기에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했다.

내가 빵을 집어 들자 이내 해밍턴 백작이 식사를 시작했고 뒤이어 엘로나와 위즐리, 그리고 코피아가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창 식사를 이어가던 중.

주메뉴인 스테이크를 어느 정도 먹고 배가 찬 해밍턴 백작이 포크를 내려놓고는 코피아를 바라보았다.

“에스란 후작님은 강녕하신가?”

“네. 백작님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해밍턴 백작의 물음에 코피아는 손수건으로 입가를 살짝 닦은 다음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어른스러운 코피아의 모습에 해밍턴 백작이 감동했나 보다.

자신의 손자. 우걱우걱 스테이크를 먹고 있는 위즐리와 번갈아 보고 있으니 말이다.

-백작의 마음에 들었나 보군.-

<그러게 말이야.>

그런 해밍턴 백작의 모습에 크산느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말했고 나 또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래?”

그때,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향해 엘로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나는 싱긋 미소를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많이 먹어 엘로나.”

“응 너도.”

나의 말에 엘로나는 빙긋 미소를 지어주며 나에게 대답했다.

하아…… 너무 아름다웠다.

역시 내 여자친구.

“보기 정말 좋으십니다.”

우리 둘이 눈에서 하트를 날리고 있을 때, 눈치 없는 해밍턴 백작의 목소리가 들리자 엘로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쩝. 엘로나 얼굴 더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그런 백작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보기 좋으니 다행이군요.”

“제 손주 놈도 좋은 짝을 찾아야 할 텐데…….”

“할배. 나 아직 13살이야.”

나의 말에 해밍턴 백작이 어두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옆에서 스테이크를 먹던 위즐리가 해밍턴 백작의 팔을 툭 치며 말했고 백작은 그런 손자를 보며 허허 미소를 지었다.

“전하 앞에서 할배가 무엇이냐.”

“알았어. 미안해 할배.”

해밍턴 백작의 주의에 위즐리는 미소를 짓더니 오른손을 들고는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허허. 제 손주 놈이 아직 많이 어리지요?”

그런 위즐리의 모습에 해밍턴 백작은 허허로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리지요.”

“형아. 나 안 어려.”

“어려 인마.”

나의 대답에 위즐리가 발끈했지만 나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단호한 나의 대답에 위즐리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렇게 우리들의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끝이 났다.

식사가 끝이 나고 해밍턴 백작은 위즐리에게 엘로나와 코피아의 안내를 해주라고 명령을 내렸고 위즐리는 싫다고 반항하다가 엘로나가 웃으며 부탁하자 그제야 그 둘의 안내를 시작했다.

그들이 나가고 단둘만 남게 된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본 채 하녀가 가져온 차를 들었다.

“좋군요.”

은은하게 퍼지는 차 향에 내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해밍턴 백작은 황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행입니다. 위즐리를 통해 차를 좋아하신다는 소리를 듣고 서부의 밀리언 왕국에서 공수해온 특제 찻잎입니다. 돌아가실 때 따로 챙겨드리겠습니다.”

“하하. 굳이 그렇게 안 챙겨주셔도 됩니다.”

해밍턴 백작의 말에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해밍턴 백작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이미 다 포장해놓았으니 나중에 챙겨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싸. 재수다.

나의 손에 들린 차.

이 차를 우려낸 찻잎은 밀리언 왕국에서 극소수로 생산되는 세계수 잎이다.

내가 어린 시절 사용하던 목검과 같은 나무의 잎.

나뭇잎에도 은은하게 마나가 실려있는 최고급 찻잎.

그것을 공짜로 받게 된 나는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고 해밍턴 백작 또한 내가 좋아하니 다행이라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해밍턴 백작.”

“예 전하. 말씀하십시오.”

나의 부름에 백작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고 나는 진한 미소를 지으며 그런 백작을 바라보았다.

“지하에 있는 죄수들. 이제 그만 보내주십시다.”

“…….”

예상치 못한 나의 말 때문이었을까?

내가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 계속 미소만 짓고 있던 해밍턴 백작이 처음으로 미소를 지우고는 얼굴을 굳혔다.

“허허. 무슨 말씀이신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미소로 얼버무리려고 했지만 이미 그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모두 보고 말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어찌 모르겠는가?

물론 나는 확실히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일단 부정하는 해밍턴 백작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준 다음 손에 들린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꿀꺽.

그런 나를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해밍턴 백작.

-안쓰럽군.-

올해 60대인 노인 해밍턴 백작.

그가 나의 앞에서 극도의 긴장을 한 모습은 과히 보기 좋지 않았다.

그런 해밍턴 백작의 모습을 콕 집어서 말한 크산느.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긴장하고 있는 백작을 바라보았다.

“긴장 푸십시오. 저는 위즐리에게 친형 같은 존재입니다. 절대 백작가에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는 어떻게 아신 것입니까?”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해밍턴 백작은 긴장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후후. 역시 세상을 많이 살아서 그런지 현명하다.

괜히 우겨봐야 자기만 손해 보는 것을 깨닫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 백작을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저에게 누가 있는지 모르십니까?”

“아…… 수호룡 크산느 님…….”

-하 이 새X. 또 내 이름 팔고 다니네.-

나의 물음에 해밍턴 백작은 손뼉을 치며 대답했고 머리 위에 있던 크산느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 크산느의 불만을 가볍게 무시한 나는 과연……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해밍턴 백작을 바라보았다.

“8년입니다. 그들은 8년 동안 끔찍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충분한 벌을 받았습니다.”

“…….”

나의 말에 해밍턴 백작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지하 감옥에 수감된 135명의 죄수.

일단 모두 엄청난 범죄자들일 것이다. 최소가 살인인 그런 최악의 범죄자들.

피눈물 흘릴 정도로 그들을 증오하는 사람들은 아마 수천 명이 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벌을 받았다.

장장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매일매일 보낸 것이다.

나의 말에 해밍턴 백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조용히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저는…… 아직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기를 10분.

해밍턴 백작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하자 나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품속에서 미리 준비한 서류를 꺼내어 해밍턴 백작에게 내밀었다.

“……?”

갑작스럽게 내민 서류에 해밍턴 백작이 의문 어린 표정을 짓자 나는 아무 말 없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 나의 모습에 해밍턴 백작은 조심스럽게 서류를 들었고 이내 서류 하나하나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펄럭. 펄럭.

첫 장을 읽은 해밍턴 백작.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서류를 넘기는 손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점점 서류를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대공령에서 카르텔이라는 범죄조직의 간부를 죽이던 위즐리를 보고 나는 황태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제국의 비밀요원을 움직였다.

그러자 단 이틀 만에 나의 앞에는 위즐리가 죽인 범죄자들이 두꺼운 서류로 정리되어있었다.

그들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와 위즐리가 어떻게 죽였는지.

턱.

“저…… 정말…… 사실입니까?”

차마 모든 서류를 읽지 못한 해밍턴 백작이 서류를 덮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고 그에 나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어…… 어찌!”

저 양반. 이렇게 보니 인간적이다.

위즐리의 싸이코적인 행동에 해밍턴 백작은 얼굴을 붉히며 분노했다.

황태자인 나의 앞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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