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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27화 (27/226)

제 27화

제27편 실의 시험(1)

“풉.”

갑작스러운 요한의 고자질에 귀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엘로나는 입가를 가리고 미소를 지었고 살라만 또한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머…….”

살라만과 엘로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귀부인과 영애들.

그녀들은 놀란 표정으로 황태자에 책봉된 요한을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보여주었던 위엄 어린 모습과는 정반대인, 외형과 맞는 개구쟁이 어린아이의 모습.

그 모습에 귀부인들과 영애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고, 젊은 귀족들과 현 황제의 피의 숙청에서 살아남았던 귀족들은 등 뒤로 식은땀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장난스럽고 가벼운 미소 뒤에 뛰어난 위엄. 뛰어난 두뇌와 재능.

현 황제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요한의 모습에 괜히 등골이 서늘했던 것이다.

“공작이 아주 싸가지가 없구나!”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게 고자질을 한 황태자 요한.

그의 고자질에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황제가 받아쳐 주자 실 공작은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실 공작.”

“예…….”

황제의 부름에 마지못해 예를 차리며 대답하는 실 공작.

황제는 그런 실 공작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황태자에게 사과하도록 하라.”

“큰형!”

“내가 누구지?”

우웅!

실 공작의 소리침에 황제가 정색을 하며 기세를 끌어올리자 실 공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요한 황태자를 바라보았다.

“야.”

“실 공작. 저는 황태자입니다.”

“아 뉘예. 잘나신 황태자님.”

요한 황태자의 말에 실 공작은 깐족거리며 대답했고 요한 황태자는 기분이 나쁘지도 않은지 그저 미소를 지었다.

“미안함다.”

“특별히 용서해드리지요. 조심하십시오, 실 공작.”

꽈득.

실 공작의 건성 어린 사과에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이는 요한.

그런 요한의 모습에 실 공작은 이를 갈았고 요한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황제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파티 중. 한 가지 명을 내리려고 한다.”

“하명 하시옵소서!”

갑작스러운 황명.

모든 귀족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고 황제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황태자, 요한을 바라보았다.

“황태자, 요한 카르미언 듀크, 자격 증명을 위해 5년간 실 공작과 함께 북부로 파견한다.”

“네……?”

갑작스러운 황제의 명령에 귀족들은 물론, 당사자 요한 또한 벙찐 표정을 지었다.

아직은 어린 황태자이다.

한데 설인들이 북적이고 낮은 기온으로 인해 잘 훈련된 병사들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북부로 보낸다니?

귀족들은 자기들끼리 눈빛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했고 요한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실 공작.

그가 요한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 * *

파티가 끝이 나고, 실이 돌아가기 하루 전.

나는 황제의 부름으로 황제의 알현실에 들어섰다.

알현실의 내부에는 황제와 실, 그리고 제국의 의사, 해밍턴 백작이 앉아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해밍턴 백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예를 갖추었고 나 또한 싱긋 웃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인 다음 황제의 앞에 섰다.

“부르심을 받고 왔습니다만.”

“앉으렴.”

나의 말에 황제는 빙긋 웃으며 빈자리를 권했고 나는 황제가 권한 의자에 앉았다.

흠칫.

의자에 앉은 다음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린 나는 흠칫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앉고 나서야 보이는 하늘색 머리, 하늘색 눈의 귀여운 남자 꼬마.

큰 의자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꼬마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제 손자입니다.”

내가 꼬마를 바라보자 해밍턴 백작이 특유의 경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나는 설명을 요구하는 얼굴로 황제를 바라보았다.

“너와 함께 갈 것이다.”

“예?”

“하아…….”

황제의 말에 내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고 옆에서 입술을 내밀고 있던 실이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제국, 아니 대륙 최고의 의사 해밍턴 백작. 그의 손자이자 의술의 천재. 위즐리다.”

“안녕, 형아.”

황제의 설명에 소년, 위즐리가 한 손을 흔들며 나에게 인사를 건넸고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위즐리를 바라보았다.

건방진 애새X.

말하는 싸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해밍턴 백작이 화들짝 놀라더니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황태자 전하.”

“아니, 괜찮습니다.”

해밍턴 백작의 사과에 나는 애써 표정을 풀며 대답한 다음 위즐리를 다시 바라보았다.

밝은 하늘색 머리 하늘색 눈이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같은 청량한 매력을 풍겼고, 새하얀 피부 동그란 두 눈, 순진한 눈망울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금방 호감을 느끼게 하는 매력을 지닌 청량한 미소년 위즐리.

나는 그를 보며 건방진 애XX라는 생각을 지우고, 전생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대륙의 신의라 불리며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의술을 지닌 전설의 의사 위즐리 해밍턴.

시원한 미소와 매력으로 모든 존재에게 사랑받던 위즐리의 모습을 떠올린 나는 미소를 지으며 위즐리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반갑다.”

쓰담 쓰담.

“헤헤.”

이 녀석은 내가 품어야 할 뛰어난 인재다.

칼론보다 더한. 미친 천재 괴물이었던 것이다.

나의 쓰다듬음에 위즐리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마치 주인을 만난 강아지의 모습 같아 나도 모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 내가 무슨 유모도 아니고 진짜…….”

나와 위즐리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는 실이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리며 말했고 황제는 미소를 지은 채 그런 실을 바라보았다.

“위즐리는 제국의 미래다. 황태자인 요한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껄껄, 공감합니다.”

황제의 말에 해밍턴 백작이 미소를 지으며 공감했고 실은 인상을 찌푸린 채 미소를 짓고 있는 위즐리를 바라보았다.

“잘 부탁드려요!”

한 손을 번쩍 들고 고개를 살짝 까닥거리는 위즐리.

그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지만 실에게는 통하지 않았는지 그저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 북부로 가는 겁니까?”

“거짓말인 줄 알았니?”

나의 물음에 황제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되물었다.

그런 황제를 보며 나는 입술을 물었고 황제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5년. 5년만 고생하고 오렴.”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며 말하는 황제의 모습에 마음속에서 분노가 차올랐지만 가까스로 참아내며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설인 문제를 해결하고 오면, 네 소원을 하나 들어주마.”

분노를 삭이고 있는 나의 감정을 아는지 황제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 가지를 제안했다.

“실패하면요?”

“내가 지정하는 상대와 결혼하거라.”

나의 물음에 황제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고 나는 인상을 찌푸리고는 황제를 바라보았다.

아무 말 없이 황제를 바라보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이아칸의 왕녀와 말입니까?”

“역시 우리 조카 똑똑해.”

나의 물음에 황제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고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저 귀신같은 양반.

벌써 나의 마음을 알고 있나 보다.

치기 어린 어린아이의 사랑이 아닌 진실함을 말이다.

전생에서 항상 나에게 사랑의 힘을 강조하며 사랑하는 상대와 결혼하라 했던 양반이다.

한데, 실패조건으로 결혼 얘기를 꺼냈다?

이 뜻은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잘 다녀오라는 뜻이었다.

아마 내가 황태자로서 자리를 잡을 명분이 필요했겠지.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주는 황제를 새삼스럽게 바라본 나는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꼭, 설인들을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나의 확신 어린 말에 황제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옆에 있던 실이 같잖다는 듯 피식 미소를 지었다.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오더니 이내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다치지 말거라.”

아버지의 목소리보다 더 따뜻한 황제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화답하듯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실 공작님보다 더 위대한 공을 세우겠습니다.”

피식.

나의 대답에 실은 다시 한 번 더 피식 미소를 지었고 황제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형아. 엄청 잘생겼어.”

대공가로 돌아가는 마차 안.

나는 마차에 탄 이후, 한시도 쉬지 않고 말을 하는 꼬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헤헤. 나도 잘생겼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은 거는 꼬마 위즐리.

그런 위즐리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헤헤.”

내가 미소를 지어서일까?

위즐리 또한 좋다는 듯 미소를 지었고 나는 미소를 지은 채 위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와 고작 두 살 차이인 위즐리이지만, 정신연령이 어른인 나에게는 조카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요한. 저 녀석 느낌이 안 좋아.-

가만히 나의 머리에 앉아서 쉬던 크산느.

그가 조금은 진지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갑작스러운 크산느의 말에 나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렸고 크산느는 그런 나에게 설명을 해주기 위해 마저 입을 열었다.

-저 녀석…… 머릿속에 검은색의 안개가 보여.-

“……?”

-순수 악, 그 자체라는 뜻이다. 한데…… 밝은 빛도 보이는 것이…… 잘 모르겠어.-

“…….”

크산느의 말에 나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고 크산느는 말을 끝내기 위해 마저 입을 열었다.

-아무튼 조심하는 게 좋을 듯하다.-

크산느의 경고에 나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머리를 살짝 흔들어 주었고 크산느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요즘 따라 잠자는 시간이 많아진 크산느였다.

“왜 그래?”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위즐리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위즐리를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제야 다시 입을 열기 시작한 위즐리.

나는 쉴 틈 없이 들려오는 위즐리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어서 빨리 대공가에 도착하기를 기도했다.

잠시 후.

우리 둘은 대공가에 도착했고, 나를 맞이하기 위해 정문 앞까지 나온 알베르토가 마차 문을 열어주었다.

“오셨습니까, 황태자 전하.”

마차에서 내린 나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건네는 알베르토.

그런 알베르토의 모습에 나는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이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에서 황태자의 자리에 오르지 못해, 잘 모르지만. 알베르토라면 응당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고, 내가 부탁해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말도 꺼내지 않고 그러려니 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귀엽게 폴짝하고 마차에서 내린 위즐리가 알베르토에게 인사를 건넸고 알베르토는 예의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해밍턴 백작가의 자제, 위즐리 도련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알베르토의 환영에 위즐리 또한 배꼽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전하!”

사용인인 알베르토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위즐리의 모습에 미소를 짓던 나는 멀리서 나를 부르며 부리나케 달려오는 한 소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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