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화
제26편 요한 카르미언 듀크(2)
-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해도 괜찮은 거야.-
“나중에 나는 엄청 강해지겠지?”
크산느의 말을 들은 내가 팔을 내리며 크산느를 바라보며 물었고 나의 물음에 크산느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미 네 나잇대에서 너보다 강한 녀석은 없을 것이다.-
크산느의 말대로다. 누가 10살의 어린 나이에 소드 익스퍼트에 오를 수 있을까?
소드 마스터인 아버지 또한 12살의 나이에 소드 익스퍼트에 올랐다.
한데 나는?
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친 속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불안함을 느꼈다.
강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걱정 마. 내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니.-
“…….”
-너는 모든 존재의 존경을 받는, 부러움을 받는 천재이며 빛나는 존재가 될 것이다. 현재에 안주하면 말이 안 되지 않냐?-
“그렇지…….”
크산느의 물음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크산느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인마. 배부른 소리 하지 말고 더 강해져. 너 아직 존X 약해.-
피식.
장난기 어린 크산느의 말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고 크산느는 날개를 파닥거리더니 이내 나의 머리에 앉았다.
나는 그런 크산느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하늘 위에 떠 있는, 푸른색의 달과 노란색의 달을 바라보았다.
벌컥.
“흐음.”
갑자기 열리는 발코니의 문에 내가 살짝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앗. 죄송합니다.”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한 손님, 붉은 머리 붉은 눈의 인상적인 미중년. 루드비히 후작이 양손을 들고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닙니다. 저도 이곳의 손님일 뿐인 것을요.”
상대가 루드비히 후작인 것을 알아본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나의 대답에 루드비히 후작은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이곳 전부가, 황제 폐하의 것이고 황태자 전하의 것이 될 것이지요.”
“아직 제 것은 아니지요.”
루드비히 후작의 말에 내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루드비히 후작은 미소를 지은 채 양손에 들고 있던 잔 한 개를 나에게 내밀었다.
“알코올이 조금 들어간 과실주입니다.”
“크으. 역시.”
센스있는 루드비히 후작의 행동에 내가 감탄하며 바로 받아들였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루드비히 후작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러십니까?”
혼자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루드비히 후작의 모습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고 루드비히 후작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왠지, 제가 도서관에서 만났던 황태자 전하는 술을 좋아하실 것 같았거든요.”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좋으십니다.”
외교 총관 알른 루드비히 후작.
그의 평가에 내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루드비히 후작은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과찬이십니다. 상대방의 행동과 말투를 관찰하는 것이 일이다 보니……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나의 칭찬에 오히려 사과를 하는 루드비히 후작의 모습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미 나의 성격을 파악하고 나의 성격에 맞게 행동을 하는 것일 것이다.
내가 루드비히 후작에게 점점 더 호감이 생기는 것을 보면 확실하다.
“루드비히 후작.”
“예 황태자 전하.”
나의 부름에 루드비히 후작이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잔을 건넸다.
“건배할까요?”
“영광입니다.”
나의 말에 루드비히 후작은 고개를 숙였고 이내 우리 둘의 잔은 서로 부딪혔다.
쨍.
아주 맑은 소리를 내며 말이다.
꿀꺽.
술보다는 달콤한 맛이 더 강한 과실주.
나는 살짝 한 모금 마시고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알코올 기운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 나의 모습에 루드비히 후작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10살의 어린 내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기침을 하기는커녕, 살짝 미소를 짓는 모습이 놀라웠나 보다.
나는 그런 루드비히 후작을 무시하고 가만히 달빛을 올려다보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에게 유모가 있습니다.”
“……?”
갑작스러운 나의 말에 루드비히 후작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고 나는 내 손에 들린 잔을 들어 시원하게 비우고는 루드비히 후작에게 빈 잔을 건넸다.
“11년 전 대륙 제일의 호수, 스타폴에서 한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졌지요.”
“!!!!”
“그 유모의 아들은 정말 귀엽습니다. 루드비히 후작처럼 붉은색의 머리와 눈이 정말…….”
“정말이십니까?”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묻는 루드비히 후작.
상당히 실례되는 행동이지만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런 루드비히 후작을 지나쳤다.
발코니의 문에 손을 얹고는 고개를 돌려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여기서부터는 직접. 해야지요?”
그러고는 나는 그대로 나갔다.
뒤에 있는 루드비히 후작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정말 궁금했지만 나는 애써 참았다.
그편이 더 멋있어 보였으니 말이다.
“어디 다녀오셨어요?”
자리로 돌아오니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엘로나가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반겼다.
나는 그런 엘로나를 보며 새삼 전생에서 나를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던 그녀가 떠올라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공…… 아니 황태자 전하?”
“아. 미안합니다. 왕녀.”
엘로나의 부름에 나는 깜짝 놀랐다가 이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나의 사과에 엘로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엘로나의 모습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정말. 어린 모습도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였다.
“얀마.”
“실 공작. 예를 갖추세요.”
그때, 나의 옆으로 와 나의 옆구리를 찌르는 실.
내가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실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어린놈이 말이야.”
“실 공작과 15살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몰랐는데 실은 올해 25살의 아주 어린 나이였다.
그 어린 나이에 엘리멘탈 마스터라는 지고한 위치에 올랐고 또 그만큼 뛰어난 존재였다.
정말…… 다시 생각해도 괴물이다.
황제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실도 그렇고.
전대 황족들이 너무나도 뛰어났다.
말도 안 되게 말이다.
그러니 내가 무능할 수밖에.
에이 씨.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기분이 나빠진 나는 다시 인상을 찌푸렸고 실은 그런 나를 보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너. 나한테 그렇게 짜증 내다가 나중에 후회한다?”
“제가 언제 짜증을 냈습니까?”
여전히 깐족거리는 실을 보며 내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나를 보며 실은 미소를 지었고 나 또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둘은 서로 느끼고 있었다.
비슷한 성격이라고.
그리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혐오라는 감정을 말이다.
“두 분 사이가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
“너는 눈이 없냐?”
그런 우리 둘을 보며 엘로나가 흐뭇한 미소를 짓자 나는 가만히 입을 다물었고 실은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엘로나를 바라보았다.
“실 공작. 아이에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죠?”
그때, 나의 구세주, 어머니가 등장하여 실을 날카롭게 노려보자 실은 움찔했다.
저 겁대가리 없는 양반이 유독 우리 어머니에게만은 약했다.
아주 좋은 현상이었다.
“너도 숙부에게 무슨 버릇이니?”
움찔.
그리고 나도 무서웠다. 우리 어머니가.
“왕녀. 파티는 즐거운가요?”
“네.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대공비 마마.”
어머니의 물음에 엘로나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 다음 어머니에게 말했고 어머니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까?”
아마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았다.
아무튼, 어머니는 엘로나를 제국 귀부인들과 영애들에게 소개해준다고 데려갔고 나는 가만히 혼자 서서 영업용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유 가식 덩어리.”
정말 옆에서 깐족대는 작자를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일단 나보다 강했고 위치상 나의 숙부이니 심각하게 싸워봤자 좋을 것 없으니 말이다.
“허허. 오랜만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애써 미소를 짓던 나는 나를 향해 다가오는 인물을 보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전생에서 나의 스승이었던 X 같은 기사.
근위 기사단장 더 패론 후작이 미소를 지은 채 나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더 패론 후작의 모습에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좋은 제자는 찾으셨는지요?”
흠칫,
인사를 하자마자 자존심을 건드리는 나의 말에 더 패론 후작은 눈에 띄게 흠칫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실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마침 저를 뛰어난 스승으로 인정하고 따르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설마 아드님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더 패론 후작의 대답에 내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물었고 후작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행히 재능이 조금 있는 편인지 마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호오. 그거 제국의 복이군요.”
더 패론 후작의 자랑에 나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생에서 화염의 기사라 불렸던 랄츠 더 패론.
그 녀석은 나와 같은 나이이다. 한데 10살의 나이에 벌써 마나를 느껴?
정말 천재이긴 천재인가 보다. 짜증 나는 녀석이지만 말이다.
“어이.”
“……?”
“내 조카랑 이야기 중이잖아. 안 꺼져?”
너무나도 안하무인하고 괴팍한 실의 언사.
그의 속 시원한 언사에 나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실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아니꼬운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더 패론 후작을 바라보고 있는 실을 바라보며 나는 내심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나와 비슷하긴 한가 보군.’
장점 단점, 심지어 싫어하는 사람까지 닮은 실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쪼개지마, 새꺄.”
거 참…….
내가 미소를 짓자 기다렸다는 듯 딴죽을 걸어오는 실.
그의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인간은 칭찬해 주려 해도 아주 지X이다 지X.
“실 공작. 황태자 전하에게 너무 무례한 것 같소이다.”
가만히 우리 둘을 지켜보던 더 패론 후작은 인상을 찌푸린 채 나의 앞에 서더니 실을 막아섰다.
이 새X, 지가 더 거슬리는 것을 모르나 보다.
“우리 친하거든.”
“뭐?”
후작의 말에 실이 실실 웃으며 대답하자 더 패론 후작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더 패론 후작을 지나쳤다.
“실 공작.”
“뭐 인마.”
“예를 지키십시오. 다시 부르겠습니다. 공작.”
지금, 파티홀에 있는 수많은 귀족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황태자이다.
예의 없는 공작의 행동에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았다.
“아 뭐?”
여전히 싸가지가 없었다.
나는 그런 실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황좌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폐하.”
“왜 그러느냐?”
아까부터 흥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우리 셋을 바라보던 황제.
그가 나의 부름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나는 씨익 웃으며 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공작이 황태자인 저를 무시해요.”
“…….”
망나니에게는 고자질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