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노트-60화 (60/298)

< -- 문이 열렸다. 문이 열렸다! -- >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금병산의 대 몬스터 전선에서는 계속해서 노루 괴물이 잡혔고, 그러는 중에 간혹 에테르 코어가 나왔다. 그런데 그 에테르 코어가 처음에는 대전의 연구 단지를 중심으로 퍼지더니 곧이어 다른 지역의 대학 연구소나 기업 연구소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곧바로 정부에서 강경하게 코어의 이동과 소유를 금지하고 만약에 코어 때문에 몬스터가 발생할 시에는 그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를 했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전국 곳곳에 몬스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군인이나 경찰은 물론이고 일반인들 중에서도 희생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어를 몰래 소지하고 있던 이들이 무더기로 구속되고 코어는 다시 대전으로 돌아갔다.

등록일 : 13.12.09 00:01조회 : 5445/5448추천 :

155평점 :선호작품 : 7446(비허용)하지만 이미 나타난 몬스터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몬스터가 나타나면 그 지역은 완전히 비워야 했다.

죽여도 죽여도 끝도 없이 나타나는 몬스터 때문에 사람들은 정든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났다.

그렇게 몬스터 영역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몬스터들은 인간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일정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관찰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곧바로 대몬스터 작전에 변화가 생겼다. 모든 인간들을 몬스터 영역 밖으로 내보내고 일정 거리를 두고 그 외곽을 지키는 쪽으로 대책이 수립된 것이다.

그 덕분에 그나마 희생자들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서울 관악산, 포항 연일대교와 유강대교 사이, 대구대학교 문천지 주변, 광주대학교 인근 빛고을 골프장 등등에 몬스터가 발생했고 그 외에 기업 연구소가 있는 곳에서도 주변에 몬스터 영역이 생긴 곳이 있었다.

때문에 그런 사태를 발생시킨 대학이나 기업은 엄청난 후폭풍을 맞고 배상을 해야 할 입장이 되었다. 몬스터가 나타나면 그 땅과 주변에 살던 이들이 모두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그것을 책임진다는 것은 대학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경우가 생겼다.

그것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허리가 휘청거리거나 혹은 주저앉을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몬스터 영역이 대체로 사람들이 적은 곳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삶의 터전을 잃는 이들이 많았고, 배상 책임을 지게 된 대학과 기업은 곤란해 했다. 하지만 정부는 단호하게 책임을 물었다.

사회적인 인식이 몬스터 볼을 자의로 이동시킨 이들을 용서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몬스터가 발생한 곳이니 어차피 그렇게 된 상황에서 코어 연구를 진행하면 되지 않겠냐는 소리가 그 대학과 기업들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정부에선 애초에 처음 몬스터 볼을 연구했던 대전을 중심으로 모든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고, 대전 이외의 지역으로 코어를 가지고 나가는 것은 중대 범죄 행위로 간주, 그런 기도를 하는 이들은 국가 전복 의사가 있는 인물로 보고고 경우에 따라서는 현장에서 사살하는 것도 허가하겠다는 강경 발표를 했다.

그렇게 되고서야 겨우겨우 코어의 외부 유출이 멈췄다.

코어를 아무리 잘 숨기고 있다고 해도, 그것에서 나오는 기운을 숨길 수가 없고, 사흘에서 나흘이 지나면 몬스터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코어를 비밀스럽게 가지고 있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 사냥가요. 네?

- 코어를 직접 보고 싶어요오. 네에? 세진님.

= 세진님 바보. 바보. 미워!

= 세진님. 가요. 가요. 가요. 요가. 요가.

요가는 아니구나. 아무튼 가요. 가요.

- 세진님도 가고 싶죠? 네? 그렇잖아요. 어리랑 같이 가요. 네에?

어리는 어리의 본체와 어리 앵무 두 가지 모습으로 번갈아가며 세진을 못살게 굴었다. 빨리 몬스터를 잡아서 코어를 얻고 싶다는 것이다.

"거긴 경찰하고 군인하고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거 모르냐? 뻔히 알면서 왜 그러는 거냐?"

- 그 정도는 가뿐하게 무시하고 넘어가실 수 있잖아요.

"변장도 문제지. 게슈너 박으로 변장하려면 헌터룸에 갔다 와야 하잖아. 그리고 다시 이 모습으로 돌아오려고 해도 헌터룸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말이다."

- 그거야 후딱 가서 후딱하고 오면 되죠.

"거기 가면 거기 일을 보고 오고 싶지 않겠냐? 어차피 갔다 와도 여기 시간은 흐르지 않는데? 전에 일본 일을 마치고 이 모습으로 바꿀 때에도 그랬잖아. 그 라훌 독립군인지 하는 것들 손을 봐 주고 오려다가 참고 그냥 온 거잖아."

- 이번에도 그럼 되는 거죠. 무슨 문젠데요?

"쯧. 그 때는 일본에서 한 바탕 난리를 친 직후여서 조금 마음의 안정을 찾자는 생각에서 그냥 왔지만, 이번에는 다르지. 다시 가게 되면 정말로 한동안 있다가 올 것 같단 말이다.

- 그것도 문제는 아니잖아요.

"문제는 아닌데..."

- 설마 다시 데블 플레인으로 가고 싶지 않으신 건가요?

"글쎄, 왜 그런지 몰라도 어리 네 말이 맞는것 같다. 꺼려지네. 아마도 또 다시 사람들을 죽이게 될 거란 생각 때문인 거 같다.

그거 별로 안 좋아. 아닌 척 해도, 뭔가 쌓여 있는 것 같아. 이래서 죄 짓고는 못 산다는 말을 하는 모양이야."

- 우웅. 그렇군요. 죄송해요오. 어리는 세진님이 그렇게 마음에 병이 든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으앙. 고집 부려서 죄송해요.

"병? 병이라니? 야, 그렇게 들으니까 어째 이상하잖아. 마음의 병? 아, 말하고 나니까 내가 소름이 돋는다. 오글거려서. 하하핫."

세진은 일부러 태연한 척, 아무것도 아닌 척 크게 웃었다.

그 웃음이 헛헛하다.

까똑! 까똑! [이거 보셨습니까?]도일이 급하게 불러서 나온 세진은 도일이 내미는 노트북의 화면에 눈을 고정했다.

에테르 코어의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인데 에테르 코어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반응하는 물질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었다.

그 중에서 특히 관심이 되는 것은 몬스터 부산물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것이 뭐가 되었건 몬스터는 죽으면 승화되어 흔적도 남지 않는다. 다만 간혹 코어를 남길 뿐이다. 그런데 몇 만 분의 일이란 확률로 몬스터가 죽으면서 다른 뭔가를 남기는 경우가 있다. 뼈나, 뿔, 가죽, 내장, 갑옷, 칼, 투구, 신발, 발톱, 눈알 등등, 그 종류는 특정할 수 없고, 다만 몬스터가 지니고 있던 모든 것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다.

"지금 몬스터 부산물들이 코어를 활용하는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기 위해서 절 부른 겁니까?"

이런 내용이 알려진 것은 제법 시간이 지난 일이다.

그런데 그런 내용을 보라고 화면을 띄워 놓았으니 세진이 도일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도일이 노트북 화면을 자기 쪽으로 돌리더니 급히 커서를 움직여서 아래쪽에 숨어 있던 인터넷 창을 띄운다. 그리고 세진에게 내민다.

[몬스터 볼, 무공해 동력 장치를 만들어내다.]특이하게도 인도에서 나온 소식이었는데 에테르 코어로 동력 장치를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세진은 그것을 자세히 읽었는데 내용이 황당하다.

에테르와 반발하는 성질의 기운을 이용해서 서로 밀어내는 척력을 이용한 동력 장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모터와 같은 것인데, 여기서 황당하다는 것은 에테르와 반발하는 것이 차크라 수련을 거친 수행자의 기운이 담긴 물건이라는 점이었다.

참으로 신선한 발상이라 세진은 노랐다.

"세상엔 정말 대단한 상상력을 지닌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하하.

저런 식으로 동력 장치를 만들다니 말입니다."

세진은 그렇게 감탄하며 그 뉴스를 자세히 봤다.

까똑! 까똑! [여러 나라에서 이미 연구가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실 저 쪽으로 가닥을 잡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종교인들이나 무예 수련인, 단학 수련자, 무속인 등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성과도 있는 모양이군요. 그렇게들 매달리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까똑! 까똑! [사실은 그래서 부탁이 있습니다.

연구에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도일이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

세진이 고개를 들어 도일을 본다.

"도움이라니요? 아, 요즘은 김혜인 박사가 조용하다 했더니 혹시 그 쪽으로 간 겁니까?"

까똑! 까똑!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세진님의 팀에서 뭔가 다른 것을 얻은 것이 없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무슨, 우린 몬스터 볼? 서머닝 볼? 아씨, 이건 이름 좀 통일하면 안 되나? 그냥 코어로 합시다.

코어. 에테르 코어, 딱 좋네. 그 미지의 에너지를 에테르라 하고, 그게 쌓여 있는 코어면 딱 적당하네. 아무튼 우린 그 에테르 코어란 것을 소유하지 못해서 연구고 뭐고 없습니다."

까똑! 까똑!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도움을 좀 주셨으면 한다고 이야기가 내려왔습니다.]세진은 그것이 국정원이건 정부이건 간에 벗(友)의 도움을 얻으려는 것임을 알았다. 세상이 몬스터 때문에 혼란스러운 이때에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가 뜨거운 것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에테르 코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벌써 우리들 중의 누군가가 끌려가서 옥살이를 하고 있겠죠."

세진은 그렇게 발뺌을 했다.

까똑!

까똑! [그래도 뭔가 도움을 주실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세진은 도일의 제안에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내게 몬스터 영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프리패스 뭐 그런 걸 만들어 주면, 내가 그 몬스터들을 상대해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까똑! 까똑! [몬스터 영역으로 들어간단 말입니까? 하지만 그건 허락이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세진씨는 특급 경호 대상입니다. 물론 경호가 감시가 된다는 이유로 저만 근접 경호를 하고 나머지 지원조도 멀리 있긴 합니다만, 세진씨를 위험에 빠지게 할 결정은 내려오지 않을 겁니다.]세진은 특급 경호 대상이란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무슨 일이 생기면 벗들이 나서서 사건을 일으킬까봐 그렇게 한 거란 사실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도일씨도 갑시다.

둘이서 몬스터 한 마리 못 잡는 건 아니겠지요. 도일씨는 제 경호원 아닙니까."

까똑! 까똑! [곤란합니다.]

"그럼 나도 없던 일로 하죠. 뭐 몬스터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건데 싫다면 하는 수 없죠."

세진은 그렇게 말하곤 등을 돌렸다. = 도일 바보. 멍청이. 안 놀아. 똥개는 안 먹어. 자기 똥.

뒤에서 어리 앵무가 화풀이를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리 앵무가 세진의 뒤를 따라서 토토토토 걸어서 어리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세진이 어리의 방으로 들어간 뒤에 홀로 남은 도일은 한동안 멍하게 어리의 방으로 통하는 문을 보고 서 있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원거리 지원조에서는 세진의 요구를 정리해서 상부로 보내고 있었다.

감시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어느 틈에 세진의 스마트폰과 도일의 폰에 숨겨진 프로그램을 깔아 놓고 문자와 통화 내용을 동시 수신 하고 있는 중이다.

방금 도일과 세진과의 대화를 그들이 곧바로 알 수 있었던 것도 도일의 스마트폰이 작동하면 자연스럽게 주변의 소리를 지원조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도일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차피 세진의 스마트폰은 도일과의 대화에만 사용이 되고, 어리와 원거리 통신은 어리 앵무가 대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어렵게 깔아놓은 감시 프로그램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저 도일이 보내는 문자의 내용이나, 세진과 도일이 대화를 할 때에 그 내용을 곧바로 알 수 있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세진이 도일에게 받은 스마트폰을 그 용도 이외에는 쓰지 않는 까닭이다.

============================ 작품 후기 ============================어리의 땡깡?

하하핫... 저는 다음편으로 갑니다. 여러분은 추천 찍고 따라 오세요.. 쿠쿠쿠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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