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4회
인피니티(Inf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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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원의 입에서 에너지 스토리지 시스템(ESS) 사업을 강력 추천한다는 말이 나오게 된 건, 사실 혜성이와 라희 때문이었다.
이제 만 5살이 되는 혜성이는 슬슬 유치원에 다녀야 할 시기였다. 집에서도 매일 노는 건 아니었고, 가벼운 홈스쿨링을 받고 있는 중이지만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또래의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유치원 같은 교육은 필수였다.
그러면 어디서 유치원을 다녀야 하는가?
유재원과 티파니가 그걸 두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때, ESS 사업 이야기가 나왔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받는 게 좋을 거 같아.”
시작은 유재원이 한국을 선택하면서였다.
“한국? 음,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을까?”
반면 티파니는 현실적인 이유로 조금 부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혜성이는 유재원과 티파니 부부의 장남이었다. ID 그룹의 후계자 1순위였고, 셰브롱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경부터 남다른 혜성이가 일반 유치원에 다닌다면 현실적인 문제들이 확 다가온다. 경호 문제부터 시작해서 유아교육용 커리큘럼이라든가,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가식 없이 다가와 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티파니는 본인이 어렸을 때 다녔던 코스를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었다. 군사력뿐만이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미국은 역사가 짧긴 해도 상류층만을 위한 체계가 잘 잡혀 있었다.
캘리포니아에도 명문 유치원부터 시작해 아이비리그까지 이어지는 명문가의 학업 코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가 만들면 되지. 덕진리에 말이야.”
반면 유재원은 티파니의 설명을 듣고도 여전히 한국을 밀었다.
혜성이가 다닐 만한 유지원이나 학교가 없다는 것도 유재원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덕진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유봉만이 이사장인 덕진장학재단 산하에 있는 학교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덕진장학재단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있다. 혜성이가 덕진 유치원으로 다닌다고 하면 할아버지인 유봉만은 아마 대한체육회장직도 내던지고 덕진리로 내려와서 이사장 활동만 할 것이다.
더구나 덕진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유재원이 다녔던 곳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그렇다고 유재원이 다녔던 1980년대 수준의 환경은 아니었다.
당시 교장 선생님은 ID 테크놀로지의 몇 안 되는 우선주를 보유한 특별한 주주였다. 매년 책정되는 우선주 배당금만 수천억 원이었는데, 그 많은 돈을 학교 환경 개선과 장학 사업에 쓰셨던 덕에 모든 게 달라졌다.
덕분에 시골 구석인 덕진초등학교에 다니려고 일부러 도시에서 전학을 오는 학생들도 많았다.
문제는 경호였는데, 혜성이가 한국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하면 대한민국 정부나 교육부에서도 충분히 상황을 봐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반면 티파니는 아직 설득되지 못한 표정이었다.
혜성이의 유치원으로 캘리포니아 명문 코스가 현실적인 이유는 또 있었다.
혜성이가 덕진리에서 유치원을 다닌다면, 혼자서 다닐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다른 식구들 유재원과 티파니, 라희까지 모두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집 자체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응, 나도 알지. 그래서 더 덕진리를 추천하는 거야.”
유재원은 이제 슬슬 거주지도 대한민국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는 판단이었다. 바로 기상 이변이 이제부터 점점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상 이변? 엘니뇨? 라니냐?”
기상 이변 하니 티파니가 바로 엘니뇨와 라니냐를 언급했다.
“그건 해양 수온의 급격한 변화를 말하는 거잖아. 크게 보면 지구 에너지 균형에 따라 생기고 사라지는 일인 거고. 내가 생각하는 기상 이변은 그보다 훨씬 더 폭발적이야.”
“엘니뇨와 라니냐 이상이라고?”
미국만 놓고 보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 해안에는 폭염과, 긴 가뭄으로 매년 대형 화재가 일어난다. 그러면서 지진 발생의 빈도와 규모도 점점 커지게 된다. 텍사스는 겨울에 급격한 한파가 닥치고 풍력 발전기의 블레이드가 얼어버리는 일이 생긴다.
미국의 동부 도시들 역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엔 어마어마하게 무더워지는 이변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해수면이 상승해서 해변도 사라지고, 초대형 태풍이 미국 중부까지 종종 올라오게 된다.
“미국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에 비슷한 규모의 기상 이변이 일어날 거야.”
“그럼 한국도?”
“응. 한국도 예외는 아니지. 그래도 지리적 요건이 좋아서 기상 이변의 규모가 미국처럼 크진 않을 거야. 봄,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 겨울의 기온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정도지.”
티파니는 유재원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유재원이 지구과학이나 환경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유재원의 말을 100% 믿었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유재원이 지금껏 이룩한 모든 과업들을 옆에서 직접 보았던 유일한 사람이 티파니였다.
유재원의 말이라면 뭐든 믿는 티파니였으니, 급격한 기후 변화를 멀리 있는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곧 다가올 현실로 인식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혜성이의 유치원은 덕진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으로 정해졌고, 한국에 정착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되었다.
“아, 그러면 급격한 기후 변화에 대한 대비책들을 마련해야 하잖아.”
“응, 그래서 준비 중인 게 ID 바이오로직스하고 대한 종묘야.”
ID 바이오로직스에서 진행 중인 배양육 연구가 기상 이변의 대책 중 하나였다. 사람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기의 섭취가 필수인데, 급격한 기상 이변으로 대규모 낙농업이 어려워지는 시기는 분명히 조만간 다가온다.
대한 종묘는 과거 IMF 시기 풍농, 대풍, 흥농 등의 국내 종묘 회사들을 모두 인수해서 하나로 합친 종묘 회사였고, 지금은 백호 펀드에 속해 있었다.
당시에는 왜 유재원이 종묘 회사를 사나 싶었지만, 국화부터 고추, 딸기, 청포도 등등의 고부가 가치 작물을 만들어내면서 이제는 알짜 기업이 되었다. 현재 대한 종묘에서는 열대 기후에 맞는 작물과 함께 기후 변화에도 강하고, 거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들도 열심히 탐색 중이었다.
IMF 때, 인수되고 나서부터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지금은 제법 성과가 나오고 있었다.
“나는 뭘 준비하지?”
“응?”
“셰브롱 말이야. 어떻게 대비하는 게 좋을까?”
티파니의 물음에 유재원의 답도 즉각적이었다.
“에너지 기업이니,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최고지.”
“그거야 당연한 일이고!”
특별한 뭔가를 기대했다가, 기초적인 대답이 나오자 티파니가 바로 답했다.
“응? 혹한이나 여름철 이상 고온으로 급격하게 에너지 수요가 올라갈 때에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어? 일이 터지면 평소 수요의 2, 3배 이상 필요할 텐데. 게다가 타 업체의 설비가 고장나는 경우도 따져 봐야지.”
그렇지만 유재원이 말하는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건 기상 이변 속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물론 셰브롱은 그런 상황을 가정해 본 적이 없었다.
“재난 상황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만 해 줘도 셰브롱의 가치는 확 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지금 보유한 인프라를 살짝 개조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표정의 티파니에게 유재원은 친절히 설명했다.
“슈퍼 차지 시스템 말이야.”
셰브롱의 주유소마다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의 재고는 최소 4개 이상이다. 대형 주유소의 경우에는 30개가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변환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문제는 셰브롱 주유소를 이어 전력망을 구성하고, 북미 어느 지역에도 전기를 보낼 수 있는 망을 만드는 것인데, 굳이 그 일을 셰브롱에서 할 필요도 없었다. 북미에 있는 다수의 토륨 원자로를 대상으로 ID 웨스팅하우스가 이미 전력망 구성은 마친 상태였으니 말이다.
셰브롱의 슈퍼 차지에 ESS 기능을 추가하고, ID 웨스팅하우스의 전력망을 임대한 다음, 스마트 제어 프로그램을 더하면 스마트 그리드 파워 시스템이다.
티파니는 한 번의 설명만으로 대박 아이템이라는 걸 직감했다.
심지어 직감으로 끝나지 않고, 셰브롱의 미래전략을 연구하는 리서치 부서에 연구 과제로 내서 리포트를 받기도 했다.
역시나 같은 결론이었다.
“스마트 그리드 파워 시스템에 대해 표결 하죠.”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자 티파니는 바로 표결로 들어갔다.
셰브롱의 중장기 사업 정책을 정하는 이사회에서 이사진 상당수가 스마트 그리드 파워에 차가운 반응이었음에도 티파니가 자신만만하게 추진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표결의 역시나 통과였다.
비슷한 시각.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가 제주 국제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제주도 지역 민영 방송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공중파에서도 올랑드 대통령의 전용기가 제주도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비추었다.
곧 사다리차가 연결되었고 전용기의 문이 열리면서 올랑드 대통령이 등장했다. 이마가 뒤로 상당히 후퇴한 상태에서 올백 머리를 한 올랑드 대통령은 살짝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제주도 도지사를 중심으로 공항까지 나온 환영 인파에 손을 들어 화답해 주었다.
그러면서 눈을 크게 뜨고 누군가를 찾는 듯한 모습도 살짝 보였다.
당연히 올랑드 대통령은 유재원도 마중을 나와 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물론 사전에 확정된 의전 합의에서는 유재원을 제주도 인문학 연구소에서 만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깜짝 이벤트로 공항에 나올 가능성도 살짝 기대했던 모양이었다.
현실은 공항에서 유재원은 물론 ID 그룹 사람들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기 싸움이었다. 올랑드 대통령 역시 본인의 전용 자동차를 전용기에 실어 왔으니 말이다.
이게 어떻게 기 싸움이냐 하겠지만, 제주도에서는 휘발유 자동차가 완전히 금지된 지역이었다.
의전용 차량은 당연히 가솔린 차량이었으니, 제주도의 방침에 완전 어긋나는 일이었다. 국가 차원에서 준비한 차량은 라이트닝 볼트의 럭셔리 SUV인 불칸 방탄 버전이었는데, 프랑스 측은 시트로엥 DS를 타야 한다고 했다.
사소한 걸로 힘 싸움을 길게 할 일은 아니었기에, 프랑스의 뜻을 수락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공항에서 출발했답니다. 15분 내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김대석 비서실장의 말에 유재원은 프로젝트 2077의 NPC 관련 모듈을 작업 중이던 i웍스 노트북을 접어 김대석에게 넘겨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경호팀 무전기로 무전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올랑드 대통령보다 먼저 움직이며 교통을 정리한 경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고서 드디어 올랑드 대통령의 전용차가 인문학 연구소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인문학 연구소 방문을 환영하는 의전 행사가 열렸다. 유재원도 인문학 연구소의 오너로서 올랑드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했다.
환영 행사를 마치고 유재원은 올랑드 대통령을 A동으로 안내했다. 모나리자가 보관되고 있는 곳이었다.
모나리자를 가운데 두고서 유재원과 올랑드 대통령의 자리도 준비되어 있었다. 둘 다 자리에 착석한 다음,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 본 대화가 시작되었다.
“안녕하시오, 유 회장.”
“네, 안녕하세요, 올랑드 대통령님.”
“좋은 일로 만났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이렇게 보게 되어 유감이오.”
역시 시작부터 힘 싸움이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랑드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서 이번 모나리자 사건만큼 거대한 격랑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대국 프랑스의 대통령으로서 갑으로만 살다가, 처음 을의 처지가 되어 이리저리 시달리게 된 것도 처음이었다.
유재원을 보자마자 좋은 소리가 나올 수가 없었다.
특이한 점은 혼자인 유재원과 다르게, 올랑드는 통역사를 대동했다는 점이었다. 유재원이 프랑스어를 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 골드를 통해 실시간 번역으로 알아듣는 것이었다. 또한, 올랑드 대통령에게 말하는 건 한국어였고, 이를 올랑드 측이 대동한 통역사를 통해서 전달받는 중이다.
유재원은 올랑드 대통령의 말을 100% 원래의 의미로 알아들었던 반면, 올랑드는 유재원의 말을 통역사를 통해 한 번 걸러 듣는 상황이다.
“대통령님께는 지금 이 행사가 좋은 일이 아니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런 올랑드 대통령에게 유재원은 조용히 되물었다.
“그럼, 좋은 일이란 거요?”
올랑드 대통령은 질문에 질문으로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나리자 하나를 되돌려 받기 위해서 프랑스가 내놓은 한국 문화재는 1만 점 이상이었다. 의궤처럼 여러 권의 책으로 구성된 문화재도 1개 작품으로 치는 방식으로 집계된 것이 1만 점이지, 낱개로 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물론이죠. 저에게 크리스티 경매장의 브로슈어가 배달된 건 프랑스에겐 대단한 행운으로 귀결된 것이지요. 만약 제가 그걸 못 보고 지나쳤다면, 누군가에게 헐값으로 팔려가 장난감 취급을 받거나, 유찰되어 쓰레기통에 들어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텐데요.”
유재원도 지지 않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한국의 문화재가 손쉽게 나올 수 있었던 건, 모나리자를 되돌려 받자는 시민 운동이 광범위하게 벌어진 덕이었다. 루브르나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있는 한국 문화재라도 소유를 엄격히 따지면 개인의 것도 있었다.
놀랍게도 진품 모나리자를 돌려받자는 운동에 함께하기로 하면서 기꺼이 소유권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치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심지어 개인들이 가진 한국 문화재를 스스로 반환하기도 했다.
그렇게 쏟아져 나온 문화재와 고미술품 중에는 중국이나 일본의 것이 있어서 골라내는 데 힘들었다. 프랑스 정부도 이렇게 문화재를 내고, 소유권을 포기하는 이들을 위해 모나리자 반환에 기여를 했다는 증서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 행운 덕에 모나리자를 프랑스에 돌려드릴 수 있게 된 거죠. 진짜임을 증명하는 게 조금 힘들었지만 말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프랑스의 국민들도 한마음으로 움직여 주었고요.”
“흠, 그건 고마운 일이오. 하지만 순수한 호의로써 공짜로 돌려주는 건 아니니 선심 쓰는 척하진 마시오.”
지금 이 대화가 생방송을 타는 게 아니라고 계속 고자세인 올랑드였다.
“물론 돌려드리는 대가로 한국의 문화재를 요구하긴 했지요. 그렇지만 이건 제가 완전히 밑지고 하는 거래입니다.”
“무슨 소리요?”
“모나리자의 가치와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온 문화재들이 같은 가치라고 보세요?”
실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나리자의 가치도 다시 계산되었다. 한 곳에서만 한 게 아니라 언론부터 연구소까지 다양했는데, 최소 10조 원에서 최대 40조 원의 가치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에서도 최대 40조 원이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제가 돌려받은 한국 문화재들이 과연 40조 원의 가치가 될까요? 돌려받은 문화재 대부분은 무덤처럼 깊숙한 수장고 안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던 실정 아니었습니까.”
겨우 숫자로만 비교하지 말라는 유재원의 말에 올랑드 대통령은 할 말을 놓쳤다.숫자상으로는 프랑스가 내주는 게 엄청났지만, 가치로만 따지면 유재원의 말이 맞았다.
“그렇게 빙빙 말 돌리지 마시고, 차라리 원하는 게 있으면 말씀해 보시지요.”
여기에 유재원이 쐐기를 박았다.
보나 마나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꺼내 들겠지 싶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음, 좋소. 여기 인문학 연구소에서 차세대 강인공지능의 인격 형성에 이바지할 철학을 완성할 거라고 보고를 받았소.”
놀랍게도 올랑드 대통령은 갑자기 인문학 연구소를 꺼낸 것이다.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국익을 챙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유재원도 사람인지라 무척이나 질척거리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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