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948화 (948/1,007)
  • 924회

    뉴 노멀 시대

    =============================

    모나리자를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받을 때만 해도,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유재원에겐 없었다. 우연히 크리스티의 록펠러 예술품 경매 팸플릿을 보았고, 거기에서 모나리자 레플리카를 보자 회귀 전의 프랑스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파리 대폭동이 떠올랐던 것뿐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록펠러의 모나리자 반환 이벤트로 연상되었다.

    이러한 미래의 지식이 있으니 1만 달러라는 염가에 세기의 명작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물론 경매로 나온 그 레플리카가 진짜 록펠러 가문이 가지고 있던 진품인지 확신을 하진 못했지만, 베팅 결과는 유재원의 승리였다.

    진짜라는 소식에 유재원은 살짝 놀랐고,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를 구상하게 되었다.

    사실 유재원의 관심은 IT에 올인이었기에, 예술 쪽으론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럴듯한 취미 생활을 갖자고 피아노를 배웠고, 덕분에 티파니와 잘 되었지만 대학생 이후로 피아노 앞에 앉아 본 적도 드물 정도다.

    그렇기에 운 좋게 손안에 들어온 모나리자는 처치 곤란이었다.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났다.

    유재원은 본인이 가진 모나리자가 진품이라는 걸 널리 알린 다음, 루브르 박물관에 걸린 게 가짜라는 것도 증명할 작정이었다.

    세기의 명화인 모나리자의 가치가 상당했으니, 프랑스로부터 그 가치만큼의 대가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루브르에 걸린 모나리자가 가짜라는 게 들통난다면 프랑스 국민들이 진품을 회수하라고 무지막지한 여론을 형성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회귀 전 록펠러 가문이 그랬던 것처럼 이권으로 교환할 생각은 아니다. 예술품이란 자고로 예술품으로 교환해야 제맛 아니겠는가.

    “프랑스가 보유한 한국 문화재를 다 달라고 해야지.”

    그 대가가 바로 대한민국의 약탈 문화재였다.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해 외규장각 도서도 있다. 그나마 외규장각 도서는 KTX 도입 시 프랑스의 테제베를 선정한 대가로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상태인데, 소유권을 완전히 넘긴 건 아니었다. 5년마다 갱신되는 대여 형식이라서 반환될 가능성도 있었다.

    진품 모나리자라면 이러한 한국 약탈 문화재 전체와 충분히 교환할 가치가 있는 미술품이라는 게 유재원의 판단이었다.

    그렇기에 일을 키우기 위해서 유재원은 2CH.com에 모나리자 떡밥을 뿌렸다.

    자신의 일이라면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는 음모론자 커뮤니티가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런 일에는 그 어떤 정보 조직보다 효과적이었다.

    사소한 사진 몇 장만으로도 모나리자 떡밥이 활활 타올랐으니 말이다. 여기에 장작 몇 개를 좀 더 넣어주면 엉덩이가 무거운 프랑스 정부도 움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재원은 곧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러곤 미국 시애틀주와의 시차를 따져 본 다음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 나오자 바로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하는 고전적 전화기의 연결음이 났다. 더구나 벨 소리는 두 번 울리기도 전에 통화가 연결되었다.

    “알프레드 집사님?”

    -네, 알프레드입니다. 마스터.

    유재원이 전화를 연결한 사람은 바로 알프레드 집사님이었다.

    알프레드 집사님이 소개해 준 전문가로부터 모나리자가 진품이라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자, 직접 컨트롤하기 위해서 알프레드 집사님이 급히 미국으로 파견된 것이었다. 다행히도 유재원의 전용기인 a380이 ZEN CPU를 잔뜩 싣고 미국으로 출발할 타이밍이었기에, 보고를 받자마자 출발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 살짝 흘렸는데도, 반응이 좋습니다.”

    -마스터께서 만족하셔서 다행이로군요.

    “네, 그래서 말인데 조금 더 속도를 내서 일을 키워 볼까 하는데요. 이번엔 오프라인에서도 반응이 왔으면 하는데, 그렇다고 제가 대놓고 움직이는 건 아직 곤란하거든요.”

    -흐음, 맡겨 주십시오. 제가 최대한 힘을 써 보겠습니다.

    당연히 알프레드 집사님이라면 믿을 수 있다.

    “혹시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이미 충분히 받고 있는 터라, 괜찮습니다.

    확답을 받은 유재원은 전화를 종료했다.

    이제는 밥이 익기만 기다리면 된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10월이 되었다.

    IDDC와 검사와의 대화, 모나리자 사건 등등. 유재원이 관여했던 이벤트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켰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그중에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뉴스는 애플발이었다.

    -애플, 부품 공급망 대변혁, ID 테크놀로지의 M시리즈와 AMD의 ZEN CPU 채택.

    -스팀 쿡 CEO. 다음 세대부터 다이아몬드 반도체 사용한 디바이스 선보일 것.

    9월 초에 스팀 쿡이 직접 대한민국에 와서 유재원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스팀 쿡은 항복 선언과 함께 부품 공급을 요청했다.

    애플의 부품 공급 정책이 대량으로 계약하고 현금으로 즉시 결제해 주지만, 단가는 후려치는 것이었다. 인건비까지도 후려쳐서 공장을 돌린다 해도 남는 게 없었다. 먼저 받은 돈으로 금융 상품을 굴려 수익을 내야 할 정도로 단가를 후려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선금으로 내주는 돈이 워낙 커서 부품 공급사들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는 되었기에 계약을 이어가는 실정이었지만, 이는 명백한 갑질이었다.

    당연히 ID 그룹을 향해서는 그런 갑질이 통하지 않았다.

    ID 일렉트로닉스는 애플에 AP는 3천만 개, ZEN CPU는 500만 개를 납품하기로 결정했지만, 공급 단가의 할인은 전혀 없었다. 물론, 소매가보다는 쌌지만 다른 업체들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AP는 개당 99달러, CPU는 라인업에 따라 적당한 가격이 책정되었다.

    수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었기에, 계약금도 수천억 단위였는데, 스팀 쿡 CEO는 계약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ID 그룹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그렇지만 애플이 물건을 받기까지는 몇 달은 기다려야 한다.

    애플보다 빠르게 줄을 선 이들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아는 스팀 쿡 CEO는 웃돈도 제시했지만, 유재원은 가볍게 거절했다.

    덕분에 애플의 신형 아이폰과 아이맥, 맥프로 등은 내년 출시조차 불투명해졌지만, 그건 유재원이 알 바가 아니었다.

    한편, 애플이 AMD와 계약하면서 크게 난감해진 곳이 있으니 인텔이었다.

    인텔의 제온 CPU를 비롯해 고급형 CPU를 공급받던 대형 완제품 PC 업체가 애플이었으니 말이다.

    인텔이 그나마 믿고 있던 대형 업체가 애플이었는데, AMD로 넘어가다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10달러 이하 선이 붕괴되고 나서 이 정도로 추락할 일은 아니라며 반등에 성공했던 인텔의 주가는 애플의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다시 하락으로 돌아섰다.

    더구나 인텔의 주가가 반등한 것은 TSMC를 통한 다이아몬드 반도체 버전의 제온과 i9칩 제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나온 다음이라 더욱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텔의 크르자니크 CEO나 인텔의 팬보이들은 AMD의 ZEN이 설계가 우수해서 성능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 다이아몬드 반도체 공정의 힘으로 그만한 성능이 나온다고 여겼다.

    그렇기에 인텔이 뼈를 갈며 만든 비장의 무기인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를 다이아몬드 반도체 공정으로 뽑아내면 ZEN 따위는 가뿐하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TSMC의 다이아몬드 반도체 공정에서 위탁 생산된 스카이레이크 엔지니어 샘플은 기대 이상의 성능이었다. 작동 속도는 13Ghz로 ZEN보다 1Ghz 정도 떨어졌지만, 게임에서의 성능은 ZEN보다 10% 더 나았다. 그러니 생산 노하우가 쌓이고 수율도 안정화가 되면 클럭도 끌어올려 더 큰 격차를 이뤄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이에 대한 리사 수 박사의 반응은?

    ‘누구에게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는 법’이었다.

    TSMC의 생산 능력은 세계적이었지만,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원하는 곳은 그 생산 능력을 한참이나 넘긴 상태였다. 게다가 수율도 문제였다. ID 일렉트로닉스는 50%를 넘어 60%를 바라보는 상태였지만, TSMC는 30%대였으니 말이다.

    여기에 TSMC는 생산 비용이 높았다. 영업 이익에서 절반을 라이선스 비용으로 ID 그룹에 보내 줘야 했으니, 그 비용까지 모두 생산비로 전가했던 것이다.

    덕분에 인텔의 다이아몬드 CPU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8코어 스카이레이크 CPU의 소매 가격이 599달러가 되는 건 기정사실이다.

    그런데 인텔이 이렇게 다이아몬드 CPU를 준비하는 동안 AMD는 가만히 있을까?

    리사 수 박사가 자신 있게 그럴듯한 계획은 있는 법이라고 말한 이유가 있다. AMD도 ZEN에 이어 ZEN2의 출격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년 초에 출격이니 인텔과 제대로 맞불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다이아몬드 반도체와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탓에 인텔은 궁색한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내년이면 그 변명도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인텔이 망하면 큰일이지만.”

    유재원이 끊임없이 경계하는 건 독점이었다.

    사이버펑크 게임인 프로젝트 2077의 데모 버전에서도 큼지막하게 거론되는 게 ID 그룹의 반독점법으로 인한 강제 해체였다.

    록펠러가 ID 그룹에 시도했다가 되치기를 당해 자살골을 넣는 꼴이 되었지만, 방심했다간 유재원도 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인텔을 궁지에 몰아넣는 건 상관없지만, 망하지는 않도록 수위는 조절할 생각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ID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인텔의 지분을 크게 확보한 상태였다. 인텔의 역사상 최저점을 찍을 때, 대량 매수를 통해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인텔이 말라 죽게 생긴다면 긴급 수혈로 가늘고 길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입한 지분이었다.

    만에 하나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AMD가 또 헛발질을 시작하고, 남몰래 복수의 칼을 갈던 인텔이 부활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이미 확보한 지분으로 그 이익을 공유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론 유재원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동안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0%에 수렴할 테지만 말이다.

    한참 업무를 보는 중에 서재의 문이 우당탕하며 열렸다.

    “아빠, 점심 드세요!”

    점심 먹자는 혜성이의 알람이었다.

    한 시간 뒤.

    점심도 먹고, 혜성이와 라희와도 놀아주며 여유를 즐긴 유재원은 다시 현업으로 돌아왔다.

    “골드, 해킹 대회 진행률은 어때?”

    자리에 앉자마자 제일 먼저 확인한 건 검사와의 대화에서 대뜸 시작해 버린 해킹 대회였다. 검사들의 해킹 어그로에 괜히 즉흥적으로 열어 버렸지만, ID 클라우드 시스템의 운영이라든가 인공지능 골드의 운영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

    일단 사본으로 만들어 놓은 백업용 데이터를 열어 놓은 것이었고, 유재원이 개인적으로 임대하고 있는 ID 클라우드 시스템의 리소스만으로도 해킹 대회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까지 1억 2,250만 건의 해킹 시도가 있었지만, 샌드박스 보안 체계를 뚫고 기계 학습 네트워크에 도달한 자는 0명입니다.

    인공지능 골드의 보고에 유재원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대회에 참가한 해커들이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난관은 AES256으로 암호화된 샌드박스 보안 체계였다. 관리자 계정으로 접속을 하더라도 파일에 액세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걸 마음대로 수정하고 변조하는 건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유재원이 이번 해킹 대회의 조건으로 내건 건 데이터의 파괴나 변조 따위가 아니라 리걸 마인드 모듈이 ‘유재원’이라는 이름에 특정한 반응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재원이 고소한 것들은 모두 승소, 유재원을 고소하면 모두 패소라는 식으로 리걸 마인드가 조작될 수 있다는 걸 보여야 한다.

    이는 단순히 샌드박스 보안 체계의 핵심인 AES256을 깨는 것은 물론이고, 마스터 수준으로 기계 학습된 인공지능을 해킹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전자도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후자는 더더욱 힘든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계 학습의 결과물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서는 이제껏 학습했던 데이터 이상의 위조 데이터를 만들어서 학습시켜야 한다. 그런데 리걸 마인드의 학습량은 이미 대법원 사이트에 등록된 판례 전체와 변호사들과 검사들이 실무에서 생성한 데이터 수천만 건이 있었다.

    심지어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골드는 판사와 검사, 변호사 역할을 하면서 수천만 건의 모의재판을 치르기도 했다. 모의재판에 쓰인 사건을 변호사가 이제 와서 뒤엎는 건 비현실적이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출력되는 결괏값에서 텍스트만 살짝 바꾸는 것도 있지만, 그건 판결문 전문을 보면 바로 티가 나니 해킹이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5일 후에 있는 사법 시험의 2차 합격자 발표 날까지도 해킹에 성공하는 해커는 없을 것이다.

    -고등한 정보 기관에서 접근한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스도 12건 감지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골드가 말하는 고등한 정보 기관이란 미국이나 러시아, 영국 등의 첩보 기관을 의미했다.

    민감한 안보를 다루는 기관인 만큼 이들 기관의 해킹 능력은 상당했다. 매일 실전을 치르는 조직이었는데, 리걸 마인드 해킹 대회는 자체 역량을 테스트 해보기 좋은 케이스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결과는 익명의 해커들과 같습니다.

    물론 이들 정보 기관의 공격에 대해서도 리걸 마인드의 방어 체계는 철벽을 자랑했다. 이들 기관 모두 엑사플롭스 클래스의 슈퍼컴퓨터를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ID 그룹의 보안 시스템은 연산력만 빠르다고 뚫어낼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덕분에 안심하고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는 유재원이다.

    “모나리자 상태는?”

    모나리자였다.

    알프레드 집사님께 전권을 준 모나리자였지만, 유재원도 매일 챙기는 현안이었다.

    그때부터 2개월 정도 지난 지금은 모나리자 이슈는 세계적으로 크게 확대된 상태였다.

    인터넷에서 어그로를 끄는 건 유재원이 전문이었지만, 오프라인에서 거물들을 움직이도록 하는 건 알프레드 집사님이 전문이었다.

    복원 작업과 검증 작업에 전문가들을 초빙했고, 그들 모두가 유재원이 낙찰받은 모나리자가 진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전대 루브르 박물관의 관장도 있었을 정도다.

    그러자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측에서는 펄쩍 뛰면서 박물관에 전시 중인 것이 진품이라고 반박했다.

    루브르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자 세계의 여론도 바뀌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심쩍은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났다. 복원과 검증 과정 중에 슬쩍슬쩍 흘러나오는 이미지들은 보통의 퀄리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크리스티 경매장에 올라온 모나리자의 출처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록펠러의 소장품이었다.

    지금은 록펠러라는 이름에 불명예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이름값은 상당했다.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한 일이었던 것이고, 유재원의 수중에 있는 진품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었다.

    다만 확실한 증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유재원에겐 본인의 물건이 진품이라 확정할 증거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지문과 DNA였다.

    위조품이라면 절대 남겨지지 않을 흔적이니, 이보다 확실한 증거는 없다. 과거에 록펠러 측이 본인들이 보유한 물건이 진품임을 증명할 때 사용한 것인데, 알프레드 집사님이 직접 책임진 복원 작업에서도 같은 위치에서 그 흔적들이 나왔다.

    -마스터께서 점심을 드실 때, 알프레드 집사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었습니다.

    -모든 복원작업을 끝내고 포장 작업도 마쳤다고 합니다. 마스터께서 언제든 날짜만 잡아주시면 바로 서울로 이동을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아, 이 날이 좋겠네.”

    복원 작업을 마친 모나리자가 마침내 이동 준비를 끝냈다는 것이다.

    유재원은 한국에 들어온 모나리자를 본인의 집 거실이나 수장고에 넣어 둘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한 드림 스타디움 로비에 떡하니 걸어 둘 예정이었다.

    언제까지?

    발등에 불 떨어진 프랑스 문화부에서 정밀 검증단이 올 때까지. 문제는 어느 타이밍에 반입하느냐다.

    유재원이 선택한 날짜는 6일이었다.

    사법시험 2차 시험의 합격자 발표일이 5일이고, 바로 그 다음 날이다.

    그러면 왜 5일도 아니고 6일일까.

    정보팀의 긴급 보고 때문이었다. 2개월 전쯤 있었던 검사와의 대화에서 찍 소리도 못 하고 밟혔던 검사님들과 대놓고 말은 못하고 응원은 열심히 했던 판사들도 합세해서일을 꾸미고 있다는 보고였다.

    =============================

    [작품후기]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도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