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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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시간이 완료되었습니다.
1시간에 걸친 이미테이션 게임이 끝났다.
A와 B 모두 성실하게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다양한 문제의 답을 제시했다. 정답률은 A와 B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가 85점이고 B가 80점이었으니 말이다.
각 문제당 5점이었으니 A가 3개 틀렸고 B가 4개를 틀렸다. 오답이 마구 나온 건 소리를 듣고 맞추는 문제에서 쏟아졌다. 지금 재생되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어떤 감정인지 알아맞혀 보라는 문제는 둘 다 모두 틀렸다.
분별력이 확실히 생긴 건 새의 울음소리를 듣고 무슨 새인지 맞혀 보라는 문제였다. A만 틀렸다.
그렇지만 이번 이미테이션 게임의 정답에서는 주관식인 게 많았다. 드라마 속 배우의 표정을 읽는 문제부터가 애매한 답이 좀 있었다.
그런 문제에서 A가 얼버무리는 게 좀 많았고, B가 구체적이었다.
“그럼 이제 내가 A와 B가 제출한 답안지에 근거해서 정체를 맞춰 보겠습니다.”
유재원은 본인의 우수한 두뇌를 전력으로 돌리면서 인공지능 골드와 영식이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둘의 답안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았고, 곧 결론이 나왔다.
“A가 인공지능 골드, B가 영식이!”
점수가 높은 A가 인공지능이라고 판단하는 건 살짝 상식에 어긋났다. 하지만 A의 점수가 잘 나온 건 이미지나 숫자에서 패턴을 찾는 문제에서 B보다 하나 더 맞췄기 때문이었다. 패턴을 찾아내는 일은 인공지능 골드가 잘 수행하는 작업이었다.
반면 감정이나 마음을 읽어야 하는 문제에서는 A가 B보다 못했다.
사람은 어린 시절 어린이 놀이터나 유치원과 같은 곳에 다닐 때부터 다른 사람의 사고나 감정, 행동과 그 이유를 추론하기 위해 학습한다.
그것이 사회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적인 교류가 부족해지면 그것 자체로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외부와 교류를 하지 못하게 되면 자폐라고 하니 말이다.
요즘은 마음 이론이라는 학문으로 발달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분야였는데, 처음엔 심리학에서 다뤄졌다. 지금은 인공지능 연구에도 쓰이는 학문이었다.
-A와 B의 정체가 공개됩니다.
3, 2, 1로 빠르게 떨어지는 초읽기와 함께 이미테이션 게임의 채팅 창에 익명으로 가려져 있던 각자의 얼굴이 떴다.
A의 채팅 창에 뜬 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영식이의 얼굴이었고, B의 채팅 창에 뜬 것은 인공지능 골드의 아이콘이었다.
“영식이 네가 A였다고?”
-그래! 그걸 몰랐어? 내가 점수도 더 높잖아!
화상 속 영식이는 유재원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럼 감정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는 왜 골드보다 못한 거야?”
특히 인지 능력 테스트 중에 제일 먼저 나온 퍼런 거탑 영상 클립의 비슷한 욕에 담긴 다양한 의미 해석 문제에서 영식이가 낸 답안지는 골드보다 빈약했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구.
영식이의 항변이었다. 하지만 유재원은 고개를 저었다. 군 전역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녀석이 이렇게 빈약한 답안지라니.
그러다가 유재원은 문뜩 영식이가 상당한 특혜를 받아서 근무했을 거라는 결론이 나왔다.
군대를 빼는 것만이 특혜인 게 아니라, 꿀보직을 받는 것도 특혜라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영식이가 ID 그룹의 최상급 임원이라는 것도 다 알려진 상태였다. 계룡대 전산실에서 영식이를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작자는 진급을 포기해 버린 간부 한 명 말고는 없었다. 심지어 그 간부도 유재원이 직접 면회를 간 다음부터는 태도가 확 달라져 버렸다고 했다.
반면 유재원의 경우 이번 생엔 면제였지만, 전생의 경우 최전방에서 구르고 굴렀다. 게다가 최전방은 내무실 분위기가 좋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유재원이 속했던 부대에는 내부부조리는 물론 폭력까지도 있었던 곳이었다.
-하여튼, 결론이 이러면 인공지능 골드가 튜링 테스트 통과한 거지?
“응, 뭐, 그렇다고 봐야지.”
-그럼, 우리 ID 그룹이 세계 최초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을 만들었다는 거잖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침울했던 영식이는 이번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튜링 테스트 공인 인증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누구나 해 볼 수 있는 테스트였다. 게다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해서, 이제부터는 강인공지능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다만, 인공지능의 지능 수준이 사람에 비견될 정도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 정도는 되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면 유재원이 그렇게도 고대하는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물론 튜링 테스트의 의미를 일부러 과소평가할 이유도 없다.
제2의 골드를 만들겠다고 인공지능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이나 전 세계의 기업 중에는 튜링 테스트 통과만을 위해 애쓰는 곳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특별히 세팅해 놓은 문제만 학습해 놓은 다음,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이라면서 비싸게 팔겠다는 것이었다.
-튜링 테스트 통과를 공표할 거야?
-다들 이번 업그레이드로 인공지능 골드의 지능이 얼마나 올랐는지 궁금해해. 그런 상황에서 튜링 테스트 통과를 공표하면 난리가 날 거야!
영식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덕분에 유재원도 생각이 깊어졌다.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는 건 쉽다. 하지만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검증을 하겠다고 달려드는 게 문제였다. 튜링 테스트는 지금 유재원이 했던 것처럼 아주 간소하게 세팅을 해놓을 수 있었다.
유재원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잠깐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3분이나 지났다.
“당연히 해야지!”
튜링 테스트가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의미가 매우 다르긴 해도, 최초 통과 타이틀을 괜히 다른 업체들에게 넘길 이유는 없었다.
몇 가지 보완 작업을 거친 다음 발표를 한다면 문제없을 것 같았다.
“일단, 인공지능 골드의 업그레이드 공지를 올려. 지금부터 모든 인공지능 골드의 어시스트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지원될 거라고 알려드려. 그리고 업그레이드의 세부 목록은 며칠 후에 공식 발표할 거라고 하고.”
-OK!
“다만 튜링 테스트 통과 발표는 좀더 테스트를 해보고 하자. 우리는 핵심 관계자라서 주관이 들어가 있으니, 완전 제3자를 모셔와서 제대로 해보자고.”
유재원의 지시를 받은 영식이는 바로 공지를 작성했다.
서비스 정상화 공지만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기다렸던 소식이었다.
그렇게 영식이와 통신을 마친 유재원은 기지개를 켰다. 하지만 아직 서재를 떠날 수는 없었다.
기술적 특이점이 이제 코앞까지 왔기에, 중요한 선택을 해야 했던 탓이다. 바로 인공지능 골드의 코어 마인드 설정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우연 속에서 강인공지능이 탄생된다면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될지, 매트릭스의 제로원이 될 가능성을 0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애써 만든 골드가 인류의 적이 되는 일은 막기 위해서는 그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을 절대불변한 진리가 담긴 코어 마인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공의 의지가 생성이 된다면 논리폭탄이니, 지능형 바이러스하는 공격에도 무적일 것이다.
코어 마인드 설정은 매우 철학적인 문제였지만, 회귀를 전부터 준비했던 유재원이었기에 생각하고 있는 답은 있었다.
생각을 정리한 유재원은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며칠 후,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과 밀접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인공지능 골드, 세계 최초 튜링 테스트 통과.
-100번의 테스트 중 92회 통과.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었지만, 인공지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업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이후 흐름은 유재원이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수많은 이들이 검증을 해 보겠다고 인공지능 골드에 튜링 테스트용 문제를 쏟아냈다. 케이블 방송의 경우에는 전문가를 섭외해서 직접 인공지능 골드와 맞대결을 시켜 보기도 했다.
순수하게 학술적인 검증을 해 보려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인공지능 골드의 명성에 상처를 내보려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이 실시하는 튜링 테스트에서도 골드는 확실하게 통과했다. 설사 사람에게는 미리 문제지를 공개시켜 놓고 하는 불공정한 테스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냈다.
애초에 꼼수가 아니라 제대로 학습된 지능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것이었기에, 테스트의 세팅이 어떻든 인공지능 골드는 강력한 능력을 발휘했다.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인공지능 골드의 신경망이 1,000배 이상 고도화.
-다이아몬드 반도체의 힘!
-ID 테크놀로지, 자사 클라우드 시스템 전체를 다이아몬드 반도체로 모두 교체할 것이라 공시.
-ID 테크놀로지, 강화된 인공지능 골드의 어시스트, 모두에게 제공.
이후 부각된 이슈는 다이아몬드 반도체와 전문가용 인공지능이었다.
이번 인공지능 골드의 업그레이드는 누가 보더라도 다이아몬드 반도체의 힘이었다.
강력한 CPU와 어마어마하게 빨라진 램 덕에 연산 능력이 대폭 상승했다. 그런데 현재의 상태도 아직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지 않았다.
현재의 성능은 그저 x86 아키텍처의 범용적인 성능만으로 달성한 것이었다. 여기에 추가할 수 있는 또 다른 칩이 있으니, 인공지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벡터 연산 전용 TPU였다.
현재 TPU와 GPU는 ID 일렉트로닉스의 대전 공장 실험실과 TSMC에서 생산 중이었다. 다이아몬드 반도체 분야에서 ID 일렉트로닉스는 CPU와 램을 TSMC는 GPU와 TPU를 생산하기로 합의가 된 것이었다. 물론 무조건 GPU와 TPU만 강제하는 건 아니다. 계약된 물량이 있고, 그 물량을 처리하고 남은 만큼, TSMC는 다른 팹리스 업체의 의뢰를 받을 수 있다.
TSMC에 할당된 물량이란 당연히 ID 클라우드 서버를 모두 다이아몬드 반도체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필요한 수량이다.
빠르면 1년 내에 해결할 수 있고, 이후에는 어떤 의뢰를 받아도 관여치 않는다. 설사 인텔이 의뢰를 준다고 해도 말이다.
TSMC의 영업 이익 중 반이 라이선스 비용으로 처리되니 말이다. 크게 보자면 반도체 사업은 유재원의 손아귀에 완전히 들어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렇기에 다이아몬드 반도체 기술은 TSMC로는 라이선스 계약서에 유재원과 모리스 창의 사인이 들어가는 날, 즉각 전수가 시작되었다.
ID 일렉트로닉스의 실무진이 직접 TSMC로 가서 라인 전체를 개조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라인을 구성하는 장비들의 소프트웨어 세팅과 투입될 원료를 구성해 주기도 했다.
TSMC의 기술자들은 뒷방으로 밀려났고, ID 일렉트로닉스의 실무진이 TSMC의 장비들을 직접 조작했다. 덕분에 TSMC에서 자랑하는 기가 팹에 TSMC의 기술자보다 ID 일렉트로닉스의 실무진의 숫자가 더 많아지는 주객전도가 일어났다.
더욱이 TSMC와 오랫동안 거래했던 원료 공급 업체들이 다이아몬드 반도체 공정을 위한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 비율은 1/3 이하였다.
초고순도탄소분자부터 N9불화수소가스와 같이 다이아몬드 반도체 생산에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훨씬 정밀한 원료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롭게 TSMC와 계약한 업체들은 모두 한국 소재 기업이었다.
ID 일렉트로닉스의 시작부터 함께해 왔던 중소기업들은 이제 준대기업이라고 해도 될 만큼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게 되었다. 여기에 TSMC까지 그들의 거래선이 되었으니, 진짜 대기업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골드가 돌아오니 이제야 살 것 같다.
-진짜 빨라졌는걸!
-더 똑똑해졌다는데, 나는 차이를 모르겠다.
인공지능 골드의 어시스트 없이 하루를 살아야 했던 사람들은 장애가 풀리고 나서 한숨을 돌렸다.
그 와중에 여러 가지 말들이 나왔다.
성능이 향상된 것을 체감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워낙 이전 버전의 골드도 완성도가 높았기에 그 차이를 바로 알아차리는 건 소수였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접하면서 업무를 봐야 하는 QA 부서 사람들은 업그레이드 체감이 확실히 되었다.
QA 부서에 연락을 해 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장애나 불만이 있는 고객들이었다. 기본적으로 화가 난 상태였다. 그런 사람들은 매크로 답변 대신 본인의 불만을 확실히 해소해 줄 수 있는 진짜 사람 관리자를 찾았다.
그나마 인공지능 골드가 먼저 고객과 응대를 하면서 장애에 대한 분류와 욕에 대한 필터링이 이뤄진 덕에 QA 부서 사람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크게 내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을 찾는 고객들은 많았다.
그런데 어제부터 그 비율이 현격하게 줄어든 것이었다.
일단 골드의 목소리부터 훨씬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변했고, 고객을 대응할 때에도 어지간해서는 사람과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사람 나오라며 생떼를 부리는 불량 고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QA 부서는 훨씬 안정적으로 변했다.
더구나 인공지능 골드가 서비스 중단이 되어 악몽과도 같은 옛 시절로 복귀했던 게 어제였으니 그 차이는 극과 극으로 느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관점과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연구 개발 부서에서도 골드는 서서히 능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인공지능 골드를 얼마나 광범위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가 실감 날 것이고, 인공지능 골드는 보다 더 기업이나 조직의 역량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이다.
같은 시간.
유재원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스케줄을 위해 움직였다.
ID 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발표했던 비장의 신약 프로녹티스의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종합 발표, 그리고 3상 계획 설명회였다.
발표회는 여의도 드림 스타디움의 한쪽에 마련된 종합센터였다. 유재원이 샀던 여의도 땅에는 드림 스타디움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라, 부대시설도 함께 들어섰다. 그중 하나가 종합센터였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사람들이 찾아와서 쇼핑과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고, 그중 한 층이 기업이나 단체에 대여도 해서 각종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벌써 매스컴에서 나온 취재진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실시되었던 임상 2상 시험의 결과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에겐 다 알려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ID 그룹 내에서는 철통 보안인데, 식약청이나 FDA 쪽으로 자료가 넘어가게 되면 정보의 유출은 시간문제였으니 말이다.
잔뜩 흥분 상태인 매스컴 취재진의 얼굴에서 볼 수 있듯, 임상 2상은 대성공이었다.
임상 2상에서 검증되는 건 약효였는데, 위약을 먹은 비교군과 대비해 실제 프로녹틱스를 복용한 사람들은 90%의 발모 효과를 보았다. 그것도 모발이 어설프게 몇 가닥 좀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일반인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풍성하게 자랐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니다.
임상 2상에서 발모 효과가 확실히 증명되었는데, 그와 비견되는 또 다른 약효도 발견된 것이었다.
면역력 개선에 탁월한 효과였다.
얼마나 강력하면 대표적 면역질환인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도 효과를 보일 정도였다. 기존의 아토피 치료제와 다른 방식으로 아토피에 효과를 보일 때부터 가능성을 보았는데, 그 실체가 임상 실험을 통화 확인된 것이다.
-ID 그룹, 유재원 회장과 바이오로직스 장재진 박사입니다.
약속 시간이 되자 유재원은 풍성한 머리칼을 자랑하는 장재진 사장과 함께 준비된 단상에 올랐다.
그 모습을 찍기 위해 대포처럼 커다란 카메라에서 플래시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터졌다. 준비된 단상이 몇 초간 백색으로 물들 정도로 엄청난 플래시 세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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