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910화 (910/1,007)

886회

흥망성쇠(Rise and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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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방문해 주신 관람객 여러분께 안내드립니다.

-5분 후, 유재원 ID 그룹 회장이 메인 스테이지에서 퓨처 액세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시작합니다.

로비의 대형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에 한 번 넋을 놓았고, 로비를 넘어서면 보이는 보석 궁전의 모습에 2차로 넋이 나간다.

올해의 테마는 보석, 그중에서도 다이아몬드라는 걸 확실하게 인테리어로 알려주는 공간이었다. 판매대부터 각종 체험 부스와 ID 그룹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역사관까지도 보석 궁전이란 테마로 만들어져 있었다.

판매대부터 체험 부스까지 아직은 다 닫힌 상태였다. 기조연설에서 관련 아이템의 소개가 끝나면 그때부터 신제품을 만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제일 먼저 손에 쥐고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욕심으로 유튜버들이 줄을 섰다.

촬영팀과 수행 인원을 우르르 몰고 다니는 대형 유튜버의 경우에는 직원이 대신 줄을 섰지만, 소규모 유튜버는 본인이 직접 섰다.

반면 최성회는 바로 메인 스테이지로 직행했다.

잠금 상태의 체험 부스를 지금 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번 IDDC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유재원이었다.

더욱이 최성회는 아주 운이 좋게도 메인 스테이지에서 비교적 앞줄, 그것도 중앙에 가까운 곳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물론 ID 그룹 측에서는 최성회와 같은 일개 유튜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많은 카메라를 동원하고, 훨씬 더 좋은 화질로 스트리밍을 할 거다. 그래도 현장감이라는 게 또 달랐다.

유재원 회장이 뭔가를 발표할 때 객석의 반응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해도 좋은 콘텐츠였다.

-3분 남았습니다.

최성회는 일찌감치 메인 스테이지에 도착해 본인의 자리에 앉아서 세팅까지 끝내 놓았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 중인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 숫자는 900명. 평소 게임 방송을 할 땐 이것보단 많았는데, 지금은 평균보다 300명 정도는 적다.

그 300명은 IDDC 오피셜 채널에 접속하고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대신 채팅창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1분 남았다는 문구는 아나운서의 목소리 대신 메인 스크린의 화면에 표시되었다. 30초부터는 초읽기가 시작되었고, 눈 깜짝할 사이에 10초 이내로 떨어졌다.

마침내 0이 되자 메인 스크린의 화면이 바뀌었다.

처음 등장한 건 ID 그룹의 로고였다. 그러면서 마스코트인 연두색의 귀여운 안드로이드 로봇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등장한 건 알파벳 C.

웬 알파벳이냐 싶었는데, 석탄으로부터 시작해 흑연, 유기물, 원유, 각종 플라스틱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C라는 건 탄소의 원소 기호 C를 의미한다는 걸 보여줬다. 그렇게 쏟아지는 탄소 동위체 중에 드디어 다이아몬드가 나왔다.

브릴리언트컷으로 이뤄진 찬란한 다이아몬드가 등장했고, 최첨단의 반도체 공장의 모습이 곧 이어졌다.

다이아몬드 반도체 공정을 빠르게 훑으면서 검은색 탄소 입자가 다이아몬드 반도체가 되는 모습을 감각적인 사운드와 함께 숏 무비와 같은 형식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다만 최성회와 같은 일반인에겐 그저 감각적으로 편집된 멋진 인트로 영상이구나 싶지만, 옆에 앉은 반도체 전문가가 보았을 때에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탄소를 다이아몬드로 바꾸는 건 어마어마한 압력과 온도를 줘야 가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로 2나노미터짜리 미세 공정의 반도체를 만드는 건 불가능 그 자체다.

탄소를 다이아몬드로 바꾸면서 동시에 회로도까지 형성하고 있으니,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현실인가 싶었다.

영상이 끝나고 메인 스테이지의 무대가 밝아지자 거기에는 정장 차림의 유재원이 있었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 세례를 받으며 유재원의 역사적인 기조연설이 시작되었다.

“작년 10월이었나요?”

유재원은 작년 가을에 있었던 청문회로 운을 띄웠다.

“그때를 생각하면 살짝 민망해집니다.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청문 위원들께 제 실력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못을 박았나 싶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제가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서 생전 처음으로 단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제 모든 걸 걸고 임했지요.”

다이아몬드 반도체의 개발 비화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만약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오늘 이 자리에 당당히 서 있진 못했을 겁니다. 지금 고백을 하자면 이번만큼 막대한 압박감을 느껴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천만다행히도 저를 도와주신 수많은 분들 덕에 여러분께 당당히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재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금 환호성이 터졌다.

다이아몬드로 반도체를 만드는 핵심 이론과 실제 기술은 모두 유재원에게서 나왔지만, 시범 생산까지 성공하는 것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었다.

“여기 메인 스테이지에 들어오기 전 로비에 설치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로 프로젝트 2077의 티저 영상은 다들 보셨지요?”

다들 한목소리로 “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2077 트레일러는 이미 유튜브에도 공개가 된 상태였다.

그와 함께 격론이 시작되었다. 영화냐 게임이냐부터 단순한 컷신이다, 인게임 그래픽도 이럴 거다 하는 식이다.

사실이 무엇이든 논란이 터질 수밖에 없을 만큼, 트레일러에 담긴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는 단숨에 전 세계의 사람들을 매혹했다.

“프로젝트 2077은 오픈 월드 액션 RPG 게임으로 TRPG 게임인 사이버펑크 2020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2020년으로부터 다시 57년이 지난 2077년 가상의 도시 나이트시티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지요.”

본래대로라면 위처라는 게임으로 세계적 게임 개발사에 오르는 CDR에서 만들 게임이었다. 문제는 본인들의 능력 이상으로 결과물을 약속했고, 끊임없이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부추기면서 발매 연기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발매 연기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터졌고, 2020년 겨울에서야 겨우 발매했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 속에서 뚜껑을 열어 보니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나왔다. 진행 불가 버그가 연달아 터졌고, 최적화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오픈 월드 게임으로 약속했던 것들은 거의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유재원도 회귀 전에 부푼 기대감으로 사이버펑크 2077을 직접 구매했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라 게임을 원만히 돌릴 수 있는 최상급 스펙의 PC도 직접 조립해 놓았다. 게임 구매 비용보다 시스템을 꾸미는 데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갔다.

그런데 게임이 문제투성이였다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게임이 또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다. 진행은 엉망이고 부족한 점투성이였는데도 재미는 있었다. 그래서 더 열이 받았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했다.

이번에는 ID 그룹이 직접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올해 봄부터 ID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적 자원을 투자할 예정이고, 프로젝트 테크 매니저로 ID 소프트웨어의 존 사장을 임명했고, 제작 전체를 책임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저 유재원이 직접 책임지고 있습니다.”

유재원은 처음부터 프로젝트 2077을 맡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 유재원의 일이 점점 커지게 된 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그래픽 라이브러리인 글라이드 X에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기능을 추가하면서부터였다.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을 추가하면서 데모로 넣은 2077년도 대도시의 모습에 ID 엔터테인먼트 소속 개발자들 모두가 입이 떡 벌어졌다. 주요 건물 몇 개는 유재원이 모델링을 했지만, 나머지는 ID 테크엔진에 각종 리소스를 제공하는 서드 파티 업체의 모델을 유료로 구매해 넣은 것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평범한 건물들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요소들이 모이고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을 선보이기 위해 네온사인과 홀로그램, 크롬과 금속이 가득한 미래의 도시 분위기를 연출하자 느낌이 확 달라졌다.

거기에 매료된 사람들 중에는 ID 소프트웨어의 존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직접 게임을 제작하기보다는 ID 테크엔진을 유지 보수하고, 보다 나은 기능을 추가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던 ID 소프트웨어였다.

ID 테크엔진의 누적 판매액이 게임 소프트웨어의 누적 판매 금액의 수십 배에 달했으니, 주객의 전도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런 생활에 만족하던 존은 유재원이 만든 2077년대 대도시를 보고 잠들어 있던 게임 개발자의 본능이 살아났다.

이뿐만이 아니라 ID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개발자 중 상당수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블리자드나 파이어 피스트 게임즈 등등에서도 많은 지원이 쏟아졌다.

참가하고 싶은 개발자들은 다 모이라고 했고, 프로젝트 팀이 빠르게 구성되었다. 프로젝트 2077이라는 가제에서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중구난방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지만, 하나하나가 대단한 천재들이었다. 그들에게 올바른 개발 방향을 알려주는 유재원까지 더해지자, 불과 4개월 만에 오늘 공개된 트레일러를 완성할 수 있었다.

“100% 인게임 그래픽입니다. 게임이 출시된다면 트레일러 같은 수준 아니면 그보다 더 향상된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약속드립니다.”

유재원의 말에 메인 스테이지의 사람들이 다시금 환호성을 터트렸다.

게임! 게임이란다.

트레일러와 동급 아니면 그 이상의 퀄리티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니. 게이머들은 다들 만세를 부르고도 남았다.

“다만, 완벽한 화질의 프로젝트 2077을 즐기기 위해서 필요한 시스템은 이제까지 나왔던 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요구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누구나 유재원의 다음 대사를 유추할 수 있었다.

“CPU와 RAM 그리고 GPU까지 다이아몬드 반도체로 이뤄진 차세대 PC만이 프로젝트 2077을 완벽하게 구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시스템 사용자들을 위한 레거시 옵션을 제공할 테지만, 경험의 수준 차이는 극명하게 나뉘게 되겠지요.”

실시간으로 돌리는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은 기본이고 NPC와 주요 적대 캐릭터들에는 범용에 가까운 인공지능도 적용될 것이다. 정해진 룰이나 분기점에서의 고정된 대사가 있겠지만, 게이머와의 피드백은 여타 다른 게임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차원이 달라질 거다.

“다이아몬드 반도체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드디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다이아몬드 반도체가 공개되었다.

아주 어이가 없게도 유재원은 실물 다이아몬드 반도체 칩을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냈다.

안주머니에서 나온 손에는 가로 2cm, 세로 3cm의 자그마한 크기의 얇은 크리스털 조각이 들려 있었다.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져 있었고, 앞면과 뒷면은 겉으로 봐서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카메라 칩만을 커다랗게 비추자 비로소 ID그룹의 로고와 DM12라고 음각된 글자들이 보였다. 또한, 칩 중앙 부분에 반도체 다이 부분은 확연히 반짝이면서 다이아몬드라는 걸 보여주었다.

“차세대 모바일 AP인 DM12입니다.”

2011년식 안드로이드 Z1 스마트폰에 쓰였던 M11 모바일 프로세서에서 한 발 더 진보한 M12의 다이아몬드 반도체 버전이다.

“기존의 M11 프로세서가 빅코어 4개 리틀코어 4개에 GPU와 메모리 컨트롤러, 모뎀이 통합된 버전이었다면, DM12는 빅코어 8개와 ATI의 라데온 GPU와 메모리 컨트롤러, 그리고 4G LTE 모뎀이 통합된 올인원 반도체죠.”

ID 그룹이 보유한 최신 반도체 기술력을 꾹꾹 눌러 담은 최신의 칩이 지금 유재원이 선보이는 DM12 칩이었다.

패키징 작업을 할 때 단가를 위해 기존 칩처럼 세라믹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멋을 위해 강화 수지로 할 것인가 고민이 있었다. 결과는 지금 보는 것처럼 강화 수지였다. 보드에 설치가 되면 안 보일테지만, 임팩트를 위해서 생산 단가 상승을 감수했다.

DM12에서 딱 하나 아쉬운 건 통신용 모뎀이 4G LTE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5G 무선 통신 기술은 이미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실 작년 IDDC에서 5G의 맛보기 서비스가 살짝 있었다.

아틀라스 로봇과 증강 현실로 연결된 전용기 파일럿이 원격으로 비행기를 몰았던 바로 그 퍼포먼스였다. 당시에도 상당히 성숙된 상태였던 차세대 무선 통신은 5G라는 이름으로 완성되었다.

문제는 무선 통신사들의 중계기 보급이었다.

28GHz 대역까지도 지원하는 진짜 5G 중계기는 이제 겨우 도입하는 단계였기 때문이다.

5G 중계기는 ID 테크놀로지에서만 출시 중이었는데 가격과 커버리지 영역이 문제였다. 가격은 4G보다 훨씬 비싸졌는데, 커버리지는 좁아진 탓에 통신사들이 도입에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4G LTE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문제다.

기술은 준비되었는데 시대가 따라주지 않는 탓에 DM12 모바일 프로세서의 모뎀은 4G LTE가 되었다.

“성능은 직접 보시죠.”

유재원은 자신만만하게 성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3개의 기기가 메인 스크린에 동시에 등장했다. 2012년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Z2, 안드로이드 패드 그리고 일체형 뉴에그 PC였다.

이제까지 뉴에그 PC는 인텔과 AMD의 칩을 사용한 대표적인 퍼스널 컴퓨터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바일 프로세서인 DM12 칩으로 과감하게 CPU를 전환한 것이었다.

CPU를 인텔이나 AMD의 모델로 교체하는 건 큰일이 아니었다. 과거의 소스 코드를 그대로 실행할 수 있었고, 양대 제조사의 특성을 타는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호환성 패치 정도로 해결되었으니 말이다.

반면 아키텍처가 완전히 다른 모바일 AP를 채용했다는 건 큰 도박이었다. 유재원은 이를 소프트웨어적인 수단으로 해결했다. 가상 머신을 구동해서 PC용 프로그램을 구동하도록 한 것이다.

가상 머신은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해결책이지만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제약이 있었다. 그럼에도 유재원이 이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퍼포먼스 문제를 하드웨어의 깡성능으로 눌러 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뉴에그 PC에서 구동된 시네벤치 프로그램으로 증명되었다.

-56.22

메인 스크린에 점수가 뜨자 그 넓은 메인 스테이지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여기에 찾아올 정도의 사람이라면 사전 정보는 미리 다 파악을 한다. 다이아몬드 반도체 논문이 공개되었을 때, ID 그룹에서 공시한 자료와 짤막한 동영상도 다들 기억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작년도 AP인 M11의 다이아몬드 버전 XD-M11의 점수가 20.55점이라는 걸 다들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 정도 수준의 성능이 나올 줄 알았는데, 거기에서도 2배를 훌쩍 넘은 점수라니.

여기엔 비밀이 있다. 빅리틀 구조였던 칩을 빅코어 일색으로 바꾸었고, 클럭당 처리 능력도 개선해서 성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렸다. 덕분에 일반 실리콘 버전의 M12 칩도 같은 벤치마크에서 7점대의 점수가 나올 정도였다. 이걸 다이아몬드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하자 7점이었던 것이 56점으로 8배나 더 치솟아 올랐다.

뒤늦게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졌다.

이 정도 점수를 인텔이나 AMD에서 뽑아내려면 단일 칩으로는 불가능하다. 서버용 멀티코어 CPU를 여러 개 동시에 연결을 해야 겨우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강력한 성능의 칩을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다니.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유재원의 말은 아직 다 끝난 게 아니었다.

“참 아쉬운 건,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생산 공정을 다이아몬드 반도체 생산 공정으로 바꾸는 데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안정적인 양산까지는 적어도 10개월은 더 필요하죠. 그렇다고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고대하고 계실 고객님들을 위해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정책을 고안했습니다.”

드디어 대중에게 퓨처 액세스 정책이 공개되었다.

턱없이 부족한 수율이라도 공격적으로 찍어내면서 확보한 물량이 현재 500만 개. 원래 예상했던 450만 개보다 50만 개가 늘었지만, 모두가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원하는 지금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숫자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퓨처 액세스라는 한정판이었다.

1년 일찍 다이아몬드 반도체를 사용하는 대신 3배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계산법으로 DM12 칩이 탑재된 2012년형 안드로이드 Z2의 가격은 2,499달러가 되었다. 같은 칩이 쓰인 일체형 PC 뉴에그도 마찬가지로 3배 비싼 6천 달러가 매겨졌다.

메인 스크린의 뉴에그 PC에 6천 달러라는 가격이 뜨자 객석에서 웅성거림이 커졌다. 생각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객석의 사람들이 당황한 모양이었다.

유재원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객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올지도 모른다는 각오도 했다.

성능도 놀랍게 향상되었지만, 가격도 3배나 올랐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쏟아질 줄 예상은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즉각 일어난 객석의 반응은 유재원의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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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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