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879화 (879/1,007)

855회

셔먼 액트(Sherman 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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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율 71%.

“이게 이렇게 되네!”

유재원은 71이란 숫자에 살짝 놀랐다.

71%가 무슨 수치냐 하면 라이프 리워드 시스템의 Z코인 이용 통계였다.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10만 명씩,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Z코인이 보내졌다. 대상자 선정은 ID 테크놀로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애드센스와 N페이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ID 그룹의 전자 상거래, 간편 결제의 점유율은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ID 그룹의 독주를 걱정하는 기사들이 괜히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압도적인 점유율을 통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건 물론이고,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마케팅도 전개할 수 있었다.

심지어 소비자들 개개인의 가처분 소득의 수준도 유추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1등부터 마지막까지 줄을 세울 수도 있었다.

라이프 리워드는 하위 80~100%에서 10만 명씩 뽑았고, 이벤트에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보냈다. 의외인 것은 메시지를 받고도 수락하지 않은 사람들이 100명 중 9명은 된다는 점이었다.

라이프 리워드의 인지도는 0이었고, 최근 피싱 사기가 정교해지면서 경계심이 커진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하여튼, 20만 명에게는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중 하나를 수령할 수 있는 QR코드 기프트콘과 함께 50~200개 정도 되는 Z코인이 전송되었다.

전송작업이 끝났을 때, 유재원의 Z코인 잔고는 8억에서 7억 7,900만개로 줄어들었다. 총 2,100만 개의 Z코인이 소모된 것이다.

사전 동의된 약관에 따라 이렇게 전송된 Z코인들을 어디에 쓰는지 통계를 내는 중이었는데, 해당 데이터에서 눈길을 사로 잡는 대목이 회수율인 것이다.

지급 밭은 Z코인을 ID 그룹 내부의 서비스와 상품으로 소모하는 비중이 반 이상이라니.

이중에서도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역시나 P마켓이었다.

숟가락부터 초대형 부동산까지, 어지간한 품목은 죄다 구비하고 있는 P마켓이니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사업장 비중이 미미한 것도 아니다. ID 플래그십 스토어도 10%나 되고 N페이를 받는 일반 상점에서 쓴 비율도 컸다.

Z코인을 죄다 현금화해 버려서 추적하기 불가능해진 경우를 빼면 상당한 비율로 유재원에게 되돌아왔다.

유재원의 입장에서만 보면 라이프 리워드 시스템을 통해 완벽한 돈세탁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중국 사람들이 열심히 돈을 모아서 비트코인을 하기 위해 유출된 거대한 자금은 비트맥스와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지나서 Z코인으로 바뀌었고, Z코인은 라이프 리워드 시스템을 통해 뿌려진 다음 유재원에게 다시 돌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깐 생각을 해 본 유재원은 김대석 비서실장에게 암호화폐 동향에 관한 리포트와 Z코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기한은 언제까지입니까?

“상세한 정보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오늘 퇴근하기 직전까지만 해 주시면 좋죠. 분량은 A4 2장 정도면 되고요.”

-예, 회장님! 바로 작업 시작하겠습니다.

언제나 든든한 김대석 비서실장의 대답이었다.

상세한 보고가 필요 없다는 이유는 그저 본인의 생각이 현실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비슷한 시각.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에 자리한 비즈니스 빌딩은 성공의 상징이었다.

90년대만 해도 저렴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리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반쯤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미국서 가장 높은 집값의 상승률을 보인 곳이 바로 이곳이었으니 말이다. 작은 방 하나의 월 임대료가 3,000~4,000달러라는 건 이미 유명한 일이었다.

신입 연봉으로 5~6만 달러씩 받아도 월세 좀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을 정도라서, 중고 캠핑카를 사서 집처럼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런 살인적인 부동산 가격을 자랑하는 팔로알토에서 가장 거대한 빌딩의 전체를 쓴다는 건 성공했다는 말과도 같았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이었다.

팔로알토의 큼지막한 빌딩 전체를 쓰고, 그것도 모자라서 확장을 위해 새로운 본사 건물을 근처에 지어 올리고 있었다. 건물의 진입로에 커다랗게 박힌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추천 마크는 유명한 상징물로 자리를 잡았다.

“마크! 이것 좀 보라고!”

그런 페이스북 빌딩의 최상층에 자리한 사무실은 지금 한바탕 소란이 일고 있었다. 마크라는 이름을 크게 부른 사람은 에두아르도 세버린으로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였다.

“또, 무슨 호들갑이야?”

에두아르도의 호출에 툴툴거리면서 나타난 마크는 당연하게도 다른 공동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였다.

원래대로라면 페이스북 창업 직후 의견 충돌로 크게 갈라서게 될 둘이었지만, 유재원에 의해 실리콘 밸리의 역사가 크게 뒤틀리게 되면서 에두아르도 세버린과 마크 저커버그는 지금까지도 함께 페이스북을 운영 중이었다.

둘이 갈라서게 되는 원인은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 때문이었다.

서버 증설 등으로 나가야 할 돈은 줄줄이 쌓여 있는데, 수익 모델은 변변찮은 탓이었다. 그렇기에 광고 배너라도 걸자고 했던 게 에두아르도였고, 그런 지저분한 광고 따위가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어지럽히는 게 싫었던 마크 저커버그는 한판 크게 싸우고 갈라서게 되었다.

그런 둘이 2011년인 지금까지도 함께 하고 있던 건 유재원에 의한 뒤틀림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톡톡을 통한 SNS가 대성공을 했고, 광고 배너를 도배하지 않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증명이 되었다. 유명세를 돈으로 치환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이었다. 이를 통해 벌이는 다양한 수익 모델은 광고 배너를 거는 것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2등 SNS인 페이스북도 창업 후 불과 2년도 안 되어 손익 분기점을 넘어설 정도로 돈이 들어왔다.

여기에 SNS가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투자자들도 투자를 제안했다.

톡톡은 든든한 모기업 때문에 외부 투자 따위는 필요 없었기에, 페이스북의 문을 두드리는 투자자들이 훨씬 많았다.

덕분에 돈 때문에 싸우지 않아도 되었던 에두아르도 세버린과 마크 저커버그는 지금도 한 사무실에서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성향이 크게 다른 둘인 만큼,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다. 현실적인 에두아르도와 이상적인 마크 사이에는 늘 충돌이 있었다.

“응? 이건.”

별일 아니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얼굴의 마크였다.

그렇지만 모니터에 뜬 걸 집중해 보기 시작하자 표정이 확 달라졌다.

“라이프 리워드?”

그것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라이프 리워드 후기였다.

유재원은 라이프 리워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면서 대상자들에게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았다. 그저 Z코인의 사용처에 대한 확인과 만족감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 정도였다.

일부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수령한 Z코인을 암호화폐 거래소나 N포인트 앱을 통해 죄다 현금으로 바꾸더라도 제약은 없었다.

반대로 영리한 부류는 라이프 리워드의 약관에 담긴 유재원의 의도를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리워드로 받은 Z코인 덕에 숨통이 트인 본인의 상황이나, 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피드백을 자발적으로 올렸다.

영리한 소비로 본인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었고, 커뮤니티에 후기를 남기라는 말도 없었는데 후기까지 썼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프 리워드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이러한 기록을 간편하게 남길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영리한 사람들은 확신을 얻었다.

그렇다고 해서 평소 원하는 게 있던 물건을 사거나 술과 담배 같은 기호품을 사는 데 탕진한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잔소리를 늘어놓지도 않았다.

시범 운영하는 기간 동안 일단 선정이 된 사람들에게는 정해진 리워드가 규칙적으로 지급될 예정이었다. 다만 유재원이 숨겨놓은 의도를 파악하고 생산성이 있는 활동을 한 사람들의 경우 지급되는 리워드의 크기가 점점 불어난다.

라이프 리워드와 대상자들은 1:1로 연결되니 이 사실을 초반엔 모르겠지만, 인터넷 후기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들 알게 된다. 그러면 대상자들의 Z코인 사용 행태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에두아르도가 인터넷을 하다가 본 것이 바로 영리한 사람들이 올린 라이프 리워드의 후기였다.

“ID 그룹 차원의 프로모션인가?”

마크 저커버그는 프로모션을 운운하면서도 뭔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뭘 광고하는 거지?”

그도 그럴 것이 후기만으로는 유재원이 시작한 라이프 리워드의 목적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프 리워드라는 사이트에 접속을 해 봐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로그인 화면만 덩그러니 떠 있었고, 그 어떤 광고 영상이나 홍보 문구가 없었다.

“아무래도 뭔가 신박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바람을 잡는 모양새야. 그런데 문제는 말이지, 돈을 뿌려서 이목을 끌고 있다는 거지.”

“돈이라고?”

마크의 표정이 더욱 달라졌다.

“여기 이 사람의 후기를 봐. Z코인을 무려 62개나 받았대. 심지어 안드로이드 Z1도 덤으로 말이지.”

“안드로이드 Z1이 덤이라고?”

“그래! 지금 Z코인 시세가 1개당 26달러쯤 한다고. Z1이 899달러고, Z코인은 1,612달러어치나 되는 거니까. 메인은 Z코인이고 스마트폰은 덤이지.”

에두아르도가 새롭게 띄운 웹 브라우저에 떠 있는 후기는 대학생 전도훈이 작성한 것이었다.

Z코인을 받아서 치킨을 시키는 사진도 있었고, QR코드 기프티콘을 가지고 ID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서 실제 상품으로 교환한 후기도 있었다.

당연히 한글로 작성된 후기였지만, 차세대 번역기가 대중화된 이후로 웬만한 언어의 장벽은 사라진 상태다.

특히 한글과 영어의 번역 품질은 차세대 번역기가 제공하는 번역 서비스 중에서도 최상급이었다. 양국의 인터넷의 은어나 신조어까지도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해 주었다. 또한, 검색 엔진의 데이터베이스까지도 통합해 운영 중이었기에 미국인인 에두아르도가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전도훈의 후기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후기들이 한둘이 아니야! 무작위로 엄청난 돈을 뿌려대고 있는 거야. 심지어 정식 프로모션도 아니니, 제대로 시작하면 엄청날 거야.”

“그런데 왜 Z코인일까?”

“아무래도 유재원은 Z코인을 비트코인처럼 띄우고 싶은 거 아닐까?”

마크의 물음에 에두아르도는 헛다리를 단단히 짚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비트코인의 시세 폭발은 실리콘 밸리에서도 큰 화제였다. 에두아르도도 몇 만 달러 정도 담가 봤다가 피만 보고 나왔을 정도였고, 마크 저커버그는 알트코인에 손을 댔다가 쫄딱 망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둘 다 암호화폐를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의견의 일치가 바로 나왔다.

“맞아. 유재원은 예전에 N페이를 띄울 때도 엄청난 돈을 뿌려댔지.”

N페이 계정을 만들면 얼마를 주었고, N페이를 이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막대한 포인트를 뿌렸다.

그때를 생각하면 험한 말이 절로 나오는 에두아르도와 마크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페이스북 역시나 간편 결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열심히 만들었고, 성능도 괜찮았다. 그런데 N페이의 물량 공세에 시작도 못 하고 접어야 했다. 톡톡 대신 페이스북을 쓰는 이용자라도 N페이 결제를 쓰겠다는 비율이 월등했으니 말이다.

“이거 완전 자본의 횡포 잖아?”

“그래. 이번에도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에두아르도와 마크의 의견이 또 한 번 일치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비트코인과 에테리움 같은 암호화폐에서 영감을 받은 페이스북은 자체적인 암호화폐를 만들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회원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었다. 회원들이 결제에 사용하는 화폐 중에는 미국 달러의 비중이 컸지만, 다른 나라의 화폐도 많았다.

환전이나 송금 등에 드는 비용은 상당한 규모였기에,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이었다.

덤으로 비트코인처럼 시세가 폭등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도 대박이었다.

완전 헛다리를 짚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폭등을 목격한 다음이었고, 본인들도 비슷한 걸 준비한 상태였다. 게다가 Z코인이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세가 폭등 중이었으니 다른 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생각의 일치를 본 두 사람은 대응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1시간이 넘는 격한 토론 끝에 나온 결론은 공론화 그리고 비슷한 처지의 기업들과의 공동 대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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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도 완전 감사합니다~!!

주말이네요!

문제는 코로나가 다시금 엄청난 기세로 확산 중이라는 거네요.

백신 이야기도 들리면서 끝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방심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요.

우리는 이제까지 잘 해왔으니까, 평소 했던 것처럼만 하면 됩니다!

그럼, 주말 건강히 보내시고 월요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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