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842화 (842/1,007)

818회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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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전 중국의 횡포는 이루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갑자기 부자가 된 졸부가 돈을 벌면서 응어리진 감정을 갑질로 푸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은 국가 단위에서 그런 짓을 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래라는 건 서로 가치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걸 주고받는 행위였다.

100만 원을 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100만 원을 기꺼이 낼 만한 물건이 손에 들어온다고 생각할 때 거래에 응하는 게 보통이다. 판매자 역시 마찬가지로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에 맞는 금액을 제시했을 때, 거래에 응한다.

반면 중국은 노골적으로 +α를 요구했다. 뒷돈은 디폴트였고, 심하면 복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조만간 나올 일대일로 사업 같은 경우 중국의 안정적인 무역로를 만들기 위한 사업인데, 투자를 하는 나라에 말도 안 되는 갑질을 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미국이나 유럽에 장악당한 무역로와 겹치지 않도록, 새로운 항구를 만드는 것도 일대일로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항구를 만드는 비용의 처리부터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항구를 만드는 나라가 중국에서 돈을 빌려 항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노동자들을 모두 중국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은 전무했고,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중국 노동자들을 대거 들여와야 했다. 게다가 만들어진 항구는 중국에서 100년간 독점으로 사용한다는 조건까지도 딱 붙어 있었다.

이러한 조건을 받는 나라가 문제라고 생각될 만큼, 일방적인 거래였는데 이걸 받는 나라들이 상당했다.

그 나라의 권력자들을 돈으로 구워삶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나중에 정권이 바뀌게 되면 중국과의 계약을 파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문제는 이렇게 불공정한 계약도 계약이랍시고 파기를 하면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점이었다. 오죽하면 중국과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파기의 대가가 너무도 혹독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후임자 역시 계약을 수행하는 나라도 있을 정도였다.

또한, 중국의 갑질은 어느 분야에서나 모두 행해졌는데, 특히 문화쪽에서 심했다.

중국은 우수한 나라이고, 공산당은 최고의 집단이라는 걸 전 세계에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넘쳐흘렀다.

이러한 내용이 들어간 영화들은 중국에서 잘나갔고, 중국의 거대한 인구 덕에 엄청난 매출이 쏟아졌다. 그러자 할리우드마저도 중국 친화적인 내용들을 담기 시작하더니, 아예 노골적으로 중국을 띄워주는 영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큰 사고가 난 게 디즈니 사태였다.

반대로 중국의 민낯을 드러내는 보도나 영화를 하면 혹독한 보복이 들어왔다.

이번 한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도 시작은 깐마늘이었다.

깐마늘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은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한국의 위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면서, 한국발 속보도 월드뉴스급으로 세계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검사를 다시 해보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되는 것들이 많이들 발견되었다.

중국의 고위층은 물론이고 보통의 중국인까지 이는 곧 자신들의 체면이 상했다고 인식했다. 애초에 잘못한 건 중국이긴 하지만, 이걸 전 세계에 속보가 되게 만든 한국도 곱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중국의 반격이 관세 전쟁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이런 속사정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중국에 좋지 않은 보도를 하는 매스컴에 대해서 혹독한 보복이 이어졌다. 심하면 해당 나라를 대상으로 수입금지나 여행금지를 때리는 등의 강력한 조치였다.

돈줄을 막는 중국의 방식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누구나 중국의 갑질에 이를 갈면서도 이를 지적하는 나라들은 극히 드물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회귀 전 중국의 방식이 먹혔던 것은, 중국이 자타공인 G2였고, 어마어마한 경제 성장률로 인해 무역도 활발한 덕이었다. 중국을 빼놓고는 제대로 된 사업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강력한 기반을 다지지 못한 상태였다.

미국에서는 ID 인베스트먼트의 차이나 리스크라는 리포트가 화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나라가 미국이었는데, 그 투자금이 죄다 거품이 되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난리가 난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로튼 토마토라는 다큐멘터리가 중심에 놓였다.

-충격적 다큐멘터리. 로튼 토마토!

-경악스러운 천민 자본주의의 표상.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의 민낯. 나치스 유대인 수용소 연상시켜.

2차 세계대전의 중심지인 유럽에서는 인권에 대한 관심이 특히나 높았다.

홀로코스트라는 최악의 전쟁 범죄로 인권이 바닥을 뚫고 지옥까지 떨어져 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에 만들어진 위구르족 수용소는 감히 언급하는 게 쉽지 않은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를 연상하게 했다. 21세기에 어떻게 이렇게나 비윤리적인 수용소가 나타났는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부에서는 로튼 토마토에 등장한 수용소의 진위 여부를 판별할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로튼 토마토라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하기 전까지, 일반 언론에서는 수용소의 존재조차 몰랐으니 말이다.

당연하게도 타임플렉스는 제보자의 신원은 공개할 수 없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대신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사용했던 로우 데이터를 미국 공중파, 유럽의 저명한 신문사들에게 공개했다.

FHD의 선명한 화질로 촬영된 영상 데이터만 100GB가 넘었다.

놀라운 점은 그 영상을 촬영한 사람이 중국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수용소의 하급 관리자였는데 비일상이 일상인 상황이다 보니, 본인이 하는 일이 잘못인 줄도 몰랐었다. 그렇기에 문제가 되는 장면들도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촬영까지 했었다. 심지어 스마트폰의 용량이 부족하다 보니 촬영된 영상을 클라우드 서버에 올렸다.

심지어 조작을 잘못해서 공유 모드로 올려놓은 덕에, 암호화되지도 않았다.

ID 그룹의 정보팀은 작년부터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매수에 성공해서 자료 일체는 물론 증언까지도 받을 수 있었다.

당연히 신변도 확보해서 보호 중이었다.

감히 중국 당국을 저격하는 일을 해야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이미 받은 덕에 증언이 필요한 순간 나서겠다는 약속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전 세계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미국의 경우 중국에 넣어 두었던 단기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하기 시작했고, 장기 투자를 위해 들어갔던 이들도 들썩거렸다.

ID 인베스트먼트의 차이나 리스크 리포트에 담긴 빅데이터 분석이 워낙 정확한 덕이다. 중국에 있는 이들이 아무리 항변을 해도 불안감이 해소되기는커녕 불안감만 가중되었다. 그와 함께 유가도 크게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차이나 리포트 작성에 쓰인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설명하면서, 단기의 유가 동향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유가 하락이었다.

그 근거는 바로 전 세계 원유 비축분 분석이었다.

원유는 중요한 전략 자원인 만큼, 상당 부분을 저장해 놓는다. 항구 근처에 보이는 하얀색의 거대한 원통 구조물이 원유 저장고였다.

저장고의 특징은 뚜껑 부분이 저장된 원유의 양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부유식 뚜껑이라는 점이었다.

ID 인베스트먼트는 전 세계 원유 저장고를 쭉 훑으면서 저장된 용량을 계산했다. 전 세계 어디든 빈 자리가 없을 만큼 가득 차 있었다. 원유의 가격이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너도나도 주문을 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의 겨울 기온이 작년보다 높을 거라는 예측을 추가했다. 작년 겨울은 유독 혹독했었다. 영국이 죄다 하얗게 눈에 덮일 정도였고, 한국도 기록적인 추위를 찍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고유가의 현상이 이어졌던 것인데, 올해 겨울은 작년과 달리 따듯할 거라는 예측이 있었다.

여기에 원유의 공급 과잉도 지적했다.

내전의 여파가 슬슬 끝나가는 이라크도 이제 본격적인 원유 생산을 시작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 에미리트 같은 산유국에서도 고유가에 취해 증산을 계속했었다. 여기에 미국도 셰일 오일과 셰일 가스 개발을 가속화했다.

그렇기에 유가는 곧 하락한다는 것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의 예로 들었다.

물론 이러한 예측만 하고 끝난 게 아니라, ID 인베스트먼트는 원유 선물시장에서 가격의 하락에 배팅하기도 했다.

빅데이터를 이런 식으로 이용해 유가를 예측한다는 건 상상 밖의 일이었다. 심지어 원유 선물의 예측은 3페이지에 불과한 작은 분량이었음에도 딱딱 맞아떨어졌다.

다만 올겨울의 날씨를 8월인 지금 예측한다는 게 많이 의문이었지만, 불가능할 거라는 지진 예측도 해내는 ID 그룹이었으니, 다들 혹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리포트에 넘어간 사람들은 그냥 머리만 끄덕이는 게 아니라, 보유하고 있던 원유 선물을 청산하기도 했고, 일부는 과감하게 매도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만큼 원유 가격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리포트 하나에 원유 가격이 출렁거릴 정도였으니, 리포트의 주제인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서도 동조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중국에게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 중 하나가 외국 투자자들의 돈이었는데, 외국 자본의 이탈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결코 엄살이 아닌 게,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로 중국 주식시장에 커다란 장대 음봉이 뜬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오르거나 횡보하는 중이었다. 심지어 중국과 무역 전쟁이 벌어진 한국도 이전까지 큰 폭의 하락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횡보 중이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폭락장이 나온 건 중국뿐이었다.

이처럼 리포트 하나와 다큐멘터리 하나로 세계가 흔들거릴 만큼 유재원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그와 함께 이번 일을 꾸민 유재원을 향해 인터뷰 요청이 빗발쳤다.

언론들은 유재원에게 물어볼 것들이 많았고, 인터뷰에 성공하기라도 하면 시청률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아쉽게도 유재원은 할 일이 있었기에, 이러한 요청은 전부 미뤄야 했다.

바로 IDDC 2010 행사였다.

7!

IDDC 2010의 첫날, 메인 스테이지를 큼지막하게 채운 건 7이라는 숫자였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7이라는 숫자들이 스마트폰의 격을 한 차원 더 높여줄 겁니다.”

7은 행운의 숫자로 여겨지지만, 오늘 메인 스테이지의 스크린에 큼지막하게 박힌 7은 유재원의 말과 함께 함께 777로 분신을 만들었다.

곧이어 밝혀진 777은 인터넷으로 모니터링 중이었던 경쟁 업체들에게 공포로 다가왔다.라이벌 관계인 애플은 물론, 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자인 마이크론이나, 아직 직접적인 접점이 없던 인텔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7이 의미하는 건 2010년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안드로이드 Z0의 AP와 스토리지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메인 메모리인 LPDDR3에 적용된 반도체 미세 공정을 의미했다.

7나노미터 공정이라는 말이다.

14나노미터 공정이 적용된 칩을 재작년에 선보였던 ID 그룹은 불과 2년 만에 7나노미터 공정을 양산하는 것에 성공했다.

아직도 14나노미터는커녕 1x나노미터대에 진입하는 것도 버거워하는 반도체 기업들이었다. TSMC의 경우 17나노미터 시범 생산에 성공해서 소규모 생산 중이긴 하지만, 팹리스 반도체 업체에 의뢰를 받아 생산을 시작할 정도는 아니었다.

ID 일렉트로닉스만이 7나노미터 공정에 성공한 건, 14나노미터 공정을 연구할 때부터 7나노미터 공정에 대한 방향까지 모두 제시한 덕분이었다.

14나노미터 완성 후 연구를 시작한다면 주어진 시간은 2년이었지만, 실제로는 동시에 시작한 것이기에 4년 이상의 공이 들어간 결실이었다.

더욱이 ID 일렉트로닉스는 AP는 물론이고 낸드 플래시 메모리칩과 일반 메모리칩을 모두 생산하는 업체였다.

3가지의 서로 다른 반도체 모두에 7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서 안드로이드 Z0이 완성되었고, 성능은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안드로이드 Z0은 전작인 S9 대비 모든 항목에서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합니다.”

AP의 성능은 2배고, 그래픽 처리 능력은 2.4배 정도 수준이다.

4배의 성능이 폭등한 건 스토리지 칩이었다. 정밀도도 7나노미터로 향상하는 건 물론이고 32단 3D 적층 기법이 적용되어 칩 하나로 256기가바이트라는 경이적인 용량을 자랑했다. 게다가 AP와 NVMe 방식으로 직결되어 전송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졌다. 1초에 CD 한 장 용량인 600메가바이트는 거뜬하게 전송하고도 여력이 있을 정도였다.

배터리는 LG이노텍의 2세대 전고체 배터리였다.

무게는 그대로지만 배터리 용량은 2배로 늘어서 5000mAh를 자랑했다. 급속 충전도 지원하면서 1시간이면 완충이다. 게다가 효율적인 전원 관리로 한 번 완충을 하면 24시간 연속 동작이 보장될 정도다.

웹 서핑 기준 24시간이 아닌, 전력 소모율이 큰 3D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24시간을 보장하는 것이니, 다른 가벼운 작업을 할 때는 사용 시간이 훨씬 늘어난다.

그나마 단점이라면 디스플레이였다.

OLED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LCD가 채용되었는데, 덕분에 스마트폰의 두께가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X에 비해 좀 두꺼웠고, 명암비도 살짝 떨어졌다.

그렇지만 6월에 출시된 아이폰X는 2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잔상과 번인 문제가 제보되고 있을 만큼 단점이 있었다.

그렇기에 유재원은 OLED 대신 LCD를 선택했다. 대신 내년쯤에는 청색소자 수명 문제를 해결한 OLED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파격적인 스펙을 갖춘 Z0의 가격은 256기가바이트 기본형 모델이 899달러로 책정되었다.

S9보다 100달러 오른 가격이지만, 어마어마한 성능 향상으로 불만을 보이는 소비자는 극히 적었다.

이후 이어진 IDDC의 발표도 성공적이었다.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출시되었던 엑스박스3용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었고, 블리자드와 ID 소프트 같은 대형 게임 개발사에서도 신작을 발표했다.

여기에 마블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신작 영화 어벤져스의 트레일러도 최초 공개되었고, 전 세계 유튜버들과 네티즌들이 기대하고 있는 프로듀스 마이 슈퍼스타 2010도 발표되었다.

하나하나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루 종일 떠들썩하게 만들 소식들이 쉬지 않고 떨어지는 행사였다.

그렇기에 IDDC 2010이 끝나는 날이면, 이번 행사를 결산하는 뉴스로 인터넷이 떠들썩해지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IDDC 2010보다 더 주목받는 뉴스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존 매케인 대통령이 내린 위챗 차단 행정 명령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상당히 강력한 조치가 전격적으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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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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