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815화 (815/1,007)

791회

전지전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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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속보!

-유재원 ID 그룹 회장, 도요타 렉서스 급발진 원인 규명!

-렉서스 ECU 소프트웨어에서 비트플립 버그 확인!

-동일 모델 ECU 채용한 비렉서스 차량에서도 문제 확인.

군산에서 유재원이 렉서스 차량의 급발진을 재현하자 전 세계 인터넷은 물론 공중파에서도 난리가 났다.

도요타가 자발적 리콜을 미담으로 꾸미면서 이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했던 만큼, 그에 대한 반발도 상당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급발진의 원인이 바닥 장판, 가속 페달 문제가 아니라는 게 드러나자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참고 있어야만 했던 이들이 총반격을 시작했다.

-도요타의 리콜 미담, 리콜 스캔들이었다!

-신의의 도요타? 치명적인 문제 빠르게 덮고 하청업체에 책임 전가!

-가속 페달 메이커 CTS, “이제라도 오해 풀려 다행!”

이러한 반격 속에는 그동안 도요타의 행태가 불러일으킨 강력한 반동도 있었다. 겨우 중간 조사 결과만 나온 것 가지고 바닥 장판과 가속 페달이 원인인 것처럼 확정 지었고, 진짜 문제였던 ECU의 소프트웨어 버그는 제조사인 도요타도 감지하지 못했다.

더욱이 가속 페달을 급발진 원인 중 하나로 책임 전가를 하면서 갑질을 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렉서스 그리고 도요타의 여러 차량에는 동일한 가스식 가속 페달이 쓰였는데, 제조사는 미국의 CTS 코퍼레이션이었다. 미국 자동차 역사와 함께 하는 저력 있는 가속 페달 전문 업체였다.

CTS 코퍼레이션의 가스식 페달은 렉서스뿐만이 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차량에도 납품되었는데, 도요타가 이를 급가속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CTS에 위기가 찾아왔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CTS의 가스식 페달을 납품받는 것을 중지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더욱이 도요타는 가속 페달 리콜을 결정하면서, 리콜 비용은 CTS 코퍼레이션에 전가했다.

CTS는 도요타에 제대로 따지고 싶었지만,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 거래선을 끊어버리겠다는 엄포에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역사와 저력이 있는 페달 업체라고 해도, 결국은 을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유재원의 급발진 재현 시범이 성공리에 끝나면서 CTS에 드리워진 불명예가 완벽하게 해소되었다. 그야말로 상상도 못 했던 반전이었다.

비슷한 시각.

난리가 난 곳도 있다.

Z+를 비롯해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는 개발자 전문 커뮤니티 Z스택닷컴이었다.

-이거 봤냐? 렉서스 급발진 원인이 ECU 비트플립 에러란다!

-미친! 비트플립이라고? 사실이냐?

-여기 유튜브 영상 링크도 있다.

-이야,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저렇게 빨라? 복원된 코드도 깔끔하네. 역시 유재원이구만.

-근데 비트플립이라고? ECC 회로만 추가하면 간단히 막아지는 건데?

도요타 렉서스 급발진 스레드가 세워졌고, 순식간에 개발자들의 리플이 쏟아졌다.

보통 사람들은, 멈춰 있던 차량이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몇 번 교차로 조작하자마자 튀어나가서 콘크리트 벽과 충돌해 박살나는 급발진 재현 실험에 더 크게 반응했다. 반면 프로그래머들은 관제실 안에서 거대한 프로젝터 화면을 띄워 두고 ECU에 접속해 소스 코드를 복원해 내는 모습과 비트플립 에러를 검출해내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급발진의 원인인 ECU의 비트플립 에러는 하드웨어적으로 디램에 ECC 에러 보정 칩을 추가하는 것으로 간단히 막을 수 있었다. 설사 ECC 에러 보정 칩이 비싸니까 원가 절감을 위해 제외하더라도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정할 수 있었다.

천하의 도요타가 그러한 안전장치조차 하지 않아서 이 사달을 만들었다는 것이 유재원의 증명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가 이런 수준이라니, 사람들은 크게 실망했고 이는 곧장 주가에 반영되었다.

일본의 주식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도요타는 폭락을 의미하는 파란색의 장대음봉이 떴다.

-10%.

시작하자마자 -10%를 찍으며 등장한 파란색의 음봉 막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크기를 불려나갔다.

주식 시장이 열린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30%를 찍은 것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이었다.

2009년인 지금 일본의 주식 시장에는 가격 제한 폭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도요타에게 있어 날벼락이었다. 잘 수습되고 있던 문제가 더 거대한 폭탄이 되어 돌아왔으니 말이다.

비서의 연락을 받고 급히 회사로 출근한 아키오 회장이 비상 회의에서 불호령을 터트리는 것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그렇지만 비상 회의 중인 도요타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던 도요타 급발진 피해자 모임이나 상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추락은 바닥으로만 처박히는 게 아니라, 바닥 아래에 지옥도 있고 그 지옥은 수많은 층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었다.

다음 날.

-회장님, 전달 완료했습니다.

“반응은 어떤가요?”

-당장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 뛰어들어갈 기세라서 말리는 데 힘들었습니다. 매스컴에서도 1시간 내에 모든 미디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 스캔들을 다룰 겁니다.

“볼만하겠군요. 한 건 제대로 하셨으니 연말 보너스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유재원이 ID 글로벌헤드쿼터 빌딩의 최상층 펜트하우스에서 통화하는 이는 ID 그룹의 정보팀장 레빈이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8월 렉서스 급발진 사고가 터진 다음 유재원은 정보팀에 하나의 지시를 내렸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도요타의 로비스트 혹은 도요타의 임원들이 은밀히 만나는지 밀착 모니터링을 하며 증거를 확보해 놓으라고 말이다.

현시점에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최대 현안은 8월 렉서스 급발진 사고와 전후로 발생한 렉서스의 급발진 의심 사고였다.

과거의 의심 사례까지 모두 살피는 중이었는데, 도요타 측에서 급발진의 원인을 ECU가 아닌 바닥 장판과 가속 페달 두 가지 요인으로만 조사의 범위를 한정하도록 압력과 회유를 했고, 실제로 이러한 도요타의 의견을 100% 반영한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바 그룹이라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가 도요타의 급발진이 ECU의 비트플립 에러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증명하면서 도요타와 도로교통안전국의 비리가 드러났다.

회귀 전에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얻은 정보였기에 확실한 정보였다.

유재원은 이를 바탕으로 정보팀장에게 지시를 내린 것인데, 생각지도 못한 대물이 낚시에 걸려 버렸다.

도요타와 도로교통안전국 조사 위원이 술집에서 만나서 은밀한 접대를 받았고, 금품도 전해졌다. 이 장면을 영상으로 포착한 것은 물론이고, 술자리에 있었던 웨이터와 접대부의 증언도 확보했다.

그렇게 확보된 자료는 도요타 급발진 피해자 모임과 매스컴에 바로 전달되었다.

매스컴에서는 최대한 빨리 교차 검증을 하고서 방송에 띄울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게 정보팀장인 레빈의 설명이었다.

타이밍도 참 좋았다.

유재원이 ECU 소프트웨어 버그를 증명한 다음, 도요타에 대한 원성이 들끓기 시작했다.

도요타 측에서는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사태 파악 중이라며 매스컴의 날선 취재에 수동적으로 반응했었다.

도요타 측에서는 자동차 산업을 가지고 있는 유재원이 이번 일을 빌미로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린다고 주장하고 싶었다. 실제로 유재원의 충격적인 재현 실험이 있기 전까지 인터넷과 일부 매스컴에서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냄새가 나는 사람들이다.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들은 강력한 규제 법안 덕에 과거처럼 난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암암리에 존재하고 있었고, 똥줄이 타는 도요타라면 분명 이런 업체들을 끼고 인터넷 여론 조작을 시도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러나 유재원의 재현 실험이 완벽히 성공하면서 이러한 의견들은 한여름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처럼 순식간에 녹아 버렸다.

그나마 겨우 나온 말은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불법이라는 정도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반면 재현 실험은 동일한 ECU를 채용한 도요타의 모든 차량에서 가능했다. 예산이 넉넉한 일부 공중파 방송에서는 같은 연식의 중고 렉서스를 사서 재현 실험을 했다.

유재원처럼 ECU를 직접 조작할 능력은 없었기에, 드넓은 공터에서 스턴트 드라이버를 고용해서 실시했다.

결과는 당연히 대성공!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자동차는 그야말로 공포스러울 정도였다. 렉서스 자동차의 엔진 스펙을 몇 배나 상회하는 급속 가속력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천하의 도요타라도 버틸 수가 없었다.

현 도요타 회장인 아키오가 직접 나와 일본식 사죄를 했다. 하얀색 테이블에 앉아서 몇 줄 써온 사과문을 읽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허리를 숙이는 바로 그 일본식 사과였다.

그런데 그 사과 자체에도 논란이 일었다. 사과문의 문장이 아주 괴상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도요타 고객들에게 엄청난 걱정을 끼친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전자 제어 유닛 문제에 대해서는 파악 중에 있으며, 최대한 빨리 해결책을 제시하겠다.

사과를 하는 대상도 이상했고,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저 사방에서 도요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주가까지 폭락하니 어쩔 수 없이 카메라 앞에 나온 것처럼 보였다.

-도요타, 도로교통안전국 조사위원 매수 정황!

-조사 쟁점을 바닥 장판과 가속 페달에만 한정하도록 압력 행사!

-급발진 피해자들의 ECU 문제 제기에도 조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음이 드러나!

그런 상황에서 핵폭탄이 터졌다.

사기꾼, 살인자, 최악의 원가절감, JIK 등등.

온갖 부정적인 단어들이 가득한 것은 바로 도요타의 연관 검색어였다.

장인 정신이란 이미 90년대 터진 강철 스캔들로 허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였던 일본이다. 그나마 도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잘 팔렸던 것은 저렴한 가격 대비, 최상급의 품질을 자랑한 덕이었다.

그런데 자동차에서 제일 중요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차량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기존에 일본이란 나라가 갖고 있던 부정적인 단어들이 그대로 도요타에도 전가되었다. 오죽하면 도요타가 자랑했던 JIT(주문 즉시 생산)이 그냥 죽인다는 Just in Kill로 바뀌었을 정도다.

더욱이 도요타는 이번 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ECU조사를 방해했고, 본인들에게는 별로 손해가 되지 않는 바닥 장판과 가속 페달 문제로 몰아갔다.

심지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조사위원까지 매수한 게 밝혀지면서 도요타는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그따위 사과는 처음 봤다.

-머리를 조아려 봐야 사망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쓰레기는 도로 가져가고 내 돈이나 돌려줘라.

아키오 회장의 사과 관련 뉴스를 도배하는 댓글들은 하나 같이 도요타와 아키오 회장을 성토하는 내용이었다.

피해자 연합에서는 도요타와 도로교통안전국에 대한 추가 고소가 이어졌다.

고소의 나라가 미국이었고, 그만큼 손해 배상 절차가 잘 만들어진 나라가 미국이기도 했다. 이번 도요타의 급발진 건은 모든 책임이 도요타에 있다는 게 명확해진 만큼, 도요타는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겨우 몇십억 달러 배상금 정도에서 끝나면 안 되지.”

이 모든 일을 설계한 유재원의 말이었다.

이 정도로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 도요타가 가지고 있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최소 반 토막 나는 것은 물론이고, 도요타를 포기한 소비자들이 라이트닝 볼트의 전기 자동차를 선택해야만 만족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다.

실제로 도요타 급발진 사태가 터진 다음, 미국에서는 반짝이나마 미래자동차가 잘 팔리던 때도 있었다.

미래자동차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물이 들어온 것인데, 정작 미래자동차는 들어온 물에 노를 젖지 못했다. 미래자동차 역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된 탓이다.

도어의 잠금장치 문제와 출력 저하 문제 등등.

도요타 대신 미래자동차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조금 늘었다가 이내 사라져버린 이유였다. 라이트닝 볼트에서 매주 올라오는 경쟁사 분석 보고서를 보면, 미래자동차의 이러한 행태는 회귀 전과 똑같이 변함이 없었다.

대신 회귀 전과 달리 존재하고 있는 업체가 바로 라이트닝 볼트였다.

8월 발표된 2세대 모델의 양산도 모두 끝난 만큼, 수요가 폭발하더라도 충분히 감당 가능했다.

도요타 측에서도 유재원이 급발진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부터,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유재원의 의도가 불순하다며 말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사태는 원가절감이라는 명분하에 최소한의 안전 조치마저도 무시한 도요타에 무한 책임이 있다는 건 명백했다.

더욱이 유재원은 스스로 이끌어 낸 물을 타고 달릴 준비도 철두철미하게 해 놓은 상황이었다. 바로 ID 그룹 유럽사업부의 출범이었다.

ID 그룹의 사업 영역이 한국과 북미에만 편중되었다는 것은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유럽사업부의 출범을 준비 중이었다.

이러한 소식이 외부로 알려졌을 때, 월스트리트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인터넷 서비스나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유럽 공략이 이뤄질 거라고 예상했다.

모두의 예상은 틀렸다.

유럽사업부의 중심 비즈니스는 바로 라이트닝 볼트였다.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유럽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스캔들로 떨어져 나갈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을 북미는 물론이고 유럽에서까지도 먹어 치울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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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도 완전 감사합니다.

이번 전광훈 먹사 사태로, 우리나라의 최대 불안 요소는 사이비 종교인 게 확실해졌네요. 얼마나 퍼진 건지 도무지 파악도 안 된다고 하네요.

너무 혐오스러워서 그에 걸맞는 욕을 찾는 것도 힘들 지경이지만, 참았습니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산다는 말이 떠올라서요.

하여튼,, 자기 건강은 스스로 잘 지킵시다! 모두모두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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