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660화 (660/1,007)

31권 19화

다음 날.

-드림 엔터테인먼트, 신인 남성 아이돌 그룹 TVXQ 발표!

-계약금 규모만 35억에 이르는 초대형 그룹!

-유재원 회장이 다섯 멤버 전원 낙점!

-빠르면 12월 말, 데뷔 쇼케이스 치를 것!

대선 뉴스로만 가득했던 대한민 국의 뉴스 페이지에 드림 엔터테인 먼트의 TVXQ의 소식이 가득했다.

35억 원이라는 거대한 계약금 규 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다 음은 유재원이 멤버 전원을 구성했 다는 소식이 뒤를 이었다.

또한, 데뷔 쇼케이스라는 생소한 단어에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 았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드림 엔터테 인먼트발 소식에 혀를 내둘렀다.

일단 계약금부터 기가 질렸다. 아이돌 계약은 억 단위로 시작하는 경우도 드문데, 1인당 7억 원이란 숫자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데뷔 쇼케이스라는 걸 보 니 웬만한 연예 기획사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갓 데뷔한 아이돌 그룹에게 팬이 라는 게 있을 수 있는가 따져 보면 쉬운 일은 아니다. 팬을 만들기 위 해 동분서주 행사를 뛰고 방송을 찾아다녀야 하는 게 일인데, 콘서 트와 거의 비슷한 쇼케이스라니.

다른 연예 기획사들과 드림 엔터 테인먼트의 차이가 여기서 드러난 다.

이미 연습생인 시절에도 팬덤이 형성되었을 만큼 뛰어난 스타성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TVXQ 결성이 발표되자마 자 인터넷에서는 임시 팬클럽도 창 단되었다. 드림 엔터테인먼트에서 직접 관리하는 팬클럽 말고도 개인 멤버들의 팬들이 만든 클럽도 여러 개였다.

데뷔 앨범 발매 날이자 쇼케이스 가 열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덕질을 시작했다.

이에 맞춰 드림 엔터테인먼트에 서도 멤버들의 공식 SNS 계정을 만들고 사진과 짧은 동영상 클립 등을 올리는 등, 지속 가능한 덕질 을 위한 떡밥 투척을 시작했다.

TVXQ가 아이돌 계약을 하기 전 부터 이미 데뷔 앨범은 준비되고 있던 상태였기에, 데뷔 2주 전부터 티저 영상을 시작으로 다양한 떡밥 투척이 될 것이다.

드림 엔터테인먼트는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 방법을 유재원으로부 터 전수 받은 상태였다. HxT로도 이미 증명된 바 있을 만큼 전 세계 그 어떤 연예 기획사보다 뛰어난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민주당, 통일국민당. 민생 법안 과 새해 예산안 동시에 처리 합의.

-유리지갑법, 국가공무원법 개정 안도 포함!

-한나라당 유리지갑법에 당론 정 하지 않아, 민주한국당만 절대 반 대.

다음으로 넘어가자 유리지갑법 기사도 나왔다.

대선이 코앞인 상태에서 개혁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가 불벼락을 맞을 게 뻔하다는 판단에 한 나라당까지도 유리지갑법에 찬성으 로 돌아섰다.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걸 찬성이 라 보는 게 이상하지만, 한국당의 개별 의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 면 반대보다는 찬성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수적인 성향이라고 해 도,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범죄 집 단을 비호할 때는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나마 과거 군사 정권 시절부터 국회의원을 했던 이들이 많은 민주 한국당만이 일부의 잘못을 전체의 잘못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처 절하게 반대를 외치고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니 유리지갑법과 국가공무원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초읽기만 남았을 뿐이다.

"상쾌한 시작이군."

아침부터 좋은 기사를 봤던 덕일 까.

간밤에 한파가 찾아와 땅이 얼었 지만, 유재원은 훈훈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언제나 빠짐없이 하는 새벽 운동도 깔끔하 게 해치웠고, 아침밥도 든든히 챙 겨 먹었다.

고향집에 온 만큼 전통 한국식으 로 먹었는데, 청양고추를 썰어 넣 은 칼칼한 차돌박이 된장찌개에 윤 기가 자르르 흐르는 갓 지은 밥을 먹으니 힘이 절로 솟았다.

티파니도 같은 메뉴였지만, 된장 찌개에서 청양고추만 뺀 담백한 맛 으로 먹었다.

"이 파란 고추! 사람 먹을 게 아니야! 자기는 무슨 맛으로 먹는 거 야?"

티파니도 유재원이 먹는 걸 그대 로 먹겠다며 청양고추를 한 조각 먹어 봤는데, 난리가 났다. 이 정도 로 강렬한 매운맛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하얀 얼굴이 빨개지면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났을 정도다.

"우리 회사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한 품종이야. 딱이지!"

졸로키아나 태국 고추처럼 더 매 운 맛을 내는 고추도 있지만, 청양 고추는 한국 사람에게 맞는 아주 적당히 매운맛이 일품이다.

"우리 회사? 자기 그룹에 고추 회사도 있어?"

"아, 종묘 회사가 있어."

풍농, 대풍, 흥농 등등. IMF 때 파산한 종묘 회사들은 외국에 넘어 갈 위기였지만, 유재원의 등장으로 흐름이 달라졌다.

회생 전문 백호 펀드로 모조리 인수되었는데, 지금은 하나의 단일 종묘 회사로 합병시켜 놓은 상태다.

거기에서 나온 게 청양고추인데, 매운맛이 점차 인기를 끌면서 빠르 게 보급 중이었다. 청양고추 말고 도 다양한 신품종들이 나오고 있었 다. 매운맛을 줄인 오이고추도 있 고, 말랑말랑한 꽈리고추도 있다.

물론 고추뿐만이 아니라 딸기부 터 포도, 사과 등의 과일과 상추, 배추 등의 채소까지 거의 모든 농 작물에 대해 품종 개량 작업이 이 뤄지고 있었다. 성과도 나오면서 농민들의 수입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나중에 몬산토 같은 다국적 종묘회사가 약탈적인 경영을 시작할 때, 한국 1차 산업을 보호하는 데 훌륭 한 방어막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다. 아니면 몬산토가 매물로 나 올 때 매입해 상생이 무엇인지 보 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우와. 대체 자기네 회사는 얼마 나 거대한 거야?"

아침밥을 먹다가 유재원의 그룹 에 종묘 회사가 있다는 걸 처음 알 게 된 티파니가 뜨악하며 놀랐다.

"나도 잘 모르겠네."

유재원은 머릴 긁적였다.

ID 그룹 말고도 백호 펀드, 신일 본투자은행이 있고, 유재원이 개인 적으로 투자한 엔젤투자 지분까지 합치면 상당한 규모였다.

특히 엔젤투자 부분은 미지의 영 역이었는데,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회사부터 부품 소재 회사까지 가리 지 않고 투자를 해 놨던 탓이다.

언제 날을 잡아서 재산 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응! 잊지 말고 꼭 해. 그나저나 오늘 일정은 뭐야?"

"어디 보자."

유재원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스케줄러를 열었다.

비서실과 계정이 연동된 애플리 케이션이었다. 유재원이 따로 입력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스케줄이 둥 록되는 편리한 앱이었다.

"굵직한 건 두 개야. 케이블 방 송국 인수식, 디지털미디어센터 오 픈 기념식 참석이야."

이것 말고도 게임 회사들과의 미 팅도 스케줄에 있긴 했지만, 이건 유재원 혼자 할 일이기에 굳이 말 하진 않았다.

하여튼, 최강욱 부회장은 능력자 였다.

온게임넷과 엠넷23의 인수를 부 탁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사인만 하면 되는 인수 계약 서를 만들어 왔다.

예산을 크게 제약하지도 않았는 데, 그다지 큰돈을 쓰지도 않으셨 다.

온게임넷은 400억 원, 엠넷23은 600억 원으로 총 1천 억원 규모의 인수 계약이었다. 여기에 예능 채 널 하나를 더 런칭하면 젊은 세대를 확실히 휘어잡을 수 있는 미디 어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그렇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온게임넷의 모회사인 동양그룹만 보더라도, 온게임넷뿐만이 아니라 OCN, 캐치온, 바둑TV, 투니버스 와 같은 케이블TV 사업부 전체를 넘기려고 했을 정도다. 엠넷23을 보유하고 있던 제일그룹과의 협상 도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IMF의 암울함이 사라지면서 경 기도 빠르게 회복되다 못해, 이 정도면 호황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활황이었다. 그런데도 케이블 TV의 성징이 그렇게 생각처럼 인 기를 끌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블TV 시청 가구수도 점진적 으로 성장 중이지만, 인터넷에 비 하면 너무도 초라했다. 그러던 차 에 최강욱이 넉넉한 인수 가격을 제시하니 큰 고민 없이 바로 방송 국을 넘긴 것이었다.

"미디어에서도 많이 오겠네?"

"응. 아무래도 떠들썩하겠지."

티파니의 물음은 그냥 의례적인것이 아니었다.

밥을 다 먹고 난 후, 티파니의 코디가 시작된 것이다. 공식적인 자리이니만큼 정장을 입어야 했지 만, 정장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 다. 게다가 정장과 잘 어울리도록 넥타이와 구두의 매칭도 신경을 써 야 했는데, 티파니의 센스는 전문 스타일리스트처럼 탁월했다 .

"와, 우리 남편, 이렇게 입으니 너무 멋있다."

본인의 코디대로 입은 유재원을 전신 거울 앞에 세워 놓고 티파니는 자화자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렇게 외출 준비를 모두 끝낸 두 사람은 산뜻한 기분으로 스케줄 을 시작했다.

온게임넷과 엠넷23의 인수식은 화려하지만 짧게 끝났다.

ID 그룹이 인수했다고 해서 시청 자들이 당장 확 달라지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탓이다.

예능 채널까지 런칭이 되면, 전 면적인 개편과 함께 달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늘은 그저 오너의 이름이 유재 원으로만 바뀌는 것을 기념하는 정 도로 끝이 났다.

대신 온게임넷과 엠넷23의 임직 원들에겐 주인이 달라졌다는 체감 이 즉각적이었다. 두 케이블 방송 국의 계약직 임직원들은 모조리 퇴 출되었기 때문이다.

유재원은 앞으로 만들어질 예능채널을 포함해 온게임넷과 엠넷23 의 운영을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시킬 작정이었다.

바로 미국식으로 말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죠."

유재원은 인수식이 끝난 후, 사 내 방송을 통해 온게임넷과 엠넷23 의 직원들에게 모습을 비춘 자리에 서 방송국의 경영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두 케이블 방송국 모두 역사가 10년이 되지 않을 만큼 짧았다. 짧은 만큼 방송국의 운영 방식은 그 야말로 주먹구구식이었다.

엠넷23은 쇼킹M이라는 주간 음 악 프로 말고는 자체 제작 프로그 램이 거의 없었다.

미국 MTV와의 제휴로 외국 아 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나 공연 영 상들이 반이고, 나머지 반은 한국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로 채워지고 있었다.

엠넷23의 인수 대금 중에서 가장 많은 가치를 차지한 것도 MTV와 의 제휴 계약이었다.

2005년도까지 연장 계약을 해 놓은 덕에 매각 대금 상승에 큰 보 탬이 되었다.

유재원도 MTV와의 제휴 기간이 많이 남은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 었다. 앞으로 자체 제작 프로그램 을 잔뜩 늘릴 예정이긴 했다.

그런데 24시간 방송되는 케이블 TV 전체를 자체 제작으로 도배할 수는 없었다.

MTV와의 제휴로 외국 아티스트 들로 편성표의 빈 구석을 채우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온게임넷은 엠넷23에 비해 사정 이 나았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프로 게이머들이 경기를 펼치는 스타 리 그와 스타 팀리그라는 정규 콘텐츠 가 있고, 엄청나게 강한 팬덤도 구 축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이밖에도 국산 게임인 카트라이 더나 피파 월드컵과 같은 다른 종 류의 게임 리그도 있었다.

거기다 게임 홍보를 위해 만들어 진 쇼 프로그램과 스타 리그로부터 파생된 예능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었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만 따지면 엠 넷23보다 월등히 많았다.

다만 양적인 면만 봐서 그렇지, 질적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많았다.

또한, 방송국 조직을 보자면 비 상식이 상식처럼 되어 굳어진 것들 이 많았다.

정규직은 PD에만 한정되었다거 나, 작가진 혹사는 기본이고, 열약 한 제작비 문제로 월급이 너무나 박봉에, 그것마저 밀릴 때도 있었 다는 점이다.

물론, 정규직인 PD라고 해도 프 로그램의 시청률에 따라 얼마든지 파리 목숨이었으니 딱히 부러워할 일도 아니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엔 엄청난 삽질과 자폭이 이어 졌다.

엠넷23은 엠넷23대로 문제점이 터졌고, 온게임넷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고 심화시킨 것이 바로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었으니 모조리 해고시키는 것으로 유재원식 개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면 이렇게 잘려 나간 자리를 누가 대신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걸 주입하느냐?

유재원은 이미 아더 왓슨이란 사 람을 내정해 놓은 상태였다.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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