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651화 (651/1,007)
  • 31권 10화

    "차라리 전보다 훨씬 일찍 보급 하는 게 나을 수 있지."

    빅데이터는 파워다.

    중국 공산당이 이를 인식하기 전 에 중국인들의 빅데이터를 안전하 게 획득하는 것으로 게임은 끝난다.

    더욱이 중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 고 모바일 운영체제를 공개하는 것 만으로도 이를 달성할 수 있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신 짝퉁이 범람할 거라는 문제 점이 있지만, 그것들이 중국 밖으 로 수출되는 것만 차단하면 된다.

    실제로 회귀 전 중국의 IT 굴기 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수단이 바로 저작권 위반으로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리는 것이었다.

    "화웨이, 이놈만 잘 때려잡으면 돼."

    유재원은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 영체제를 원하는 중국 기업 리스트 중 최상단에 있는 화웨이를 노려보 았다.

    회귀 전 유재원이 인공 지능 전 문가로 활약하던 시절 때, 투자를 받기 위해 화웨이의 관계자들을 만났던 일이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불쾌하게 남아 있었다.

    돈과 기술의 교환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화웨이 사람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복종까지도 원했다.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일 이긴 했다. 돈을 냈으니 상대를 마 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런데 화웨이는 정도가 더 심했 다.

    중화사상도 문제였는데, 사람의 생각까지도 자기들 입맛대로 바꾸 길 원하는 중국 공산당이 문제였다.

    화웨이 사람들이 투자의 조건으 로 내건 것 중 하나가 기계 심리 모듈에 공산당에 호의적인 의식을 심어 달라니.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분노한 유재원이 화웨이의 제안 을 뿌리치고 손잡은 게 일성 그룹 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유재원에겐 참으로 불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후회하진 않는다.

    "이젠 내가 매운맛을 보여줄 차 례지."

    유재원은 화웨이의 이름을 승인 문서에 옮겨 적으면서 결의를 다졌 다.

    과거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 만, 이젠 개인적 차원에서도 화웨 이 견제는 충분히 가능했다. 아니 견제 정도가 아니라 발목을 잡고 넘어뜨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 니다.

    이어서 유재원은 화웨이를 시작 으로 ZTE 같은 문제의 기업들도 승인 리스트에 넣었다.

    화웨이도 승인한 마당에 다른 중 국 IT 기업들을 망설일 이유는 전 혀 없었으니 말이다.

    며칠 후.

    -ID 그룹,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 영체제, 오픈 전환!

    -서드 파티 업체 선정 완료, 전 체 소스 코드 전달!

    -모바일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위한 PC용 시뮬레이터 전체 공개!

    -유재원 회장, 이번 결정으로 모 바일 안드로이드 체계의 저변 확대 기대.

    -안드로이드사, 모바일 안드로이 드 사업부 신설!

    -고객사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

    -애플, 오픈 소스 전환? 검토해 본 바 없다.

    유재원의 결정이 있던 건 이전이 었지만, 기사화는 며칠이 지난 다음에야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IDDC 2002에서 오픈 소스 전환 발표를 보았을 때, 뭔가 거창한 행사, 혹은 거대한 조직이 발표될 줄 알았다.

    하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받아 볼 수 있게 인터넷에 풀릴 줄은 누구도 몰랐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PC 구동 용 시뮬레이터를 받아서 모바일 안 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돌려 볼 수 있게 되었고, 개조도 얼마든지 가능해졌다.

    이전에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용으로 시뮬레 이터가 공급되긴 했는데, 마음대로 수정은 불가능했었다. 이제는 얼마 든지 제 입맛대로 바꿔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오픈 전환?

    -소스 코드 유출은 시간 문제일 수도!

    -대규모 해킹 사태 재현될 수도!

    동시에 우려하는 기사들도 떠올랐다.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기사였다. 서드 파티 업체들에게 모바일 안드 로이드의 소스 코드가 그대로 공개 되었으니, 이를 보고 해커들이 허 점을 찾아내 공격할 것이라는 이야 기였다.

    언뜻 보면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았다. 애플 OS 처럼 소스 코드가 비공개라고 해커 들의 공격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리눅스처럼 공개되었다고 해서 쉽 게 뚫리는 일도 거의 없었다.

    일례로 유재원이 세상에 일찌감 치 발표한 AES 암호 체계만 해도 그렇다. 알고리즘은 이미 공개된 상태였고, 그에 따른 논문도 벌써 수천 건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AES 암호 체계는 난공 불락을 자랑했다.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역 시 마찬가지다. 소스 코드를 아무 리 들여다봐도 사용자의 개인 정보 를 복원할 키는 보이지 않을 것이 다. 또한, 운영체제의 소스 코드를 변형해 악성 코드를 만든다고 해도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저장되는 보 안 영역에 접근할 수는 없다.

    소스 코드가 변경되었다는 건 해 시 함수 값이 달라졌다는 의미였고, 해시 함수 값이 다르면 보안 영역 은 자동으로 잠기게 된다.

    루팅 역시 마찬가지다.

    루팅이 된 상태에서는 N페이, 원 클릭 쇼핑 등의 금융이나 쇼핑 등 금전 거래를 돕는 앱들은 작동이 멈춰진다. 비단 금융 관련 앱들뿐 만이 아니라, 소액 결제가 들어가 는 게임 앱들 역시 마찬가지이니, 개발할 때 말고는 딱히 쓸모없는 기능이었다.

    문제가 된다면 구글 검색 엔진, 애드센스, 앱스토어를 무단으로 빼 고, 본인들의 것으로 대체한 안드 로이드 스마트폰을 내는 것뿐이다. 물론 이러한 꼼수에도 역시 대책은 마련되어 있었다. 모바일 프로세서 공급을 해 주지 않으면 끝이다.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M 시리즈에서만 구동된다. 애플을 비롯 한 몇몇 회사들이 채택한 ARM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ARM에 비해 전력 소모부터 퍼 포먼스까지 모든 걸 압도하는 모바 일 프로세서가 M 시리즈였다. M 시리즈의 최신 모델 M4에는 모뎀 은 물론 고성능 GPU까지도 통합되 어 발군의 성능을 자랑했다.

    비싼 게 흠이지만, 모바일 디바 이스용 프로세서로서 이보다 완벽 한 물건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서드 파티에 들어와 놓고 음흉한 생각을 하는 회사들에겐 프로세서 공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간단히 대처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해."

    유재원은 평소처럼 서재에 앉아 기사들을 살펴보고 본업으로 돌아 갔다.

    프로젝트 LL이었다.

    현재 유재원에게 주어진 최선의 과제는 바로 프로젝트 LL을 빠르 게 완수하는 것이었다. 판타지 유 니버스 출시 이후 AOS 장르는 빠 르게 안착되고 있었다. 그 속도는 유재원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랐다.

    단적으로 2004년도에나 나올 카 오스라는 도타 변종 맵이 벌써 둥 장했으니 말이다.

    워크래프트의 유즈맵인 카오스는 한국에서 나온 것인데, 카일이 만 든 고대인의 방어 유즈맵을 한국어 화하면서 맵의 오브젝트 데이터들 을 멋대로 수정한 버전이었다.

    인기도 대단해서 단숨에 한국 워 크래프트 유즈맵 이용 순위 상위권 으로 뛰어올랐다.

    카일의 고대인의 방어 유즈맵은 게임의 전개 속도가 좀 느리고, 손도 많이 가며, 신경을 써야 할 요 소들도 많았다.

    반면 카오스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게 빠르고, 공격적이었다.

    아쉽게도 지금 단계에서 유재원 은 프로젝트 LL을 위해 할 만한 일이 없다. 그렇다고 쉬는 건 유재 원 취향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프로젝트 LL을 위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한국에 있는 누군가에 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오, 유 회장! 오랜만이야!

    통화 연결음이 막 나오기도 전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이 사장님, 안녕하세요."

    유재원이 전화를 건 상대는 바로 TG 그룹의 이용권 사장이었다.

    처음 인연은 삼보컴퓨터의 부사 장일 때 시작이었지만, 유재원과의 인연으로 이제는 TG 그룹에서 사 장님 자리에 올랐다.

    컴퓨터 제조와 판매는 물론이고 TG 모바일이라는 한국 최대 이동 통신 업체로서 그 명성이 무척이나 높았다.

    국내 대기업 서열에서 다섯 손가 락 안에 드는 대기업이고, 거기까 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유재원 과의 합작이 결정적이었다.

    그걸 이용권 사장은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덕분에 오랜만의 전 화에도 이렇게나 반가운 목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래, 이번엔 무슨 대단한 일이 니?

    역시 이용권 사장님은 유재원을 잘 알았다. 3분 정도 안부를 묻고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먼저 용무를 물었다.

    "다름이 아니라 사장님께 제안을 드릴 게 있어서요."

    - 제안?

    "e스포츠 게임단 창설이요."

    유재원이 생각한 외부에서 프로 젝트 LL을 돕는 일이란 바로 TG 그룹에 게임단 창단을 권유하는 것 이었다.

    "e스포츠 게임단?"

    이용권 사장은 의외라는 듯 되물 었다.

    유재원이 진지한 목소리로 제안 을 한다기에 뭔가 엄청난 비즈니스 인 줄 기대했던 모양이었다. 그런 데 e스포츠 게임단이라니. 이용권 사장이 보기에 너무 작은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태동한 e스포츠는 게임 전문 방송국까지 차려지고 일주일 내내 경기가 있을 정도였다.

    가장 활성화된 리그는 단연 스타 크래프트였다.

    영국 축구 리그를 모방해 1부 스 타 리그와 2부 챌린지 리그, 3부PC방 리그가 있을 만큼 저변도 넓 었다. 세계적인 인지도도 얻었다. 미국이나 유럽의 마니아들은 밤잠 을 줄여 가며 한국의 경기를 라이 브로 봤을 정도다.

    응원하는 팬들도 많아서 경기가 있는 날에는 외국인 몇몇을 찾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규 모는 아직 작았다. 스타크래프트만 보면 최고 같지만, 다른 게임들의 e 스포츠화는 많이 느렸다. 그나마 워크래프트 2가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을 정도였다.

    괄목할 만한 성과로 떠드는 피파 월드컵 리그 역시 자세히 보자면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덕에 올해만 시범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을 정 도다.

    -대기업의 게임단 창단을 한다면 유 회장, 자네가 제일 먼저 시작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용권 사장 역시 e스포츠에 대 해 제법 정보가 많았다.

    그의 말대로 아직 e스포츠에는 대 기업팀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e스포츠의 태동 은 유재원의 개입으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온게임넷이란 케이블 방송이 주축이 되어 개인전 리그인 스타 리그를 만들었다. 프로 라이 선스 같은 것도 없었으니, 방송국 차원에서 선수들을 모집했다.

    방송국 자체 프로그램이었기에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 게 무척 이나 많았다. 선수들에 대한 대우 도 좋지 않았다.

    반면 유재원이 개입한 지금은?

    최소 2부 리그인 챌린지 리그까 지 올라오면 라면만 먹고 경기 뛰 는 일은 없어졌다. 경기당 출전 수 당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길 때는 승리 수당도 있다. 16강까지 올라 가면 상금도 나오니 말이다.

    32강에서 전패를 하고 탈락한다 더라도 1,20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 지방이나 잠잘 곳이 없는 선 수에게는 연습 환경이 갖춰진 숙소 도 제공하고 있으니, 1,200만 원으 로 충분히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 다.

    이게 가능한 게 바로 ID 엔터테 인먼트에서 경기를 제작하기 때문 이다. 프로 라이선스 역시 ID 엔터 테인먼트에서 관리하고, 이렇게 제 작된 경기를 온게임넷이나 인천방 송, 다른 케이블 방송에서 구매해 한국과 전 세계로 방송이 된다.

    이렇게 방송이 되면서 얻은 수익 중 일부를 정산 받았고, 세금을 제 외한 나머지 금액은 모두 선수들에 게 다시 돌아간다.

    만약 우승한다면 억대의 상금이 바로 꽂히고 광고도 쏟아진다. 인터넷 기업들이 e스포츠 프로 선수 를 광고 모델로 쓰는 건 자연스러 운 일이었다.

    그렇게 외부에서 들어오는 광고 도 있지만, ID 그룹 차원에서 넥스 트컴이나 톡톡 혹은 ID톡 광고에 해당 연도 우승자를 모델로 쓰는 게 부상 중 하나였다.

    덕분에 스타 리그에 올라오기만 하면 선수들은 같은 나이대에 만져 보지 못하는 큰돈을 벌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구도에서 충분히 e스포츠가 굴러갈 여건이 되니, 프로팀 창단의 속도가 느려졌다.

    만약 ID 그룹이 e스포츠팀 창단 을 먼저 시작했다면, ID 그룹 스타 일 따라 하기에 여념이 없는 국내 의 많은 기업도 e스포츠팀 창단을 시작했을 것인데, 이는 불가능했다.

    "아, 저희가요? 하고는 싶은데 불가능해요."

    -응? 어째서?

    "우리 회사 게임인데, 프로팀까지 운영해 봐요. 분명 불공정하다는 말 이 나올걸요."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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