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591화 (591/1,007)

28권 25화

-아! 페이스 매칭!

-알 카에다 행동 대원과 92% 일치!

첩보용 쿼드콥터는 보다 은밀히 접근해 무장 대원의 얼굴을 촬영하 는 데 성공했고, 얼굴은 즉각 미국 으로 전송되어 수집된 첩보 자료와 대조해 결과를 도출했다.

이미지 검색 알고리즘은 이제 거 의 범용적으로 쓰이는 기능이었고, 얼굴을 대조해 신분을 밝혀내는 건 기본이었다.

"끝났군."

마음을 졸이며 스크린에 집중하 고 있던 유재원은 한결 편해졌다.

오사마 빈 라덴의 근거지가 밝혀 진 이상, 이제 유재원이 할 일은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작전 본부에서는 대기 중이던 특 수 부대원들이 즉각 행동을 개시했 고, 폭격으로부터 비켜 가 있던 카 불의 대공망도 니미츠 항공 모함으 로부터 출발한 제11 항공 모함 비 행단의 타깃에 놓였다.

폭격이 시작되자마자 델타포스 대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안가로 진입했다.

신호는 간단했다. 삼엄한 모습으 로 경계를 서던 무장 대원들이 줄 이 끊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픽 픽 쓰러졌기 때문이다.

모선과 첩보용 드론이 전송하는 창백한 회색의 스크린을 통해 유재 원은 그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하지만 델타포스 대원들이 안가 안으로 진입하고 나서는 마음을 졸 이는 기도밖에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소형으로 만든 첩보용 드론이라도 건물 안까지는 따라 진입 할 수는 없었던 탓이다.

작전 본부나, 백악관이라면 델타 포스 대원들의 헬멧에 장착된 라이 브캠으로 건물 안에서의 상황도 지 켜볼 수 있었을 테지만, 옵서버인 유재원에게 거기까지 지원해 주진 않았다.

그렇게 몇 분을 마음 졸이고 있 었을까.

- 우와아아!

갑자기 스피커에서 엄청난 소리 들이 터졌다.

"뭐죠? 무슨 일이에요?"

유재원이 다급히 물었다.

모선 조종을 맡은 안드레이 소장 을 비롯해, 첩보용 드론 파일럿들 까지도 뭔가 잔뜩 흥분해 큰 소리 가났다.

-잡았습니다!

-몸통을 잡았어요!

"산 채로?"

-예! 생포 성공입니다!

너무도 기다리고 있던, 바로 그 소식!

오사마 빈 라덴의 생포 작전 성 공 소식이었다.

안드레이 소장의 목소리에 유재 원은 모든 긴장이 탁 풀렸다.

ID 하이테크 연구소 본부에서 좀 처럼 나올 생각이 없는 드론 팀을 이라크로 출장을 보낸 것이 시작이 었다.

이후 911 테러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기 위해 고생했던 기억도 났다.

그러다가 나름 충분히 대비했다 고 생각했던 911이었는데, 전개 양 상이 판이하게 이어지면서 크게 당황했었다.

이전 기억과 다르게 펜타곤과 미 국 국회의사당까지 크게 타격받는 변수가 생기지 않았던가.

심지어 셰브롱의 후계자였던 제 이콥은 멀쩡히 승계를 받았던 과거 와 달리, 이번엔 911에 휘말려 사 망했고, 셰브롱은 후계자 경쟁으로 난리통이다.

무엇보다 백악관을 설득하기 위 해 아이폰S용 레인보우 테이블을 만들어야 했던 건 유재원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천만다행히 토르의 해머 작전이 성공해 오사마 빈 라덴을 생포했다.

이것으로 그간의 노력에 대해 보 상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행이다. 그래도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

다만 긴장의 끈은 완전히 놓을 수가 없었다.

당장 오사마 빈 라덴을 수송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또한, 보다 넓은 눈으로 보자면 토르의 해머 작전 후속으로 이어질 알 카에다 멸절 작전이 아프가니스 탄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막아야 했다.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억지로 일 어났던 이라크 전쟁 역시 이번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두 개의 전쟁을 막아 미 국이 IT 혁명으로 비축한 막강한 잠재력을 엉뚱한 전쟁으로 낭비되 는 걸 막는다면, 그것으로 대박이 었다.

ID 그룹의 사업 기반은 미국에 있고, 미국의 경제가 날아오를수록유재원의 이익도 극대화되는 구조 였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21세기에 또 다른 슈퍼 파워를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미국만 한 도구도 없었다.

-역시 유 회장입니다!

"네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온갖 곳에서 통신이 들어왔다. 안가에 돌입했던 순간보다 더 정신 이 없어졌다.

특히 유재원에게 온갖 치하가 쏟 아졌다. 현장에서 모든 작전을 책임지고 수행했던 합동 특수전 사령 관부터 해서 백악관으로부터 연락 이 오기도 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하는 건 유 재원이 없었으면 생포 작전의 실행 조차 장담하지 못했을 거라는 이야 기였다.

이후 유재원은 토르의 해머 작전 의 핵심이었던 모선이 복귀하는 모 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오버 테크놀로지의 절정이었으니 복귀하는 중에 추락하기라도 하면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이다. 첩보용쿼드콥터 드론의 회수 역시 빠짐없 이 확인했다.

첩보용 쿼드콥터가 모선으로 다 시 돌아와 탑재된다면 참 좋겠지만, 모선과의 이동 속도, 고도의 차이 등의 여건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 러진 못했다.

그렇기에 선택된 회수 방식은 바 로 사람이 직접 수거하는 것이었다.

델타포스 대원들을 실어나른 헬 기와 가까운 데에 쿼드콥터 드론이 내려앉았고, 헬기를 지키고 있던 대원 중 일부가 직접 움직여 회수했다.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것만큼 확 실한 것도 없었고, 이번에도 역시 문제없이 모두 회수되었다.

그렇게 모든 뒤처리가 완료되는 걸 확인한 유재원은 자세한 이야기 는 다시 만나서 하기로 하고, 접속 을 종료했다.

저녁.

-호외!

-오사마 빈 라덴 생포!

-전격적으로 실행된 토르의 해머 작전!

-미군, 아프가니스탄에서 초정밀 폭격 수행 중!

-알 카에다 멸절 작전의 일환!

저녁 즈음부터 미국발 특종이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확보한 델타포스 대원들의 헬리콥터가 USS 니미츠에 착륙하는 모습부터 라이브로 방송이 쏘아졌다.

그 역사적 순간을 방송하는 곳은 CNN뿐이었다.

당연히 유재원의 안배였다. ID 하이테크의 드론 팀을 보낼 때 전 용기를 띄워야 했는데, 여기에 CNN의 취재진을 동석시킨 것이었 다.

CNN은 타임워너 넥스트컴의 산 하의 방송국이었으니, 엄청난 특혜 를 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불만이 폭발하는 중이었다.

이라크도 하루이틀이다. 많았던 취잿거리는 금세 바닥을 쳤다. 그 와중에 본토에서 911 테러가 터져 버렸다.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들을 말리느라 애를 좀 써야 했다.

그러다가 USS 니미츠로 옮기고 나서 이들의 처지는 완전히 달라졌 다.

비밀 유지를 위해 걸린 엠바고 때문에 토르의 해머 작전을 라이브로 방송하긴 힘들었지만, 항공 모 함에서 전투기들이 발진하고, 호위 함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쏘아 올리 는 건 모두 촬영할 수 있었다.

여기에 ID 하이테크 연구소가 준 비한 조커 카드인 스텔스 드론의 이륙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덕분에 백악관에서 긴급 발표를 하며 엠바고가 종료되자 CNN은 제 능력을 톡톡히 발휘했다.

가장 압권은 델타포스 대원들이 탑승한 헬리콥터가 USS 니미츠에 착륙하는 것과 헬리콥터로부터 포승줄에 꽁꽁 묶인 오사마 빈 라덴 이 끌려 내려오는 걸 라이브로 방 송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뉴스 전문 채널인 CNN으로서는 그야말로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어 마어마한 영상이었다.

미국은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 랐다.

낮에 추도식이 있을 때만 해도 답답했던 느낌이 컸다. 911 테러로 거의 1천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 왔음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앨 고어 대통령 때문이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높았지 만, 그만큼 불만도 누적되던 차였 는데, 오사마 빈 라덴 생포 소식이 저녁 뉴스 시간에 떡하니 뜬 것이 다.

단순한 긴급 속보가 아니라 고화 질 영상까지 준비되어 있었던 터라, 미국인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 었다.

워싱턴 DC에서는 백악관 앞으로 뛰어가 USA를 연발하는 시민들도 대거 등장할 정도였다. 다른 지역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동시에 전 세계는 미국의 무시무 시한 특수전 수행 능력에 경악했다.

소련도 학을 떼고 돌아선 나라가 아프가니스탄이었는데, 그 위험한 나라를 순식간에 넘어 들어 오사마 빈 라덴을 생포해 온 모습에 큰 충 격을 받았다.

동시에 어떻게 테러가 난 지 며 칠이나 지났다고, 엄청나게 신속하 고 정확하게 오사마 빈 라덴을 생 포할 수 있었는지 모두가 궁금해했 다.

미디어의 역할은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을 파헤치는 것. 언론들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와 얽힌 이야기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유재원의 행적은 매 스컴의 레이더망에 가장 빨리 걸렸 고 집중 조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논란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억!"

평범한 개미 투자자인 김상국은 한강 물 온도를 알아보다가 갑자기 뜬 속보에 깜짝 놀랐다.

"우와!"

-긴급 속보!

-미군, 토르의 해머 작전 수행 중!

-미국 백악관, 오사마 빈 라덴 생포 확인!

-긴급 편성된 특별 수송기 편으 로 호송 중!

텔레비전 뉴스를 확인한 김상국은 바로 본인의 자리로 돌아와 모 니터의 전원을 켰다.

본체는 늘 켜져 있는 상태였고, 모니터만 온 오프 시키며 업무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컴퓨 터에는 HTS가 실행된 상태였다.

HTS에는 금요일 종가가 박제된 채로 띄워져 있었다. 수많은 종목 들이 하락을 의미하는 파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새파랗게 질려 있 는 건 김상국의 계좌였다. 계좌 잔 고는 -57%라는 처참한 수치를 찍고 있으니 말이다.

투자 원금은 대략 2억 원이었으 니, 지금 들고 있는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면 1억 원도 안 되는 돈이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일주일 전만 해도 1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었으니, 도무지 실 감이 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 돈을 적어도 9 월 말까지는 현금으로 찾아놔야 한 다는 점이다.

바로 신혼집 마련을 위한 전세 자금이었기 때문이다.

신혼집 계약은 10월 초에 잡혀 있었고, 그 전에 목돈을 좀 굴려서 이익을 내보려던 계획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주식 투자였 다. 단기에 적당한 수익을 보는 데 주식 투자만 한 게 없었으니 말이 다.

게다가 주식은 전에도 꾸준히 하 고 있었고, 나름 안정적으로 수익 을 내고 있었다.

그렇게 장미빛 미래를 그리고 있 던 순간, 911이 터져 버린 것이다.

모든 종목이 하한가로 떨어쩔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약간 붉은 기가 돌던 김상국 씨 의 잔고도 새파랗게 물들었다.

당일에는 도무지 손쓸 방법이 없 었다. 그렇기에 다음 날을 기약했 는데, 오히려 낙폭은 더 커졌다.

그리고 그때, 잘못된 선택을 했 다.

김상국이 한강 물 온도를 알아보 게 만든 건 역시나 선물 옵션이었 다.

남들이 다 새파랗게 질릴 때, 그가 주로 찾는 주식 게시판에 이상 한 인증이 올라왔다.

수익률이 무려 1만%가 넘는 엄 청난 인증이었다.

바로 풋 옵션으로 거둔 수식을 인증하는 것이었다.

평소라면 그냥 권리 행사도 못 하고 소멸될 풋 옵션이었는데, 911 로 인한 기록적인 하락으로 인해 풋 옵션이 살아나는 건 물론이고 엄청난 가격으로 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충격을 맞은 김상국은 그 게시물에 혹했고, 잘 알아보지도 않고 옵션을 구매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오늘 당연하 다는 듯 -57%를 찍고 있게 된 것 이다.

'한강 물 온도가 몇 도더라?'

기념비적 수익률 인증을 보았던 주식 게시판에서 큰 손해를 봤던 이들이 장난으로 했던 한강 이야기 를 본인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 랐다.

오죽하면 직접 투자 말고 ID 인 베스트먼트의 펀드에 투자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주식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투자 회사까지 도 피눈물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웃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이 바로 ID 인베스트먼트의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이었다.

회귀로 압도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