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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로 압도한다-555화 (555/1,007)
  • 27권 14화

    유재원은 후진타오를 괜찮은 중 국의 지도자라 평가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노선을 선 택한 이후, 역대 지도자들을 쭉 보 면 최소 마오쩌둥 다음으로 후진타 오를 뽑았으니 말이다.

    장쩌민의 경우 집권 기간 내내 마오쩌둥이 상왕처럼 있었다는 점 과, 파륜궁 탄압이 크나큰 마이너 스였다.

    게다가 장쩌민은 덩샤오핑에 받 았던 상왕 정치를 그의 후임인 후 진타오에게 풀었고, 후진타오는 국 가 주석이 되고도 이인자 소리를 들었다.

    후진타오는 장쩌민이란 상왕을 두고도 중국의 개혁개방을 완성시 켰다고 평가받는 사람이었다.

    중국의 국민소득을 5천 달러까지 끌어올렸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도 성공하며 세계에 중국이란 이름 을 재평가시켰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찬란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어 둠이 있었다.

    후진타오의 가장 큰 실책은 부동산 버블과 양극화 그리고 부패였다.

    부동산 버블은 심장에 심어진 지뢰 였다.

    단순한 불발탄이 아니라 G2까지 올라왔던 중국을 다시 골로 보내버 리며 폭발한 진짜 지뢰였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경제 발전 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 고, 후진타오를 비롯한 중국 수뇌 부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하고 있 었다.

    양극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동쪽 해안 지방의 소득은 선진국수준인 반면 서쪽 내륙 지역은 6, 70년대 과거 중국에서 크게 발전하 지 못했다.

    소득 격차는 어마어마하게 벌어 졌고, 돈을 벌기 위해 해안 지방으 로 이동하는 농민들의 숫자가 엄청 나게 많아졌다.

    이렇게 도시로 들어온 농민들이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는데, 주로 공사판 일용직 노동 자가 되는 게 보통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을 가리켜 농민공 이라 했는데, 이는 중국을 동서로 갈라버릴 만큼 커다란 문제였다.

    물론 지금 당장은 해안 도시들도 성장하기 바빠 당지도부는 농민공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을 것이 다.

    마지막 부패는 현재 진행형인 문 제다.

    후진타오가 본인의 후임으로 낙 점했던 리커창이 아닌 시진핑을 선 택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는, 리커창이 부패 문제로 스스로 낙마해버린 탓이었다.

    후임으로 들어온 시진핑은 부패 처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이 를 명목으로 후진타오 세력을 축출해버렸다.

    심지어 후진타오 본인도 부패 스 캔들에 연루되었다는 풍문이 돌았 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시진핑에게 정권을 넘길 때, 장쩌민과 달리 군사위원 회 주석 자리도 깔끔하게 넘겼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장쩌민의 상왕정치에 크게 당한 후진타오도 상왕 정치를 재현할 것 같았는데, 깔끔하게 시진핑에게 권 력을 이양했고, 시진핑은 집권 초 반부터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할 수 있었다.

    그 이유가 시진핑에게 큰 약점을 잡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재원도 그러한 견해에 십분 공 감했다.

    마스터플랜을 준비하면서 참고한 자료 중 하나가 미국 정보부의 비 밀해제 문서였는데, 거기엔 중국 지도자들의 비자금에 대한 것도 있 었다.

    공개된 자료는 정밀한 것은 아니 었지만,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 다.

    후진타오는 노후를 보장받는 대 신, 시진핑에게 제대로 된 권력을 양도했고, 그로 인해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강력한 독재자가 탄생했 다.

    공산당 독재인 중국이니 독재자 가 탄생했다는 말은 약간 어폐가 있는 듯 느껴졌다.

    애초에 국가 지도자들이 다 독재 자가 아니냐는 말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진 않았 다. 공산당 내에 상하이방, 공천당, 태자당 등등의 여러 갈래의 파벌이 있었고, 이러한 파벌들끼리 경쟁을 하면서 지도자를 뽑는 게 중국의 방식이었다.

    시진핑이 등극하면서 당내 경쟁 이 사라졌고, 이후에는 시진핑이 속했던 파벌에서만 국가 주석이 배 출되었고, 중국의 독재와 우경화는 점점 강해졌다.

    다행이라면 전생에 유재원이 눈 을 감을 때까지도 3차 대전은 일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곧 전쟁이라도 할 것처럼 충돌하긴 했지만, 둘 다 잃 을 게 많은 나라였기에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아도 극적으로 충돌은 피했다.

    하여튼, 후진타오의 발목을 잡는 부패 문제는 심각했다.

    물론 상식적으로 보면 중국의 부 주석이나 되는 양반이 유재원과 같 은 인사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비자금을 만들겠다고, 투자 회사를 운운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실제로 지금 나누고 있는 대회가 녹취록으로 만들어져서 유출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후진타오 부주석의 말은 외국 자 본의 중국 투자를 위해 하는 말 이 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특혜라는 것도 구체적으로 언급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재원의 색 안경은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ID 그룹의 금융 부분을 언급하는 후진타오의 눈빛이 심상 치 않게 번뜩인 것도 분명 보았다.

    짧은 고민 끝에 유재원의 입이 열렸다.

    "제가 보기에도 중국은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이지요. ID 그룹 자체적으로 중국은 매해 10% 이상 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 그거 정말이오?"

    10% 이상이란 소리에 후진타오 의 표정이 밝아졌다.

    공산당 내부에서 올라오는 보고 서와는 별개로 유재원과 같은 유망 한 존재에게 듣는 건 또 다른 느낌 이었다.

    "예! 2010년 중반에 분명 G2 에 비견될 경제력을 발휘할 거라고 봅 니다. 다만 중국의 경제 개방 수준 이 어느 정도가 될지 몰라서 결단 을 내리지 못했는데, 부주석님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마음을 정하는 데 한결 가벼워지네요."

    공산당의 비자금 문제에 거부감이 큰 건 사실이었지만, 유재원은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다.

    중국의 부패 문제는 심각했지만, 그건 중국의 문제로 유재원이 이래 라저래라 할 일도 아니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이 당분간 매 력적인 투자처인 것은 사실이었다.

    단적으로 현재 중국의 종합주가 지수는 현재 500?600선이었는데, 2003년까지 꾸준히 올라서 1,497까 지 찍는다.

    그러다가 2005년 6월 다시금 1 천 선이 붕괴하는데, 여기가 바닥 이었다.

    바닥을 찍고 나서는 무섭게 성장 하는 중국의 증시는 2007년엔 6,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금 100만 원을 중국에 투자하 면 2007년엔 2천만 원이 되어 돌 아온다는 의미였으니 말이다.

    후진타오의 비자금을 유치(?)하 지 않더라도 중국 주식에 몇 년간 투자하는 것도 딱히 나쁜 건 아니 었다.

    다만 후진타오 부주석은 당장 금 융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것처럼 말 했지만, 실제로는 외국자본의 중국 침투를 신경질적일 만큼 경계하는 나라가 중국이었다.

    외국인 투자한도는 빡빡하게 정 해질 것이기에, 중국에 대한 투자 는 보조적인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

    "허허,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구 려."

    "그리고 제 장인어른께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 권유하겠습니다."

    "장인어른?"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블 랙스톤이라는 금융기업을 이끌고 계시거든요. 블랙스톤은 ID 인베스 트먼트보다 몇 배는 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그만큼 투자 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 고 있습니다."

    만약 진짜 후진타오가 비자금 융 통을 위해 말을 꺼낸 거라면, 자산 관리에 특화된 장인어른의 블랙스 톤을 권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ID 인베스트먼트는 매우 단순한 상품만 가지고 있지만, 블랙스톤의 경우엔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수천 개의 독자적인 상품을 취급하는 투 자 회사였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얼마든지 환영이오."

    후진타오는 블랙스톤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이 자리에서 처음 듣 는 것처럼 반응했다.

    곧 이어진 술자리에서도 화기애 애한 분위기는 계속되었다.

    유재원에겐 그나마 다행이었다.

    ID 그룹에 중국 사람들도 좀 많 이 고용해달라고 했으면 참 곤란했 을 터인데, 그런 노골적인 부탁은 없었으니 말이다.

    중국에서의 일정은 그렇게 끝났 다.

    다음 날.

    유재원 부부의 전용기는 마화텅 의 배웅을 받으며 중국을 떠났다.

    다음 날 다시 만난 마화텅은 매 우 만족한 표정이었다.

    ID 그룹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그가 꺼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꺼냈고, 그대로 적중했으니 말이다.

    유재원도 마화텅에게 ID 그룹의 제품의 중국 유통에 대한 구체적 방법이 담긴 기획서를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텐센트를 ID 엔터테인먼트 뿐만이 아니라 ID 그룹의 파트너사 로 승격한다는 의미였으니 마화텅 은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 다.

    "기획서는 회장님의 신혼여행이 끝나자마자 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 습니다."

    "네, 기대할게요. ID 인베스트먼 트도 최대한 빨리 진출하도록 할 테니, 후진타오 부주석님께도 잘 말씀해주세요."

    "예, 회장님!"

    마화텅에게 당부를 마친 유재원 부부는 전용기에 탑승했다.

    다음 행선지는 그나마 신혼여행 다운 곳으로 몰디브였다.

    천여 개의 작은 산호섬으로 이뤄 진 몰디브는 탁월한 자연경관으로 꿈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 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있 었고, 한국에서도 발리와 함께 신 혼여행지로 주목받는 지역이었다.

    몰디브에서 4일은 환상적이었다.

    하늘이 유재원 부부를 응원하는 것처럼 3일 동안 날씨도 쾌청했다. 유명 잡지에 실린 사진처럼 바다색 은 에메랄드빛이었고, 하늘은 사파 이어처럼 푸르렀다.

    특히 유재원 부부와 수행원들이 묵었던 곳은 섬 하나를 하나의 리 조트로 만든 곳이었는데, 자연 경 광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도시에서 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일품인 곳이었다.

    너무도 좋았다.

    그렇지만 자연 속에서의 힐링은 유재원과 티파니의 취향이 아니었 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원래는 몰디브에서 6일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예정했던 날보다 이틀이 나 일찍 출국한 것은 몰디브 안에 서 딱히 할 게 없었던 탓이다.

    수영도 하루 이틀이었고, 뉘엿뉘 엿 지는 남국의 노을을 보면서 쉬 는 것도 잠깐이었다.

    열정적인 밤을 보내는 것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회사 일에서 잠깐 손을 떼고 있 긴 해도, 중국에서처럼 굵직한 일 은 직접 챙겼던 유재원이었다.

    헌데 몰디브에 들어오는 순간 세 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느낌이었다.

    억지로 통신을 한다면 할 수 있 긴 했다.

    몰디브 내에서 사용하는 전화망 도 있었고, 만약을 위해 대비하는 이리듐 전화기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브로드밴드에 익숙해진 유재원에겐 성에 차지 않 는 물건이었다.

    티파니 역시 인터넷으로 일을 보 는 게 익숙해졌고, 매일 톡톡을 하 는 것은 끊을 수 없는 취미가 된 지 오래였다.

    제주도도 몰디브와 비슷한 힐링 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통신 환경 만큼은 최고였다.

    음영 지역이 하나도 없이 뻥 뚫 린 2G 통신과 함께, 주요 관광지와 숙소에는 WIFI, 혹은 무선 랜이라 는 최신 기술의 무선통신망이 깔려 있었다.

    휴대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인 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게다가 데이터 요금도 공짜였기 에 인기가 대단히 좋았다.

    TG 텔레콤을 통해 한국의 무선 인터넷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유재원은 49%라는 지분 그리고 이용권 회장과의 친분을 통해 데이 터 요금을 매우 저렴하게 책정하도 록 했다.

    덕분에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도 넉넉했고, 기본 데이터 소진 후 책 정되는 추가 요금도 합리적인 수준 이었다.

    데이터 요금이 수백, 수천만 원 씩 나오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료라는 게 중요했다. 추가 요금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었는데, WIFI가 되는 곳에서는 무료에다 속도도 빨랐으니 인기가 아주 좋았 다.

    반면 몰디브에서는 모든 게 느렸 다.

    그냥 인터넷 같은 건 없다고 생 각하고 사는 게 나았다.

    텔레비전 역시 마찬가지다.

    유재원과 티파니는 3일은 인터넷 없이 지낼 수 있었지만, 4일 이상 은 무리였다.

    몰디브에서의 일정이 좀 더 남았 지만, 며칠 당겨 출국하는 것을 선 택했다.

    재미있는 건 톡톡과 파워블로그 닷컴에서의 반응이었다.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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