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520화 (520/1,007)
  • 26권 4화

    "넥스트컴 모바일 페이지로의 접 속은 WWW. 넥스트컴에서 WWW를 m으로 치환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것도 불편하다 그러면 앱스토어에 서 넥스트컴 모바일 앱을 다운받으 시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 다."

    하지만 헨리 사장은 성공했다.

    그렇기에 수백 명이 모인 메인스 테이지에서 넥스트컴 모바일 페이 지 주소를 당당하게 공개할 수 있 었다.

    심지어 지금 이 주소로 접속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헨리 사장은 굳이 그 말을 꺼내진 않 았다.

    좁은 곳에 밀집한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인터넷을 켜면 접 속 불량이 속출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이 몰리면 그렇지 않 아도 형편없는 2G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더 떨어진다.

    헨리 사장은 대신 메인스크린을 적극 이용했다.

    유재원이 T터치폰과 메인스크린 을 연결하고서는 시범을 보이는 것 처럼 곧바로 데모를 시작했다.

    처음엔 T터치폰의 모바일 인터넷 브라우저로 넥스트컴에 접속했고, 두 번째는 앱스토어에서 넥스트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서 이용했다.

    두 가지 접속 방식이 제공되었 고, 화면에 띄워진 모습도 똑같았 다.

    대신 속도 차이가 확실히 존재했 다.

    당연히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 용하는 게 빨랐다.

    넥스트컴의 모바일 페이지는 한 손으로 사용하는 것에 특화되었고, 화면의 디자인도 조그만 T터치폰 디스플레이에 맞춰 재배치되었다.

    폰트도 가시성이 좋은 것으로 설 정되어서 확실히 나았다.

    헨리 사장은 모바일 전용 앱을 이용해 기존의 넥스트컴 서비스를 두루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것만 해도 객석에선 감탄이 나 왔다. PC 버전 웹사이트를 사용하 면서 애를 먹었을 때와는 확실히 달랐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혁신이라 고 하기엔 부족하지요."

    헨리 사장은 마치 서프라이즈 선물을 꺼내는 산타처럼 회심의 미소 를 지었다.

    "여러분께 넥스트컴의 두 가지 신규 서비스를 발표하게 되어 참으 로 기쁜 마음입니다."

    선물은 하나도 아니고 무려 두 가지였다.

    "먼저 넥스트 앤서를 소개합니 다."

    넥스트 앤서라는 말과 함께 메인 스크린이 움직였다.

    넥스트컴의 검색창에 수많은 질 문을 넣는 모습을 경쾌한 애니메이 션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검 색창에 키워드를 넣습니다. 키워드 와 연관된 정보를 찾기 위함이지요. 하지만 쉽게 답을 찾을 수는 없습 니다. 하지만 이제 넥스트 앤서와 함께하면 거짓말처럼 쉽게 풀립니 다."

    검색 엔진이 아무리 뛰어나도 존 재하지 않는 자료를 만들어줄 수는 없는 법이다.

    넥스트 앤서는 서비스의 이름에 서 유추할 수 있듯, 질문을 등록하 면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이 답변을 달아줄 수 있는 지식 나눔 서비스다.

    수많은 사용자들의 협력으로 자 체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꾸리고, 그 자체로 사용자가 만들어가는 대백 과사전인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한 포털사이트가 이 서비스를 이용해 단번에 한국 최대 포털사이트로 거듭나기도 했 을 만큼 파괴력이 상당했다.

    "질문을 등록하는 것에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답변을 등록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자는 등록된 답변이 유익하다면 정식 답 변으로 채택할 수 있지요. 이러한 과정에서 포인트가 생성됩니다. 이 렇게 누적된 포인트로 여러분의 아바타를 꾸미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도 있고, ID 그룹의 다양한 웹서비 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으로 변환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도 잘만 운영되 던 지식인이었지만, 유재원은 이번 엔 대가를 주기로 했다.

    어느 분야이든 열정 페이는 끔찍 이 싫어하는 성격 때문이었다.

    그러면 이 포인트는 유재원이 모 두 부담하느냐?

    그것은 아니다.

    "완성도와 정확성이 높아 많이 인용되는 답변에는 애드센스를 통한 광고도 부착될 것입니다."

    안드로이드 ME의 광고 시스템인 애드센스의 등장이다.

    "광고료는 5 : 5의 비율로 답변자 에게 분배될 것입니다. 답변이 다 수라면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배될 것이고, 나중에 더 질 좋은 답변이 올라와 추천을 많이 받게 되면 분 배 비율도 당연히 바뀌는 것이지 요."

    애드센스의 무서운 점은 어디에 든 부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광고의 형태는 일단 텍스트 기반 이고 링크가 연결된 형태겠지만, 인터넷 속도가 올라가면 이미지 파 일이 될 것이고, 나중엔 동영상 광 고로 확대될 수도 있다.

    광고료는 헨리 사장의 발표대로 답변을 올린 이와 넥스트컴이 반씩 나눠 갖는 형식이다.

    광고를 유치하고, 애드센서를 만 든 건 모두 ID 그룹이 한 일이지 만, 사용자의 참여가 없으면 유지 되지 않는 시스템인지라 분배 비율 을 대폭 늘려줬다.

    헨리 사장의 말대로 조회 수가 높은 질 좋은 답변이라면 광고는 많이 노출될 것이고, 그만큼 분배 도 많이 받게 된다.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조회 수 가 5만 정도가 되면, 200~300달러 정도의 정산금을 받을 수 있다.

    살짝 짠 감은 없지 않아 있었지 만 인터넷 광고 시장이 좀 더 커지 고, 광고의 질도 올라가면 정산금 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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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의 반응을 살피던 헨리 사장 역시 살짝 아쉬움을 느꼈다.

    돌아오는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앤서와 애드센스의 결합은 그야 말로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역시 회장님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더욱이 애드센스가 단순히 운영 체제 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 라, 인터넷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 다는 가장 확실한 예제였다.

    그렇지만 객석에 있는 이들 중에 여기까지 생각을 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더 여러분의 기대를 120% 충족해드릴 겁니다."

    헨리 사장은 아쉬움을 접으며 두 번째 히든카드를 꺼냈다.

    "넥스트 맵스를 소개합니다."

    ID 그룹의 네이밍 방식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메인스트린에 뜬 아이콘의 형태 도 지도를 단순화한 것이었다.

    헨리 사장은 곧장 아이콘을 터치 해 넥스트 맵스를 실행했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 리의 지도가 나타났다.

    헨리 사무엘 사장은 두 손가락을 이용해 늘였다가 줄여 보이며 지도 의 축적을 마음대로 바꾸는 시범도 보였다.

    최대로 확대했을 때에는 컨벤션 센터에 최근 생긴 골목길까지도 나왔다.

    반대로 축적을 크게 늘리면 미국 전체 지도뿐만이 아니라 지구본이 나타났다.

    지구본을 휙 돌려 이번엔 한국을 선택했고, 다시 확대에 들어가자 서울이 등장했다.

    아쉽게도 정밀도는 높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디지털 지도는 사람 손으로 일일이 그리는 것인데, 넥스트컴에서 맵스를 준비한 건 불 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탓이다.

    지금은 미국에 집중하고 있었고, 미국도 주요 대도시 정도만 완료한 상태였다.

    미국 외의 나라 중에서 디지털 지도가 준비된 곳은 한국뿐이었다.

    "마법을 하나 보여드리죠."

    헨리 사장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 로 맵스 앱 하단에 있던 버튼을 눌 렀다.

    그러자 디지털 형태로 간소화되 어 있던 지도가 마치 사진처럼 변 했다. 위성 지도 사진이었다.

    "맵스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위성 지도 전문 업체인 지오시티 글로벌 의 지도 데이터를 구매했습니다. 뭐, 적잖은 돈이 들었지만, 넥스트컴 그리고 T터치폰 유저들을 위해 오늘 이 시간부로 위성지도까지 무 료로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오오!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다. 실리콘 밸리의 정밀 위성지도를 보는 건 처음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료라니!

    군사용 위성지도 수준까지는 아 니지만, 지오시티 글로벌이 보유한 위성지도도 자동차 정도는 구분이 될 만큼 정밀함을 자랑했다.

    게다가 넥스트컴의 다양한 서비 스들은 주요 기능이 API로도 제공되었기에 앱을 만들 때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더 크게 낼 수 있었 다.

    박수가 나오지 않는 게 이상했 다.

    그것으로 헨리 사장은 넥스트컴 리뉴얼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 한 발표를 마쳤다.

    뜨겁게 달궈진 무대에 뒤이어 올 라온 사람은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그 사람, 유재원이었다.

    언제나처럼 자신감 넘치는 걸음 으로 무대에 오르는 유재원의 손에 는 전에 없던 큼직한 박스 하나가 들려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또 뵙는 분 들이 많네요."

    무대에 오른 유재원은 유쾌하게 인사했다.

    실제로 오늘까지 3일 권을 끊어 하루도 쉬지 않고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

    유재원과 임원들이 그들의 기대 에 120% 부응한 덕에 분위기는 매 우 좋았다.

    안드로이드 ME부터 조금 전 헨 리 사장이 공개한 넥스트컴의 두 가지 신규 서비스까지, 웬만한 기업들은 할 수 없는 놀라운 혁신이 가득했다.

    덕분에 메인스테이지의 관객들은 유재원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대단 히 호의적인 태도로 그를 맞아 주 었다.

    준비된 신제품과 서비스의 반응 이 좋지 않았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반응이었다.

    "몇몇 감 좋으신 분들은 제가 올 라온 이유에 대해 짐작을 하고 계 시는 듯하군요."

    유재원은 미소 가득한 얼굴로 무 대를 이끌어 나갔다.

    "그렇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전 세계 모든 게이머를 설레게 할 깜짝 선물을 개봉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서 유재원은 들고 왔던 상 자 하나를 들어 보였다.

    윗부분에 X자가 큼지막하게 박 힌 상자였다.

    "X는 미지의 수입니다. 어떤 것 이든 담을 수 있고, 확장성도 뛰어 나죠. 저는 그러한 X를 잘 표현하 는 물건을 꼽아보라면 PC라고 단 언합니다."

    게임기를 기대했던 객석에서는 의문 부호가 떴다.

    유재원이 갑자기 PC를 운운하니 이해하기 힘들었던 탓이다.

    객석이 좀 혼란스러워졌지만, 유 재원은 괘념치 않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PC는 인간이 만든 도구 중 가 장 강력하면서도 확장성이 뛰어난 물건입니다. 덕분에 저와 같은 공 돌이들의 호기심을 듬뿍 받고 있죠. 그리고 이러한 PC의 주요 기능 중 에는 게임의 지분도 상당하다는 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임이란 단어가 나오자 객석에 서 큰 환호가 일어났다.

    무대 뒤편에서 유재원의 발표를 지켜보는 헨리 사장은 쓴 웃음을 지었다.

    헨리 사장과 넥스트컴 직원들은 오늘 IDDC 99 발표를 위해 거의 3달을 갈아 넣었다.

    하루 8시간 근무가 기본이긴 하 지만, 급할 땐 미래의 시간을 앞으 로 당겨다 쓸 수 있었다.

    덕분에 오늘 좋은 반응을 얻었 고, IDDC 99가 끝나면 본인은 물 론 상당수의 직원이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당연히 발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유재원이 만들어내는 호 응을 보니 아쉬움이 조금 느껴진 탓이다.

    발표하는 아이템 차이에서 온 것 일까?

    그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유재원이 게임기가 아니라 넥스트 컴 모바일 앱과 앤서! 맵스를 공개 했더라도 뜨거운 반응이 왔을 것이 다.

    유재원에게는 사람을 잡아끄는 뭔가 특별한 게 있었으니 말이다.

    헨리 사장 역시 잠깐 딴생각을

    했지만, 다시금 유재원의 발표에 무섭게 빠져들었다.

    "그렇지만 게임만 즐기는 데 PC 를 장만하는 건 상당한 부담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대량 생산으로 PC 의 가격이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수천 달러씩은 하니 말입니 다."

    하이엔드급 PC가 전문인 ID 테 크놀로지를 가진 유재원이 냅다 할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재원은 당당했다. ID 테크놀로지가 내놓는 PC는 적어도 스펙이나 디자인으로 장난은 치지 는 않았으니 말이다.

    "저 역시 같은 고민이 있었습니 다. 그리고 결정했죠. 게임기 시장 에 진출하겠다고 말입니다."

    우와아!

    유재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컨 벤션 센터 메인스테이지는 함성으 로 가득 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ID 그룹은 이제까지 제품을 내놓으면서 소비 자를 실망시킨 적이 단 한 번도 없 었다.

    IDDC 99에서 발표된 신제품들 역시 모두 다 호평이었다.

    이전에 출시된 제품이나 서비스역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동업으로 내놓은 제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타임플릭스라는 VOD 서비스는 이제 다들 익숙해져서 놓친 프로그 램을 주말에 다시 보는 건 일반적 인 풍경이 되었다.

    타임플릭스 돌풍에 경쟁 케이블 회사는 비상이었지만, 미디어라이브 러리를 보유한 일반 방송국들은 타 임워너 넥스트컴과 콘텐츠 공급 계 약을 속속들이 체결했다.

    타임플릭스의 메인 화면에는 볼 것들이 어마어마하게 쌓였다. 콘텐츠가 늘어나는 속도도 그야말로 무 시무시했다.

    더욱이 이 모든 콘텐츠를 9달러 라는 저렴한 요금에 무제한으로 볼 수 있었다.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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