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519화 (519/1,007)

26권 3화

단적으로 안드로이드 ME의 사용 자가 인터넷에서 자동차를 검색하 면, 애드센스는 입력된 광고 중 자 동차 회사들의 광고를 보여주고, 자동차 보험을 검색하면 보험사 홈 페이지를 연결해주는 식이다.

애드센스 역시 유재원이 손길이 닿아 완성된 기능인데, 당연히 안 드로이드 ME에만 적용되고 끝날 물건은 절대 아니었다.

ID 그룹이 서비스하는 넥스트컴 을 비롯한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 T터치폰에도 탑재될 예정이 었다.

1개에 1천만 달러에 육박했던 광 고 단가는 대폭 낮아지겠지만, 수 백, 수천 개의 광고를 동시에 받을 수 있고 100일 제한도 풀렸다.

그렇기에 전체 광고 매출액은 대 폭 늘어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 ME 출시와 함께 달라진 광고 정책을 기업들에 겐 미리 발표했는데, 관심을 보이 는 회사들이 참 많았다.

24개 한정이었을 때는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경매에 참가하지 못했 던 기업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부담 없이 참가할수 있을 만큼 광고 가격이 매력적 이었다.

"이상으로 안드로이드 ME 소개 를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귀한 분들을 위 해 소정의 기프트팩을 준비했으니 꼭 수령해 가시길 바랍니다."

기프트팩이란 ID 그룹의 다양한 제품이 든 복불복 상자였다.

작게는 ID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정판 이모티콘부터 그래픽 편집 용 툴이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심지어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안드 로이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이 들 어 있기도 했다.

물론 무조건 퍼주는 건 아니다. 준비된 기프트팩의 원가는 대략 10 달러 수준으로 맞춰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른 컨퍼런스에서는 딱 히 선물이라고 주는 건 없으니, 관 람객의 입장에서는 한정판 이모티 콘이 나와도 좋았고, 어쩌다 안드 로이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과 같 이 대박이 터지면 기쁜 일이었다.

발표가 종료된 후, 기프트팩을 하나씩 들고 돌아가는 이들의 얼굴 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또한, 컨벤션 센터 한쪽에 마련 된 안드로이드 ME 판매 창구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ID 플 래그쉽 센터 역시 안드로이드 ME 판매를 시작했고, 완제품 PC 제조 사에서도 ME의 발매에 맞춰 신제 품을 출시했다.

기다렸다는 듯 구매가 이어지는 건 당연했다. 그야말로 성공적인 데뷔였다.

다음 날.

유재원은 예고했던 대로 차세대 뉴에그와 i웍스, i웍스 노트북 2세 대를 발표했다.

-뉴에그3, 추억에 대한 최첨단의 재해석!

공개된 뉴에그3에 대한 기사 중 에 추억과 최첨단이 빠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뉴에그3의 모습 을 보면 과거의 SF영화가 자연스럽 게 떠올랐던 탓이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감독인 스 티븐 스필버그의 출세작 E.T였다.

그러면서도 에그 시리즈의 아이 덴티티인 계란 모양은 잃지 않았다.

본체의 모양은 계란을 가로로 자 른 형태였다.

정면에서 보면 구체를 반으로 잘 라놓은 듯했지만, 위에서 보면 뒤 쪽으로 조금 길게 나와 있는 형태 다.

본체 재질은 아이보리색이면서 고급진 무광택 플라스틱으로 약간 의 투명도가 있어서 안이 살짝 보 일 정도였다.

이러한 본체에 크롬 도금으로 반 짝이는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이 달 렸고, 거기에 16 : 9 비율의 21인치LCD 모니터가 일체형으로 장착되 어 있다.

모니터와 본체 사이의 케이블은 프레임 안쪽에 설치되어 있었기에, 겉으로 보면 그야말로 깔끔했다.

이러한 뉴에그3의 전체적인 모습 은 영화 E.T에 나오는 외계인과 매 우 흡사했다.

그렇지만 을드한 느낌은 하나도 없었다.

딱 보자마자 사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할 만큼 세련된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성능에서도 빅타워형 컴퓨터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인텔의 고성능 CPU를 채용했고, 메모리의 용량도 512메가바이트나 되었다.

딱 하나 모자란 점이 있다면 VGA 카드였다.

GPU라 할 만한 카드들은 죄다 발열도 심하고 덩치도 커서 고성능 제품을 장착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뉴에그3에는 최상위 모델 이 아닌 소음과 발열이 어느 정도 잡힌 중형 모델이 탑재되었다.

대신 장착된 광학드라이브는 요 즘 보급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DVD 롬이 었다.

CD가 90년대 중반부터 대세가 되었지만, 650메가바이트라는 한정 된 용량은 곧 한계에 다다랐다. 요 즘 출시되는 게임들은 CG 동영상 을 듬뿍 담은 덕에 CD 3, 4장 분 량이 넘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영화를 담는 매체 역시 CD에서 DVD로 급격히 이전 중이었다.

심지어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의 미디어 역시 DVD가 기본이 될 것 이기에, 비싸긴 해도 뉴에그3의 기 본 장치로 DVD를 선택했다.

2세대 i웍스 시리즈도 호평이 이어졌다.

AMD의 듀얼코어 CPU를 탑재 했고, 엔비디아사에서 전문가용으로 만든 쿼드로 GPU를 채택해 생산성 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1세대에서 선보인 수냉 시 스템도 훨씬 발전시켰고, 녹색 LED를 이용한 내부 조명에도 공을 들였다.

화룡점정은 무선 입력 장치였다.

컴퓨터 입력 장치 중 사용 빈도 가 가장 높은 것이 키보드와 마우 스였다.

그런데 둘 다 본체와 연결되어

있어 작업에 불편함을 주었다.

안드로이드 사의 하드웨어 연구 팀은 무선 통신기술을 이용해 그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을 삭제했다.

무선 통신기술의 비밀은 블루투 스에 있었다.

놀랍게도 블루투스는 에릭슨 사 에서 1994년부터 개발이 되었고, 몇 달 전 완성되었다.

다만 보급이 시원찮았는데, ID하 이테크에서 이 기술을 과감하게 컴 퓨터 인터페이스와 접목시켰다.

작동 시간이 문제였지만, 리튬이 온 배터리 기술은 ID그롭이 최고였기에, 한 번 충전으로 7일은 너끈 하게 쓸 수 있었다.

테스트도 충분히 했고, 전파 인 증도 받았기에 과감하게 i웍스의 번들 키보드와 마우스에 블루투스 를 담을 수 있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뉴에그3 만큼은 아니지만, i웍스 2세대도 충 분히 반응이 있었다.

순조롭게 이어진 IDDC 99는 대 망의 마지막 날, 3일차가 되었다.

첫날과 둘째 날도 뜨겁긴 했지 만, 마지막 날 만큼은 아니었다.

요즘 최대의 핫이슈는 모바일이 었고, 유재원이 연초에 선보인 SNS 도 뜨거운 화두였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시 도들이 쏟아졌지만, 아직 그럴듯한 것은 없었던 상태였다.

과연 ID 그룹과 유재원이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리는 건 당연했 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SNS 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땐, 전율을 느 꼈다. 그러다가 구체적인 서비스나 플랫폼의 형태로 만들고자 할 땐 큰 벽에 부딪쳤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 듯한 형 태가 나오지 않았던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원이 무얼 보 여줄지 너무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모두의 시선이 3일 차 메인 스테 이지에 모였다.

1999년 8월 3일.

IDDC 99의 3일차이자 마지막 날이 되었다.

2일차에 신기술이 듬뿍 들어간 i 웍스 노트북의 발표까지 잘 보고난 후, 기프트팩을 하나씩 안고서 집 으로 돌아가던 IDDC 99의 관람객들은 뭔가 하나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게임기!

ID 그룹과 소니와의 협력 관계가 끝났다는 건 진작 알려진 사실이었 다.

게이머들에겐 꽤 충격적인 사건 이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1은 미국 에서도 적잖은 히트를 쳤다.

북미만 해도 보급량이 수천만 대 씩 된 기기였고, 신작 게임들은 매 주 쏟아졌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1의 구조는 PC를 닮았고, 게임 개발 환경도 개발자들이 가장 익숙한 PC 였다.

게다가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1 의 보급을 위해 라이선스를 쉽게 내주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게임 을 만들 수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1의 32비트 게임 기 전쟁 승리의 1등 공신은 누가 봐도 안드로이드 OS와 개발툴이었 다.

그런데 소니가 먼저 결별을 선언 했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ID 그룹 이 게임기 시장에 진출할 거라는 소식은 업계에 먼저 알려졌다.

CPU 제조 회사인 인텔과 AMD 에 커스텀 모델 주문이 가능한지, 또 대량 발주가 가능한지 물어보기 도 했고, 이는 VGA카드 제조업체 에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ID 그룹에는 세계적 규모 의 게임 개발사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ID 그룹이 한국의 대 형 전자 업체 3곳을 모아 ID 일렉 트로닉스로 통합된 것을 보고 사람 들은 ID 그룹이 자체적인 게임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예상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IDDC 99 행 사 식순을 보고서 뉴에그3와 i웍스2세대 발표가 있는 2일차를 게임기 시장 진출 발표의 유력한 날로 예 상했다.

하지만 게임기 발표는 없었다.

설마 ID 그룹이 게임기 시장 진 출을 철회한 건 아닌가 하는 루머 가 빠르게 돌았고, 걱정하는 사람 들도 점차 늘어난 와중에 3일차가 되었다.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포털사이 트인 넥스트컴은 인터넷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3 일차.

메인스테이지의 주인공은 헨리 사무엘 넥스트컴 사장이었다.

3일차 식순은 인터넷 업체들의 기조연설이 준비되어 있었고, 서열 이 제일 높고 사용자도 제일 많은 넥스트컴이 제일 먼저 포문을 열게 된 것이다.

사무엘 사장의 말은 인터넷의 역 사가 곧 넥스트컴의 역사라고 치환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WWW가 만들어지고 HTML이 정립되면서 인터넷은 대중화가 되 었고, 곧이어 최초의 포털 사이트 인 넥스트컴이 등장했다.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넥 스트컴의 위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 았다.

북미에서 압도적인 1위, 유럽 연 합 나라에서도 1등 아니면 2등이었 고, 아시아의 경우엔 한국과 일본 에서 1위 포털 사이트였다.

덕분에 누적 가입자 수는 진작 1 억 명을 돌파했고, 다양한 부가 서 비스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유료 콘텐츠 서비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단적으로 웹툰이란 단어를 두고 이젠 그 누구도 신조어라고 생각하 지 않았다.

마블 대 DC라는 라이벌 구조의 프리미엄 웹툰 서비스는 아직도 인 기리에 서비스 중이었고, 신작도 꾸준히 올라오는 중이었다.

종이책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했 던 두 만화 회사들의 우려는 현실 이 되었다.

종이책 형태의 코믹스판 매출은 계속 하락 중이었으니 말이다.

대신 인터넷 콘텐츠 제공을 통한 수익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중이 었다.

넥스트 뮤직의 경우엔 넥스트컴 의 부속 조직이었다가 독립할 만큼 덩치가 커진 경우이기도 했다.

그런 서비스가 넥스트컴에는 무 척이나 많았다.

"그리고 이번 IDDC 99를 기점 으로 두 번째 혁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바로 모바일 서비스입니 다."

헨리 사장은 당당하게 두 번째 혁명을 외쳤다.

모바일 서비스라는 말이 끝나자 메인스테이지 스크린에 m.넥스트컴 이라는 주소가 떠올랐다.

"T 터치폰의 해상도를 기본으로 놓고 모바일 환경에서 모든 넥스트 컴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모 든 것을 뜯어 고쳤습니다."

이어진 헨리 사장의 목소리에는 물기가 살짝 묻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재원으로부터 넥스트컴의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 에 대응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은 후부터 넥스트컴은 불난 호떡집 같 았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페이지를 구 성하고, 어떤 신규 서비스를 넣어 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헨리 사장은 주어진 과 제가 어려울수록 최선을 다하는 인 물이었다.

브로드밴드 인터넷을 미국에 보 급할 때에도 맨땅에서 시작했었고, 결국엔 성공했다.

그 결과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앞선 인터넷 네트워크를 가진 나라 가 되었다.

물론 이후에는 다른 나라들도 빠 르게 IT혁명을 이뤄갔고, 특히 한 국의 성장은 그야말로 혁명적이었 다.

국토가 좁고 인구가 도시에 밀집 되었기에 ADSL과 같은 비대칭 고 속 인터넷 보급이 수월했다.

덕분에 인터넷 속도를 보면 한국 이 제일 빨랐고, 다음이 일본, 미국 순이었다.

하여튼, 넥스트컴의 모든 서비스 를 모바일에 대응하라는 유재원의 지시는 브로드밴드 인터넷을 막 보 급할 때처럼 막막한 일이었다.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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