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503화 (503/1,007)

25권 12화

인터넷 전문가들의 입에서 안드 로이드 엔터프라이즈는 서버 시장 도 평정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리눅스의 약진도 이들 대형 기업에 타격을 줬다. 직접 세팅을 하고 설정이 복잡하다는 게 단점이 었다.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확장 성을 자랑했고, 결정적으로 무료였 다.

덕분에 소규모 기업, 혹은 개인 에게는 리눅스가 딱이었다.

그렇기에 리눅스의 약진은 안드 로이드 사에 타격이 될 수도 있었 다. 하지만 리눅스 배포판 중에 가 장 인기 있는 배포판이 안드로이드사의 자회사인 민트초코에서 만들 어지는 것임이 알려지면서 안드로 이드 사의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줬 다.

민트초코는 리눅스답지 않은 정 도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에 버금가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었고, 리눅스의 큰 단 점인 폰트의 지원도 완벽했다. 게 다가 응용 프로그램 설치나 삭제를 간편하게 만든 패키징 기술도 도입 했다.

그러면서 리눅스의 장점인 강력 한 커스터마이징까지 지원했다. 일 반 사용자라면 리눅스용 게임이 없어서 딱히 매력이 없지만, 안드로 이드 엔터프라이즈의 가격이 부담 되어 선뜻 구매가 어려운 자그마한 인터넷 사업을 하는 사람에겐 그야 말로 안성맞춤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사 에서 만드는 다양한 전문 프로그램 은 원래 그 분야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강자들을 위협 할 정도로 성장했다.

안드로이드 사에서 처음 전문 프 로그램을 내놨을 때는 거의 기본 기능만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 나 버전 업이 수차례 이뤄지면서 수백, 수천만 원대의 전문 프로그램 못지않은 기능을 자랑하게 되었 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주가 상승 에 더해지면서 89.8달러라는 금자 탑을 쌓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승 세라면 1999년에 큰 이변이 없는 한 IT기업 최초로 주가총액 1천억 달러 돌파라는 기록도 무난하게 달 성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평이었 다.

반면그러나 유재원의 사전에 방 심은 없었다. 시장에선 당연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유재원과 안드로이드 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차기 버 전에 올인 중이었다.

"가칭 안드로이드 2000에 대한 준비도 완벽합니다."

케빈 존슨 사장이 가칭이라고 토 를 단 건 아직 버전의 이름이 확정 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전 버전이 98이었으니, 2000이라고 하는 게 무난하긴 했다.

그렇지만 너무 무난한 게 탈이 다.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98 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 듬뿍 들 어가는 운영체제였기 때문이다.

보안부터 편의성, 인터페이스까 지 모두 21세기를 대비한 변혁이 있을 테지만, 비장의 무기는 따로 있었다.

향상된 3D 기술과 HD 시대의 완벽한 지원이었다.

베타테스터들 중에 처음 이 컨셉 을 듣고서 살짝 의문을 보인 사람 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3D라 고 하면 이미 대중화된 기술이었으 니 말이다. 하지만 유재원이 보기 에는 현재의 3D 기술은 아직도 걸 음마 단계였다.

안드로이드의 3D라이브러리인 글라이드X의 최신 버전에 셰이더 라는 미래 기술을 담아냈지만, 아 직 이를 제대로 지원하는 VGA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GPU라는 것 이 필요한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 했다.

비디오카드 제조사들은 안드로이 드 차기 버전에 맞춰 제품을 발표 하려고 하는데, 유재원도 이러한 GPU를 제대로 지원하는 소프트웨 어적인 기술을 안드로이드 차기 버 전에 제대로 담았다.

설계대로만 나온다면 동적으로 반응하는 광원과 그림자는 기본이 고 유리나 물의 반사, 다양한 변형 효과 등등 보다 실감나는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더욱이 차기 안드로이드에서는

3D 사운드 라이브러리도 추가해서 실감나는 효과도 추가될 예정이었 다. 이를테면 게임에서 터널 속에 진입하면 웅웅 울리는 소리가 난다 든가, 지형에 따른 반향까지도 자 동 계산해서 보다 몰입도를 향상시 키는 기술이었다.

물론 3D 사운드 가속이 되는 사 운드카드를 사용하면 CPU에 대한 부담도 적어지고 품질도 좋아질 테 지만, 구형의 사운드카드라도 3D 사운드를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두 번째 비장의 무기인 HD는 게임은 물론 동영상이나 데스크톱작업 환경을 아우르는 키워드였다.

이러한 이유로 버전 명칭을 2000으로 할지, 아니면 NT니 XP 혹은 뉴 밀레니엄 등등으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직 시 간은 많이 남았으니 생각해볼 시간 은 충분했다.

"HD 시대 대비는 어때요?"

"모니터 제조사들이 좀 문제이긴 한데, 나머지 분야는 순조롭습니 다."

"하긴, 제조 설비를 바꾸는 게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죠. 중요 한 건 게임인데, 업계 반응은 괜찮아요?"

"그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게임 업계 동향을 물어보는 유재 원의 물음에 케빈 존슨 사장이 살 짝 머뭇거렸다. 그러자 다음 차례 인 ID 엔터테인먼트의 스테판 바버 사장이 손을 들었다. 하긴 게임은 케빈 존슨보다는 스테판 바버가 전 문이었다.

"ID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게임 개발사들은 모두 HD 해상도 지원 을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협력사 들이나 다른 게임 개발사들은 HD 지원에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이유 는 16 : 9 HD 해상도를 지원하는 모니터의 보급률이 3%도 안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스테판 바버 사장은 유재원 앞이 라고 과장하는 것도 없이 사실 그 대로 전했다.

유재원은 딱히 표정 변화가 없었 다. 타 개발사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HD 해상도 지 원 게임은 단순히 해상도 옵션을 하나 추가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 다. HD 해상도에 맞게 텍스처의 질도 높여야 하고, 4 : 3 비율보다 많은 오브젝트가 등장하니 최적화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이런 게 다 개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요소였다. 그러니 다른 개발사들이 좀 굼뜬 모습을 보인다 고 해서 타박할 건 아니다.

하지만 미래는 日日에 있다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작년에 선보인 트루 시네마 디스 플레이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 겼다.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시상식 이 있다면 트루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 휩쓸었다. 16 : 9 비율의 풀HD LCD 모니터는 기존의 배불뚝이 모 니터와는 차원이 달랐으니 말이다.

타임플릭스와 결합해 풀HD 영화 를 보면 그 진가는 더욱 확실해진 다. 괜히 시네마라는 단어가 붙여진 게 아니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 도다.

아쉬운 건 게임이었다.

풀HD해상도를 지원하는 게임도 몇 개 없었고, 현재의 VGA 기술로 는 풀HD 해상도를 완벽하게 가속 해줄 수도 없었다. SLI라는 특수 기능이 있는 고가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서 가속하는 게 유일한 해법 인데, 게임 하나 하자고 수천 달러 를 써야 한다.

그렇기에 유재원은 안드로이드 차기작에서는 풀HD가 아닌 일반 HD 를 표준으로 선택했다. 일명 720p라는 해상도인데, 이 정도면 1999년 말이나 2000년 초에 나올 최신형 GPU에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HD 모니터 보급률이 문제이지 만, 유재원은 HD로의 변환이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았다. 단 적으로 HD방송은 이제 슬슬 준비 중이었고 준비 단계였고, 한국은 2002 월드컵에 맞춰서 수도권에 시 범 방송을 준비 중이었다.

당연히 HD 방송 청취를 위해서 는 HD 텔레비전과 모니터가 필요 했고, 모든 가전 업체들이 달라붙 어 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 HD모니터는 극소수의 제품만이 비싼 가격을 자랑하며 존재하지만, 딱 1년만 지나면 양질의 보급형 제 품이 쏟아질 것이다.

"반응이 미지근하다니, 어쩔 수 없죠. 대신 ID 엔터테인먼트만큼은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입니다."

유재원의 당부에 스테판 바버 사 장이 다부지게 답했다.

막판에 와서 게임이 언급된 탓에 안드로이드 사의 발표가 삼천포로 빠지긴 했지만, ID 인베스트먼트를 능가하는 성과에 큰 박수가 나왔다. 잔뜩 긴장했던 케빈 존슨 사장의 얼굴도 유재원과 사장단의 박수소 리에 웃음기가 돌아왔다.

"이제, 점심시간이네요. 제가 예 약한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로 점심 먹으러 가죠."

유재원의 말에 다들 자리에서 일 어났다.

당연히 유재원이 사장단을 대접 하는 자리였다. 사장단도 유재원이 점심을 먹자는데 빠지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998년 결산은 점심을 먹고 나 서도 계속되었다.

오후에 첫 번째로 발표한 사람은 ID 엔터테인먼트의 스테판 바버 사 장이었다.

당연히 오전의 좋았던 분위기는 오후에도 이어졌다. 게임은 경기를 타지 않는 분야였기에, IT버블 붕 괴로 인해 시장이 위축되긴 했지만, 게임 패키지 판매량은 크게 줄지도 않았다. 게다가 텐센트를 통한 중 국 진출은 유재원의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

"워크래프트 통합본,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의 판매량이 기대 이상 이었습니다. 역시 중국과 같은 나 라는 시디키 인증 방식의 멀티플레 이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스테판 바버 사장의 중국 시장에 대한 평가였다.

유재원도 동의하는 바였다.

정품 패키지 자체를 본떠서 가짜 를 파는 게 중국 시장이었다. 그런 짝퉁 제품을 사서 뜯어보면 정품 CD 비슷하게 만들어 놓기까지 했 다. 홀로그램 기술 도입 후에 ID 그룹의 정품 소프트웨어에는 CD에 도 모두 홀로그램이 붙어서 구별이 가능해졌는데, 이전엔 완전히 똑같았다.

그렇기에 텐센트가 정식 유통하 겠다고 했을 때도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 상이었다.

워크래프트 1, 2가 함께 패키징 된 통합본의 경우엔 벌써 300만 장 이상이 팔렸다. 스타크래프트도 100만 장이 팔리면서 배틀넷 서버 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였다.

서버를 한국에 두고 인증을 해야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었다. 여기에 북경어와 광둥어 2가지로 현 지화를 시켜준 것도 판매량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제법 좋은 분석력을 보여준 스테 판 바버 사장이지만, 간과한 게 있 다.

PC 방이었다.

미국에서 넷카페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PC임대업은 한국에서 제대 로 대박을 터트렸다. IMF로 실직 한 이들 중에는 퇴직금을 가지고서 자영업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이 많 았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게

요식업의 경우에는 관리해야 할 게 한둘이 아니었지만, PC방은 시 설만 갖추면 나름 관리가 쉬웠다. 게다가 인터넷 멀티플레이가 대세 가 되었고, 게임들도 팀 매치를 제 대로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났다.

한국에서 PC방을 제대로 퍼트린 효자 상품은 당연히 스타크래프트 였다.

스타리그로 대표되는 e스포츠가 체계를 확실히 갖췄고, PC방으로 그 저변을 확대했다. 게다가 본격 적인 MMORPG게임이 나오면서 PC방으로 사람들을 제대로 끌어들 였다. 이제는 PC방 창업이 너무 많 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업 중이 었다.

이러한 트렌드가 중국에도 전해 진 것이다.

이번에 팔린 게임 중에 최소 2/3 는 PC방에서 구매했다고 봐도 과 언은 아닐 정도였다. 중국식 PC방 의 스케일은 그 거대한 땅과 인구 만큼이나 어마어마했으니, 진짜 텐 센트의 마화텅이 장담한 1천만 장 판매도 1, 2년 내로 가능할지도 모 르겠다.

"온라인 게임 개발 상황은요?"

워크래프트의 세계를 온라인화 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 는데, 이를 위해 블리자드와 오리 진 시스템즈가 뭉쳤고,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ID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다른 스튜디오까지도 도와주는 중 이었다.

"50% 이상입니다. 칼림도어 대 륙 구현은 완료했고, 동부 왕국 대 륙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빠르면 2000년 초, 늦어도 2001년에는 정 식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했 습니다."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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