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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로 압도한다-355화 (35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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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안드로이드 95(5)

유재원은 미국행을 예정보다 일찍 선택했지만, 행동거지는 느긋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한 다음, 곧바로 시애틀의 레드먼드로 가지 않고, 소살리토의 집을 먼저 찾았다.

집에다 풀어놓을 짐꾸러미가 한가득 이었기도 했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유재원의 짐덩이 중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한 건 라면이었고, 비행기 수화물로 받아주는 마른 음식들 몇 가지에 한국에서 구입한 전자제품들도 있었다.

당연히 유재원을 기다리는 사람은 티파니였다. 유재원이 미국 땅을 밟았을 때가 이른 저녁 시간이었기에, 도착했다는 전화 한 통에 바로 달려와 주었다.

“이제 진짜로 팔리고 있는 거야? 잘 팔리긴 하지?”

티파니는 본인의 이름과 똑같은 휴대폰이 한국에서 정식 발매 되었다는 이야기에 무척이나 신기해했다.

“당연하지. 일단 5천개는 다 나갔어.”

유재원은 어께를 활짝 펴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다만 시범서비스 당첨자들에게 팔았던 티파니폰은 프로모션을 위해서 거의 원가 수준의 가격으로 싸게 풀었고, 선택지도 크게 줄여놓은 것이라 정식 발매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다. 시범서비스 중에 TG 모바일을 사용하려면 티파니폰이 강제되었으니 말이다. 반대로 티파니폰을 사용하고 싶으면 TG 모바일에 가입해야 한다.

TG 모바일과 티파니폰 두 가지 요소 중에 무엇이 소비자에게 더 크게 어필되었는지 따져 보려면 이동통신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유재원이 생각했을 때, 지금 시점의 가장 큰 구매자극요인은 바로 이동통신 그 자체였을 것이다. 티파니폰이 없는 신세기 통신의 시범서비스 신청 역시나 TG 모바일보다는 느리지만 원래의 일정보다 일찌감치 마감되었으니 말이다.

“미국에는 언제 출시되는거야?”

“음, 적어도 내년 중순쯤에는 허가가 나오지 않으려나?”

한국의 CDMA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된 것을 확인하면 미국의 이동통신 회사들도 본격적으로 2G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다. 유재원은 그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보았다. 본인으로 인한 기술가속덕에 컴퓨터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었고, 정보통신 인프라도 빠르게 확장 중이었다.

2G서비스 시작을 위한 기반은 다 다진 상태였는데, 마지막 남아있던 할 일이 CDMA 기술이 퀄컴의 장담대로 잘 작동하는 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미국 시장 상용화를 대비하기 위해 유재원은 GSM 방식의 티파니폰도 준비 중이었다. 사실 휴대폰 시장 전체로 보면 CDMA방식을 선택한 나라는 소수였고, 대다수 나라는 GSM방식을 선택했다.

휴대폰을 제조할 때 몇 가지 부품과 안테나 세팅만 바꿔주면 되는 일이라서 그다지 번거로운 일은 아니었다.

관건은 미국 통신회사와의 공급 계약이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신사들이 핸드폰을 공급하는 게 당연시되는 나라라서 납품계약이 중요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괜찮아?”

역시 티파니는 안드로이드 수출 금지 파동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원래 유재원은 티파니에게 7월 말쯤에 미국으로 돌아올 거라고 했는데, 예정보다 5일이나 먼저 돌아왔다. 게다가 미국의 지상파 뉴스에서도 이번 연방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안보 조치에 대해 중요하게 보도했고, 그에 따른 여파로 안드로이드 주식의 폭락을 보도했으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약간의 관심만 가져도 모를 수가 없었다.

“응! 걱정할 것 없어. 내가 누군데? 다 방법이 있거든.”

“진짜?”

“그럼! 며칠만 기다려보면 세상 다 알게 될 거야.”

유재원은 나만 믿으라는 다부진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보면 여자친구 앞에서 유치한 허세를 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유재원도 말해놓고 살짝 민망하긴 했지만, 행동으로 증명하면 그만이다.

다음 날.

유재원은 일상을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 간단한 운동 후에, 아침을 차려 먹었다. 그리곤 텔레비전으로 아침 뉴스를 지켜보았다.

재미있는 뉴스들이 제법 많았다.

94 미국 월드컵이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때라 그런지 축구 뉴스의 분량이 많았는데, 딱 유재원의 취향이었다. 이전의 월드컵과 지금이 얼마나 달라져 있는 지 체크해 보는 건 유재원만의 즐거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불가리아는 예전처럼 4강에서 떨어졌네.”

1994년 미국 월드컵의 주인공이라면 역시 불가리아였다. 동유럽의 변방 나라인 불가리아는 월드컵 본선에는 자주 진출했지만, 본선에선 단 1승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미국 월드컵에서 그동안 눌려 있던 맥이 탁 터졌던 모양인지, 무섭게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완파했고, 그리스를 압도하면서 조별 예선을 돌파했고, 16강에서는 멕시코와 접전 끝에 승리했으며, 8강에서는 저번 우승팀인 독일을 2:1로 역전승으로 뚫고 올라왔다.

그런 불가리아는 4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나 석패했다. 여기서 유재원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

“응? 1:0으로 졌네?”

유재원의 기억에는 불가리아는 원래 2:1로 졌다. 그런데 이번엔 1:0으로 진 것이다.

살짝 불안해지는 대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가리아나 이탈리아에 유재원이 뭔가 미래의 흐름을 바꿀 영향력은 그다지 끼친 것이 없었던 탓이다. ID 그룹이 두 나라에 직접적으로 진출하진 않았고, 그저 유럽 총판을 통해서 해당 나라에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이었다.

신제품 출시 일정에도 이탈리아나 불가리아는 3순위로 매우 밀려나 있는 나라였다. 소프트웨워의 현지화 속도도 좀 느리고, 뉴에그2 같은 신제품이 정식 발매 되는 날짜도 느리다. 그런데도 이변이 생긴 것이다.

더욱이 다른 4강 경기인 브라질과 스웨덴의 결과도 달라졌다. 스웨덴이 최강팀 브라질을 꺾는 이변을 만들진 못했지만, 1:1로 비겼다가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이 결승에 진출한 것이다.

“8강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는데, 4강에 들면서 갑자기 이변이 생기네?”

이유를 따저보던 유재원은 도통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떠올린 것들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선수들이, 유재원이 출시한 게임들을 즐겨 하다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거 아닌가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휴대용 게임기도 별로 없고, 덩치 큰 컴퓨터를 숙소까지 가져와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할 선수가 몇이나 되나 따져보니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덕분에 원인 파악은 오리무중으로 빠져버렸다.

다만 확실한 건 기억의 궁전 속에 들어 있는 각종 스포츠 결과의 정확성에 큰 하락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걸 믿고 스포츠 토토에 전 재산을 걸면 탈탈 털릴 일이 많아지니, 이제는 본업에 무조건 충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유재원은 그런 도박 같은 걸 즐기는 성격은 아니다. 다만 IT와 별 관련도 없는 스포츠계에도 변화가 생기는 마당이니 다른 분야는 어떻겠는가. 컴퓨터 쪽은 그야말로 동 시간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흠, 그러면 비IT분야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하고, IT쪽은 깽판을 제대로 쳐도 된다는 뜻이네.”

오차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한 건지 몰라도 유재원은 상당히 과격한 결론을 내렸다. 분명한 것은 연방정부의 디지털 안보 조치가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텔레비전 한켠에 뜬 시각이 오전 8시가 되자 유재원은 전원을 끄고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레드먼드로 갈 시간이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회장님.”

레드먼드 안드로이드 본사에서 오랜만에 다시 보는 케빈 존슨 사장은 이번에도 사과먼저 했다.

사과에 담긴 의미는 복합적이었다.

안드로이드 이슈로 인해 유재원의 한국 스케줄을 온전히 마치지 못했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연방정부의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해, ID 그룹의 강력한 로비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당하게 했다는 것에 대한 사과였다.

“괜찮아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수습부터 해야죠.”

유재원은 쿨하게 사과를 받았다.

ID 그룹의 정보팀에 제법 뛰어난 능력자들이 많다고 해도, 사기업 수준의 정보팀이라는 건 확실했다. 국가안보부(NSA)의 움직임을 먼저 파악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제가 다 조치를 할 거니까 케빈 사장님은 경영에만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일단 주주들께 제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니, 차기 안드로이드의 전 세계 출시는 차질 없이 예정대로 될 거라고 알려주세요.”

유재원은 케빈 존슨 사장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시작했다.

“아, 그러면 보안영역 암호화 방식에 대해 연방정부 안으로 수용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뇨. 최소한 128비트짜리 암호를 써야죠.”

케빈 존슨 사장의 물음에 유재원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DES로 설정해 놨다가, 몇 년 후에 취약점이 발견되어 마구잡이로 뚫리면 누가 책임질 건가? 사용자들은 일단 안드로이드사에 피해보상을 청구할 것이다. 이후 ID 그룹이 연방정부가 보낸 공문을 가지고 법원으로 가서 DES를 강제한 국가안보부에 책임을 따져야 하는데, 법원이 ID 그룹 손을 들어줄 확률은 무척이나 낮다.

아니,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특히 보통 조직도 아니고 국가안보부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공문을 보니까, 아직 수출금지항목으로 확정된 게 아니더군요.”

미국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나라였다.

이번 안드로이드 사를 뒤집어 놓은 수출금지 조치 같은 경우에도 국토안보부의 중간간부가 제 멋대로 올려서 공문까지 날아오긴 했지만, 정식으로 통과된 상태는 아니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혹은 미국 국회에서 결정을 해야 효력이 발휘된다.

“일단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를 드렸어요.”

“대통령께 말입니까?”

케빈 존슨 사장은 유재원의 인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통화까지 하는 사이라는 건 몰랐던 모양이다. 하긴, 유재원은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에 다녀온 이후에 딱히 뭔가 친밀한 행동을 보인 적은 없었다.

ID 그룹 운영에 있어 미국 행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들, 예를 들자면 미국행정부의 ID 오피스 채용과 같은 조치는 이미 부시 대통령 시절 다 해놓은 덕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존재감을 빌릴 일이 없었으니, 외적으로 친분을 과시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AES-256의 수출 금지 조치는 달랐다.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었기에, 해법도 정치적 방식이 우선될 수밖에 없었다. 유재원은 레드먼드로 출발하면서 클린턴 대통령과의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큰 기대는 마세요. 알아보고 알려준다고 했거든요.”

IT를 미국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클린턴 행정부였고, 이를 위한 지원 조치들은 구체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덕분에 실리콘밸리는 물론, 미국 전역에 하루에도 수십 개의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탄생 중이었다.

이렇게 IT에 우호적인 클린턴 행정부였지만, 국가 안보에 관해서라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아, 그래도 대통령이 한 번 물어보는 것으로 큰 압력이 내려갈 겁니다.”

케빈 존슨 사장의 말에 유재원은 동의했다.

미국 행정부 전체를 보자면 국가안보부 부장은 대령 정도의 지위로 등치시킬 수 있다. 반면 미국 대통령은 수많은 별들을 통솔하는 통수권자였다. 대통령이 물어보면 별들이 움직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엄청난 압력이 내려갈 거다.

하지만 미국 군대 자체가 워낙 보수적인 동네이니, 안보를 위해서 PC의 보안성을 훼손하는 일 정도는 가볍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전화만 믿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유재원의 말에 케빈 존슨 사장의 표정이 아리송해졌다. DES 수용은 아니라고 유재원이 말했으니, 그러면 AES방식을 채용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연방정부의 조치를 어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클린턴 대통령이 유재원의 이의를 받아 들여서 DES강제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로 비화될 수 있었다.

“공문을 보면 수출이 문제라는 거잖아요. 그걸 뒤집으면 간단하죠.”

국가안보부가 바라는 것은 DES의 기본 채용이다. 하지만 그걸 대놓고 말할 수 없으니 수출 금지라는 말로 대신했다. 미국 내에서 팔리는 것까지 DES를 강제한다는 건 본인들도 무리수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뒤집다니요?”

“수입이요! 256비트 암호 기술을 수입해서 탑재하면 간단하잖아요.”

유재원을 통해 AES 암호체계가 발표된 지 2년이 넘었다. 그러는 사이에 아류들이 쏟아져 나왔다. AES에 대한 특허는 ID 테크놀로지가 가지고 있으니, 대놓고 따라하진 못해도 대칭형 암호 체계라는 큰 틀을 따라한 유사한 암호 체계들이 여럿 발표되었다.

“물론 아무나 받을 수는 없지요. 지역별로 믿을 만한 제품을 골라서 해당 지역이 속한 나라에서 발매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탑재하는 거예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경영 수완이 좋은 케빈 존슨 사장은 유재원이 제시한 방법에 고개를 끄덕였다. 보안성을 원래의 설계대로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단점도 바로 보였다.

“그러면 일부 이익은 그 회사들과 나눠야겠군요. 게다가 국가안보부에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힐 수도 있겠습니다.”

“먼저 시비를 건 것은 그쪽이죠. 당사자인 우리와 미리 상의도 하지 않고 먼저 발표했잖아요. 저는 아예 보안영역은 물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보안시스템에 서드파티 업체가 들어오는 것도 승인하려고요.”

유재원의 말은 능력 있는 보안업체의 관리 프로그램이 보안영역이나 방화벽과 같은 핵심적인 수준의 보안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제까지 외부 업체 프로그램은 겨우 안티 바이러스 정도만 가능했다.

메모리 상주 프로그램으로서, 응용 프로그램에 바이러스가 걸리면 탐지해서 제거하는 정도의 역할만 주어졌다. 이제는 커널 영역까지도 일정부분 열어주겠다는 뜻이다. 국가안보부의 조치는 모난 돌에 정을 때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함께 맞을 업체들 많이 만들어 놓으면 지금처럼 혼자서 감당할 필요도 없다.

소비자들 역시 선택의 폭이 다양해질 것이고, 그만큼 해커들이나 국민들의 사생활이 궁금한 국가들은 이를 뜷어보기 위해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사해야 할 것이다.

“파격적인 결정이시군요.”

케빈 존슨은 유재원의 과감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겠지만, 그 이상으로 얻을 게 많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유재원의 말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 일로 인터뷰 요청 같은 게 많이 들어왔다면서요?”

“그렇습니다. 회장님의 비서실도 난리였겠지만, 저희에게도 연락이 빗발쳤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케빈 존슨의 얼굴에 설마 하는 표정에 떠올랐다.

“네, 케빈 사장님이 자리 좀 만들어 주세요. 한국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게 있거든요.”

속담을 인용한 덕에 케빈 존슨 사장은 유재원이 이번 일을 꾸민 작자에게 칼을 갈고 있다는 것이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상대는 무려 국가안보부였지만, 유재원에 대한 믿음이 더 컸다.

케빈 존슨 사장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가슴 두근거리는 흥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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