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323화 (32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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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ay, No Gain.

#309 No Pay, No Gain.(5)

“뭐부터 해 볼까?”

이메일함을 보면서 유재원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금이야 할 일이 많아서 게임에 덜 빠져 있긴 했지만, 전생에 게임은 유재원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머니가 286 컴퓨터를 사주셨을 때부터 게임을 접했고, 이후 죽기 직전까지도 게임을 옆에 두었다.

절대적 존재와 거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꿈속 세상도 사실 가상현실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어보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회귀 초기에는 그래픽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 터라 별로 게임을 즐기지 않았지만, 3D 게임 환경이 대세가 된 지금은 게임본색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일단 급한 사안부터 처리하는 게 먼저지.”

유재원은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체력과 집중력이 차고 넘치는 나이였으니, 며칠 밤을 세며 게임을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외부로부터 날아오는 연락이다. 급한 현안부터 빠르게 처리해서 안락한 게임 환경을 조성해두는 사전정지작업(?)이 필요하다는 걸 잘 인지하고 있었다.

생각의 정리가 끝난 유재원은 일단 메일함으로 날아온 게임을 다운로드 시켜놓고, ID 톡과 웹브라우저를 열었다. ID 톡으로는 그룹의 현안을, 웹 브라우저로는 주말 동안의 뉴스를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었다.

티파니의 외할아버지네 저택이 세상과 단절된 곳은 아니었다. 전화선은 있어서 긴급한 연락은 받을 수 있었고, 모뎀으로 인터넷도 가능하긴 했다. 하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다른 용무를 볼 여력이 없었다.

특히 티파니의 이모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온 가족들의 기가 어찌나 드세던지,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오는 느낌이다.

덕분에 이틀이나 인터넷을 못하다가 지금에서야 접속해 보는 건데,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한국 OECD가입 추진, 내년까지 가입 완료키로.

-제2의 ID 그룹을 만든다. 코스닥 거래소 개장 추진

“에휴, 그 양반 기어이 지르고 말았구만.”

김 대통령의 고집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가보다.

유재원이 김 대통령 앞에서 딱 잘라 반대했던 두 가지 사안이 모두 추진된다는 뉴스가 넥스트컴 한국페이지에 떠 있는 게 아닌가.

특히나 유재원의 신경을 긁는 것은 제2의 ID 그룹이라는 수식어였다. 저걸로 기관과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개미들의 계좌를 털어 먹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혹하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라지만, 이미 인터넷 광풍은 시작됐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미 미국에서는 회사 이름에 넷이니 컴이니 테크놀로지 같은 단어가 붙은 회사들의 주가가 무조건 뜨고 있는 중이었다.

안드로이드사가 제일 앞에 있었고, 그 뒤를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기업들이 쫓고 있는 형국이었다.

이 속도라면 인터넷 버블의 최고점에 다다르는 시기가 99년이 아닌 97년 아니면 96년이 될 것 같았다. 한국도 그에 따라 코스닥 거래소가 일찍 나오게 되었으니,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는 예상할 수가 없다.

“헉! 그러면 IMF도 빨라지려나?”

IMF까지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 거리는 유재원이다.

ID 그룹이 견실하게 성장하는 중이지만, 아직 국가 단위에는 한참 모자라다.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외환자본들이 만들어낸 위기이기 때문에, 유재원이 혼자서 막기엔 불가능했다. 그래서 자본시장 개방을 늦게 하는 것이 좋고, OECD가입도 미루는 게 좋다고 권유한 것인데, 너무도 잘 나가는 김 대통령에겐 조금도 와 닿지 않았던 조언이었나보다.

그도 그럴 것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80% 후반대를 계속 찍고 있을 만큼 역대급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에휴, 따지고 보면 내 잘못도 크지.”

남북관계가 최고로 좋았고, 경제 성장률도 엄청났다. 초고속성장의 부작용인 부실건물 붕괴나 안전사고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역대급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십중팔구는 자기가 잘해서 그런 줄 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유재원이 관여하지 않은 게 없다.

남북관계에서도 유재원의 보이지 않는 커다란 공이 있었다.

러시아 붕괴에서의 빠른 대응으로 북한의 핵개발 능력 중 반은 깎아 먹었고, 대규모 소떼 방북 제안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거기에 이산가족상봉과 남북정상회담까지 유도해냈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ID 그룹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착실히 세금을 냈기에, 나라의 살림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SOC예산을 넉넉하게 집행하고도 돈이 좀 남았을 정도였다.

안전사고의 경우에도 대통령의 지지율을 흔들 만큼의 커다란 사고는 과격한 수단을 써서 막기도 했다. 아직도 국정원에선 테러범을 수색한다고 현상금까지 걸고 있는 중인데, 이 덕분에 서해 훼리호 참사가 없는 일이 되었다는 건 꿈에도 모를 것이다.

“생각 같아선 정신 좀 차리라고 김을 확 빼고 싶네.”

스트레스가 더욱 쌓이는 유재원이다.

열심히 일해서 집안에 재산을 좀 쌓아 놓으면, 그새를 못 참고 싹 가져다 탕진하는 어르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김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임기 내에 선진국 타이틀을 따는 게 지상 과제처럼 들어 있는 게 확실하다.

잘못된 생각이 분명한데도 바꿀 수가 없으니 참 답답했다.

유재원은 한국이 어찌되든 상관 말고 제 할 일만 잘하면 된다. 그렇지만 유재원은 한국과 연을 끊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부모님과 친지들이 사는 나라였고, 유재원도 한국으로 돌아갈 마음은 변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면 당장 움직여야 하는 게 국회인가.”

김 대통령을 막을 수 없다면, 충격을 완화할 대비를 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급한 건 입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들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법 필요, 집단소송법 그리고 노동법 개정 등이 유재원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노동법 개정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이전과 다르게 할 필요가 있었다. 전생의 비정규직은 정말 끔직했다. 유재원도 자기 사업을 하기 전에 잠깐 비정규직이 된 때가 있었는데,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돈도 덜 받고, 인격적인 대우도 매우 박했다. 회식 때 테이블을 따로 잡는 건 기본이고, 아예 부르지도 않는 경우도 많았다. 명절에 보너스도 없었다.

명절 보너스라는 것도 사실 말이 보너스지, 포괄임금에 포함된 임금으로 자기가 원래 받아야 할 돈인데도 차별이었다.

지금이야 번듯한 자기 사업체를 가지고 있으니,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생각까지 달라진 건 아니었다.

전생과 똑같은 비정규직 정책은 절대 사양이다.

비정규직의 핵심 포인트는 고용유연성이지, 양질의 노동력을 헐값에 가져다 쓰라고 만든 법은 아니었다. 게다가 불필요한 파견업체만 잔뜩 만들어서 고통이 가중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 비정규직이라도 기업이 직접 고용하게 하고, 임금도 정규직보다 더 주도록 해놓으면 되겠지. 아! 위험도가 높은 직군은 비정규직 고용 불가로 놓고.”

고용이 불안하니 돈을 좀 더 주는 게 맞다. 유럽에서도 제법 많은 나라가 이와 같은 형태의 고용규칙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하면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괜히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 아우성일 것이다. 맞는 말이다. 비정규직은 불가피한 상황에나 고용하는 거지, 모든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바꿀 이유는 전혀 없었다.

“잘 되려나 모르겠네.”

이제껏 해왔던 일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할 것 같았다.

그야말로 거의 모든 기업들이 반발할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저번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케이스는 불만이 있어도 반발할 수가 없는 사안인 반면, 이번 사안의 경우 재벌들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한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글 수는 없지.”

무엇보다 유재원은 일성을 비롯한 여러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대거 고용해 꿀 빠는 모습을 결코 보고 싶지 않았다.

IDW 파일로 생각을 정리한 유재원은 바로 한국에 남아 있는 최강욱에게 관련된 내용을 전송했다. 노동법 개정이 이슈가 되는 순간, 누구의 영향력이 더 강한지 판가름이 날 것이다.

“휴, 다 했다.”

유재원이 중요한 뉴스와 그룹의 현안을 모두 처리한 건 일을 시작한 지 세 시간도 더 지난 시각이었다.

아침에 시작했는데, 조금 지나면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다. 유재원은 점심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김대석에게 햄버거를 부탁했고, 곧장 컴퓨터 앞에 앉아서 다운로드가 끝난 게임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선택한 건 용량이 제일 큰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이었다.

개인용 PC로는 현존 최고 사양인 유재원의 컴퓨터였기에, 설치는 금방 끝났다. 그러나 유재원은 곧장 게임을 실행할 수 없었다.

“응?”

게임을 실행하려면 재부팅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떴기 때문이다.

“뭐여?”

어째서 재부팅을 해야 하는 건 지 안내도 없었다.

유재원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거부를 하고 무작정 바탕화면에 나타난 울펜슈타인의 아이콘을 더블 클릭으로 실행했다. 그러자 뚱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강제 종료되었다.

“설치된 글라이드 X의 버전이 낮습니다.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라고?”

이유인즉슨,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이 최신 글라이드 X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데, 버전이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실행이 종료된 것이었다. 그러니까 글라이드 X를 업데이트 했으니, 재부팅으로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제야 유재원은 순순히 재부팅을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재부팅을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잖아.”

중요 라이브러리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재부팅이 필요했다. 이밖에도 운영체제나 응용 프로그램의 설정을 변경한다던가, 백업이나 복구 같은 작업을 수행할 때도 재부팅은 필수였다.

확장 카드나 VGA 교체가 있을 경우라면 컴퓨터의 전원을 내리는 게 맞겠지만, 재부팅으로 가는 시나리오는 최대한 줄이는 게 바람직했다. SSD가 있는 시절도 아니라서 부팅하는 데만 몇 분씩 걸리니 너무 불편하지 않은가.

유재원은 차기 안드로이드에서 꼭 바꿔야 할 점으로 리부팅 최소하라고 메모했다. 그러는 사이 재부팅이 끝났고, 부푼 기대감 속에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을 실행했다.

“으휴.”

게임을 실행하고 30분쯤 플레이를 했을까.

유재원은 깊은 한숨 속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놓았다. 그것은 실망감이었다. 천하의 ID 소프트웨어가 이런 실망감을 가져다 줄 거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정신적인 타격이 제법 컸다.

FPS의 원조이자 명가가 ID 소프트웨어라는 건 자타공인 인정된 사안이었다. 그렇기에 유재원은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으로부터 호쾌한 액션이 넘치는 FPS 게임을 기대했는데, 결과물로 나온 것은 RPG와 FPS가 이상하게 짬뽕된 게임이었다.

뉴 게임을 선택해서 시작하면 제일 먼저 반기는 건 글자의 폭풍이었다.

리테일판에는 동영상으로 제작된 프롤로그 비디오가 나오고, 지금은 베타 버전인지라 글자로 대신했다는 메모가 담겨 있긴 했다. 그래도 그 분량이 A4용지 3장은 되었다. 스티븐 스필버그를 데려와도 이렇게 긴 배경 스토리를 짧은 영상으로 담아내는 건 불가능했다. 게다가 그 내용이 재미있는 내용도 아니였다.

그렇게 프롤로그를 다 읽고 나면 드디어 게임이 시작된다.

텍스트가 표시되는 중에 로딩을 해서, 따로 기다리는 시간이 없다는 건 참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그렇게 인게임에 들어가서도 전투를 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이 넘었다. 그도 그럴 것이 RPG처럼 스택을 찍고, 작은 퀘스트를 진행해 무기도 얻어야 해서 이래저래 뺑뺑이를 돌아야 했던 탓이다.

심지어 NPC와 대화를 할 때는 일본식 RPG처럼 NPC의 일러스트가 나오고 선택지까지 나왔다.

“이게 RPG야 FPS야.”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의 개발 총책임자는 로메로였다.

로메로의 특징이 스토리를 중시하고, 레벨 디자인도 탁월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존 카멕과는 의견차이가 심했다. 존 카멕에 스토리라는 건 단순한 배경이었고, 게임성은 파괴 본능에서 뽑아냈으니 말이다.

이번 작품의 총괄을 맡으면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보려고 한 것 같긴 한데, 문제는 재미가 없었다.

“일본도는 또 뭐고?”

무엇보다 짙은 왜색이 유재원의 눈을 거슬렸다.

나치 독일이 일제와 교류가 제법 깊긴 했다. 나치도 칼을 차긴 했는데, 그게 카타나라는 일본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퀘스트를 마치자 포상으로 왜도를 받았고 근접공격 무기로 장착되는 것이 아닌가.

성능이 적당했으면 그나마 참작의 여지는 있었다. 왜도 대신에 대검을 차는 걸로 디자인만 바꾸면 되니 말이다. 그런데 성능이 밸런스를 파괴하는 수준이었다.

30분을 진행하다가 처음 만난 스테이지 보스는 돌격소총으로 싸워도 힘든 몹이었다. 탄창을 서너 개 정도 비워야 타격이 가는 방어력을 자랑했는데, 일본도로 칼질 몇 번 하니 체력이 죽죽 빠졌다.

“이거이거, 손 볼 데가 어마어마하네.”

이대로 출시되면 망한다.

스트레스를 좀 풀려고 실행한 것인데, 스트레스가 더욱 커졌다.

유재원은 자신의 전 재산을 걸라면 걸 수도 있다. 그래픽은 시대 수준을 감안하면 상급이긴 했지만, 게임성은 호불호가 너무 갈린다. 스토리를 넣는 건 좋은데,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거부감 없이 넣어줘야지, 이건 너무 심했다.

단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장난감 같은 총소리로 인해서 타격감도 떨어졌다. PC에 달린 스피커가 좀 약해서 그런가 싶어서 북셀프 스피커와 파워앰프를 준비해서 크게 틀어 봤는데도, 땅땅 거리는 소리만 났다. 훌륭한 타격감을 만들어주는 건 좋은 그래픽과 총탄에 반응하는 몹의 모션도 있지만, 소리도 빠질 수 없었다.

아무리 비공개 베타버전이라는 실드가 있다지만, 이건 실드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게임 인터페이스나 이벤트신 그리고 사운드까지 완전히 새로 만들지 않으면 실패는 뻔했다.

“아무래도 이건 접자.”

결국 유재원은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을 종료했다. 베타버전에 담긴 콘텐츠를 억지로 플레이 했다간 다른 게임들은 못해보고 정신력이 바닥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항암제로 선택한 건 존 카멕의 퀘이크였다.

의욕만 앞서다가 참사를 일으킨 로메로였지만, 존이라면 본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곧이어 퀘이크가 설치되었고, 유재원은 지체 없이 실행했다.

쿵쿵쿵!

확실히 퀘이크는 사운드부터 달랐다.

ID 소프트웨어의 로고, 퀘이크 타이틀 로고가 뜰 때 터져 나오는 효과음은 파워앰프와 북쉘프 스피커를 확실히 울려주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0을 설계할 때 사운드 엔진에 특히 공을 들인 덕에 이전의 운영체제들과는 음질 자체가 달랐다. CD음질이 기본이었고, 퀘이크는 그런 사운드엔진의 힘을 100% 활용했다.

게임은 단순했지만, 싱글 플레이 없이 오직 온라인으로 팀을 이뤄 대결하는 피지컬 대결이라는 본질엔 충실했다.

다만 여기에서도 결점이 좀 보였다.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처럼 전체적인 막장은 아니지만, 맵이 너무 단조로웠다. 밸런스를 위해서 완전 대칭형태의 맵을 만들어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전투 전개가 뻔해질 것이다.

그나마 하나 있는 비대칭 맵은 밸런스가 붕괴했다. 매복하기 좋은 지점이 있는데, 한쪽 지형에 유리해서 나중에 가선 외면을 받을 공산이 크다.

레벨 디자인의 경우 로메로의 특기였고, 3D 엔진 개발 능력은 존 카멕이 탁월했는데 둘이서 퀘이크와 울펜슈타인으로 개발진이 분리가 되면서 각자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 것 같다.

“이거까지 망하면 큰일인데.”

이제 유재원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는 실리콘시냅스가 보낸 워크래프트였다. 설치를 마친 유재원은 기대감 보단 불안함이 커진 마음으로 게임을 실행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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