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319화 (319/1,007)

00319   No Pay, No Gain.  =========================================================================

#305 No Pay, No Gain.(1)

며칠이 지났다.

유재원의 방송국 순회 인터뷰와 ID 그룹의 광고 공세, 그리고 인터넷에서의 여론전도 이제 마무리 되는 시점이었다.

여론이 형성되고, 기성 정치인들이 움직이면서 어뷰징 대란의 향방은 이제 유재원의 손을 떠났다.

“이제 보스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레밍턴의 장담에 유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워싱턴 정치인들은 인터넷 여론 조작 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관련법을 제정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간에 정치판을 뒤흔드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는 걸 좋아하는 정치인은 없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상원 의원들은 더욱 반응이 격했다. 오랜 정치 경력 덕에 기존 매체에는 자신과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반면, 커뮤니티마다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인터넷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여기에서 텔레비전 인터뷰마다 주장했던 것들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먹혔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전에 남의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것과 페어 플레이였다. 특히 과장 광고, 정보의 탈을 쓴 광고 때문에 속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환호했다.

광고는 광고라는 걸 명시하도록 하면 많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다만 문제는 광고 같지 않은 광고나 어뷰징으로 수익을 챙기던 사람들이지만, 사안이 워낙 명백했기에 대놓고 반발은 못하고 있다.

“한국에는 화룡점정이라는 말이 있어요. 과정이 잘 되었다고 해도 마무리가 완벽하지 못하면 그림이 안 된다는 뜻이죠.”

“당연하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레밍턴이 가슴을 탕탕 치며 장담했다.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이 움직이긴 했으니 사안은 유재원의 손을 떠났다. 다만 미국은 로비가 합법인 나라였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유재원에겐 무제한적인 자원인 돈이 넘치도록 있었다.

“ID 그룹의 클래스에 어울리는 최고의 로비스트를 모집하겠습니다. 보스의 원안대로 법률이 나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물론입니다. 없더라도 보고는 수시로 드려야지요.”

유재원은 마치 회사를 떠날 것처럼 말했지만, 그냥 예전처럼 집의 서재에서 일 할 작정이었다. 변수가 생기면 언제든 다시 뛰쳐나올 수 있었다.

대신 밀린 일이 많기때문에 당분간은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일이란 당연이 소프트웨어 개발이었다.

ID 그룹의 여러 소프트웨어들은 이제 대규모 버전 업을 할 시기를 앞두고 있었다.

티파니 폰과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은 물론이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ID 오피스 그리고 넥스트컴이나 ID 엔터테인먼트 산하 개발사들이 만들고 있는 많은 게임의 완성 예정일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들 알파 버전 이상으로 개발이 되었기에, 유재원은 이제부터 본인이 직접 참가해서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 올릴 작정이었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차기작은 한층 성능이 올라간 하드웨어에 맞춰 파격적인 기능을 제대로 담아볼 계획이었다.

“아, 좋다.”

집으로 돌아온 유재원은 서재의 자기 자리에 앉아 중얼거렸다. 한국행부터 시작해 어뷰징 대란까지 최근 몇 주 동안은 쉴 틈이 없었다.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와 편안한 옷차림으로 서재의 자기 자리에 앉으니 그나마 좀 살 것 같았다.

그렇게 잠깐 숨을 돌린 유재원은 곧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켰다. 커다란 트리니트론 모니터도 켜지면서 바이오스 화면이 나타났고, 하드디스크를 읽는 요란한 소리가 난 후에 로그인 화면이 펼쳐졌다.

ID와 패스워드를 넣자 비로소 바탕화면이 등장했다.

“음, 2분 25초나 걸렸네.”

2분 25초라는 것은 부팅에 걸린 시간이었다. 발가락으로 전원버튼을 눌렀을 때부터 유재원은 탁상시계를 보고 부팅이 완료되는 시간을 체크했던 것이다.

21세기 초중반, 그러니까 2020년 정도만 되어도 전원을 켜면 곧장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기술 수준이 매우 떨어져서 이렇게 2분 25초나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최대절전기능을 만들면 가능하지.”

다만 이 기술은 CPU와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협조를 해줘야 한다. 컴퓨터의 전원을 내려도 메모리와 캐시메모리에 데이터를 유지해주는 미량의 전기를 계속 공급해준다면 전원을 켰을 때, 바로 바탕화면이 나오게 만들 수 있다.

지금은 전원관리라는 기능 자체가 거의 구현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모니터의 화면 보호기와 절전기능이 전부였다. 컴퓨터를 쓰다가 끄려고 하면, 파킹을 한 후에 전원버튼을 직접 눌러야 전원이 완전히 꺼진다.

바탕화면의 전원 아이콘만 클릭만으로 하드웨어 전원도 꺼지려면 하드웨어 자체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유재원은 이번 기회에 하드웨어 제조사들과의 협연도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운영체제의 품질을 최대로 키워보고 싶었다.

“그러면, 일단 레드몬드 팀이 어디까지 작업했는지 볼까?”

안드로이드사는 ID 테크놀로지로부터 독립했지만, 유재원은 아직도 레드몬드 팀이라는 게 입에 익었다.

여하튼, 바로 안드로이드의 개발자 버전이 올라오는 FTP 서버에 접속해서 최신 버전을 받기 시작하는 유재원이다. 물론 이 FTP서버는 공개된 서버가 아닌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서버였다.

“용량이 200메가가 넘네.”

2.0에 비해서 용량부터가 차원이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유재원은 차기작부터는 다른 나라의 글꼴도 미려한 모양의 윤곽선형 글꼴로 지원하라고 지시를 내렸기에, 폰트가 차지하는 용량이 대폭 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젠 인터넷 시대이니 만큼 언어 팩의 추가 설치 없이도 전 세계 언어로 된 사이트를 서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지금은 언어 팩도 따로 받아야 하고, 문자 인코딩 방식도 그 나라에 맞게 설정을 해줘야 깨진 글자가 사라진다.

차기 안드로이드에서는 문자 처리를 유니코드 방식으로 해서 전 세계 언어를 동시에 지원할 작정이었다.

“됐다.”

딴 생각을 하는 사이 다운로드가 끝났다.

유재원은 곧장 설치를 시작했다. 그렇다고 현재 사용 중인 2.0을 지우고 개발자 버전을 곧장 설치하는 건 아니고, 빈 하드디스크를 물린 다음 거기에 설치하는 것이다.

설치에는 30분 정도 소요되기에 유재원은 웹브라우저를 켜고 넥스트컴부터 접속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30분은 순식간에 사라지니 말이다. 넥스트컴이 그동안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오오! 많이 바뀌었네.”

넥스트컴의 메인화면은 매일매일 리뉴얼된다.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검색이나 이메일, 뉴스 페이지, 날씨 같은 항목은 고정된 자리에 계속 있지만, 나머지 항목은 계속 바꿔가면서 실험을 하는 것이다.

“마블 대 DC!”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 중에 유재원의 눈에 딱 보이는 건 마블 대 DC라는 코믹스 탭이었다. 예전에 사장단 회의에서 지시했던 사안이었는데 드디어 결과물이 나온 모양이다.

유재원은 지체 없이 클릭했다. 그러자 웹페이지가 갱신되면서 화면이 크게 바뀌었다.

오른쪽에는 캡틴 아메리카, 왼쪽엔 슈퍼맨이 서로 마주보는 가운데 두 만화 회사의 대표 콘텐츠들이 좌우로 나뉘어서 정렬되어 있었다. 클릭 해보면 해당 콘텐츠를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파격적인 서비스가 진행 중이었다.

다만 최신판은 아니었고, 옛날에 나온 코믹스들이 대다수였다. 가장 최근의 것을 찾아보니 1월 중순에 나온 이슈가 최신이었다.

“흐음, 최신 분량과는 한 달 정도의 시차가 있네.”

대충 웹 페이지와 사용자들의 반응을 체크한 유재원은 바로 ID 톡을 켜고 검색을 했다. 그러자 넥스트컴과 ID 엔터테인먼트의 사장들이 보낸 보고서가 바로 나타났다.

두 가지 중에 유재원은 협상의 주체였던 ID 엔터테인먼트에서 날아온 보고서를 먼저 열어 보았다.

스테판 바버 ID 엔터테인먼트 사장의 보고서를 보니, 시차가 생긴 이유도 담겨 있었다.

아무래도 최신 이슈를 온라인 서비스하면 종이책의 판매가 부진해질 것 같다고 두 회사 모두 실시간 연재는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라이선스 계약의 주요 포인트를 보면 해당 만화사가 보유한 코믹스의 온라인 연재와 영화화 판권 자체를 ID 엔터테인먼트에게 주고, 두 만화 회사는 온라인 서비스나 영화화가 될 때마다 일정 로열티를 받는 형태이다.

이렇게 생성된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ID 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 연재의 경우 넥스트컴에만 독점을 주기로 했고, 영화화의 경우엔 할리우드의 영화회사들과 접촉해 추진하기로 했다.

전체 계약금액은 3억4천만 달러로, 마블이 1억6천만, DC가 1억8천만 달러다. 94년도 초에는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보다는 슈퍼맨과 배트맨의 인기가 훨씬 높아서 DC쪽의 액수가 더 높았던 것이다.

이밖에도 해당 콘텐츠로 영화화 하여 흥행에 성공하면 수익금의 10%를 지급한다는 조항도 있었다.

최근 급한 일 때문에 계약 규모만 보고 승인 했는데, 자세히 보니 완전 호구 계약이었다. 물론 유재원이 호구가 아니라 두 만화 회사가 호구로 잡혔다는 이야기다.

지금이야 기술력이 떨어져서 코믹스 기반 영화들이 죽을 쓰고 있지만,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하게 되면 놀라운 대박을 터트린다. 이와 함께 원 소스 멀티 유즈를 극대화화면서 관련된 산업이 퍼트리는 부가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반면 할리우드에서는 안드로이드 상장으로 천문학적인 대박을 터트린 유재원이 돈 귀한 줄도 모르고 개인적 취향에 물 쓰듯 하고 있다는 가십이 돌 만큼 이번 계약엔 부정적이었다.

“결과가 말해주겠지.”

넥스트컴의 온라인 코믹스 연재는 미끼고, 진짜는 영화화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잘 가지고만 있으면, 게임은 끝이다.

띵~!

한창 웹 서핑 중이었는데, 경쾌한 종소리가 났다.

아직 넥스트컴을 다 둘러보지도 못했는데, 개발자버전의 설치가 끝났다는 알람이었다.

“띵띵 거리는 알람 소리도 이제 음성 안내로 바꿔야 하는데 말이지.”

투덜거림과 함께 메모도 남긴 유재원은 바로 웹서핑을 멈추고 컴퓨터를 껐다.

재부팅을 해서 바이오스에 들어가 부팅디스크의 순서를 개발자 버전이 설치된 하드디스크를 최우선으로 잡은 다음, 부팅을 시작했다.

그러자 화면에 개발자 버전의 안드로이드 로고가 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마스코트인 SD화 된 로봇이 부품 더미에 뛰어들어 뒤죽거리는 짧은 애니메이션이었다.

기능성은 하나도 없는, 그냥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이게 있음으로 해서 사용자들의 호감은 배가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래서 안드로이드사에는 로봇 로고를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만큼 각별하게 관리를 받는 중이었다.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비주얼적인 요소를 한층 강조할 예정이기에, 안드로이드 로봇 로고에도 개발력이 한층 집중될 것이다.

그렇게 부팅이 끝난 개발자 버전은 확실히 달랐다.

전통적인 바탕화면은 덕진리의 뒷산이나 캘리포니아의 포도 농장을 예술적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많은 사람들이 소유한 디지털 사진이라고 기네스북에도 오른 사진이었는데, 개발자 버전의 바탕화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기하학적인 문양이다.

중요한 건 그 기하학적인 문양이 느리고 완만한 속도이긴 한데,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이네.”

안드로이드 2.0이 정적인 형태였다면, 차기 버전은 동적이면서 영리한 운영체제가 개발 콘셉트였다.

그걸 확실히 보여주는 게 바로 동적인 바탕화면이다.

당연히 눈으로 보긴 좋은데, 기능적으로는 하나도 쓸모없는 기능이다. 메모리를 먹고, VGA의 처리능력도 사용하는 기능이라 컴퓨터 리소스를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파워유저들은 싫어할 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일반 사용자가 보았을 때, 업그레이드를 했다는 체감을 바탕화면에서 바로 느낄 수 있으니, 심리적 효과는 만점이다.

게다가 무조건 리소스를 깎아먹는 기능은 아니었다. 대기 상태에서는 움직이지만, 무거운 프로그램이 실행되면 움직임을 멈추고, 메모리도 반환하면서 전체적인 성능에는 영향이 없도록 설계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동적 바탕화면에 CPU나 메모리 상황, 각 부품의 온도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자그마한 그래프를 띄워놓는 방식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2.0에서는 전용 모니터링을 실행해야 보니는 요소였지만, 이제는 기본적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온도나 CPU점유율에 따라서 쿨링팬이 도는 속도를 지정해줄 수 있어서 소음과 온도의 밸런스를 맞출 수도 있다.

스마트라는 개념이 괜히 들어간 게 아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

동적 바탕화면 기능은 상당히 완성된 상태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았다.

예전에 지시했던 게 잘 구현이 됐나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유재원은 마우스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따르릉!

제대로 집중해서 일을 보려는 데,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가 누군가 보니 티파니였다. 티파니라면 언제든 환영이었기에, 유재원은 바로 마우스를 놓고 휴대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바빠? 혹시 방해하는 거 아니지?

“응! 지금 집에서 작업 중이야.”

-다행이네. 그런데 왜 ID 톡에서 갑자기 사라진 거야?

“아, 지금 안드로이드 개발자 버전을 테스트 중이거든.”

새로운 하드디스크에 설치한 것이라서 다른 응용 프로그램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드라이버도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서 소리도 안 나오고 있다. 플러그앤플레이 기능도 이번 버전에서 넣을 예정인데, 이 기능 역시나 하드웨어 제조사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 구식의 장치에 적용하면 아무리 견고하게 만든 운영체제라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오,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이 곧 나온단 말이야?

“곧 나오는 건 무리고, 빠르면 이번 겨울쯤? 늦어도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지.”

안드로이드 알파처럼 엄청나게 간소한 운영체제였다면 넉넉히 잡고 한 달이면 충분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작업해서 한 달이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의 구조도 복잡해지고 지원해줘야 할 것도 많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협연도 필수적이라서 유재원이 아무리 초인과 같은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처럼 빠르게 완성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수백 메가바이트나 되는 거대한 운영체제를 이렇게나 빨리 완성할 수 있다는 건 여전히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응, 저번에 했던 약속 기억나?

약속?

유재원의 머릿속이 핑핑 돌았다. 데이트 약속이나 둘 사이의 기념일이 최근 있었는지 떠올려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하나 딱 걸리는 게 있었다. 티파니의 외가 쪽 가족행사에 초대된 일이었다.

“혹시 가족행사 말하는 거야?”

-응! 바로 그거, 날짜가 정해졌는데 2월 26, 27일이야. 괜찮아?

달력을 보니 2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다.

“그럼! 전에 말했을 때, 미리 2월 말 스케줄은 모두 정리해놨지.”

정리한 정도가 아니라 스케줄 자체가 없었다. 앞으로 유재원이 주도해야 할 개발 과제가 산적한 상태였으니 말이다. 웬만한 일은 사장단들이 처리하고, 유재원은 최종 결재만 보기로 해놓은 것이다.

-응, 고마워. 26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10시까지 오면 돼.

“OK! 접수했어!”

티파니의 외가 모임이라고 해서 조금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여자 친구의 부모님도 아니고 외가 쪽 친척들과의 모임이라니 말이다. 이런 경험은 전생에서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에 티파니에 대해 모르고 있던 것도 많이 알게 될 것이고, 친척들과도 한 번 인사를 해놓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더군다나 지금은 전생과 달리 초라한 상태도 아니지 않은가.

현재의 지위라면 어디 가서 푸대접 당할 위치는 아니라고 자부한 유재원은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화를 끊은 유재원은 다시 업무로 돌아와 개발자 버전을 체크하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어느새 2월 마지막 주말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도 완전 감사합니다~!!!

어제가 챕터 끝이었는데, 마무리 느낌을 제대로 드리지 못한 거 같네요.

하여튼 이번 편부터 새로운 챕터 시작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 주에 다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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