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263화 (263/1,007)

00263  테크노피아 1993  =========================================================================

다음 날.

대전으로 가는 유재원 일행의 위용은 대단했다. 미국에서 그대로 공수한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앞뒤 좌우로 ID 그룹 경호실 소속의 경호팀이 감쌌고, 그 뒤를 그룹 임직원과 수행원들이 따라왔다.

한 번에 움직이는 차량 행렬만 10대가 넘었으니, 대통령만큼은 아니어도 민간에선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긴 행렬을 자랑했다.

유재원이 보기에 너무 유난스러운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강력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긴 했다. 그렇지만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꾸준히 정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범죄율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1세기 수준까지 오르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렇다고 유재원은 도시의 으슥한 뒷골목을 돌아다닐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너무 과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레밍턴은 물론 최강욱까지도 이렇게 하는 게 좋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대전에 입성하자 유재원 일행의 행렬이 더욱 늘었다.

대전시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했던 의전이 더해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재 대전에 가장 큰 투자를 하는 사업체가 바로 ID 그룹이었다. 엑스포 참가는 물론 LCD 공장과 미래 전자까지도 거느린 게 ID 그룹이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행동에 제약이 생기고 사생활 같은 것도 없어져 버렸지만, 기자들의 우격다짐으로 밀고 들어오던 취재는 시작부터 차단할 수 있었으니 인의 장막을 치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었다.

“유 회장,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이라니요. 덕분에 편히 왔습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편히 말씀하세요.”

대전에 입성한 유재원이 가장 먼저 찾아뵌 인물은 당연히도 93 대전 엑스포 조직위원장인 오명 전 장관이었다.

개막식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기에, 서울에 있던 조직위원회 본부는 대전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이것저것 준비한다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이지만, 유재원이 온다는 소리에 오명 위원장부터 대기 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수많은 엑스포 참가 업체 중에 엑스포에 제일 적극적이고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곳은 ID 그룹뿐이었던 탓이다.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도 엑스포에 전시관을 만들긴 했지만, ID 그룹만큼 적극적인 자세는 아니었다. 엑스포라는 행사 자체가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결정된 행사였고, 참가 기업도 거의 반강제로 모집된 것이라서 어쩔 수가 없다.

반면 유재원은 이번 엑스포를 ID 그룹의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줄 행사로 기획했다. 게다가 최근 불거진 IT 기술 발전의 부작용인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돌파구로 기술이 이룩할 유토피아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다른 기업과는 행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어떻게 해서든 엑스포를 성공으로 이끌어야 할 오명 위원장과 위원회 사람들에게 유재원은 그야말로 복덩이나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유재원은 올챙이였을 적 생각을 잊지 않고 오명 위원장이나 다른 원로들에게도 공손했으니 돌아오는 대답도 좋을 수밖에 없다.

“허허,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서 있는 위치가 달라지면 달라진 만큼 대우도 달라지는 법이지요. 유 회장도 익숙해지는 게 좋습니다.”

오명 위원장의 덕담을 받으며 유재원은 첫 번째 일정을 시작했다.

“그나저나, ID 그룹은 도우미를 직접 고용하시겠다고요?”

오명 위원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도우미라는 단어는 21세기엔 그 의미가 변질하였지만, 처음 등장했던 엑스포 당시엔 자원봉사자를 지칭하는 좋은 의미의 단어였다.

엑스포 준비 위원회에서는 대전시의 젊은 남녀를 대상으로 도우미를 선발했고, 한창 교육 중이었다. 외국인을 위한 통역 도우미부터 길 안내나 행사장 안내까지 다양한 소임을 수행을 예정이었다.

역할별로 복장도 세세히 구분해서 만들었는데, 사람들의 기억에 가장 오랫동안 남은 건 역시 행사장에 배치되는 나레이터 도우미였다.

다른 도우미들은 능력과 열정 정도만 봤다면, 이분들은 미모도 평가 항목이었기 때문이다.

“네. ID 그룹은 별도의 모집을 통해서 선발된 분들을 배치할 예정입니다.”

유재원은 조직위원회가 모집한 도우미를 쓰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도우미를 쓰는 게 맞다. 게다가 자발적으로 모집된 도우미도 엑스포 성공을 위해서 열정을 다 쏟아내고 있었다.

유재원에게 거슬리는 건 바로 ‘열정’이었다.

열정을 불태우는 대가가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열정페이 아니겠는가. 전생에 군대에 다녀온 직후 정신을 차린 유재원이 조그만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질리도록 당했던 일이었다.

처음에는 배우는 처지이었고 일도 잘하지 못했으니,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몫을 충분히 했음에도 여건이 나아지지 않았다. 심지어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업무가 가중되어서 착취만 당했다.

덕분에 결국 폭발해서 직접 사업을 시작한 덕에 대박을 터트리긴 했으니,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의 나쁜 기억은 회귀한 지금도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그렇지만 그때 유재원은 지금 모집된 도우미들에 비교해 좀 나았다. 그래도 자신의 능력이 착취되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긴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도우미들은 그걸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다.

“당연히 임금도 직무 능력에 맞게 지급할 거고요.”

유재원도 눈 꾹 감고 그냥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도우미들을 배정받아 일을 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절대 그렇게는 못 하겠다는 소리가 크게 났다.

열정페이 가득했던 그 조그만 소프트웨어 회사를 때려치우면서 다짐했던 것이 자기가 잘하는 건 절대 공짜로 해주지 말자는 것이었다. 반대로 남들의 특기를 동원해 영리활동을 했다면 그 대가는 확실히 계산해주자는 것도 된다.

ID 그룹을 이제껏 운영하면서 그 다짐은 확실히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는 유재원이였다. 엑스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자기도 피해자이면서 서 있는 자리가 바뀌었다고 가해자로 변하는 건 절대 사양이다.

“얼마나 모집하실 생각입니까?”

“행사장 운영 계획서를 보니 300명 정도 뽑아야 할 거 같던데요.”

“예? 300명이나요? 회장님의 전시관이 꽤 크긴 해도 저희가 보았을 때 100명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2교대로 운영할 거라서요. 그리고 어마어마한 인파가 매일같이 몰려들 텐데 체력 소모도 다른 행사들과는 비교가 안 될 거예요.”

오명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유재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유재원의 생각을 돌리는 건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고, 그러면 다른 전시관에 투입될 도우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데, 이걸 본인들이 해결해야 해서 표정은 좋진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 거라는 유재원의 장담에 표정이 풀렸다.

이들에겐 도우미 문제보다는 엑스포 행사 자체의 성공이 제일 중요한 과제였다. 민간 기업과 정부 합쳐서 조 단위가 훌쩍 넘는 예산이 투입된 상황인데 아직도 성공할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유재원이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 거라고 하니 가장 큰 근심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살짝 긴장감이 생기기도 했던 조직위원회와의 미팅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도우미의 직접 고용 문제도 엑스포 참가 기업 그리고 도우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쉽게 타결을 보았다.

행동력이 빠른 유재원은 곧장 도우미 모집 공고를 내라고 지시했다.

2교대 격일 근무체제였고 주말 특근 수당도 있다. 결근하지 않고 한 달을 다 근무한다면 월 18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의 임금이 책정되었다. 다만 3개월짜리 단기 계약직이라는 게 아쉬운 점이다.

그렇지만 93년도에 여성이 18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는 그다지 많지 않으니 단기 계약직이라도 지원자는 많을 거라고 예상했다. 물론 180이란 금액은 상대적인 것으로 평범한 공단이나 서비스 직군 아르바이트 자리에 비하면 큰 액수겠지만, ID 그룹 한정으로 평균 임금을 따지면 그다지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

레드먼드나 로데오 팀에 소속된 프로그래머들과는 비교할 수 없고, 덕진리의 패키지 생산 공장의 아주머니 직원들에 비교해서도 7~80% 수준이니 말이다.

이처럼 ID 그룹의 인건비 수준이 다른 기업보다 한두 단계 높은 건 당연히 유재원의 결정이었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세금을 착실히 내는 ID 그룹이다. 그렇지만 유재원도 사람은 사람인지라 여기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세금을 많이 내느니 직원들 임금을 주는 게 낫다는 생각도 적지 않았다.

임금 수준을 높이면 그만큼 능력 좋은 인재도 몰리고, 인재들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가는 것이니 적정 수준만 지킨다면 장점이 훨씬 많았다.

“실례가 안 된다면 다음 일정을 물어봐도 될까요? 엑스포 전시관이라면 저희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오명 위원장은 유재원을 위해서라면 직접 엑스포 전시관들을 안내해줄 기세였다.

“아닙니다. 이 시점에 가봐야 작업하는 걸 방해만 하겠죠.”

대전으로 출발하기 전 최강욱에게 받은 사전 브리핑으로는 적어도 7월 중순은 되어야 그럴듯한 전시관의 모습이 나올 거라고 했다.

그러니 괜히 소란스럽게 방문하는 것보다는 실무를 위해 진짜 일을 볼 사람들과 조용히 다녀오는 게 유재원의 방식이었다.

물론 현장 작업자 처지에서는 아예 일이 다 끝나고 오는 게 좋겠지만, 서버 시스템 세팅 등 유재원만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다.

대신 오늘 유재원의 일정은 미래 전자 제2 공장과 ID LCD 공장으로 일찌감치 정해졌다.

“유 회장님! 미래 전자 방문을 환영합니다!”

미래 전자 제2 반도체 공장에서 김영환 사장이 유재원을 맞이했다.

무더운 여름날인지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대기하고 있다가 유재원이 등장하니 환하게 웃으면서 의전을 시작했다. 얼마나 더웠으면 은테 안경을 타고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을 정도다. 당연히 사장이 나와 있으니, 그의 밑에 있던 미래 전자 임원들도 대기 상태였다.

“반갑습니다.”

악수하는 유재원은 이게 무슨 생고생인가 싶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건물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아무 말 안 했을 거다. 실용이라는 확실한 유재원의 취향은 그룹 안이나 밖이나 상관없이 공평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ID 그룹은 진작에 불필요한 의전은 최소화했고, ID 그룹과 자주 접하는 회사들도 이를 따랐다. 그런데 미래 전자처럼 유재원의 입김이 닿지 않는 외부의 기업은 아직도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오늘 미래 전자 제2 반도체 공장에서는 ID 테크놀로지와 미래 전자 사이에 협약식과 계약식이 있을 예정이었다.

코퍼마인 공정 기술 제공과 함께 코퍼마인 공정의 발전을 위한 협약식이 하나였고, ID 테크놀로지에 HPC 클래스 D램을 대량으로 독점 공급하는 계약식이 하나 있다.

앞으로 컴퓨터 분야의 발전과 함께 메모리 칩의 수요도 끊임없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D램 가격도 폭등할 테니 유재원은 일찌감치 물량 선점을 위해 나선 것이다.

유재원은 대량의 D램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서 좋고, 미래 전자는 매출 걱정하지 않아서 좋은 일이었다. 게다가 유재원은 미래 전자의 대주주였고, 심지어 미래 그룹 전체 지분까지도 소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래 그룹의 창립자인 전명헌과 돈독한 사이를 넘어 각별한 사이라는 건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전명헌이 미래 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된 전재구보다 유재원을 더 챙긴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무엇보다 유재원의 존재감은 전재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기에, 김영환 미래 전자 사장이 나와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환영행사를 치른 유재원은 곧장 행사를 시작했다.

서로 꼼꼼하게 검토한 계약서에 사인하는 일이었다.

계약서에 들어간 각 조항을 만드는 데 실무진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향후 반도체 가격이 변동이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조항이다. 미리 정해놓지 않으면 계약서를 만들 이유도 없다. 대신 단어 하나로 각자 손해를 볼 수도 있기에 피를 튀기는 논의가 있었단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쪽이 손해를 보는 일은 없도록 만들어졌다. 단가의 변동은 실시간에 가깝게 반영할 수 있게 했고, 물량 공급에 있어 ID 그룹의 요청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또한, ID 테크놀로지가 개발하는 최신 반도체 기술도 미래 전자에게 먼저 공급하는 파트너쉽 강화 협약서에도 사인했다.

당연히 공짜는 아니다. 가격은 ID 그룹이 결정하는 것이고, 미래 전자는 기술의 가치와 가격을 스스로 판단해서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도 다른 반도체 회사들보다 일찍 통보를 받아서 전략적인 판단을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것은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다.

곧이어 계약식을 기념하는 사인 촬영도 이어졌다.

보통은 함께 사인한 계약서를 마주 잡고 환하게 웃는 장면이지만, 지금은 조금 달랐다. 보는 각도가 변할 때마다 무지갯빛으로 변화하는 웨이퍼를 대신 맞잡았다.

웨이퍼의 지름은 무려 200mm나 되는 대형이다.

다른 반도체 회사들은 150mm 웨이퍼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했지만, 미래 전자 제2 반도체 공장은 완전히 새로운 생산시설로 200mm짜리 웨이퍼를 사용하도록 처음부터 설계했다. 또한, 300mm짜리 웨이퍼로 전환할 수 있게 미리 대비도 해놓았다.

웨이퍼가 크면 당연히 생산량도 많아지는 법이다.

지름 150mm짜리 웨이퍼의 넓이는 176㎠이지만, 200mm짜리 웨이퍼는 314㎠에 이른다. 거의 2배가 이상 늘어난 넓이만큼 반도체 칩의 생산 효율이 늘어나는 것이다. 지름이 커진 만큼 웨이퍼의 단가도 비싸졌고, 불량이 날 확률도 높아졌지만, 생산량에서 압도하니 가격 경쟁력이 훨씬 좋아졌다.

여기에 코퍼마인 공정까지 더해지니 고성능 메모리 칩이 쏟아지기 시작할 거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미세공정과 메모리반도체 설계 수준이다. 64Mbit 메모리 칩 설계는 다 끝났다고는 했는데, 수율이 높지 않아서 대량 생산은 아직 못하는 중이다. 지금 유재원과 김영환 사장이 들고 있는 웨이퍼도 64Mbit가 아니라 16Mbit짜리 메모리 칩이었다. 게다가 크기도 커서, 메모리카드 기판에 많이 장착하지도 못한다.

64Mbit 메모리 칩을 양산하기 시작했다는 일성 전자와는 확실히 집적도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장점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강력한 장점은 HPC 인증을 받은 만큼 빠르다는 것이다. 작동속도는 무려 150MHz. 현존하는 메모리 칩 중에 제일 빠르다. 게다가 발열도 그다지 높지 않아서 방열판을 달 필요도 없다.

또 하나의 장점은 싸다는 것이다. 1년 전만 하더라도 1MB당 8만 원은 훌쩍 넘는 가격을 자랑했는데, 지금은 4만 원 후반대에 진입했다. 기본 메모리로 4MB를 넣는 건 기본이고 고성능 컴퓨터에는 8MB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 미세공정도 더해지고 300mm짜리 대형 웨이퍼를 사용한 생산도 시작한다면 많은 사람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컴퓨터를 즐길 날이 빨리 찾아올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계약식을 잘 마친 유재원은 바로 다음 일정으로 넘어갔다.

김영환 사장은 무슨 할 말이 있는지 잠깐 차라도 한잔하자고 했다.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는 유재원이기에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대전시 외곽에 한창 올라가고 있는 LCD 공장 공사의 현장 방문도 중요한 일정이지만, 그보다 먼저 생긴 일정이 있으니 일성전자 사장과의 비밀 미팅이었다.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어제 전명헌에게 코퍼마인 기술을 가지고 일성전자와 거래할 의사가 있음을 말했던 게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바로 연락이 온 것이다.

답이 뻔한 케이스를 가지고 오래 끄는 건 좋아하지 않는 유재원이었기에 내일은 어떠냐고 했고, 상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덕분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속도로 미팅 자리가 만들어졌다.

============================ 작품 후기 ============================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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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축구 보고 계시겠지요?

대한민국 팀,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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